중앙대 신진욱교수가 쓰신 세대론 관련 비판서입니다.

우석훈 박권일씨가 쓰신 ‘88 만원세대 (레디앙,2007)’이래 1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한국의 정치권과 담론을 휘젓고 있는 세대론의 허상을 사회학자의 입장에서 연구한 책이죠.

이전에 소개했던 서강대 이철승 교수의 ‘불평등의 세대(문학과 지성사,2019)’의 주장을 비판한 책이라고 보아도 될 듯합니다.
즉, 한국사회의 계층 사이의 경제적 불평등을 세대론으로 감추고 기득권의 이익에 복무하게 만드는 실익이 있다는 말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음의 두 장입니다:

제5장 누가 왜 ‘청년’을 말하는가?
제6장 정치담론과 세대담론의 융합

위의 두장은 앞장에서의 ‘청년’세대와 지탄을 받아온 ‘586’세대의 실체를 현재 나와있는 각종 통계 및 사회학적 연구들을 인용해서 밝히고 난후 그렇다면 사실과 다은 이런 주장들을 누가 왜 어떤 필요에 의해 하게되었는지를 분석한 것입니다.

위의 두 장의 주장을 언급하기 전에 중요한 몇가지를 지적해야 합니다.

첫째, 세대는 동일하고 균질적인 사회학적 집단(group)으로 정의될 수가 없는 개념입니다.

둘째, ‘586세대’라는 용어의 의미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해왔으며 60년대에 출생한 이들을 모두 586으로 묶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1980년대 당시 대학에 진학한 소수의 운동권 학생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봐야하며 일반화의 오류가 포함된 개념입니다.

셋째, 마찬가지로’2030’ 또는 ‘MZ세대’라는 용어도 사회학적 집단 범주라기보다는 정치적 슬로건이었고 기업의 마케팅용어로 1980-90년대 출생 세대를 지칭하기는 모호한 용어입니다.

이상이 위의 두 장에 대한 부가설명을 위해 필요한 대강의 전제입니다.

우선 청년 담론(discourse)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것이 아니고 특정한 정치적 이벤트, 즉 선거가 있을 때 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청년과 기성세대를 한데 묶어 기사화한 건 2015년 이후 폭증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이전에는 기사량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19년 조국씨 관련 수사와 함께 기사량이 폭증했습니다.
굳이 이런 분석을 통하지 않더라도 당시 매체들이 조국씨 일가를 맹폭했든지 다 아실 겁니다.

그럼 어떤 매체가 왜 이렇게 청년과 기상세대를 묶은 담론을 폭증시켰는가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책에서 ‘혐오담론 ‘으로 지칭한 586세대에 대한 부정적 담론은 2007년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대우 이한우씨가 쓴 칼럼[정치하는 386의 굴욕]을 그 586 기득권론의 시초로 봅니다(p287)

586 무능론은 2007년 당시 빅뉴스 대표였던 변희재씨가 조선일보 칼럼에서라고 봅니다(p290)

586 청년 착취론의 경우는 2008년 당시 조선일보 파리 특파원 강경희씨가 386세대가 신통치 않은 통치능력을 보여준다는 칼럼을 썼습니다.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청년과 586을 대비시키며 386세대를 기득권으로 몰며 절망적인 20대를 대비시키는 칼럼을 씁니다. 이 주장은 조선일보 논설실장 송희영씨의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당시 20대 비정규직 비율이 31%였고 50대는 40%였습니다. 칼럼이 현실과 동떨어진 정적 만들기를 했던 셈입니다.

이 책에서 극우 매체인 조선 등에서 위에서 본 것처럼 사실과 다른 담론 조작(manipulation)을 한 예는 이외에도 많지만 간략히 줄이면 이런 겁니다:

한국의 극우 정치인들과 매체들은 김대중 정부이후 다시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고 과거 그들이 탄압했던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대거 재도 정치권에 들어서자 이들을 견제하고 악마화할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이들의 무능과 착취론을 극우 매체들을 통해 유포하기 시작한 겁니다.

따라서 이들은 아마도 세대론이 사회집단을 설명하는데 부적합한 개념임에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극우 매체를 통한 담론 조작을 실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조국 장관 관련 기사의 폭등을 경험하면서도 느꼈던 것인데 저는 조국씨가 개인적인 인맥을 통해 불공정한 행위를 저지른 건 알겠는데 상대편인 국민의 힘이나 극우 매체인 조선일보 논설실장이나 데스크가 조국씨를 이렇게나 비난해도 되는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윤대통령도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만 부인과 장모가 경제범죄사건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1970년대로 가면 유명한 압구정 현대 아파트 분양시 특혜분양이 있었는데 고위 공직자와 더불어 언론인들도 그 특혜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책이 세대론애 대한 잘못된 이해를 바로잡는 목적에서 쓰여진 책이기는 하지만 책의 후반부는 상당부분 매체에서 생산한 기사량의 추이, 기사내용의 연관관계 분석, 기사량이 폭증한 시기에 어떤 정치적 사건이 있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사건 당시 매체가 그런 담론를 기사화한 의도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제 결론은 극우 매체들이 각종 비리와 무능으로 취약한 정치적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당시 집권세력이던 586 세력을 청년담론과 묶어 이들의 무능을 부각시킨 것입니다.

이런 담론 전략으로 극우 세력들은 2022년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들이 이런 담론 조작을 해서 생긴 이익은 명백한 것이었습니다.

끝으로 극우 매체의 담론 조작과 함께 생각해야 할 이벤트가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소위 언론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종편이 출범했습니다.
유튜브가 활성화되기 전 종편은 기존의 공중파 공영방송체계를 흔들고 언론의 담론 지형을 바꿔 놓았습니다. 그 이후 밗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세월호 참사가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기레기’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때가 세월호 참사이후로부터입니다.

사건을 평가하고 의견을 붙여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언론인 혹은 지식인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비판을 하던 기자에서 정부에서 준 보도자료를 복붙하고 받아쓰는 기레기로 변한 겁니다.

이 책에서 보듯 ‘586 세대와 청년’담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2015년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그 다음해입니다.
우연이라고 보기는 너무 공교롭다고 생각하지 않으신지요.

그리고 종편과 기레기들의 세계가 완성된 2019년의 조국씨 수사의 경우 그 메커니즘이 최대로 돌아간 것으로 추측합니다. 이때는 극우 매체 뿐만 아니라 한겨레와 경향 소위 진보매체서도 586세대 비판 담론이 출현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종편과 기레기없이 과연 극우 세력이 집권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극우 세력 스스로 진단하길 정상적 언론환경에서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자 종편 출범을 서둘렀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당시 극우 정치세력인 한나라당은 수많은 전문가들과 국민들의 비판에도 종편 출범을 밀어붙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사실을 토대로 짐작해 볼 때 정상적인 언론환경 아래에서 극우세력들은 아마 집권이 불가능할 것이라고추측합니다.
그렇지 않고 종편의 출범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책을 읽고 보니 한국에서 더욱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젠 매체의 기사 내용을 좀 더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담론 조작을 통해 많이 세뇌되었으리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어떤 실체에 접근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대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특정한 직업군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유용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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