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이 책이 나올 때 처음 읽고 25년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나올 당시 이미 ‘문화유산답사’열풍을 일으킨 책이고 저 역시도 20대 때 이 책을 길잡이 삼아 실제로 해남의 땅끝마을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 책이 교과서에 실렸다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책을 다시 읽으면서 가장 인상이 남는 구절은 11장 ‘관동지방 폐사지’ 에 나온 것입니다. ‘사랑하면 알게되고,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에 보이는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p236)이 책을 대표하는 구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말은 이후 유홍준 교수의 이 답사시리즈를 대표하는 문구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읽은 책은 새로 개정된 최신판이 아니고 1994년도 출간된 중고책입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25년전 읽었을 당시의 느낌을 다시 한번 느껴보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 실린 사진 도판 중 얼마나 많은 문화재들이 당시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워낙 개발에 목멘 나라라 천년 고찰이라도 얼마나 제대로 보전되었을지 회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실린 양양 낙산사가 2009년 경 화재로 소실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었고 개발의 명분으로 종로의 유서깊은 피맛골일대와 청진동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것만을 쫓아 옛건물을 모조리 때려부수면서 오천년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이라고 자랑하는 세태는 자가당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재는 그대로 두는 것이 최고의 보전이라고 이 책에서도 주장하고 있지만 경제적 이익 앞에 모든 것이 허망하게 무기력해지는 것 같습니다. 내친 김에 그 다음 권도 읽어보려 합니다. 제 기억에 시리즈 3권까지 읽고 그 이후의 시리즈는 읽지 못했던 것 같아 이번 기회에 천천히 읽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