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의 문학 멘토링 - 문학의 비밀을 푸는 18개의 놀라운 열쇠
정여울 지음 / 이순(웅진)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 어렸을 적, 소설이나 동화, 또는 옛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을까?

 

하다못해 이솝우화나 안데르센 동화 정도는 이야기책으로, 또는 이야기로 듣지 않았던가.

 

그러던 것이 학교에 들어와 문학을 하나의 교과로 배우면서 문학과는 점점 멀어지는 삶을 살게 되지 않았는지... 그 재미있던 문학이, 시험문제로 내 눈 앞에 떡 하니 버티고 있을 때의 당혹감이라니.

 

게다가 문학은 정답이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얘기했으면서도 시험지에서는 내 생각은 없고, 오직 누군가가 정해놓은 정답만을 찾아야 한다고 했으니, 문학은 점점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멀어진 문학은 좀처럼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학창시절의 즐거움으로, 당혹감으로 문학은 우리의 삶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마는데...

 

과연 문학이 한 때의 즐거움만을 줄까? 한 때의 즐거움만을 준다면 문학이라는 갈래가 이토록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문학을 생각한다면 문학은 즐거움뿐만이 아니라 효용성 면에서도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멀어진 문학을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게 할 방법은 무엇일까?

 

문학의 즐거움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 작업을 정여울이 하고 있다. 제목이 문학 멘토링이다. 문학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고,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문학에 다시 친숙해지게 하겠다는 의도다. 거기다 작은 제목이 문학의 비밀을 푸는 18개의 놀라운 열쇠 아닌가?

 

문학의 잠겨진 문을 여는 열쇠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문학이론서와 참고서의 중간 역할을 하게 썼다고 한다.

 

18개의 열쇠...패러디, 시점, 의인화, 은유, 상징, 아이러니, 알레고리, 트릭스터, 안타고니스트, 시간, 공간, 음식, 판타지, 트라우마, 통과의례, 정체성, 대재앙, 사랑이다. 앞의 몇 가지는 문학에서 다루는 기법 내지 용어라면, 뒤에 나오는 몇 가지는 문학 속에서 다루는 주제라든지, 배경 등을 말한다. 이들은 다들 우리 삶에서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문학은 결국 우리 삶이라는 얘기가 된다. 왜 문학이 우리 삶인지, 이 18개의 열쇠을 가지고 비밀의 문을 하나씩 열어젖히고 있다.

 

읽는 재미도 알아가는 재미도 동시에 있는 책이기에, 문학을 시험지 속에서 접하고 실망을 했던 사람들에게는 그런 실망을 희망으로 만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책이고, 여전히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문학은 여전히 사랑해야만 하는 존재임을 확인시켜주는 책이고, 문학, 뭔지 모르게 어려운 존재, 나와는 관계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던 사람에게는 문학은 나와 관계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게 해주는 책이다.

 

학생에게는 문학의 즐거움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일테고, 문학을 가르치는 일에 곤혹감을 느끼고 있던 문학교사(국어교사)들에게는 문학을 쉽게 가르쳐주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이리라.

 

물론 이 책은 자기 나름대로 소화시켜 자신의 말로 다시 말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인용된 작품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문학이 바로 우리네 삶이라는 사실을 한 장 한 장 읽어가면서 느끼는 재미도 있는 책이다.

 

문학을 즐기는 국민, 그것이 바로 문화국민일테고, 그러한 국민들은 삶의 여유,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사람들이리라. 마치 신동엽의 산문시에 나오는 스칸디나비아의 어느 나라 국민들처럼. 이 책은 그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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