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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Breath Becomes Air (Hardcover, Deckle Edge) - 『숨결이 바람 될 때』원서
Paul Kalanithi / Random House Inc / 2016년 1월
평점 :
가볍게 들은 책이지만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책입니다.
다만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요절했기 때문에 나오는 드라마틱함이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인 것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죽음을 앞둔 저자가 삶과 죽음에 대해 쓴 글이기 때문에 주제 자체가 철학적이고 쉽지 않습니다.
굳이 어떤 형식의 글인가 구분하자면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본인의 일생을 정리했으므로 자서전으로도 볼 수가 있습니다.
영문학과 과학사/의학사를 공부한 후 의대에서 공부한 저자의 이력이 책에 그대로 담긴 것 같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문학도와 의학도로서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풀어냅니다.
저자는 폐암이 걸리기 전까지 전도유망한 신경외과 의사였고 신경과학자였으며, 실습을 하던 스탠포드 대학병원에서 교수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폐암은 그와 가족들의 삶을 바꿔버렸습니다.
이 책의 전반부는 폐암이 확진되기 전까지의 삶이고, 폐암이 확진된 이후 신경외과 수술을 병행한 초기, 신경외과 수술을 못하게 된 이후 딸의 출산과 암투병기를 기록한 부분이 후반부입니다.
자신의 폐 사진을 보고 더이상 신경외과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느끼고 10여년 이상 걸어온 신경외과 의사의 길을 포기하는 장면은 보는 이를 슬프게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은 저자의 부인이 마지막 장에 있습니다.
저자의 부인은 그 자신 내과의사로서 자신의 반려자가 세상을 떠나는 상황과 저자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합니다.
저자가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장면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가족에게 짐이 되고 사람답게 살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저자는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모르핀을 맞으며 삶의 마지막 순간을 가족들과 함께 합니다.
죽음이 삶의 일부라고 말하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신경외과 의사로서 수많은 환자들의 삶과 죽음을 목격했던 저자는 본인이 죽음의 순간을 마주하게 되자 자신의 삶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신경외과 수술이 무슨 의미인지, 가족과 사랑이 무슨 의미인지,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그리고 미래가 없는 자신의 시한부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합니다.
삶이란 무엇인지, 육체란 무엇인지, 인생이 살같고 덧없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래도 저자는 자신을 닮은 딸을 낳아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8개월간 자켜보다가 세상을 떠납니다.
자신의 분신이 그래도 세상에 살고 있어서 안심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2세를 생각하기는 쉽지 않은데 아무튼 이분들은 자신들만의 선택을 한 것 같네요.
번역본이 아닌 원서로 읽고 싶은 분들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의학용어를 감내하셔야 합니다. 특히 신경외과 (neurosurgery)에 관련된 용어는 엄청나게 생소해 쉽게 읽히지 않습니다.
이 책의 전반부에 저자가 신경외과 수술을 집도하는 수술 장면은 주로 두개골을 절개하거나 척추 수술을 진행하는 광경을 묘사하므로 가독성이 엄청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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