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지구이야기 - 열두 달 자연 이야기 3-자연의 아이들
우나 야콥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charliemom]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니라 과학책이다.  그러나 은은하고도 자연을 섬세하며 아름답게 표현한 그림체는 작가인 우나 야콥스에 대한 관심을 한번 더 갖게 하였다.  놀랍게도 흙의 충실한 일꾼인 지렁이까지 아름답게 보이는 과학 그림책은 여태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역시나인지 우나 야콥스는 미국에서 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유아용 과학책은 아이들이 혼자 읽어내도록 책 내용이 다소 맛보기에 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덕분에 아쉬움이 있었던 부모님이라면 이 책을 그림책처럼 지구라는 거대한 생명체지만, 아름답고 사랑할 보금자리로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지구를 사람의 얼굴에 비유하기도 하며, 설명에 따라 한 면에 실린 여러 컷의 일러스트는 그렇게 흥미 있게 지구로의 여행을 안내하고 있다.


땅속의 아이 방

봄은 아기 동물들이 세상에 태어나기에 좋은 계절로 땅속은 그들에게 아늑하고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어준다.  그 보금자리인 땅속에는 많은 동물들이 있으나, 가까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고 떨어져 있었다.  들쥐, 무지갯빛물총새, 땅강아지, 개미들, 땅뒤영벌, 토끼 등. 역주처럼 하단에 쓰지 않고 일러스트에 그 각각의 동물들의 번호가 매겨져 있어 글을 읽으며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혹은 눈으로 짚어가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무지갯빛물총새는 강가 절벽에 있는 땅속에서 알을 부화한다고 한다. 새끼들은 관처럼 긴 통로 끝에 있는 굴속에 오종오종 모여 부모 새들이 물고기 먹이를 가져오기를 기다리는 부분은 특히 눈길이 갔다.  먹이를 받아먹을 땐 회전목마에 탄 것처럼 입구에 가까운 아이 새가 먹고 그 다음에는 조금씩 옆으로 밀려나 다음 아기 새가 먹게 되며 차례차례 먹이를 먹게 된다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그려졌다.    


유명한 과학자가 말하기를 동물들의 왕은 사자가 아니라 바로 지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렁이는 흙을 밟고 사는 우리한테 있어 땅속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해주는 귀중한 생물이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백만의 곰팡이와 식물성 조류, 세균과 원생동물들이 살며 흙 한 줌에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초록빛 양탄자위의 여름 꽃

식물로 이루어진 초록빛 이 양탄자는 땅을 침식으로부터 보호한다고 한다.  초원, 길 가장자리, 숲에는 매우 다양한 꽃들이 자라고 있다.  어떤 식물은 햇빛을 좋아하고, 어떤 식물은 그늘을 좋아하고, 어떤 식물은 습기를 좋아한다는데, 식물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에서 자랄 수 있는 것이다.  저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따로 있는 것처럼 식물들은 땅에서 자기가 필요한 양분을 골라서 가져간다는 표현은 참 쉽고 재미있었다.  석회를 좋아하는 식물, 질소를 좋아하는 식물.  기름지고 영양분이 많은 땅을 좋아하는 식물.  양분이 부족한 땅도 만족하는 식물.  식물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친근하게 들으며 아이들은 막연했던 이질감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열두 달 지구 이야기 , 페이지수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으로 우나 야콥스의 다른 책까지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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