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먹고 맴맴 - 조상의 슬기와 얼이 담긴 전래동요 처음어린이 1
김원석 지음, 정승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는 많은 전래동요와 동화들이 있지만, 나는 그것들을 잘 모른다. 과거에, 우리의 부모님들이 어떻게 살아왔었는지를 말해주는 전래동요들. 이번에 짧고 감동적인 이야기들과 함께 이 이야기들을 음미해본다.

엄마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것이 있었다. 특히 나비 나비 꽁꽁이란 전래 동요는, 꽃밭에서 놀기 싫어하고 위험한 곳을 쏘다니던 한 작은 아기 나비에 관한 것이었다.  

나비 나비 꽁꽁 

꽃밭으로 가라 

원래 상식적으로 엄마 나비란 없는 법이지만, 그래도 엄마 나비가 아기 나비를 거미줄에서 용감히 구해내고 자신이 대신 죽으며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는 그 마지막 충고가, 내 마음에 와락 달려들었다. 나의 어머니도 이런 순간에 나를 대신해 이렇게 희생을 하실까? 물론 바라지는 않는다. 내 목숨도 소중하긴 마찬가지지만, 나와 어머니의 목숨중 둘 중 하나만 살려야 한다면 난 당연히 어머니를 살릴 것이다. 

이 책에는 40여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그 중에서도 옛날에는 아이들이 컴퓨터, 텔레비젼도 없이 어떻게 놀았을까, 하다가 일과 놀이편에서 찾아 보았다. 옛날에는 깨끗한 시냇물에서 고기 잡이도 하고, 서리도 하고, 동네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숨바꼭질이나 술래잡기를 했다. 이렇게 노는 모습이, 아무래도 그때가 되어서 신나게 뛰어놀게 싶은 마음이 들도록 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백설 같은 흰나비야 였다.  

백설 같은 흰나비야 

부모님 봉상 입었느냐 

소복 단장 곱게 하고 

꽃밭으로 날아든다

우리 어머니 돌아가시면, 백설같이 흰 나비도 다소곳이 상복을 차려 입었으니 잡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여기서 동생은 어머니가 돌아가심으로써 슬픔을 바깥으로 들어내었지만, 누나는 그보다 몇배는 더 슬픈 듯이 보였다. 

쎄쎄쎄...  

쎄쎄쎄 

아침 바람 찬 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우리 선생 계실 적에 

엽서 한 장 써 주세요 

구리구리구리  

가위 바위 보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재미있는 놀이를 하려고 아버지의 회사 가방을 숨겨 자신이랑 하루종일 놀아주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 어릴 때의 내 마음과 꼭 닮은 것 같다. 물론 어릴적부터 컴퓨터에 빠져 있어서 외로움은 잘 안 탔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나와 놀아주기를 많이 바랬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전래동요. 음을 느낄 수는 없지만, 충분히 가사만으로도 감동을 느낄 수가 있었다. 감동을 늘씬 풍기는 이야기들과 함께 어머니 아버지들의 삶을 알아보는 이 책은 매우 가치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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