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후안 데 파레하 - 신분을 초월한 사제지간의 우정과 예술이야기
엘리자베스 보튼 데 트레비뇨 지음, 김우창 옮김 / 다른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너무나 깊은 우정, 예술과 신분을 뛰어넘는 그림 이야기]

후안 데 파레하. 아프리카인들의 혈통을 이어받은 유명한 화가 벨라스케스의 종이다. 벨라스케스는 유명한 화가로 많은 그림들을 남겼다. 노예인 후안 데 파레하와 뛰어난 재능을 가진 화가 벨라스케스의 평생을 갈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가 재구성된다. 

이 후안 데 파레하와 화가 벨라스케스의 관계같은 이야기는 잘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본래 노예는 계속 노예의 신분으로써 온갖 차별을 받고 입을 것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사실에 무척 감동적이었다. 

후안 데 파레하는 과연 하나님이 정해주신 운명의 인물인 것 같다. 그는 다른 사람들 모두가 흑사병에 걸려서 죽었을 때 우연히 살아남아서 화가 벨라스케스에게 상속되었다. 장난감같은 그였지만 이제 진정한 동반자가 되어서 화가의 기질을 떨치는 것이다. 그는 비록 노예로 태어났지만 많은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서 그들을 돕는 역할을 한다. 

그가 남겼던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랬다. 순전히 독학으로 공부해서 그린 그림이 너무나 생생하고 멋져서 마치 사진을 찍었던 것 같았던 것이다. 하지만 벨라스케스 화가의 그림도 엄청난 것 같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오히려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나는 앞페이지에 실린 벨라스케스의 그림을 설명과 함께 다시 감상하며 읽었다. 교황의 초상화는 세계 최고의 초상화로 칭송받고 있으며,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그림도 단순하지만 너무도 슬프고 간결하지만 웅장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그림들을 보면서 예수님의 고통이 온 몸 그대로 전해지는 듯 했다. 

후안 데 파레하. 그의 흔적이 구석 구석에 남아있는 듯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노예가 있던 그 시절 차별에 대하여 좀 더 많은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아무도 그를 노예라고하여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천하다고 마구 때리지 않았으며 항상 그를 보살피고 아껴주었다. 반면 그 시기의 다른 노예들은 그런 안락한 삶을 살지 못하고 매번 고통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기도를 할 시간조차도 없었다. 사람이 사람을 노예 다루다니 내가 노예로 태어났다면 삶자체가 얼마나 끔찍했을까 싶었다.  노예제도는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인권에 위배되는 제도라는 사실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노예들이 힘들었던 그 시절 어찌보면 후안 데 파레하는 하나님이 정해주신 행운아였던 것이다. 

나중에 후안의 주인 벨로스케스가 죽었을 때에는 큰 슬픔을 느꼈다. 그가 죽었을 때 나라의 왕조차도 크게 슬퍼하며 그에게 직접 붉은 십자가를 하사한 것을 보고서 그가 얼마나 대단했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예술이란 사람을 울고 웃게 만든다.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의 멋진 추억을 되살리는 그림을 보면 자연히 자신이 그 그림속으로 빠져들고, 슬픈 기억이 담긴 그림을 보면 울게 되고 아름다운 그림을 보면 자연히 웃게 된다. 예술은 연제 생겨났는지 모르지만 사람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후안 데 파레하가 앞으로도 계속 잘 살게 될 모습을 기대하면서 이 책을 즐겁게 끝마칠 수가 있었다. 누구도 그런 평화로운 생활을 누리기 힘들 것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으며 일생의 친구를 만났고 세상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해주었던 인물, 후안 데 파레하. 앞으로도 그의 능력을 높이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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