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을 현재 한국에서는 일본제국주의로 부터 해방된 날을 의미하지만 일본에서 이날은 일본이 제2차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날로 기억됩니다.
이렇게 동일한 역사적 시점은 두나라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한국은 어떻게 해방을 맞았으며 외세 특히 미군정에 의해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로 경영하며 남긴 유산을 어떤 방식으로 청산했는지, 일본인이 남겨놓은 생산시설과 설비들이 이후 누구에게 불하되고 이후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심을 가집니다. 현재 한국저본주의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현재 한국 대기업의 출발이 어떠했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괸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재조 일본인(식민지 조선에서 정착해서 살아온 일본인)들에게 패전은 자신이 조선에서 일궈 온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2차세계대전 패전 이전까지 일들은 식민지 조선에서 지배자로서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지냈고 조선인들과 분리되어 일본인 거주지역에서만 살았습니다. 이들은 일본이 시행하는 조선에 대한 식민정책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첨병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지배층으로 군림하던 일본인들이 조선에서 패망이후 어떤 처지로 전락하고 어떤 귀환과정을 거쳐 일본으로 돌아갔는지, 그 과정에서 조선인들과 어떤 관계를 맺었고 어떻게 갈등했는지 주로 일본 쪽 사료를 근거로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귀환 일본인들이 자신들이 조선에서 조선인들에게 가했던 가해는 언급하지 않은 체 자신들을 어떻게 피해자로 둔갑시켰든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재조일본인은 한국입장에서 재일조선인(在日朝鮮人)을 바라보는 것과 유사한 시각을 일본인들에게 제공합니다.
아무튼 미군정은 패전국 국민인 재조일본인들을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모두 일본으로 귀환시킵니다(미군정은 1946년 1월 23일부 일본인 총 철퇴령을 내린다).
하지만 소련이 점령한 38선 이북의 일본인들은 미군과 달리 일본인들을 억류시키고 이들을 노동력으로 차출해 북한 지역과 만주 소련으로 뷸러 노동을 시키고, 일본인 기술자들의 일본 귀환을 불허하고 아들을 통해 북한 지역의 산업시설을 정상화시킵니다. 이들은 패전 후 약 2년이 지나도록 조선 땅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스탈린(Stalin)치하의 소련이 당시 북한과 만주 그리고 연해주에 집착을 하고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일본에 뒤늦게 선전포고를 한 이유는 소련이 독일과의 전쟁으로 약 28백만명이라는 인명을 잃고 이로인해 침체된 소련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유럽에서 부딛쳤던 나찌독일과 소련의 전투가 한반도 북쪽에 있던 일본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오랜기간 전쟁터를 떠돌던 일선의 소련군은 부족한 소련의 물자로 인해 현지에서 군량과 각종 물품을 조달할 수 밖이 없었고 이는 북한지역에 사는 일본인과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한 약탈과 성폭력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본인들은 패전 후 수용소 생활은 물론 억류와 감금을 당했다 탈출하는 경우도 많았고 북한 지역을 탈출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용소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재조일본인들이 일본으로 돌아간 이후 조선 즉 한국과 어떤 관계를 가져왔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조선을 기억하는지에 대한 연구서가 있습니다. 당시 살았던 일본인들에 대한 인터뷰를 토대로 한 구술사연구입니다.
차은정씨가 2016년 쓴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선인,2016)’입니다.
패전이후 일본에 돌아간 일본인들은 그것으로 한국과 끊어진 것이 아니고 이후 상당기간동안 사적으로 공적으로 한국과 연결되었습니다. 학교 동창회를 통한 인맥과 같은 지방에서 일했다는 지연이 1970-1980년대 식민지 시기를 살아오신 분들 생전에 양국 관계에 영향을 마친 것입니다.
공적으로는 5.16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의 실세 박정희 소장의 만주인맥이 일본과 닿아 결국 한일국교정상화를 이룬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주인맥과 한국의 경제발전 관련해서는 아래 두책을 참고해야 합니다.
한석정 교수의 ‘만주모던 ( 문학과지성사,2016)’은 박정희가 추구했던 한국 근대화 계획이 민주국에서 일본이 행하려 했던 경제계획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보여주며 만주국 고위층이 패전 후 한국의 경제발전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보여줍니다.
두번째는 재일학자이신 강상중 교수의 ‘ 기시노부케와 박정희( 책과 함께,2012)’ 입니다. 제2차세계대전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가 전후 일본에서 어떻게 총리가 되었고 그가 박정희와 일본 정부간의 한일수교협상에서 어떤 막후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그가 한국에서 훈장까지 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했습니다.
그간의 여러 사정도 있고, 일본의 극우 정권이 지속적으로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우기고, 독재자 벅정희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무성의하게 체결한 일본과의 위안부협정에 대해 일본은 한국이 해결책을 가져오라는 어이없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 대법원의 최종 판결마저 무시하는 등 도를 넘어 한국의 주권을 능멸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일본과 군사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얼빠진 분이 외교수석으로 기용되어 한일관계를 더욱 더 비정상적으로 만들 것 같아 보입니다.
일본에 대한 시선이 따라서 고을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더욱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무엇을 했는지 더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따져봐야 합니다.
일본인들이 이땅애 처음 어떻게 군대를 주둔시켰고 어떻게 대한제국 황제인 고종을 능멸하고 주권을 침탈해 갔는지에 대하서는 많은 연구서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일본인둘이 조선에 들어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어떻게 차별했는지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일본인들이 패전 후 조선을 어떻게 떠났는지애 대해서는 놀라울만큼 연구서가 적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그 희소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연구서가 희소해지지 않게 더 많이 출판되길 바랍니다.
한국의 해방후 3년(1945-1948)은 정치적으로만 설명하기엔 너무나 많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났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좌우대립이라는 이데올로기로만 봐야 할 사항이 아닙니다. 이 시기는 미국이 영국에 이어 세계 패권을 장악하던 시기이고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공산주의 봉쇄정책 (containment)을 폈고 그 정책의 자장이 아직도 한반도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해방 3년을 제대로 읽고 역학관계를 재대로 파악해야 왜 지금같은 한국사회가 나타나게 된 건지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