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숙 문존
심산사상연구회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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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진정한 보수란 바로 이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칭 보수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정말 보수인가 하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말로는 보수라고 하지만, 보수란 지켜야 할 가치를 목숨걸고 지키는 사람, 자신의 이익보다는 나라의 이익을 더 우선시 하는 사람이지 않은가. 그래서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바로 보수다.

 

그런 사람이라야 보수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보수를 지칭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내가 잘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나라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더 많이 생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람들에게, 아니 정말로 보수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여기에 한국 근현대사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구한말이라고 하는 시대부터 일제시대를 거쳐 5.16직후까지 우리나라 역사의 한 가운에 서 있던 사람.

 

정통 유학을 공부하여 유학자들에게 신망이 높았던 사람. 해방후에는 성균관대학을 설립하고, 초대 총장이 되었던 사람.

 

일제시대에는 독립운동을 위해 자신의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 감옥생활에 의해 다리를 못 쓰게 되었지만 자신의 지조만은 굳건히 지켜냈던 사람.

 

해방 정국에는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 방향이 아니면 아무리 명망이 있는 사람이라고, 또한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도 함께 하지 않았던 사람.

 

동지들이었던 사람이라도 변절을 했을 때는 가차없이 비판하였던 사람. 탄압이 두려워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던 사람.

 

끝까지 자신의 이익을 털끝만큼도 추구하지 않았던, 오직 옳음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사람. 그런 사람, 김창숙.

 

그를 기리는 문집이 여러 권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 뽑아서 다시 엮어낸 것이다. 시와 편지, 비문 등과 그의 자서전을 수록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김창숙이라는 사람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글들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보니 보수니 하는 말이 아니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다.

 

그런 때에 김창숙의 글은 우리의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 도움을 준다.

 

진보니 보수니 하며 색깔 논쟁이니 뭐니 하면서 시끄러운 지금. 정말 보수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준 사람. 그의 글들을 읽는 시간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덧글

 

다 좋았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 책의 구성에서... 첫 부분이 '시'인데, 김창숙이 쓴 시는 아마도 대부분이 '한시'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한글로 번역한 시들만 실려 있고 한문 원문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책 제목이 '문존'인데, 그의 글을 원문을 실어주었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시는 번역 옆에 적어주면 따로 공간을 차지하지 않을텐데 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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