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책자를 읽게 된 계기는 단순합니다. 제가 공부하고 있는 학교에서 교재로 선택을 했고 과제도 제출해야 해서 읽게 된 것입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Halo, 한국어로는 ‘후광’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현상에 대한 것입니다.
경영학자들이 하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왜 어떤 회사는 성과( performance) 가 좋은 반면 어떤회사는 성과가 좋지 않나?
저자는 이 질문이 모든 경영에 관한 질문의 어머니 ( Mother of All Business Questions) 라고 했습니다. 유머러스하지만 아주 중요한 질문이죠.
수많은 경영학 논문들, 잘 알려진 HBR (Harvard Business Review) 에 실려진 상당한 논문이 바로 이 성과와 성과측정에 대한 것들인데, 저자에 따르면 말이 되지 않는 논문들이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하버드 경영대학원 ( Harvard Business School)에서 교편을 잡았고 이 책 저술 당시 스위스의 IMD 경영대학원 교수로 있는 분이기 때문에 비록 학문적인 내용이기는 하지만 한 때 본인의 동료이거나 학문 선배였을 학자들의 논문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을 보면서 미국이 왜 학문의 종주국이 될 수 밖에 없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후광효과 (The Halo Effect) 라는 것이 그럼 무엇인가?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경영자/경영학자들이 성과를 이야기할 때 어떤 이유로 성과가 생겼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사실은 그 성과에 영향을 받는 조직의 일원을 인터뷰를 해 결론을 도출하는 것으로 이는 성과의 속성 (attribution)에 대한 설명이지 어떻게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영자들이 성과에 대해 성과측정에 대해 착각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새겨들어야 할 부분입니다.
경영에서 성과측정 ( how to measure performance)이라는 주제는 꽤 고전적인 것으로 문제는 이 성과라는 것이 반드시 재정적으로 흑자나 적자로 표현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논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제조회사의 경우 생산량 대비 불량률을 체크할 수 있고, 영업의 경우 대체적으로 판매량으로 성과를 측정하지만 이런 나름 근거있는 기준들이 그 회사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증거가 될 수 없고 성과가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1990년대 말까지 한국 기업들의 경우 매출액에 중점을 두고 성장위주의 정책을 펼쳤지만 이익률은 형편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산 명품은 존재하지도 않던 시절입니다.
반면 이책에서 보여주는 기업관련 기사 (Business Journalism)가 기업의 평판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보면 기가 막힙니다.
1960-70년대 황금기를 구사하던 IBM의 경우 1980년대 초 최대 위기를 맞는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신흥 주자인 Apple 이 등장하고 PC가 등장하면서 위기를 맞은 것으로 묘사되었습니다 ( 책에서는 FORTUNE을 인용했습니다). 하지만 IBM은 내부적으로 별로 바뀐 것이 없었고, 그렇다고 크게 잘못대처하도 않았습니다. 수많은 PC 업체들이 세워졌다가 사라졌지만 아직도 이 공룡 기업은 건재합니다.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독자들을 현혹시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하는후광효과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한가지 점만 더 이야기하고 이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성과에 대한 연구와 이야기( storytelling)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몇가지 정리하면,
1. 이야기는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주는 사업입니다. 미국의 유명 경영저술가들은 독자들에게 명료하고 단순한 메세지를 가진 책을 저술해 실제 경영현장과 독자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 하지만 이야기가 주는 장점과 기쁨이 있어도 그 이야기가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과학적이라고 포장이 되어 있어도 사실 과학적인 저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과학적 저술이라고 마케팅하는 것이 책판매에는 도움이 되죠.
3. 이것은 저술에 필요한 자료를 어떻게 수집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며 즉 결론을 도출한 자료가 얼마나 믿을만한 것 (reliable)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성과에 직접 영향받는 바로 그 회사의 직원에게 ‘당신이 소속된 회사가 성과가 좋은가?’라고 묻고 질문지를 수거해 분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점입니다. 자료수집을 얼마나 심각하게 하든 수집기간과 노력이 얼마이든 잘못된 자료수집을 통해 도출된 결론은 그 외양과 방식이 과학적으로 보여도 결국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수많은 경영관련 논문들이 이런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튼 시각이 참신하고 생각할꺼리를 던져주는 책인 것은 분명합니다.
경영학을 떠나 학문의 방법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다면 상당히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