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리 편지 창비아동문고 229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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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리편지. 가인초에서 내가 북부 어린이 영어캠프를 가 있는 동안 교실에 붙어 있던 책 광고문이다. 이 학교의 필독도서인지 대부분의 학생이 이 책을 주제로 삼았었다. 그 때 내용을 읽고 얼마나 읽고 싶었는지, 하루 하루가 견디기 힘들었었다. 집에 오자마자 이 책을 사달라고 졸랐고, 그것이 몇주 흘러서야 겨우 도착하였다. 기쁜 마음에 첫날부터 이 책을 집어들고 정독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옛글자로 만든 편지도 그렇고, 장운이가 누나를 구하기 위해 석수장이를 하면서의 이야기도 매우 감동적이다. 나는 장운이가 참 꿋꿋하고 재능있으며 대단한 아이라고 생각된다. 어미를 잃음과 동시에 아버지는 석수일을 하시다가 망치로 자기 손을 내리쳐 왼손이 부서져 버렸고, 어머니의 치료를 위해 산 약재값은 그대로 빚으로 남았다. 그런 삶에서도 누나 덕이와 함께 나무를 하면서 끼니를 얻고 빚을 갚아가는 것을 볼 때면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장운이처럼 특별히 한 일이 뭐가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장운이가 나는 더욱 더 부럽다. 거기다가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 돌을 깨는 데에 재주가 있는 장운이는 그 재주로 복 두꺼비나 거북을 만들다가, 석수장이들의 대장 점밭 아저씨의 눈에 들어 견습생이 되었다. 나는 그런 장운이와는 차이가 무척 많다고 생각한다. 먼저 장운이는 자신에게 문제가 생기면 항상 자신 스스로 노력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나의 경우 문제를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고 금방 포기하며 남한테 기대려고 한다. 또 한가지, 장운이는 자신에게 있는 재능을 알고 그 재능을 발굴하기 위해서 더욱더 열심히 일을 하지만, 아무리 내가 잘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쉽게 실증을 내고 계속 노력하지 않는다. 나는 이 문제들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반드시 고쳐야 되겠다고 느꼈다. 나에게 자신감이 부족한 것도 어쩌면 이런 이유에서 찾아왔던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며 의외의 사실로 무척 놀랬었다. 그것은  장운이가 계속 만났던 할아버지가 바로 그 유명하신 세종 대왕님이신 것이다. 눈이 빨갰다는 사실에서 '항상 무슨 일엔가 몰두 했었을까?'라고 예상을 하긴 했으나 이런 결과가 나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 장운에게 있어서 토끼눈 할아버지가 이 절에 오시기 않으시거나 장운이와 다른 시대에 살아계셨다면 장운이는 아마도 누나의 소식을 잘 알지도 못한채, 글도 알지 못하는 것이라며 차별 대우를 받거나 아니면 끼니를 맨날 굶고 살았을 것이다. 이 장운이를 도와주신 토끼눈 할아버지가 무척 고맙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제목 초정리 편지는 책 본문중에서 내용이 안나와 있어 의미를 찾지 못했으나, 초정 약수터에서 이 토끼눈 할아버지가 찾아와서 벌어진 사실이라는 말을 듣고 초정리라는 이름이 된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왜 초정리 편지인지 한참 고민했었는데 이제야 그 고민을 풀었다. 옛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님의 이야기와 초정에 사는 한 소년 장운으로부터 펼쳐지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글자 한글의 이야기는 한글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가를 나에게 깨닫게 해주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몇번이고 다시 읽어보고픈 책. 나중에 다시한번 읽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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