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이모와 고이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뒤로 한 채 집을 나섰다. 새벽의 상큼한 바람이 코를 찌른다. 아직 어둑어둑한 날씨를 뒤로 하고 버스에 올랐는데 어느새 주위는 환하게 밝아왔다.
이번에 가는 곳은 오대산쪽이다. 오대산쪽에 여행을 간다지만 그것은 나에게는 여행이고 K한테는 맴을 비우러 가는 곳이다.(집에서 비워도 되는 것을 왠 그리 멀리)
장장 5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오!!!대!!!!!산. K를 따라 이 곳 저 곳을 다니고 또 따라나선 곳...
평상시 집 뒷산도 오르기를 싫어하고 헥헥거리는 나에게는 여행이 아니고 극기 훈련이었다.
보인다는 목적지는 보이지 않고 저곳만 돌면 된다. 쬐끔만 가면 된다고 하였지만 그 말에 나는 속고 또 속고.. 극기야는 혼자서 가라고 나는 여기서 앉아 기다린다고 하기를 이르렀다.
"봐라 내 손 잡아라"
"그냥 가이쇼!!!! 날 버리고 가이쇼!!!" 손을 잡아서 질질질 끌리다시피하여 오르는 산은 산을 구경하고 좋은 공기를 마시는 것 보다 더 신이난 건 꼭 잡아준 그 손....
낯선 곳에 와서야 잡히는 내 손... 그러나 그 손도 오래 잡히지는 못한다.. 어른들이 지나갈라치면 꼼지락거리며 손을 놓아버리기 일쑤다. '손 한번 잡히는 것과 안 잡는 것에 맴이 왔다 갔다 하다니' 사람이 왜 이리 쪼잔해 지는 걸까?
방댕이 밀어주고 손 잡아 끌어 주고 열심히 올라가다 K 가 갑자기 멈춰서서 위를 쳐다봐라고 한다. 뭔가 있는지... 그 곳엔 팔 다리가 불편한 한 남자가 열심히 열심히 계단을 힘겹게 딛고 있었다. 맴이 찡해졌다... 마지막 남은 계단이었는데... 내가 죽니사니하면서 온갖 트집을 잡고 올라온 그길을 말없이 올라온 그 남자.....
절을 한다.... 금강경을 외운다... 염주를 돌린다.....
무엇이 K를 저리도 기도하게 만드는지.... 그 뒷모습을 쳐다보며 난 그를 기다린다... 아직까지도 난 절에서 절하기가 조금 부끄럽다. 누가 나를 보는 것도 아니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는데....
절에 가는 것은 나에게는 말 그 자체로 여행일뿐이다. 휴게소에서 먹는 어묵이며 가지 각색의 음식들을 골라 먹는 재미로 가는 곳이다. 먹는 재미로 가는 곳인가?????
나일론신자가 뭘 할줄 알아야지.....그러나 절을 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맴은 사뭇 다르다.
무슨 종교든 자신이 한가지를 가지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은 비록 나일론신자지만 경건하게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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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상원사 종을 보관한곳.
상원사 동종...
(문틈으로 윙크하며
열심히 봤다)

법흥사.

힘겹게 한 발 한 발 디디며
올라가고 있는 사람.
팔과 다리가 굳었는데...

뭘 위해 기도하고 읽고 하는 것일까? 절 하기가 아직도 부끄러운 나는 이젠 절 밖에서 그의 등을 자주 보게 되었다. K의 등을 바라보면서 난 난 그의 등이 참으로 넓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평상시 살찌다고 구박해놓고선) 저 옆의 꽃무늬가방은 누구거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