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 개정증보판
서중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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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국 현대사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줄 목적으로 쓴 책이라고 한다. 역사교과서 논쟁과 같이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한다.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을 쥔 자들은 역사를 늘 자기들 입맛에 맞게 왜곡하려 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역사만을 기술하고, 불리한 역사는 삭제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그러나 학자들은 어디 그런가? 그들에게 역사는 진실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진실을 드러내는 도구이다. 그러니 역사를 왜곡하려는 집단에 맞서 제대로 된 역사를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닐 수밖에 없고 그러한 역사책을 써야 할 의무를 실천하려고 한다.

 

서중석도 마찬가지다. 역사교과서 논쟁, 특히 건국절 논쟁을 보면서 그는 제대로 된 한국사를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학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역사를 알게 하기 위해서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 그림과 사진을 들었다.

 

눈에 확 들어오는 시각자료를 제시하고, 그 시각자료가 보여주고 있는 역사를 기술하는 방식으로 1945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나라 현대사를 기술하고 있다.

 

'건국절'이라는 말... 1948년 8월 15일은 건국한 날이 아니고 정부수립을 선포한 날인데... 건국절이라고 하면 단순하게 정리하면 나라가 세워진 것이니, 그 전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없는 것이다. 나라가 없으니 친일 행위에 대해서 무엇이라 비판할 수 없는 것이고, 건국절로 용어가 정리가 되면 친일파 처단이라는 요구는 자연스레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 수립이라고 하면 말이 달라진다. 나라는 존재하는데 그 나라를 이끌 정부가 그날 수립되었다는 말이니, 친일이라는 행위는 나라에 반하는 행위가 된다. 그러니 친일파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것이다.

 

왜 이리 건국절이라는 말에, 보수라는 집단이 매달릴까? 이 책에 나오는 도표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현대사는 첫단추를 잘못 낀 것이다. 그러니 그 다음 단추들도 제자리를 찾기가 힘들지.

 

첫단추를 다시 끼지 않는 한 바르게 잡기가 힘들다... 책(45쪽)에 나온 도표를 보자.

 

무시무시하다. 질서를 담당한다는, 민중의 지팡이 소리를 들어야 할 경찰이 친일 행위자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아니, 과반이 아니라 절대 다수다. 그것도 권력을 쥐고 있는 자리에서도 압도적으로 많다.

 

이러니 친일파 처단은 물 건너 갈 수밖에 없다. 친일 행위를 한 사람들이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정당화 하기 위해서는 권력의 자리에 계속 있어야 한다. 빌붙는 무엇 하든 그들은 권력을 놓을 수가 없다.

 

경찰이 이러한데, 정치, 경제, 문화 면에서도 잘못 낀 첫단추가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우리 현대사에 대해서 구체적인 자료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1960년대까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2000년대는 간략하게 소개되고 있는데, 2000년대는 당대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일종의 뿌듯함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나라가 비록 첫단추를 잘못 끼웠지만 지속적으로 단추를 제대로 끼려는 노력을 했다는 것.

 

민중들은 그냥 있지만 않았다는 것. 수많은 민중항쟁,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화 운동에 이어 촛불 시위로 우리나라를 제 자리에 오게 하려 했다는 것.

 

그래서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우리 민족의 저력을 이 책을 통해서 엿볼 수 있고, 아직도 예전의 권력을 잊지 못하고 있는 집단들이 얼마나 퇴행적인가를 알 수도 있게 된다. 거의 500쪽에 달하는 책이지만 두고두고 읽으면 우리나라 현대사에 대한 그림이 잡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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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뫼비우스 띠, 냄새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온갖 냄새를 모아 만든 향수

죽음을 유발하는 향수


가향 농향 담향 명향

방향 암향 청향 훈향

사향 그리고 샤넬 넘버 5


암내 곰팡내 구린내 군내

누린내 똥내 비린내 쉰내 

피비린내 그리고 형법 제 41조


죽음에 이르는 뫼비우스의 띠

양에서 음으로

사향에서 사형


연옥을 사이에 둔

향수 천국

냄새 지옥


봉준호 [기생충]

내치기만 하는 냄새

죽음을 유발하는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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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시가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요즘 시의 경향과 좀 다른 방향으로, 전혀 어렵지 않은 시를 삶창에서 내고 있다.

 

  노동현장 또는 다른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로 쓰는 것.

 

  그것은 글자에 매인 시가 아니라 삶을 드러내는 시일 수밖에 없고, 그런 시가 이해하기 어려워서는 안 된다.

 

  이철산의 시도 마찬가지다. 노동자로 살아온 그가 자신이 느낀 것을 시로 풀어내고 있는데... 시인 이철산의 삶은 '그때 내 시의 주제는'이라는 시에 잘 나와 있다.

 

  잘 읽힘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겠구나 싶은 마음도 들었는데...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낸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 오로지 책 속에서만 길을 찾았던 사람. 나는 저들과 다르다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던 사람. 내 이익을 앞세우는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딴 나라 이야기일 것이다.

 

왜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자본가와 마찬가지로, 민중들이 지금 어떤 마음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정치가들처럼, 어쩌면 저명하고 고명하신 비평가들은 시적 표현이 많이 떨어지는 시라는 평가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시를 보자. 강철에 빗대어 표현한 시.

 

강철은

 

골목 어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강철은 고철의 기억을 가지고 산다

위험하다고 말하는가

수많은 벼림 속에서 비로소 달구어져 빛나는

강철의 기억 속에는 망가지고 부러진 채

무너진 자신조차 숨길 수 없는

고철의 질긴 생명이 숨어 있다 되살아 있다

부끄러움을 녹여내는 아픔 속에서

달구어질수록 뜨거워질수록

고철의 쓰라린 추억을 기억하고 있다

패배 속에서 슬픔의 언저리에서

무너지고 쓰러지고 비로소 지키는 사랑

강철은 아름답다

 

이철산, 강철의 기억. 삶창. 2019년. 56쪽.

 

고철의 기억을 잃어버린 강철은 오히려 오래 버티지 못한다. 강철이 강철인 이유는 바로 '고철의 쓰라린 추억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철의 기억을 잃어버린 강철, 그런 강철과 같은 사람이 있다.

 

시인은 그런 사람을 시집 곳곳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기억을 잃은 강철들이 너무 많은지도 모른다.

 

'육교 공포증'이란 시에는 '그는 정권이 바뀌자 재빠르게 자신 출두해 죗값으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노동자에게 배신당했다고 하소연하는 그는 노동연구소 간판을 내걸었다' (68쪽. 육교 공포증 부분)고 표현되는 사람이 나온다.

 

이 사람은 '똥개 유감'이라는 시에 '일하지 않고 공평하게 나누지 않고 / 권력에 옭히고 돈에 꾀여 날뛰는 병 / 침을 질질 흘리고 눈이 뒤집힌 사람들' (54-55쪽. 똥개 유감 부분)이라고 나오기도 하고,

 

'어떤 시위'란 시에서 '몇몇은 공장을 서성이다 시위대를 서성이다 어느 순간 노동자를 위하여 새로운 세상을 위하여 어쩌고 국회의원이 되고 교수 자리 차지하더라 하루 여덟시간 일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오늘도 공장을 멈추는데 삼십 년 노동을 해도 하루살이인 노동자들에게 노동 귀족 어쩌고 국가경쟁력 어쩌고 그만하라 자제하라 희생하라 게거품 문다'(34쪽. 어떤 시위 부분)고 표현되기도 한다.

 

모두들 고철의 기억을 잃은 강철인 것이다. 이런 일이 왜 생길까. 바로 이런 차이 때문일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거리, 거리가 차이가 아니라 차별이 되고, 그 차별이 고철의 기억을 지닌 강철과 고철의 기억을 잃은 강철로 사이를 나누게 되는 것이다.

 

차별

 

하루 8시간 일해도 먹고사는 사람

하루 8시간 일하면 먹고살 수 없는 사람

 

먹고사는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

먹고살기 힘든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

 

평생 일하지 않아도 먹고사는 사람

평생을 죽도록 일해도 먹고살기 힘든 사람

 

일하지 않는 사람과 일만 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

 

사람과 사람 사이

 

이철산, 강철의 기억. 삶창. 2019년. 15쪽. 

 

이 사이가 메워지고 있는가? 답이 긍정이면 좋으련만 사이는 더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이 사이가, 차별로 굳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사이를 메우고, 사이를 좁혀야 하는데...

 

그래서 시인은 이런 시를 쓸 수밖에 없다. 시인의 말에 시인의 마음이 절절하게 나와 있다.

 

모두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는

모두가 일하지 못할 때 일을 쉴 수 있는

모두가 일하는 동안 평등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나는 가장 편협한 글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시인의 말. 5쪽.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준 시집이다. 덕분에 여러가지 생각할 것이 많았다. 고맙다. 나 역시 고철의 기억을 잃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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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 근대의 절정, 혁명의 시대를 산 사람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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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의 작은 제목은 '근대의 절정, 혁명의 시대를 산 사람들'이다. 해적으로 시작해, 나폴레옹으로 끝난다.

 

역사라는 파도를 잘 타서 성공적인 삶을 산 사람들이 있는 반면, 역사라는 파도에 역행에 비극적인 삶을 산 사람들도 있다.

 

근대에 들어서 해상 무역이 발달하면서 해적들이 생겨났다. 해적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배를 나포하거나 약탈하지만 그들 역시 해군에 의해 소탕이 된다. 이들이 이렇게 활개칠 수 있었던 것은 세계가 무역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돈이 되는 곳에 몰려드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해적들도 그런 부류라고 보면 된다. 이는 살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고.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소말리아 해안에는 해적이 출몰하고 있는 등 해적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으니 세상은 여전히 살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해적이 근대에 들어서 존재하기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해적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살기 힘들면 먹고 살기 위해서 노략질을 하는 존재들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왜구라고 하는 해적들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하지 않았던가.

 

결국 해적들을 없앨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기득권을 쥐고 있는 집단은 그것을 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사람들은 강력한 권력의 출현을 바라기도 한다. 러시아에서 이 바람을 충족시키는 왕이 바로 표트르 대제라고 한다. 그는 아주 강력한 권력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대제국으로 올려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올려놓은 대제국 러시아가 모든 사람의 행복을 실현시켰을까? 그렇지는 않다. 농노들, 농민들, 그리고 지식인들에게는 고난의 시대가 다가오게 되니, 전제군주가 발전시킨 나라가 과연 바람직할까를 생각하게 한다. 기득권을 다른 기득권으로 대체한 결과밖에 되지 않는 것. 그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럴 때 러시아와는 달리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일어난다. 이 책은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세 인물을 이야기한다. 그만큼 프랑스 대혁명은 유럽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읽을 수가 없었던 마리 앙투아네트.

 

그 다음 혁명을 이끌었지만 자신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로베스피에르, 그리고 혁명의 단물을 독점한 나폴레옹.

 

앙시앙 레짐을 대표하는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역사의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갔다면, 이 파도를 타고 프랑스를 공화국으로 만들려 했던 로베스피에르는 혁명가가 꼭 좋은 정치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피로 얼룩진 공화국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바람이 결국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는 길을 열어준 것이 아닌가. 왕정-공화정-왕정으로 이어지는 프랑스 역사 속에서 유럽 역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만다.

 

전쟁, 전쟁, 죽음, 죽음... 수많은 죽음과 파괴가 자행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근대는 전쟁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영토 확장과 영토 확정이 이루어지는 시기. 민족이라는 개념이 싹터, 민족국가가 탄생하는 시기니, 온갖 전쟁이 지속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과는 좀 달리 유럽인이라고 하기에는 낯선 볼리바르가 이번 권에 있다. 출생으로 따지면 그는 유럽인이겠지만, 남미에서 나고 자랐기에 유럽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것이 좀 어색한데...

 

그가 남미의 독립을 이끌었고, 이것이 유럽에도 영향을 주었기에 충분히 다룰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가 꿈꾼 통합된 남미는 지금도 건설되지 못했지만... 볼리바르에 대한 글을 읽으며 혁명의 성공이 정치의 성공으로 가는 것은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이상하게 혁명을 성공시킨 사람들이 독재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 어려움을 겪고 일을 성공시킨 다음 그것을 지속해야 한다는 강박이, 나 아니면 안돼라는 마음을 지니게 하는지도 모른다.

 

최근에 베네수엘라 대통령이었던 차베스도 이 길을 가지 않았던가. 그러나 한 사람에 의한 통치는 그가 정치의 무대에서 사라졌을 때 지속되지 않는다. 볼리바르도 차베스도 그 점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와 산업 쪽에서 근대의 정점이니 당연히 산업혁명을 이끈 사람들을 다루어야 한다. 증기기관에 대한 이야기, 방적기에 대한 이야기. 와트와 아크라이트. 이제 세상은 기계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그들은 이 기계 시대를 열어젖힌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 쪽에서는 모차르트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모차르트를 하이든의 세계에 머물며 베토벤의 세계를 지향한 사람이라고 한다.

 

궁정 음악가에서 자신의 음악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 이제 예술가들은 하인의 위치에서 예술가의 자리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으로 모차르트를 평가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유럽의 역사를 살펴보게 하고 있다. 친숙한 인물을 통하면 역사를 가까이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기도 한데...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시기에 활약했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역사라는 흐름을 어떻게 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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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 - 근대의 빛과 그림자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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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 이야기 2권이다. 이번엔 부제가 근대의 빛과 그림자다. 1600년대에서 1700년대 초반까지 활약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이 중에 여성이 등장한다. 1권에서 잔 다르크가 제일 먼저 등장했듯이 2권에서도 카트린 드 메디시스라는 여성이 제일 먼저 등장한다.

 

앙리 2세의 부인이 되는 메디치 가문의 여인. 그러나 왕비가 되었다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남편과 자식들 세 명이 왕이 되지만, 카트린이 살았던 시대는 기독교가 신교와 구교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던 때였다.

 

특히 구교가 신교도들을 학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시절, 그 시절에 평화를 갈구했던 여인이 바로 카트린이라고 한다. 그러나 종교 갈등이 정치적으로 해결될 수는 없는 일. 나중에 앙리 4세가 낭트 칙령을 반포하여 신교들의 예배 자유를 허용할 때까지, 종교의 갈등은 계속된다. 물론 그 이후에도 해결이 되지는 않았지만.

 

카트린을 통해서는 국제적인 결혼을 통한 각국의 정치적 책략과 그리고 종교 개혁으로 인해 벌어진 정치적 혼란까지 만날 수 있다.

 

이런 종교 갈등이 심화된 것이 네덜란드 독립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페인의 지배 하에 있던 네덜란드가 가톨릭만을 강요하는 스페인에 저항하여 일어난 전쟁들. 그 전쟁의 한복판에서 지도자로 급부상하는 빌렘 오라녀 공.

 

지금 네덜란드가 오렌지 색을 그들의 색깔로 정하고 있는데, 빌렘 오라녀 공의 오라녀가 영어로는 오렌지라는 것. 그들의 집안이 나중에 네덜란드 왕족이 되는데, 그 기틀이 바로 빌렘에게 있다는 것. 비록 그는 네덜란드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가톨릭 신자에게 암살을 당했지만 네덜란드 독립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라는 것.

 

이래서 유럽에서 또 하나의 나라가 등장한다. 그동안은 나라가 되지 못하고 있던 네덜란드가 이런 과정을 통해 유럽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자, 이제는 종교 갈등이 심해지는 것과 더불어 과학이 발전하면서 종교와 충돌하게 된다. 속속 과학적 발견들이 이뤄지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동안 종교로 설명되던 것들이 과학과 맞지 않게 되는 것. 이 충돌의 정점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있다.

 

물론 그는 개인 신념으로서 종교와 학문으로서 과학을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종교적 인간이었지만, 학문에서는 과학적 합리성을 지니려 했던 인물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가뜩이나 약화되고 있는 교황 권력, 가톨릭이 과학으로 종교의 교리를 논박하는 것을 참을 수 없게 된다.

 

유명한 갈릴레이의 종교재판이다. 힘으로 진리를 누르려 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나중에 가톨릭에서 갈릴레이의 종교재판은 잘못되었다고 인정했다고 하니... 근대에 접어들면서 지금의 사고체계로 나아가는데 초석을 다진 인물이 갈릴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학이 발전하면 사람들이 더욱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활을 할 것 같은데, 근대에 들어서서도 그렇지 못한 광기를 발현하는 사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마녀사냥이다.

 

주경철은 근대에 들어서' 다양한 갈등이 폭력적으로 분출할 수 있는 기제로서 마녀 개념이 장기간에 걸쳐 준비되었고, 그것이 특정 지역의 특정 국면에 다라 유연하게 작동했다(162쪽)'고 한다.

 

결국 갈등을 분출하는 한 방법으로 마녀 사냥이 일어났다는 것인데, 이 마녀 사냥이 현대에 들어서 유대인 학살이나 각종 홀로코스트로 나타나고 있으니, 우리가 역사에서 도대체 무엇을 배웠는지 의문이 든다.

 

종교로 인한 갈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니... 인류를 구원한다는 종교가 오히려 인류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 형국이니. 무엇이 종교인지...

 

이제 유럽이 어느 정도 재편되기 시작하는 때로 넘어간다. 그 때를 살았던 인물들을 다루는데, 프랑스의 루이 14세, 합스부르크 가문의 레오폴트 1세와 카를로스 2세가 언급된다.

 

레올폴트 1세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그는 오스만 제국의 침략에 맞서 합스부르크 왕국을 지켜낸 황제라고 한다. 오스만 제국의 힘이 약해짐을 유럽이 깨닫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여기에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그림에 나오는 마르가리타 공주가 바로 그의 부인이라는 것.

 

합스부르크 왕가는 근친혼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었다는 사실. 왜 우리가 근친혼을 거부하는지를 보여주는, 그럼에도 자신들의 왕가를 유지하기 위해 근친혼을 해야했던 당시의 왕족들의 비참함을 그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근친혼의 대가를 온몸으로 치러야 했던 왕이 바로 카를로스 2세라는 것.

 

아니 마르카리타 공주만 해도 근친혼의 비극을 겪는다. 정략결혼은 물론이거니와 아이를 낳는 기계 역할밖에 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21세에 죽음에 이르는 요절.

 

정치적 격랑 속에서 여성들의 삶이 상류층이든 하류층이든 녹록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왕들을 통해 근대에 들어 유럽은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인류의 역사에서 평화의 기간이 오히려 예외라는 것이 실감나는 장면이었다.

 

전쟁, 전쟁... 따지고 보면 다들 같은 집안 사람들인데... 참, 지독하게도 싸운다. 자기들이 싸움이 힘없는 백성들의 죽음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이들이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권력욕이든, 영토 정복욕이든 아무튼 권력자의 욕구가 강하면 다른 사람들이 희생된다는 사실을 이들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근대의 빛과 그림자에서 특이하게 예술가를 다루고 있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는 사람으로 예술가가 등장하기는 힘든데, 그럼에도 베르니니라는 예술가를 다루고 있는 것은, 그가 지금의 베드로 성당, 베드로 광장을 만든 사람이기 때문이다.

 

중세와 근대를 잇는, 근대에 들어서 교황의 권위를 드러내는 건축을 한 사람, 그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으니, 유럽 역사에서 그를 다뤄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 사람은 둘이다. 존 로와 존 블런트. 프랑스와 영국에서 주식투자를 실시했던, 버블 경제를 일으킨 사람들.

 

어쩌면 돈을 좇는 불나방들의 선조라고 할 수 있는 이 사람은 제로섬 게임인 주식투자를 모두가 플러스가 되는 게임이라고 속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 경제체제에서 주식이 없는 것을 상상할 수 없듯이, 은행이 적은 자본을 가지고도 몇십 배에 해당하는 자금을 굴릴 수 있는 것을 제일 먼저 시행한 사람들.

 

그러나 이들로 인해 파산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돈이라는 불을 보고 뛰어든 수많은 사람들, 불나방이 불에 타죽어버리듯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

 

그런 경제를 시도한 사람. 자본주의 시대에 돈이 갖는 위치, 힘을 보여주는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근대에 접어들어 막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나 사건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3권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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