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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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불게 타오르면』

17세기 초 유럽인들이 동방 진출을 목적으로 세운 동인도 회사. 동양을 상대로 무역과 식민지 점거를 위한 전초 기지로 활용되었고, 후추, 커피, 사탕 등 동양의 특산품에 대한 무역 독점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당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이다.

바타비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출항하는 사르담호를 포함한 일곱 척의 배가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배에는 바타비아의 총독 얀 하안과 그의 가족 아내 사라 웨셀, 딸 리아 얀, 총독의 정부 크리지 옌스와 두 번째 남편에게서 낳은 두 아들, 명탐정이었지만 죄수 신분이 된 새뮤얼 핍스, 새뮤얼 핍스의 절친이자 전직 육군 중위 아렌트 헤이즈, 전직 마녀 사냥꾼인 목사 샌더 커스, 목사의 제자 이사벨 등이 함께 했다.

출항을 앞둔 시점, 한 문둥 병자는 사르담호에 대한 저주의 말을 퍼붓고는 불에 타 죽는데.. 절름발이에 혀도 잘린 이 사람.. 높은 곳엔 어떻고 올라갔고, 말은 어떻게 했지? 이에 대한 무언가 음모가 있을 거라 생각해 사건을 조사할 때까지 출항을 연기하길 새뮤얼은 바랐지만 들어줄 리 없다. 찜찜함을 가득 안고 암스테르담을 향한 항해는 시작되었다. 어?! 그런데 분명 일곱 척의 배가 출항했는데 바다에서 보이는 불빛이 여덟 개! 게다가 여덟 번째 불빛이 나타날 때는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게 하는 일이 벌어진다.

여덟 번째 불빛이 나타나는 날은 분명 불에 타 죽었다 생각했던 문둥 병자가 나타나 배를 배회하고, 가축이 처참히 도살당하고, 하나 둘 죽어가는 선원들... 두려움에 잠식당한 사람들은 과거의 악마 올드 톰을 소환하지만 이미 서로에 대한 믿음은 바닥이었던 것. 모두가 의심스럽고, 모두가 불안한 상황인 사르담호, 뛰어난 추리력을 선보이는 탐정 핍스와 그를 도와 함께 사건을 조사하는 친구 아렌트, 총명한 여인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총독의 아내 사라. 이들 세 사람은 배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긴장감이 점점 더 고조되는 가운데 사르담호에 몸을 실은 많은 사람들은 무사히 암스테르담에 도착할 수 있을까?

정말 치밀하다. 출항하기 전 긴장감을 서서히 높이고 보이지 않아야 할 불빛이 보이면서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는다. 그런 긴장 속에서 어떤 사람들이 제정신일 수 있을까?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들의 '욕망'이 만들어 놓은 결과물에 씁쓸해지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었다. 자꾸 궁금해지게 만들고,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힘이 있는 스튜어트 터튼의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2018년에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으로 화려하게 데뷔해 코스타 북어워즈 최우수 신인소설상, 북스아마이백 Books Are My Bag 리더스 어워즈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하는 스튜어트 터튼 작가의 다른 책이 궁금하게 만든다. 이번 책의 마무리가.곧 2편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인데.. 후속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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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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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일본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 와카타케 나나미의 초기작 <나쁜 토끼>. 작년에 읽었던 '살인 곰 서점 시리즈'를 통해 불운의 아이콘 하무라 아키라 탐정을 알게 되었다.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탐정은 여기저기 다치기 일쑤고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또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쁜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건은 언제나 깔끔하게 마무리! 이게 바로 하무라 아키라의 모습이지~^^

이번에 출간된 <나쁜 토끼>는 20년 만에 한국어로 국내에 출간된 책이라고 한다.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의 작품이 꽤 번역된 걸로 알고 있는데 초기작부터 번역된 건 아니었나 보다. 역시나 이번에 만난 <나쁜 토끼>에서도 하무라는 칼에 찔리고 다친 몸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고군분투한다. 살인 곰 서점 한편에서 탐정 일을 하던 40대 이전의 의욕이 넘쳐 보이는 30대의 프리랜서 탐정 하무라 아키라를 만나러 출발해 보자.

열일곱 가출 소녀 미치루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고 찾아간 곳에서 미치루를 데려올 수 있었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는 하무라 아키라다. 그녀의 동거남에게 칼에 찔리고 발등까지 다치는 사고를 당하고 입원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미치루의 친구 미와의 아버지로부터 실종된 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실종된 미와, 가출했던 미치루, 미치루가 만나려 했던 살해당한 아야코는 모두 친구들이다. 미와의 실종사건을 조사하던 하무라는 미와에게 지원을 하는 것 같은 인물을 찾아냈고 그 친구마저 실종 상태임을 알게 된다. 실종된 소녀들의 사건을 조사하면 할수록 단순한 실종, 살해 사건이 아님을 직감하는 하무라. 하무라 아키라는 무사히 미와를 부모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세상에서 제일 불운한 탐정' 하무라 아키라는 실종 사건에만 집중하는 건 아니었다. 친구 미노리의 남자친구의 수상쩍은 행동에 조심하라고 경고를 하지만 사랑에 빠진 친구는 하무라의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다. 탐정 사무소의 망나니 같은 직원과 그의 할머니도 행동이 너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실종된 소녀들의 단서를 찾는 과정들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하나하나 모아지는 단서들과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민낯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잔잔하고 큰 사건이 아닌 것 같은 하무라 아키라의 사건들을 만나며 불운한 탐정 하무라의 매력에 자꾸만 빠져든다. 다음엔 와카타케 나나미의 어떤 책을 읽어볼까 행복한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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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거리 - 돌레's 디저트 하우스 컬러링북
돌레(DOLRE) 지음 / 북스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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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거리』

돌레's 디저트 하우스 컬러링북 <달콤한 나의 거리>입니다. 컬러링북은 내가 좋아하는 색을 빈 그림에 채우며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이번에 만나게 된 <달콤한 나의 거리> 컬러링북은 다양한 디저트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 책이랍니다.

맛있는 걸 찾으러 가는 것도 여행이라 여기며, 일상에서 느꼈던 행복한 순간들을 간직하고 싶은 바람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돌레 작가. '이런 여행, 저런 여행'이라는 여행 웹툰을 연재했다고 하네요. 여행 좋아하고 맛있는 집 찾아다니는 분들이라면 좋아하실만한 웹툰이겠어요.



배가 불러도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며 디저트에 진심인 우리들. 그런 우리들이 보면 당장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컬러링북이라 너무 괴롭습니다. 갓 내린 커피향, 갓 구운 빵 냄새, 달콤한 마카롱.. 생각만 해도 너무 좋네요. 티브이를 보거나 거리를 거닐 때 눈에 띄는 게 바로 디저트입니다. 예쁜 모양에 맛도 탁월한 디저트. <달콤한 나의 거리> 컬러링북에선 서울의 숨겨진 디저트 맛집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서울에서 살았지만 예쁜 카페에 가본 기억은 크게 없었는데 <달콤한 나의 거리> 컬러링북을 살펴보면서 '한 번 가봐야지~' 하는 가게가 하나 둘 늘어가고 있습니다.


연남동 경의선 숲길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만날 수 있다는 '연남동 연남살롱'. 다락방 같고 동네 아지트 같은 친근한 느낌의 동네 카페라고 해요. 제철 과일을 활용한 디저트는 물론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엔 수프와 떡 구이 같은 간식거리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전 제철 과일 빙수를 맛보고 싶어지네요~^^




망원동에서 '펌킨 파이' 하면 바로 떠오르는 곳이 '뭄미'라고 합니다. 파이를 주로 만드는 뭄미는 단호박 무스의 펌킨 파이가 가장 유명하다고 해요. 주말에 가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파이인듯해요. 과하게 달지 않은 맛을 선물할 것 같은 '펌킨 파이' 이것도 언젠가 먹어보고 싶어집니다.


꺄~~~^^ 모양만 봐도 막 가지고 싶지 않나요? 대전에 있던 '트릴로리' 디저트 샵이 강남구청역 부근으로 이사 오면서 '라티지'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구움 과자, 무스 케이크, 타르트 종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타르트 좋아하는 딸내미를 위해 한 번 방문해야겠습니다.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가 가득한 카페를 찾아다니며 먹어본 메뉴를 컬러링 해 완성해 보는 재미가 있는 <달콤한 나의 거리> 컬러링북. 지치고 힘든 요즘 맛있는 일상으로 가득 채워보는 건 어떨까 해요~^^ 우리 함께 떠나요. 달콤한 여행~!!!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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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의 영역 새소설 10
이수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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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의 영역』

자음과모음 새소설 열 번째 도서 <시커의 영역>. 지인의 추천으로 읽어보게 된 책인데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타로점을 본 적은 없지만 타로카드는 나를 매혹시키기 충분했다. 그런 타로점을 보는 사람의 이야기, 마녀로 불렸던 리더와 타로점을 보는 시커, 리더의 딸 이야기가 담겨 있는 <시커의 영역>은 각자의 위치가 다 이해가 되고, 새로운 영역에 대한 신비로움에 더욱 재미를 느꼈던 책이라 하겠다.

최연소 마녀로 집회에 참석해 마녀 선언문을 낭독하는 영광을 얻었던 단이의 엄마 이연. 싱글맘으로 단이를 홀로 키우며 '이연타로'에서 타로점을 치는 리더다. 단이는 어느 날, 아빠의 존재가 궁금했고 질문을 던지자 바로 아빠 에이단을 만날 수 있었다. 유치원 친구 로이와 함께 영어를 배우러 다니며 로이와는 절친이 되었고 에이단과는 '아빠'라는 단어만 빠진 부녀지간이 되었다. 일렉 기타리스트였던 에이단은 뭔가 불운한 삶을 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단이는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했고 눈을 반짝이던 에이단은 바로 기타 치는 방법을 알려줬다. 갑자기 찾아온 엄마 손님 레이디 벨라도나와 깊은 밤 속삭이던 이야기, 갑자기 미국행이 예정되었고 준비하던 그때, 불운을 끊어주고 싶었던 단이는 펜더사가 내건 SNS 홍보 경품 이벤트에 신청했고 행운을 거머쥐었다. 에이단이 좋아하는 보니 레이트의 기타를 받게 되었고 기타 페스티벌 전야제에서 기타를 증정하겠다고 해 에이단이 먼저 미국으로 출국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에이단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병원에서 에이단을 빼돌리려는 엄마와 벨라도나, 병원에서 만났던 초점 없던 남성, 이단의 남자친구 류이. 과연 이들에겐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문제로 얽혀 있는 걸까?

타로점에 대한 내용도 너무 신선하고 좋았지만 단이 엄마 이연의 삶, 양어머니 키르케를 만나고 위험한 상황을 이겨냈던 이야기, 단이와 에이단의 친구같이 보냈던 시간, 에이단의 죽음, '그림자의 서'를 작성하던 엄마, 소생술 의식에서 잠시 만난 에이단과 이단.. 모든 내용이 실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라 더 좋았던 것 같다. 타로점을 치는 리더는 점을 치는 '시커'의 영역은 침범하면 안 된다고 한다. 카드에서 나온 모든 것은 받아들이는 시커의 영역이겠지?

내가 선택해 마녀가 된 엄마 이연, 기타 페스티벌 전야제에 참석하기 전에 타로점을 치고 출국한 에이단, 타로카드의 의미를 알고 어떤 카드였겠다 짐작하는 이단, 괴로운 시간을 거치며 괴로운 과거와 마주하게 되는 류이까지.. 모두 그들이 뽑아든 카드는 그들이 책임져야 하는 삶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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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의 잭 설산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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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의 잭』

히가시노 게이고 <백은의 잭>은 한국에 출간된 지 10년 만에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돌아온 책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2년 전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을 처음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작가의 책은 크게 어렵지 않다. 술술 읽힌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닐까 한다. 그렇다고 못 봐줄 정도의 피가 낭자한다거나 잔인한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일상생활을 엿보는 듯한 느낌의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그 속에 자연스럽게 미스터리가 녹아 있다.

<백은의 잭>은 스키장에서 벌어지는 설원 미스터리다. 어느 날, 스키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며 3천만 엔을 준비하라는 이메일을 받는 신게쓰고원 스키장. 이미 이 스키장에서는 작년 인명사고로 인해 오픈하지 않은 장소도 있었고, 이 일로 아내를 잃은 이리에와 아들, 노부부, 곧 있을 대회를 준비하러 온 치아키와 고타와 가이토 등 많은 이들이 스키장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스키장 시설들을 점검하고 시즌을 맞아 사람들이 몰려오는 이때에 받게 된 협박 메일이었다. 경찰에 알리면 바로 폭탄을 터트리겠다는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스키장에서 일하는 직원을 포함해 손님으로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다. 이들이 보이는 행동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웠고 혹시? 하는 의문을 품게 했다. 이 사람일까? 저 사람일까? 추측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지만 범인을 알고 나서 왠지 모를 힘 빠짐은 범인에 큰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이런 걸 반전이라 하는 것이겠지~^^) 돈을 요구하며 폭탄을 설치할 정도로 스키장 영업에 뭔가 제재를 가하고 싶었을 범인인데.. 이유를 알고 나서 꼭 이랬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키장에 몇 번 다녀본 경험은 있지만 스키장에서 일할 직원들의 고충은 잘 몰랐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준비할 것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하는 것도 많은 스키장 직원들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한다. 특히나 꼭 하지 말라는 것은 해내고야 마는, 누군가에게 꼭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이 있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옆에 있었으면 진짜 한대 쥐어박아버리고 싶은.... 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반전 재미가 있으니 가볍게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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