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작은도서관 1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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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mom]

"엄마,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 뭐죠?" 

"큰돌이. 그리고 영미"

"아닌데요.  원래 이름은 오 대석이예요."

"어 그랬나?  왜 큰돌이로만 기억나지? 호호"

"매일 저 보고는 책 내용을 정독해야 하니 꼼꼼히 읽으라고 하시더니, 엄마도 모르시네요."

짖궂은 아이는 한 번씩 엄마가 말하고는 실천이 미약한 부분에 대한 보복의 일침을 가차없이 놓고는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 첫장에서만 오대석으로 나와 열심히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큰돌이가 주인공인줄로만 알았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눈물 콧물 흘리게 했던 큰돌이네집 이야기.  아이들 동화책을 읽으며, 이리도 감동에 목매이게 될 줄을 제법 많은 책을 접하면서도 몰랐다. 

어릴 때 보았던 '엄마없는 하늘 아래'는 아이만의 감성의 눈높이로만 읽었다면, 지금은 부모된 자로 내 아이를 생각하는 시각으로 이 책은 슬프고 애처로운 이야기였다.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 시절을 잊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처음 표지를 보았을 때 못 느꼈던 아이들에 대한 연민의 아픔은 책 속의 집을 나간 엄마를 그리워 하는데서부터 술에 취한 아버지를 피하여 쑥골 할머니 외양간으로 피하는 장면을 통해 내리 이어지게 된다.

큰돌이 아버지.  아내가 집을 떠나자, 많은 상실감과 더불어 아이들에 대해서까지 자포자기하는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그리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찬바람을 맞으며 술취한 아버지의 횡포를 피해 외양간 아래서 하룻밤을 자곤 하던 두 아이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게 하였다. 그리하여 큰돌이가 그토록 마음 아프게 생각했던 영미와의 이별은 일어나고.... '그것은 큰돌이 아버지에게 정말 어쩔 수 선택이였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쑥골 할머니는 새사람을 들여야 된다며, 큰돌이 아버지에게는 큰돌이가 부르는 팥쥐 엄마와 함께 하게 하고, 영미는 어린 딸을 잃은 교수집에 보내도록 했다. 

엄마의 모습을 기억도 못하는 영미가 교수댁에 가 엄마라고 부른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싶기도 하였다.   그렇게 갸엾은 영미는 새로운 엄마를 진짜 엄마로 알았고, 교수님에게 아빠라고 부르라고 할 때도 밤티마을 아빠가 있는데,  엄마가 다시 결혼을 한 건가 라며 아빠라고 어렵게 입을 뗀다.     큰돌이에게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새엄마는 넓은 마음품새로 큰돌이 속마음까지, 아버지와 할아버지 맘까지 다 보듬어 주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팥쥐엄마라고 하던 큰돌이가 그렇게 보고 싶은 영미를 데려오기 위해 얼굴을 기억 못하니 친엄마라고 말해 달라고 할 때 새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찡했을까?  그렇게 모난 돌처럼 굴던 큰돌이가 자신을 엄마로 받아들인거니까....       아이들은 그렇게 때때로 자신도 모르게 그런 보물같은 말 한마디로 부모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이금이 작가는 그런 말들을 어쩌면 이리도 잘도 풀어냈는지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친구들 학용품, 자신의 물건, 새아빠의 물건 하나 하나까지, 오빠와 밤티마을 아빠를 위해 선물하겠다며 물건들을 모아둔 영미를 차마 나무라기 힘들 듯 했다.  어린데, 맛있는 거, 잘입는 거, 풍요로운 생활이 좋기 이를 데 없으면서도 밤티마을 가족을 그리워하는 영미의 마음은 책 곳곳에 녹아나 있었다.  퉁명스러운 겉모습속에 영미를 그리워하고 아끼던 큰돌이 병이 났을 때는 참 마음이 아팠다.  팥쥐엄마가 손도 잡아주고, 밤새 간호해 줬을 때 큰돌이 마음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갔다. 

결국 오빠의 병 때문에, 그리고 영미와 같이 살겠다는 새엄마의 결심 때문에 영미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끝을 맺게 된다.   자라나는 아이들 정말 필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안전하고 따스하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곳.  가정이라는 곳은 그런 곳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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