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연극하자 - 우리들끼리 대본 보며 연극 만들기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1
구민정.권재원 지음 / 다른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육 연극"이라는 말이 있다. 연극을 통해 교육적 효과를 얻기 위한 활동인데,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교사들이 많다.

 

연극 자체가 종합예술로 표현-이해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 연극을 함께 함으로써 협동심과 배려심을 기를 수도 있기에 지식적인 면과 감성적인 면에서 연극은 모두 도움이 되는 활동이다.

 

그럼에도 정작 학교 교육 현실에서는 연극을 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공간의 문제도 그렇거니와 학생들이 연극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내기도 힘들고(우리나라 학생들이 얼마나 바쁜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서 학부모와 학생이 벗어나지 못하고, 또한 연극을 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확보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연극을 한다는 일은 참 어렵다.

 

하지만 연극을 한 번 하면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단지 자신이 무대에 올랐다는 경험만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루어냈다는,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그 기쁨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하여 연극을 꾸준히 실시해온 교사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극을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내었다.

 

공간과 시간, 그리고 인식의 문제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연극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대본을 만들고 연극반을 꾸리며 공연을 통해서 "교육 연극"이라는 것을 해온 과정을 소개하고, 어떻게 연극을 상연했는지를 책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직접 쓴 대본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준비를 했으며, 배우들은 어떻게 섭외를 했고, 배경음악은 어떤 식으로 선정했으며,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어가면 어떻게 대본이 만들어지고 상연으로 가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초보자들에게는 이 책대로 한 번 연극을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연히 연극을 해보자가 아니라, 이렇게 할 수 있다. 이런 사례도 있다. 우리도 이렇게 해보자 하고 시도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문예체'가 강조되는 시대다. 체육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그 건강한 몸에서 건전한 정신이 형성되게 해야 한다고 많이들 강조하고 있는데, 체육과 마찬가지로 음악, 미술 등도 강조되어야 한다.

 

음악, 미술, 체육을 함께 아우르는, 즉 '문예체" 활성화를 위해서 '교육 연극'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종합 예술인 연극, 이는 교육에서 할 수도 있는 활동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활동이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학생들이 더 풍부한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표현-이해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연극을 시도하지 않더라도, 대본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연극을 상연하는 과정을 볼 수도 있어서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신문에서 최인호 작가의 부음 소식을 봤다.

 

고등학생 때 등단을 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작가라는 소리를 들었던 작가.

 

그의 작품 중에 영화로 만들어진 것도 많았는데...

 

한 때는 너무 대중적인 작가라 그의 작품을 조금 멀리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예의상 읽었던 몇몇 작품들.

 

참 읽기에 편했다. 그가 유명한 작가가 된 이유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문체의 힘.

 

이 중에서도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은 경허 스님을 다룬 "길 없는 길"이었다. 재미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작품.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겨울나그네"도 좋았고, "구멍"이라는 소설도 좋았지만 내게는 "길 없는 길"이 가장 좋았다. 그 다음에 최인호라는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의 수필도 좋았고. 그가 암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었는데... 

 

이제 그는 '길 없는 길'을 떠났다. 그는 이제 우리 문학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떠났다. 그런 그가 이제는 편하게 쉬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실을 말하는 광대
베페 그릴로 지음, 임지영 옮김 / 호미하우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한 때 많이 쓰였던 말. 소셜테이너.

 

방송에 많이 나온 사람이 정치 문제에도 과감하게 참여한다고 하여 붙인 이름. 정치라는 말보다는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한다고 더 많이 말하고 있지만.

 

이런 소셜테이너라는 소리를 들었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방송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어졌다. 그것이 의도이든 아니든 어쨌든 그들 얼굴을 보기 힘들어진 것은 사실.

 

지금이 옛날 비민주화된 시대도 아니니 무슨 보도지침이 있겠느냐마는, 또 누구와 닮았다는 이유로 출연이 정지당하겠느냐마는, 또 정치적인 발언을 했다고 검열을 당하겠느냐마는... 하여간 조심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이탈리아도 이런 일이 있었나 보다. 베페 그릴로라는 이름을 다른 책을 통해서 들었는데, 그가 이탈리아의 코미디언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풍자 코미디를 한 이유로 방송 출연을 금지당하자, 아예 거리를 자신의 무대로 삼았다고 하는 사람.

 

그가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모아 책으로 펴내었는데, 그 내용들이 참... 남의 나라 일이라고 하기엔 이상하게 낯익다.

 

무슨 데자뷰 현상도 아니고.. 왜 이렇게 친숙할까 하고 생각하니, 지금 전세계의 모습이 비슷해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나아가고 있다.

 

베를루스쿠니라는 언론재벌이 총리가 되어 이탈리아 정치를 좌지우지 했었는데.. 우리는 그 정도까지는 가지 않아도 제4의 권력이라고 하는 언론의 힘이 안 좋은 쪽으로는 굉장히 막강하니 말이다.

 

단지 차이라면 그릴로 같은 사람과 같이 거리로 나서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

 

부패부터 시작하여, 환경 문제, 국제 문제, 인권 문제, 아동 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등...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있을 수 있는 문제이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거침이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그런데 그 말을 비장하게 하지 않는다. 웃음이 머금어지게 말하고 있다. 역시 코미디언답다.

 

그런데 그 웃음이 있는 말에 칼이 있다.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그의 블로그에 글을 쓰고 함께 하는지도 모른다. 그 함께 함에서 그는 더 힘을 얻고, 그 힘이 세상을  바꿀 수 있게 하고 있다.

 

정치는 정치인에게... 이 말은 가장 무식한 말이다. 아니 무식하다기보다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말이다. 민주주의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주의이니, 정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다. 즉, 정치는 직업이 아니라 시민의 의무이자 권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개그맨이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제가 뭘 안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우리의 삶이 분절되었다는 이야기다. 전체에서 멀어졌다는 이야기다. 정치는 각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직업과는 상관없이 모두 참여하는 그런 장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굳이 아렌트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이 아닌 다름 사람이 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잘못된 행위다. 그것 역시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행위다. 지금 기득권을 지닌 사람들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정치적 행위.

 

그래서 우리는 정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 삶 자체가 정치이기 때문에. 베페 그릴로도 아마 자신의 풍자 코미디가 탄압을 받았을 때 이를 처절하게 깨달았으리라. 그런 깨달음이 그를 진정한 정치의 세계로 나아가게 했으리라.

 

정치가 결코 삶과 분리된 것이 아님을, 우리가 겪고 있는 하나하나의 일이 모두 정치와 관련이 되어 있음을... 그는 그래서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미 그 자신이 정치인이다.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이 아니라 삶으로서의 정치인.

 

하나하나 읽어보면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다. 우리에게 적용할 것도 많다. 이탈리아가 겪었던 또는 겪는 일이나 우리가 지금 겪는 일이 그렇게 동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여 이 책은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타산지석도 이런 타산지석이 없다. 이렇게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사람. 지금 우리 사회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가 이 정당 저 정당 가리지 않고 자신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이야기하고 있듯이, 우리도 정당에서 잠시 벗어나 무엇이 옳은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말은 세상을 바꾸는 무기가 된다. 이 말 중에 웃음을 품고 있는 말은 더 무서운 무기가 된다. 그래서 웃음을 머금은 말은 세상을 바꾸는 무기가 된다. 이것을 베페 그릴로가 보여주고 있다. 한 번 읽어보라. 그가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 관상을 보다.

 

처음 시작 부분에서 이거 코미디겠네 하다가, 이런 코미디가 아니라 피 비린내 나는 역사의 한 가운데를 다루고 있는 영화구나 하고...

 

이런 역사의 한복판에 우연치 않게 끼어든 관상쟁이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도 슬프고, 그렇다고 도대체 왜 관상쟁이를 끌어들였나 하기엔 너무도 생각할 것이 많고.

 

조선 초.

 

정말로 많은 피를 불렀던 때다. 엄청난 피들이 역사를 물들였던 때. 하다못해 우리나라 최고의 성군이라고 불리는 세종조차도 이 피 냄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으니. 역설적이게도 세종을 전후해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시대가 펼쳐진다. 참 나.

 

정치가로서 세종이 성공했다면 가장으로서 세종은 처절한 실패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자식들이 겪은 운명을 보라. 형제들 간에 살육을 저지르는 그런 일을.

 

그것이 역사의 흐름이었고, 그런 흐름을 영화에서는 바람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피를 부르는 행위를 한 사람들은 바람이 일으키는 파도에 불과했다는 주인공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데...

 

운명을 거스를 수 있는가? 사람의 얼굴에서 운명을 읽어낼 수 있는가? 남의 운명을 읽어내는 사람은 자신의 운명도 읽어낼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하게도 하지만, 운명을 읽어내도 운명을 바꿀 수 없다면 어떻게 하지?

 

자신의 운명을 안다? 이것이 행복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그런 점에서 관상쟁이는 과연 행복할까? 이 영화에서 초반에 재미있게 표현이 되고 진행이 되는 것은 정치와 떨어진 자리의 관상은 우리에게 재미와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만, 관상이 정치와 결부되는 순간, 이미 재미는 저 멀리 사라져 버리게 된다. 이 때부터는 치열한 욕망들의 목숨을 건 투쟁만이 존재하게 된다.

 

관상. 이것이 바로 정치와 결부되었을 때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은 자신의 운명을 마주보는 사람들의 일이 되는 것이다. 결국 관상이라는 영화에서 관상쟁이와 그 주변인물들을 빼면 역사의 흐름에서 그 흐름을 타는 인간과 흐름을 거스르는 인간으로 나뉘게 되고, 각자는 자신의 운명을 마주보고 그 운명에 맞서서 최선을 다하는 비극을 연출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관상은 희극으로 시작했지만 비극으로 끝나는 영화가 된다. 비극일 수밖에 없다. 맑스의 말과는 반대로. 역사는 처음에는 비극이지만 다시 반복될 때는 희극이라고 그는 말했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는 비극으로 시작해서 비극으로 끝나는 그런 반복이 계속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 이방원. 제 형제들의 피를 묻히고 왕이 된 사람. 손자 수양대군. 제 형제들의 피를 묻히고 왕이 된 사람. 몇 년 안 된 시기에 이런 비극이 반복되다니...

 

왕조 초기. 왕권과 신권을 둘러싼 싸움에서 벌어질 수 있는 그런 일들이라고 하기엔 참...그렇다면 여기서 관상쟁이의 역할은?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 알려줄 뿐이다. 그렇게 살 수밖에 없음을. 그리고 자신도 그러한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그러나 관상이 운명을 좌우하는가?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관상조차 변할 수 있음을...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 알려주고 있다.

 

주어진 운명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아가느냐도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 그것을 이 영화에서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도대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무엇을 얻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우리나라 문학 작품. 한 사람은 라이벌이란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또 한 사람은 기어코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

 

이광수와 김동인. 그들은 이 시대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쓰고 있다.

 

"단종애사"와  "대수양"

 

우리나라 문학의 선구자라는 이광수는 단종의 입장에서 그 당시를 살려내고 있다면, 그를 평생동안 넘어서고자 했던 김동인은 그의 대척점에 서서 수양의 입장에서 그 당시를 살려내고 있다.

 

어떤 출판사에서 나온 책도 괜찮을 듯하다. 어짜피 한국 근대문학임에도 지금 사람들에겐 너무도 먼 고전 문학 대우를 받고 있는 작품들일테니 말이다.

 

 

어떻게든 소설로 표현된 그 시대이니 함께 읽으면 좋을 듯도 하다.

영화 관상은 김종서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고 해야 할 듯. 관상학적으로 김종서는 호랑이 상이고, 수양은 이리 상이라고 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호랑이는 영물로 치지만, 이리는 악의 상징으로 많이들 이야기 하니까. 하여튼, 영화를 보든, 책을 읽든... 무언가를 할 일이다. 그러면 얻어질 것들이 있을테니 말이다.

 

지금은 어떤 시대?

 

설마 할아버지, 아버지가 이룬 나라를 내 손으로 더욱 굳건히 지켜야겠다는  그런 시대는 아니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창숙 문존
심산사상연구회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진정한 보수란 바로 이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칭 보수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정말 보수인가 하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말로는 보수라고 하지만, 보수란 지켜야 할 가치를 목숨걸고 지키는 사람, 자신의 이익보다는 나라의 이익을 더 우선시 하는 사람이지 않은가. 그래서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바로 보수다.

 

그런 사람이라야 보수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보수를 지칭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내가 잘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나라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더 많이 생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람들에게, 아니 정말로 보수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여기에 한국 근현대사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구한말이라고 하는 시대부터 일제시대를 거쳐 5.16직후까지 우리나라 역사의 한 가운에 서 있던 사람.

 

정통 유학을 공부하여 유학자들에게 신망이 높았던 사람. 해방후에는 성균관대학을 설립하고, 초대 총장이 되었던 사람.

 

일제시대에는 독립운동을 위해 자신의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 감옥생활에 의해 다리를 못 쓰게 되었지만 자신의 지조만은 굳건히 지켜냈던 사람.

 

해방 정국에는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 방향이 아니면 아무리 명망이 있는 사람이라고, 또한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도 함께 하지 않았던 사람.

 

동지들이었던 사람이라도 변절을 했을 때는 가차없이 비판하였던 사람. 탄압이 두려워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던 사람.

 

끝까지 자신의 이익을 털끝만큼도 추구하지 않았던, 오직 옳음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사람. 그런 사람, 김창숙.

 

그를 기리는 문집이 여러 권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 뽑아서 다시 엮어낸 것이다. 시와 편지, 비문 등과 그의 자서전을 수록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김창숙이라는 사람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글들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보니 보수니 하는 말이 아니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다.

 

그런 때에 김창숙의 글은 우리의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 도움을 준다.

 

진보니 보수니 하며 색깔 논쟁이니 뭐니 하면서 시끄러운 지금. 정말 보수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준 사람. 그의 글들을 읽는 시간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덧글

 

다 좋았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 책의 구성에서... 첫 부분이 '시'인데, 김창숙이 쓴 시는 아마도 대부분이 '한시'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한글로 번역한 시들만 실려 있고 한문 원문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책 제목이 '문존'인데, 그의 글을 원문을 실어주었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시는 번역 옆에 적어주면 따로 공간을 차지하지 않을텐데 하는 아쉬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