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자이언트 익스플로러 8
이시즈카 신이치 지음, 장지연 옮김, Number 8 스토리 디렉터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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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다이는 세계 최고의 재즈 뮤지션이 되겠다는 일념을 품고 일본, 유럽을 지나 현재는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재즈 수련을 하고 있다. 미국 서부에서 동부로 향하는 중인 다이는 7권에서 재즈의 탄생지인 뉴올리언스에 도착했다. 다이는 안토니오, 조드와 함께 '다이 미야모토 모멘텀'이라는 트리오를 꾸려서 유서 깊은 재즈 클럽을 전전하며 공연을 선보인다. 그러다 미국 재즈의 톱 그룹 중 하나인 데릭 마틴의 팀에 다이만 게스트로 초대되어 공연하게 되는데... 


8권은 공연을 앞두고 다이와 데릭 마틴의 팀이 회의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다이는 솔로로 연주하다가 관객의 호응이 좋으면 더 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데릭 마틴과 그의 팀은 '프로로서' 각자에게 할당된 시간만큼만 연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이는 솔로를 강하게 표현하고 관객들에게 솔로를 들려주는 것이 자신의 연주 스타일이라며 반발한다. 단 하룻밤의 게스트 출연인데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 다이의 모습은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 사이에 찬반양론을 일으킨다. 


공연을 마치고 뉴올리언스를 떠난 다이 일행은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향한다.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에 왔는데도 휴식을 즐기기보다는 연습에 전념하는 다이를 보면서 팀원들은 금욕적이라고 평가한다. 마이애미에서의 첫 공연 날. 다이는 평소처럼 압도적인 솔로 연주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한 수준보다 약한 것에 실망한다. 그런 다이에게 조드가 이 지역에 사는 베이시스트 조를 소개한다. 조와의 만남을 통해 다이는 바뀔 것인가, 바뀌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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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 3
미카미 사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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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남학교로 소문난 치도리 고교와 부잣집 아가씨 여학교로 소문난 키쿄 여고는 견원지간 사이다. 각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서로를 원수 보듯 노려보고 조금이라도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치도리 고교의 츠무기 린타로와 키쿄 여고의 와구리 카오루코가 서로 좋아하게 된다. 엄마가 운영하는 케이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린타로는 가게의 단골인 카오루코가 케이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한 것이다. 


카오루코 역시 겉모습은 험하지만 속마음은 착하고 순진한 린타로를 좋아하게 된다. 문제는 린타로와 카오루코의 친구들이 이들이 커플이 되는 걸 결사반대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2권에서 카오루코의 절친인 호시나 스바루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3권에선 린타로의 친구들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소개하고 인정받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심지어 린타로는 카오루코, 스바루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후 귀가하던 중 불량배들을 만난다. 


카오루코와 스바루에게 집적거리는 불량배들을 혼자서 상대하기는 버거운 상황. 때마침 린타로의 친구들이 나타나 린타로와 카오루코, 스바루를 도와주는데, 친구들에게 자신과 카오루코의 관계를 아직 떳떳하게 밝히지 않은 린타로는 친구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이 미안하다. 이후 린타로와 친구들은 스포츠 대회를 통해 화해하고, 카오루코를 정식으로 소개하고 소개받고, 린타로와 카오루코는 수족관 데이트도 한다. 사랑스러운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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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 2
타카오 시게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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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초기의 도쿄 긴자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인근에 백봉당이라는 찻집이 있다. 이곳에는 금요일만 되면 창가 자리에 앉아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미소년이 있다. 소년의 이름은 킨요이며, 사람들은 그를 백봉찻집의 마스코트로 여긴다. 백봉찻집의 킨요라는 소년이 고민 상담을 잘 해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오로지 킨요에게 고민 상담을 하기 위해 찻집을 찾아오는 손님까지 생길 정도다. 


2권에서 킨요는 배다른 누나를 만나기도 하고, 일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무용수의 고민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게이샤의 아들인 킨요는 여덟 살 때부터 아버지의 집에서 살았다. 아버지에게는 이미 아내와 세 딸이 있었는데, 모두 킨요에게 잘해주었지만 막내딸인 미츠코만큼은 동갑인 남동생이 생긴 게 싫어서 킨요에게 쌀쌀맞게 굴었다. 성장한 지금은 그때의 일을 후회한다며 킨요에게 용서를 비는 미츠코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킨요가 백봉찻집에서 기다리는 그 남자, 클로드와의 이야기도 물론 나온다. 킨요와 클로드는 어머니들 간의 인연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소꿉친구 사이다. 킨요는 두 살 위의 클로드를 동경하고 좋아했다. 내성적이고 유약한 자신과 다르게 외향적이고 용감한 클로드에게 가족보다 더 많이 의지했다. 킨요와 클로드가 어느 날 함께 외출했다가 도난 사건에 휘말리는 에피소드가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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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와 미케 : 그리운 나날 2
네코마키 지음, 장지연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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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와 미케는 노포 도테야키(소의 힘줄이나 돼지 곱창 등을 달착지근한 된장 국물에 넣고 졸인 음식)집을 운영하는 할머니 자매다. 언니인 토라는 젊을 때부터 갈고 닦은 음식 솜씨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가게를 열심히 꾸려나가고 있다. 여동생인 미케는 먹는 걸 엄청 좋아하고 입버릇이 '행복해~~'일 정도로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동네 사랑방이나 다름없는 이곳에는 저녁마다 오랜 단골들이 찾아와 맛있는 음식과 술을 곁들인 수다 대잔치를 벌인다. 


<토라와 미케 그리운 나날 2>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주인공인 만화를 주로 그리는 만화가 콤비 네코마키의 만화다. 이 만화에는 토라와 미케 그리고 이들의 단골손님들의 잔잔한 일상이 담겨 있다. 네일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대학을 그만두고 도시로 와서 열심히 일한 끝에 네일 샵을 오픈했지만, 예상보다 일이 고되어 손님 앞에서 잠드는 대실수를 저지른 루미의 이야기가 특히 좋았다. 기분전환 겸 고향에 갔다가 가족들한테 좋은 기운을 잔뜩 받아 돌아오는 모습이 훈훈했다. 


학생 시절 열차 사진을 찍으려고 역에서 대기하다가 포커스에 들어온 여학생의 모습에 반해 결혼까지 한 신지 아저씨의 이야기도 감동적이었다. 그렇게 만난 아내와 12년 전 사별하고도 여전히 아내를 그리워하는 신지 아저씨의 모습을 보니, 네코마키의 또 다른 만화 <고양이의 할아버지>의 다이키치 할아버지가 겹쳐 보이기도 했다. 만화의 배경이 2019-2020년쯤이라서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뀌고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던 시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토라와 미케 할머니 자매의 에피소드들도 좋았다. 전편 <토라와 미케 사랑스러운 나날 1>을 읽고 나와 여동생의 미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리뷰에 썼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특히 어릴 때 함께 도서 대여점에 가서 책 빌리는 모습, 재미있는 책 있으면 혼자 읽지 않고 같이 읽는 모습 등이 우리 자매와 너무 비슷해서 세상 자매들은 다 이런가 싶었다 ㅎㅎ 무엇보다 작화가 너무너무너무 귀여워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평생 소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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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씨의 친구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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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만화 데뷔 20주년 기념작 <미우라 씨의 친구>가 출간되었다. 마스다 미리의 책을 처음 읽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주년이라니. 내가 마스다 미리의 책을 처음 읽은 건 2012년이니까 그 때부터 치면 11년이 흘렀지만 그래도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첫 장을 읽고 그 다음장을 읽고, 그 다음장, 그 다음장, 그 다음장을 읽고 헉 소리를 내며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갔다. 이거... 내가 아는 '그' 마스다 미리 만화 맞아? 


만화의 시작은 이렇다. 비혼 여성인 미우라 씨는 얼마 전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하우스 셰어를 하게 되었는데, 하우스 셰어를 하게 된 친구는 미우라 씨의 수다를 즐겁게 들어주고 미우라 씨와 산책하는 시간도 즐거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 지카와 더는 연락하지 않게 되면서 내심 외롭고 서운했던 미우라 씨로서는 마음에 드는 새 친구가 생긴 것이 너무나 기쁘고 행복하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다. (반전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공개 안함)


미우라 씨는 내 편이 되어줄 친구가 단 한 명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 친구라고 생각했던 지카와 멀어진 후, 이번에는 하우스 셰어를 하는 친구가 바로 그 친구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이 친구는 미우라 씨가 무슨 얘기를 하든 '응', '그래?'라고 꼬박꼬박 대답하며 성의 있게 들어준다. 미우라 씨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살피며 '괜찮아?'라고 물어봐 준다. 미우라 씨는 이런 친구라면 '작은 균열' 때문에 관계를 끝내는 일이 없을 것 같다며 안도하고 기뻐한다. 


하지만 오직 내 편이기만 한 친구가 좋은 친구일까. 내가 듣고 싶은 대답만 해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일까. 때로는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지기도 하고 내 편으로 생각되지 않는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는 걸까. 애초에 친구란 무엇일까. 가족은 아니고 애인도 아닌 사람을 뭉뚱그려서 친구라고 부르는 걸까. 나의 고독, 나의 불안을 달래주는 존재가 친구라면, 나는 누구에게 그런 친구일까. 그런 이기적인 이유로 이용되는 친구 사이도 친구라고 볼 수 있는 걸까. 


미우라 씨와 친구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미우라 씨와 친구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부동산 중개인, 미우라 씨의 남자 회사 동료 등)과의 일화들도 상당히 흥미롭다. 특히 미우라 씨의 남자 회사 동료는 여러 가지 의미로 '문제적 인물'이라서(왜 문제인지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이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을 정도다(대체 이 남자는 왜...?). 


미우라 씨가 "나는 나의 감정을 <친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는 것)"라고 생각하는 장면을 보고 엘레나 페란테의 에세이에서 읽은 문장("내가 너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네가 나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하기 위함이다.")이 생각나기도 했다. 참고로 엘레나 페란테는 여성인 두 '친구'의 우정을 그린 소설 <나의 눈부신 친구>를 쓴 이탈리아의 여성 작가다. 둘 다 '여자에게 친구란 무엇일까'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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