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이라는 수필로 유명한 중국의 문학가 린위탕(林語堂)선생이 쓰신 베이징의 문화 예술 역사에 대한 책입니다. 번역의 저본으로 삼은 ‘Imperial Peking(1961)’이 1960년대 나온 저작이고 이 번역판도 2001년 출판되었으니 상당히 오래전에 출판된 책입니다. 번역된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 절판되지 않고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중국과 서양문헌에 따른 베이징의 문화와 지리 등에 대해 나름 신빙성 있는 고증을 했고 또 비판적으로 사료비판을 해서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이 책의 부록으로 베이징이 역사적으로 중국의 수도로 성립되면서 변해온 도시의 경계와 성곽에 관한 고증을 원나라부터 요, 금나라 그리고 명청 시대의 중국 기록과 당시 중국에 선교를 하기 위해 온 서양인들의 기록을 비교 고찰해 근대 이전 베이징의 외곽 경계가 어떠했는지 고찰한 부분입니다. 문학가로서 중국의 고서적과 독일과 미국에 유학했던 지식인으로 서양의 문헌들을 비교 고찰한 면이 이 책의 장점이자 린위탕이라는 저자의 강점일 수 있습니다. 번역자께서 베이징의 문물과 관련된 별도의 부록도 만들어 주셔서 인상적이었고 더 충실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용과 별도로 이 책에 사용된 훌륭한 도판이 글과 같이 가지 않고 산재해 있어 읽는데 매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글과 도판의 재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편집이 안이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베이징의 예술을 이야기하면서 수많은 회화 조각 도자 건축 등의 사례가 광범위하게 나오는데 다른 곳에 있는 도판을 보려면 책을 이리 저리 다시 넘겨야 합니다. 특이한 경우지요. 실제로 다시 고쳐진 판본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단점이 추후 보완이 된다면 가독성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