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하는 아이 고정수 꿈소담이 고학년 창작동화 3
고정욱 지음, 원유미 그림 / 꿈소담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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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이렇다할 장애가 없던 나는, 정수와 같은 고통을 겪을 일이 없었다. 구순열, 곧 입술과 인중이 갈라진 채로 태어난 언청이인 셈이다. 수술해서 갈라진 곳은 붙였으나, 아직도 상처의 흔적은 그대로 남아있다. 정수는 어머니에게 자신을 왜 낳았냐고 탓하면서, 그러면서도 잔소리만 일삼는 엄마를 매우 미워한다. 하지만, 잔소리꾼 엄마라도, 집을 따스하게 데워주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정수를 맞이하는 어머니가 없다면, 과연 정수는 어떠할까?  



나도 옛날에는 어머니가 잔소리를 할 때 마다 그냥 따로 떨어져 살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런 생각이 어찌나 강했던지 캠프에만 가면 집이 그립다고 하는 아이들과 반면, 나는 오히려 정든 캠프를 더 떠나기가 싫었었다. 하지만, 역시나 집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정은 정신적 안락을 위한 장소라고 한다. 나를 배터리에 비유하자면, 가정은 충전기인 셈이다.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배터리는 충전되지 못한다. 만약 어머니가 암으로 투병을 하고 어느 순간 갑자기 돌아가시게 된다면, 과연 나를 기다려줄 사람은 어디있을까? 학교에서 돌아와 나를 반갑게 맞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일부 아이들은 집에 들어가기를 정말 싫어한다.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집에 다 있는데, 왜 그런 것일까?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사람이 없는 집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서 방황하고, 그렇게 집은 남겨진다. 정수도 암으로 인해 어머니를 잃었지만, 그리고 그의 입에 있는 상처는 아직 남아있지만 그의 꿈은 그대로이다.  



만약 내가 정수였다면 어땠을까? 평생을 인중에 상처를 남기고  살아가야했다면, 나에게 어떤 부작용이 생겼을까? 어쩌면 결혼도 제대로 못하고, 취직을 할 때에도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겠다. 얼굴의 상처가 부담된다면서 말이다. 상처는, 숨기려 할수록 더 드러난다. 이금이 작가의 <유진과 유진>에서 작은 유진의 가족은 성추행의 상처를 단순히 남에게 보이지 않고 숨기려 했고, 큰유진의 가족은 그녀를 보호하고 상처를 치유해 주었다. 상처에 흉이 남았더라도, 그 흉을 숨기려 하면 그 태도로 인해 상처는 더 드러나는 법이다. 자신의 결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당당하게 자신의 개성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고정욱 선생님이 메세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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