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1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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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은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인기 만화 <충사>의 작가 우루시바라 유키의 신작이다. <충사>와 달리 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주인공의 캐릭터나 작품의 분위기는 <충사>와 사뭇 비슷하다. (나처럼) <충사>를 좋아한 독자라면 이번 작품도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주인공 히로타는 '플로우'로 인해 발생한 기묘한 현상을 처리하는 일종의 업자다. 여기서 '플로우'란 '공간의 부동화. 물질의 균형이 깨져서 형태를 바꾸는 현상'을 일컫는다. 어느 날 히로타의 사무실에 알바생 치마가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키가 많이 작지만 어른스러워 보이는 치마는 사실 어른이다. 그것도 서른다섯 살의 성숙한 어른. 치마에게도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차차 나올 듯하다.


1권에서 히로타와 치마가 마주하는 사건들은 하나같이 기묘하고 이상하다. 세 갈래로 나뉘어 있던 길이 일곱 갈래로 나뉘거나, 모서리란 모서리가 전부 둥글둥글 해지거나, 거울 속에 또 거울이 있고 또 거울이 있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은근하게 기분 나쁘고 신경 쓰이는 일들을 생각해내는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 다음 권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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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08-2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주인공 눈매와 턱선이 충사주인공이랑 많이 닮았네요~!
 
사라져라, 군청 2
우즈키 아이 지음, 코시지마 하구 그림, 코노 유타카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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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라, 군청>은 제8회 대학독서인대상을 수상한 코노 유타카의 동명 소설을 코미컬라이즈한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계단섬'으로 끌려온 소년 소녀들이 폐쇄된 섬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각자 '잃어버린 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린, 독특한 분위기의 청춘 미스터리 판타지 만화다. 


주인공 나나쿠사는 계단섬에 있는 카시하라 제2고등학교에 다니는 소년이다. 계단섬으로 끌려온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기억이 없는 나나쿠사는,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소녀 마나베를 만난다. 마나베는 과거의 기억을 찾으려고 하지도 않고 섬에서 탈출할 생각도 접은 채 안주하는 건 잘못이라며 다른 사람들을 독려한다. 


이와중에 권총과 별, 그리고 계단섬을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진 마녀의 비밀을 폭로하는 듯한 문구가 적힌 낙서가 발견된다. 무슨 이유인지 항상 가면을 쓰고 다니는 토쿠메 선생이 기타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기타는 자신이 낙서를 '수정'한 건 맞지만 낙서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대체 범인의 의도는 무엇일까. 아름다운 작화와 미스터리어스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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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당쇠르 5
조지 아사쿠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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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지 아사쿠라의 만화 <댄스 댄스 당쇠르> 5권을 읽었다. 일본에선 벌써 18권까지 나온 것 같은데 한국에선 이제 겨우 5권까지 나왔다니(그나마도 2019년 5월 이후 6권 정발 소식 없음)!! 다음 권 정발을 기다리자니 그때까지 버틸 자신이 없어서 원서로 읽을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전액 장학금이 걸린 바리에이션 발표를 앞두고 있는 준페이는 발표장, 이 아니라 미야코와 함께 루오우를 만나러 가고 있다. 미야코는 전차 안에서 그동안 루오우에게 있었던 일을 들려주는데, 덕분에 준페이는 미야코의 엄마보다 더 독한(!) 미야코의 외할머니의 존재를 알게 되고, '발레는 유럽권의 예술'이라고 믿는 미야코의 외할머니로 인해 루오우가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루오우와의 일이 잘 해결되고 바리에이션 발표의 결과까지 나오고 나서, 갑자기 시간이 1년 후로 바뀐다. 오이카와 발레학교의 스페셜 스튜던트가 된 준페이는 이제 머리 스타일도 바뀌고(충격!), 과거의 무술 소년 이미지보다는 성숙하고 우아한 발레리노의 느낌이 많이 난다. 리뷰 쓰려고 한 번 더 읽었는데 역시 재미있다. 얼른 다음 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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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난해하고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SF 문학을 읽지 않았는데, 요즘은 인터넷서점 장바구니에 SF 문학이 그득하다. 이렇게 된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보니, 연초에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기억과 테드 창의 <숨>을 읽고 큰 감명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만큼 한국 남성 작가들의 책을 읽지 않게 되면서 그동안 무심했던 장르의 책들을 읽을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도 있고... ​ 


'기왕 SF 문학을 읽기 시작했으니 제대로 읽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집어든 책이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이다. 이 책은 한국의 SF 문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 세 작가가 SF 문학의 시초로 여겨지는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부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SF 작가인 테드 창과 코리 닥터로우에 이르는 SF 문학의 연대기를 정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의 장점은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중에서도 첫째로 들 수 있는 장점은 문학뿐 아니라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불문하고 SF로 통칭할 수 있는 작품들을 폭넓게 선별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어슐러 르 귄 같은 작가들의 이름이 나올 거라고는 짐작했지만, 데즈카 오사무, 미야자키 하야오, 스티븐 스필버그 등의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니 이들만큼 SF에 정통하고 대중들에게 SF를 널리 알린 'SF 거장'이 없는데 이들과 SF를 쉽게 연결 짓지 못한 것을 보면, 나조차도 SF라고 하면 일종의 서브컬처 또는 하나의 장르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이 책은 또한 SF가 비현실적이라는 인식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론을 펼친다. 이것에 관해서는 김보영 작가의 말을 인용한다. "우리는 과학이 지배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현대에는 과학 소설이 사회 소설이며 우리의 현실을 가장 직설적으로 반영하는 문학이다. 많은 SF 작가들이 말하듯이 SF는 미래를 예측하는 문학이 아니다. 이 책이 보여 주듯, 미래를 바라본 그 많은 작품들이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으며,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그에 따라 세상을 바꾸어 간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6쪽, 서문 중에서) ​


아울러 이 책은 SF의 변화가 시대의 변화, 사회의 변화에 선행한 예를 자세히 보여준다. SF는 여성, 유색인종, 성소수자 등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차별당하는 집단 또는 계층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도구로 자주 활용되어 왔다. 지금처럼 성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았던 시절에도 메리 셸리, 마거릿 애트우드, 어슐러 르 귄, 코니 윌리스 같은 여성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당하는 억압과 차별을 묘사하고 성 평등이 이루어진 세상을 상상했다. 오랫동안 서구 백인 남성들이 장악했던 SF 문학계에서 여성 또는 제3세계 출신 작가들이 약진하는 현상도 눈여겨볼 만한 흐름이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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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게 당길 때. 그건 고독을 느낄 때다." 첫 문장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은 만화. 요코이 에미의 <카페에서 커피를>이다. 이 책은 짧은 에피소드 여러 개가 연결되어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만화책이다.

힘든 일상에 지친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카페에서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젊은 여자, 눈을 감고 동네 지도의 한 곳을 찍어서 홀로 탐방하는 중년의 남자, 육아 때문에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기가 힘든 부부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카페에서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직장에서 직접 내린 핸드 드립 커피를 나눠 마시며 가까워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비롯해, 이혼 후 친정에 돌아온 여자가 오랜만에 만난 이모와 함께 등산을 하면서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이야기, 동네의 특이한 카페를 전전하며 친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을 때, 혼자 있고 싶을 때. 카페에 가보면 어떨까요? 커피와 차가 있다면 언제든, 어디든 카페가 될 거예요." 읽다 보면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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