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문학에 취하다 - 문학작품으로 본 옛 그림 감상법
고연희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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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문학이 함께 어우러진 책이다.

 

많은 그림들이 나오고, 또 그에 걸맞게 많은 시와 글들이 나온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어도 그 자체로 빛이 나는 작품들임에 틀림이 없는데, 함께 있으니 더욱 빛이 난다.

 

그림과 문학이라?

 

그림이 문학에 취하는지, 문학이 그림에 취하는지, 둘이 이렇게 통할 수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글을 읽기에도 수월하고, 굳이 우리가 한시를 읽어낼 힘이 없어도 한글로 번역이 잘 되어 있으며, 시의 의미를 잘 설명해주고 있고, 오래 전 우리 그림들에 대한 설명도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읽는 재미도 보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풍속화가로만 알았던 김홍도의 많은 그림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김정희의 세한도에서 여태까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 글과 함께 그림을 보니 김정희의 모습이 느껴져서 감흥을 받았다고나 할까.

 

총 7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한 부분 한 부분이 다 읽을 만하고, 다 볼 만하다. 이렇게 그림을 선별하고, 글을 골라낸 저자의 노력이 고맙기도 한 책이다.

 

문학과 그림, 문학과 음악 모든 것이 함께 통할 수 있음을 다른 책에서 느꼈지만, 이 책만큼 그것을 감동적으로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은이의 이력에서도 보이듯이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이 함께 모여 더 큰 의미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친절한 설명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

 

문학작품으로 본 옛그림 감상법이라는 글이 겉표지에 적혀 있다. 그림을 그림만으로 이해하지 말고, 시로도 또다른 글로도 이해할 수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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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니체 - 삶으로만 생을 타전하다 피닉스문예 6
오철수 지음 / 갈무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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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니체를 읽다. 오랜 시간이 걸리다.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줄 몰랐는데, 한 편 한 편의 시를 읽고, 또 니체의 글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일 뿐인데...

 

니체, 온몸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신을 거부하고, 신의 자리에 인간을 세웠을 때부터 그 자신은 자신의 삶을 온몸으로 살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생각.

 

그의 전집이 나온 상태에서, 또 니체를 공부하는 사람도 많은 상태에서, 그의 책을 다 읽는다는 부담을 지닌 사람들은 그의 사상을 이렇게 시와 연결지어 이야기하는 책을 읽으면 된다.

 

작은 제목이 "삶으로만 생을 타전하다"인 이 책은 삶을 온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절망에 빠져서 허우적대기보다는 절망을 딛고 자신의 삶을 완성해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다.

 

삶에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시들을 뽑고, 그에 걸맞는 니체의 글들을 싣고, 우리가 삶을 그렇게 살아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

 

절망에 빠져 있는 순간, 그 순간에도 삶에의 의지를 구가하라는 말을 하고 있는 이 책.

 

시인인 오철수 자신의 시들도 많이 실려 있지만-하긴 니체의 사상을 드러내고 있는 시들을 찾아내려면 엄청난 독서와 시에 대한 사랑이 필요했으리라. 그럼에도 많은 시들을 지은이 자신의 시로 채우게 된 이유는 그러한 시를 찾기가 너무도 힘들었음을 이야기해주고 있으리라- 우리가 삶에 대한 자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시들이 많이 실려 있다.

 

이런 시들을 읽으면서 삶에 대해, 내가 살아온 자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이다.

 

결코 과거를 탓하거나, 미래만을 꿈꾸거나 하지 말고, 바로 지금 여기에서 출발할 것. 삶은 바로 이 순간 시작되고 유지된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있는 시들을 읽으면서, 그리고 니체의 글을 읽으면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

 

방대한 니체 전집에 기죽을 필요없이 니체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책, 니체와 함께 시를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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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여기저기서 입학식이 열리고, 개학식이 열렸다.

 

우리나라 학교가 공식적으로 시작하는 날이다.

 

많은 아이들이 설렘을 안고 학교에 들어서기도 하는 날이고.

 

그런데 그 많은 아이들 중에 왜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고민하는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될까?

 

의무교육이라서,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남들이 다 가니까...

 

이렇게 학교에 왜 가야 하는지 고민도 해보지 않고, 학교라는 장소에 자신의 몸을 그냥 담그지 않나.

 

어린 시절, 무려 12년을, 아니 의무교육만으로 하면 9년을 학교라는 공간에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치는데도 학교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하지 않는다.

 

의미를 발견하려고 하지 않는다.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니, 학교가 재미없다. 어떤 의의를 느끼지 못한다. 내가 의미를 찾지 못한 공간에서 십여 년을 보낸다는 사실. 여기에 비극이 있다.

 

그래서 고민할 시간을 줘야 한다. 아니 고민해야 한다. 십 년이 넘는다. 그 기간을 자신의 온 삶을 바치는 공간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행이다. 비극이다.

 

그런 비극을 십 년을 넘게 반복한다는 일, 끔찍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학생들은 고민해야 한다.

도대체 왜 학교에 다녀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답을 찾으면 학교는 자신에게 의무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이 된다.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학교 생활에서 의미를 찾게 되니, 학교가 좋아진다. 재미있어 진다. 그리고 학교에서 무엇인가를 하게 된다.

 

학교에 다니는 객체에서, 드디어 주체가 된다. 한 번쯤 왜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성찰이 필요한 시기, 입학, 개학의 시즌이다.

 

노벨 문학상을 탄 오에 겐자부로의 글 모음집인데... 이 책에 왜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자신이 고민한 내용의 글이 있다. 그는 치열한 고민을 통해 학교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그의 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학교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그는 학교에 다니면서 자신의 삶을 알차게 채워갈 수 있었다. 그의 글은 우리에게도 많은 성찰을 요구한다. 마찬가지로 동화,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도 읽어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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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문학 멘토링 - 문학의 비밀을 푸는 18개의 놀라운 열쇠
정여울 지음 / 이순(웅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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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어렸을 적, 소설이나 동화, 또는 옛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을까?

 

하다못해 이솝우화나 안데르센 동화 정도는 이야기책으로, 또는 이야기로 듣지 않았던가.

 

그러던 것이 학교에 들어와 문학을 하나의 교과로 배우면서 문학과는 점점 멀어지는 삶을 살게 되지 않았는지... 그 재미있던 문학이, 시험문제로 내 눈 앞에 떡 하니 버티고 있을 때의 당혹감이라니.

 

게다가 문학은 정답이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얘기했으면서도 시험지에서는 내 생각은 없고, 오직 누군가가 정해놓은 정답만을 찾아야 한다고 했으니, 문학은 점점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멀어진 문학은 좀처럼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학창시절의 즐거움으로, 당혹감으로 문학은 우리의 삶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마는데...

 

과연 문학이 한 때의 즐거움만을 줄까? 한 때의 즐거움만을 준다면 문학이라는 갈래가 이토록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문학을 생각한다면 문학은 즐거움뿐만이 아니라 효용성 면에서도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멀어진 문학을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게 할 방법은 무엇일까?

 

문학의 즐거움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 작업을 정여울이 하고 있다. 제목이 문학 멘토링이다. 문학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고,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문학에 다시 친숙해지게 하겠다는 의도다. 거기다 작은 제목이 문학의 비밀을 푸는 18개의 놀라운 열쇠 아닌가?

 

문학의 잠겨진 문을 여는 열쇠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문학이론서와 참고서의 중간 역할을 하게 썼다고 한다.

 

18개의 열쇠...패러디, 시점, 의인화, 은유, 상징, 아이러니, 알레고리, 트릭스터, 안타고니스트, 시간, 공간, 음식, 판타지, 트라우마, 통과의례, 정체성, 대재앙, 사랑이다. 앞의 몇 가지는 문학에서 다루는 기법 내지 용어라면, 뒤에 나오는 몇 가지는 문학 속에서 다루는 주제라든지, 배경 등을 말한다. 이들은 다들 우리 삶에서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문학은 결국 우리 삶이라는 얘기가 된다. 왜 문학이 우리 삶인지, 이 18개의 열쇠을 가지고 비밀의 문을 하나씩 열어젖히고 있다.

 

읽는 재미도 알아가는 재미도 동시에 있는 책이기에, 문학을 시험지 속에서 접하고 실망을 했던 사람들에게는 그런 실망을 희망으로 만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책이고, 여전히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문학은 여전히 사랑해야만 하는 존재임을 확인시켜주는 책이고, 문학, 뭔지 모르게 어려운 존재, 나와는 관계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던 사람에게는 문학은 나와 관계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게 해주는 책이다.

 

학생에게는 문학의 즐거움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일테고, 문학을 가르치는 일에 곤혹감을 느끼고 있던 문학교사(국어교사)들에게는 문학을 쉽게 가르쳐주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이리라.

 

물론 이 책은 자기 나름대로 소화시켜 자신의 말로 다시 말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인용된 작품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문학이 바로 우리네 삶이라는 사실을 한 장 한 장 읽어가면서 느끼는 재미도 있는 책이다.

 

문학을 즐기는 국민, 그것이 바로 문화국민일테고, 그러한 국민들은 삶의 여유,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사람들이리라. 마치 신동엽의 산문시에 나오는 스칸디나비아의 어느 나라 국민들처럼. 이 책은 그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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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교육콘텐츠 창작론 - 시와 사진의 융합형
김영도 지음 / 경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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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진이 대세다. 어디서나, 누구나 찍을 수 있으며, 복잡한 인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프린터만 있으면 컴퓨터에 연결해 인화까지도 가능하다.

 

카메라도 딱히 전문가용이 아니더라도, 디지털 카메라도 성능이 좋고, 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니고 다니는 휴대전화에도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어, 어디서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이 너무도 쉽게 우리 곁에 다가온 반면, 시는 우리 곁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시는 고리타분한 것, 학생 때 어쩔 수 없이 배웠던 것, 어른이 되면, 우리의 생활에서 멀어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시를 향유하는 계층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서점에서 시집을 진열하는 칸이 점점 줄어들게 된 현실이다.

 

그렇다고 시를 멀리하기엔, 시와  함께 해온 인류의 역사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시가 우리에게 아직도 필요한 존재라는 의식을 지니고 있다면, 시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떻게 시가 변해야 할까?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해하고 즐기는 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즐기는 시로 변하기 위해선 우선 다수의 사람들이 친숙한 매체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다수의 사람들이 친숙한 매체, 그것이 요즘에는 사진이다. 그래서 사진과 시를 융합하려는 시도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사진과 시의 융합, 낯설다는 생각이 들지만, 전혀 낯설지 않다. 사진이 없던 시절에 시와 그림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그림 대신에 사진을 집어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림과 사진은 매체로서의 특성이 다르기에 이들을 일방적으로 그냥 대체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진과 시에 대한 작품은 예전에 브레히트의 시집(?) '사진도 거짓말을 할 수 있다'에서 봤고, 이승하 시인의 '폭력과 광기의 나날'에서도 본 적이 있지만, 이를 이론으로 접해보지는 못했다.

 

사진과 시, 시와 사진의 융합을 고민하고, 이론화한 책으로 이 책이 가지는 의의는 이런 면에서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지, 그냥 시도로 끝나지 않고, 이제는 하나의 갈래도 자리를 잡으려면 이를 체계화하고 정리하는 이론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지 이론의 정리로 끝나지 않고, 교육으로까지 나아가면 이런 갈래는 재생산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새로운 갈래를 정착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시와 사진, 함께 할 수 있는 갈래. 우리들이 멀어지고 있는 시를, 우리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오게 하는 방법. 이런 방법을 우리도 시도해 보자.

 

덧말

 

약간의 오탈자야 뭐... 34쪽 세종 2년에라고 되어 있는데... 이 때는 세종 24년일 거다. 1442년이면 세종 24년이 맞다. 4자가 떨어져 나갔다.

 

52,53쪽 春夜宴桃李園序을 춘야원도리원서라고 음을 달았는데... 잘 이해가 안간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춘야원도리원서라고 하는 글도 꽤 있던데... 宴자는 잔치 연인데, 왜 원으로 읽는지... 이 제목을 제대로 읽으면 '춘야연도리원서'일텐데 말이다. 아무리 찾아도 宴자에 원으로 읽는다는 말이 없던데.. 이것 이유를 모르겠다.

 

99쪽 조형이라고 나오는데, 시인 이름은 조향이 아닐런지.

 

229쪽 폭축초라는 말이 나오는데, 228쪽에는 폭죽초라고 나온다. 아마도 폭죽초라고 하는 것이 많으리라.

 

그 밖에는 소소한 오탈자니, 읽으면서 충분히 내용을 메울 수 있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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