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7
로렌스 데이비드 지음, 고정아 옮김, 델핀 뒤랑 그림 / 보림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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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모티브하여 쓴 책. 매우 어린 아이들이 볼 만한 책으로, 원작 변신과는 달리 그리 잔인한 면도 없고 주인공이 겪는 시련의 범위도 매우 줄어들어 있는 책이었다.

여기에 나오는 딱정벌레로 변한 소년, 그레고리는 오직 딱 한사람, 친구 마이클을 제외한 아무도 자신이 딱정벌레로 변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심지어 엄마, 아빠, 게다가 누이동생 케이틀린까지 말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그레고리는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며, 주위의 친구들조차도 그레고리의 변신을 전혀 몰라본다.

여기에 나오는 그레고리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바로 주위 사람들의 관심이다. 너무나 관심이 부족한 나머지 매우 절친한 친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아 그레고리가 딱정 벌레로 변했다는 것을 계속 모른다. 심지어는 그레고리가 자신이 딱정벌레로 변했다고 계속 외치는데도... 그레고리는 이윽고 천장에 매달려 반항을 한다. 그제서야 그레고리의 변신을 알아챈 부모님은 그레고리를 달랜다. 아무리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째서 아들의 모습이 완전하게 바뀐 것조차 모르는 것일까?

원작 변신은 주인공이 벌레가 된 것을 가족이 다들 알지만, 모두 그 사실을 부끄러워하였고, 결국 가족들의 배신으로 비참하게 생을 마치는 것으로 끝나지만, 이 그림책은 가까운 사람들의 무관심을 표현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세상의 무관심을 정말 잘 나타내는 책인 듯 하다.

이러한 무관심은 우리 주위에도 흔히 일어날 수가 있다. 내 경우에도 기쁜일이 있어 학교에 돌아와 엄마에게 있었던 일을 샅샅이 이야기할 때면 엄마는 종종 고개만 끄떡이며 무심코 들어 넘길  때 나는 무시당한 기분이 들곤 한다. 그런 무관심으로 인해서 그레고리는 딱정벌레로 변했을 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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