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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성전
동국역경원 편집부 엮음 / 동국역경원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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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나에게는 멀고도 가까운, 또는 가깝고도 먼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절들이 대부분 산 속에 있어서 가기에는 먼, 또 유명한 절들은 대부분 문화재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더 멀고, 그렇더라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는 말은 많이 들은 가까운 그런 종교.

 

불경을 몇 권 읽긴 했는데, 읽어서 마음 속에 체득하지 못했고, 실행도 못했기에 역시 가깝고도 먼 종교가 불교다.

 

그렇지만 불교를 아예 모른 척하고 지낼 수는 없는 일. 불경을 하나하나 다 읽기는 힘든 일이고, 하여 좋은 책이 없을까 하는 중에 기독교의 성경처럼 불교의 여러 경전에서 글을 모아 수록해 놓은 이 책, 불교성전을 보게 되었다.

 

불교 재단 대학인 동국대학교에서 내놓은 책이니 나름대로 불교의 진수들을 모아 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불교에 대해서 초심자들도 접근할 수 있도록 편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이 책은 불교의 모든 것을 가장 중요한 핵심만 모아 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중심으로 불교의 다양한 분야로 넘어가면 된다.

 

총 5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편은 부처님의 생애다. 우리나라는 부처님오신날이 공휴일이니 부처의 생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것을 불경을 중심으로 정리해 놓았다.

 

2편은 초기경전이다. 초기경전에 해당하는 경전들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말씀들이 있는 부분을 정리해 놓은 부분이다.

 

아함경, 법구경, 본생경, 백유경 등이 치 초기경전에 해당하나 보다. 여기에 수록된 것을 보니.

 

시적 표현으로 유명한 법구경도, 여러 이야기를 통해 비유를 든 백유경도, 부처의 전생을 이야기한 본생경에 실린 글들 중에 일부는 아마 다른 곳을 통해 봤을 것이다. 많이 인용되는 글들이니까.

 

3편은 대승경전이다.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경전들이 나온다. 대승은 자신만 깨닫는 것이 아니라 중생들의 깨달음까지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깨우쳤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직 깨우치지 못한 미혹된 대중들까지도 깨우치게 하는 것, 그것이 불교가 나아갈 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강요는 하지 않는다. 길잡이 역할을 할 뿐이다. 길을 가는 것은 본인 자신이 해야 한다. 즉, 대중들 자신 속에 있는 부처를 깨달아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자신들이 할 일이다. 부처나 보살들은 그 길을 알려줄 뿐이다.

 

따라서 그냥 따라해서는 안 된다. 치열한 수행과정이 따라야 한다. 말씀만 듣고, 또 부처에게 기원만 해서는 이런 해탈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 그런 해탈의 경지를 중생과 함께 가는 것, 그것이 바로 대승의 길이다.

 

금강경, 유마경, 법화경, 화엄경 등 우리에게 친숙한 경전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유마경은 중생이 병들었기에 자신도 병들었다는 유마거사의 이야기를 다룬 경전인데... 중생과 함께 가는 그런 모습이 너무도 잘 나타나 있는 경전이다.

 

4편은 교단의 규범이다. 왜 규범이 생겼고, 이 규범들은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는 부분이다. 규범이라고 해도 너무 어렵지 않다. 대부분은 지켜야 할 것들이고, 다른 종교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이다.

 

몇 가지만 예를 들면 '산 목숨을 죽이지 말라, 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이런 규범들은 지금도 우리가 당연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 아닌가. 여기에 몇 가지 불교만의 특색을 더하면 (물론 다른 종교에서도 비슷한 것들이 있다. 기독교 일부에서는 술 마시지 않고, 이슬람이나 유대교에서는 음식을 가리니 말이다) 술 마시지 말라와 고기를 먹지 말라, 그리고 냄새나는 채소 (마늘, 파, 부추 등)를 먹지 마라가 있다.

 

이거야, 앞의 규범들과 달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기보다는 자신의 수행에 방해가 되는 것들이니... 참고하면 될 듯하고.

 

5편은 조사어록이다. 불교에서 유명한 조사들의 말을 모아놓은 부분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달마와 6조 혜능, 그리고 서산대사의 글들이 실려 있다.

 

이렇게 총 5편에 걸쳐 불교의 진수를 담아놓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불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불교의 전체적인 모습을 알게 해주는 책이고, 불교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불교에 대해서 체계를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며, 불교를 잘 안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수시로 참고할 수 있는 책이 된다.

 

이렇게 이 책은 한 종교, 우리나라에 깊숙히 자리잡은 불교라는 종교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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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
마거릿 폴 지음, 정은아 옮김 / 소울메이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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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자꾸만 서정윤 시인이 쓴 시 '홀로서기'의 한 구절이 생각이 났다. 젊은 시절에는 반발하면서 읽었던 구절.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사람은 홀로 살 수 없기에 함께 살아야 하기에 서로 만나서 함께 서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는데, 지금도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데, 그런데도 다시 이 시구절이 머리 속에 떠오른 이유는,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이 구절이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은 홀로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 의하면 자신조차도 홀로가 아니다. 자신에게는 내면아이와 성인자아가 존재한다. 감정과 이성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두 존재가 한 사람 안에 있어서 서로가 갈등하고 협력하며 지내고 있다는 것.

 

이 둘이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을 때 사람은 그때서야 비로소 홀로 설 수 있다는 것. 이렇게 홀로 선 존재들은 다른 사람과도 성공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

 

가끔 관계에 실패하는 사람, 즉 자신의 관계에서도 실패해서 우울증이나 아니면 어떤 중독에 빠지는 사람들, 이들은 내면아이와 성인자아가 불화를 일으키는 경우라고 한다. 불화 정도가 아니라 성인자아가 내면아이를 모르고 있는 상태, 그래서 내면아이는 무시당하고 있는 상태에 있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을 대표하는 내면아이는 솔직하다. 원초적인 거의 본능에 가까운 감정이다. 그러므로 이 감정은 자신의 내면 깊숙히 들어있는 감정을 대변한다.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닌 것이다.

 

이 감정을 드러내고 이 감정에 대해서 인정하고, 이 감정을 존중해줄 때 비로소 사람은 홀로 선 존재가 된다. 그때서야 다른 사람과 만나 설 수 있게 된다. 이 점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관계맺기에 실패하는 사람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면아이를 발견할 것인가. 그것은 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다보아야 하는 일이다. 어른이 되면 쑥스러워하면서 내면아이의 존재를 부정하기가 쉬운데, 부정한다고 해서 이 내면아이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 내면아이와 성인자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내면아이가 어떤 면에서 상처를 받았는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파악한 다음에는 받아들여야 한다. 소중한 자신이므로.

 

받아들여서 사랑해줘야 한다. 무엇으로? 말로, 행동으로. 반드시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면아이가 성인자아에게서 존중받고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홀로 선 존재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이 내면아이를 만나는 일은 고통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잊고 있었던 좋지 않았던 과거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금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근본 원인에 대해서 내면아이는 직설적으로 말해주기 때문이다.

 

또 내면아이를 사랑하게 되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자신을 고통스럽게 했던 관계를 끊어버리고 다른 관계를 통해서 행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선택은 자신에게 달려 있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람이 홀로 선다는 것 자체는 참 힘든 일이다.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악한 다음에는 반드시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행복한 홀로 섬을 이룰 수 있다.

 

이때 홀로 섬은 내면아이와 성인자아가 합쳐진 홀로 섬이고, 이 홀로 섬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적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서로가 행복한 관계를 맺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내면아이가 왜 중요한지, 그 내면아이를 들여다보고 내면아이를 존중하고 사랑해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되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의식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라고 하는 이 책. 마지막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을 다시 알려주고 있다.

 

'타인과 맺는 외부적인 관계는 우리의 내적 관계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고 대접할 때만이 남도 우리를 사랑하고 대접할 것이다.' 428쪽.

 

이래서 내면아이가 중요하다. 이 내면아이를 성인자아가 사랑해 줄 때, 존중해 줄 때 비로소 홀로 섬은 완성되고, 이 홀로 선 존재들이 만날 때 좋은 관계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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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7-01-15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숭실대 오제은 교수 책 읽은 기억이 나네요..내면아이
 
영조와 사도 - 위대한 군주와 잔혹한 아버지 사이, 탕평의 역설을 말한다
김수지 지음 / 인문서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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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이 흥미진진하게 읽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책이다. 사실들만을 나열하지 않고 재구성해서 소설적 표현들도 나오기 때문에 이런 효과를 냈다는 생각이 들지만, 철저히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음은 명확하다.

 

이 책에 나오는 사료들은 조선왕조실록이나 그밖의 다른 자료들에서 인용한 것이고, 그 자료들을 좀더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소설적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역사책이지 역사소설이 아니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사실, 또는 관점에 대해 다른 관점을 제시해주고 있는 역사책인데... 영조는 조선후기를 중흥기로 이끈 대표적인 성군이고, 사도는 그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찌질한 왕자였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아비가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반대의 관점을 제시한다. 그것도 역사적 사료들을 통해서.

 

영조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탕평책을 든다. 그는 당쟁을 해소하기 위해 힘쓴 왕이고, 사색당파를 혁파하기 위해 각 당파를 고루 등용하는 탕평책을 썼다고...

 

그가 탕평책을 쓴 것은 맞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왜 탕평책을 썼을까? 당쟁을 해소하기 위해서? 아니다. 바로 자신의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최고 권력을 놓고 영조와 신하들이 경쟁을 했다는 얘기다 된다. 왕과 신하의 경쟁, 왕권과 신권의 대립은 조선초부터 끊임없이 있어 왔다.

 

전제 왕권을 신하들이 꾸준히 견제해 왔고, 또 그런 장치들이 있어왔음도 사실이고, 이런 상호견제가 조선을 좀더 튼실한 나라로 만들어 와야 했다.

 

그런데 영조는 자신의 이복 형인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심을 받으며 왕이 되었다. 왕권에 결점이 생긴 것이다. 전제 왕권을 휘두르기에 약점이 생긴 것이다. 이 약점으로 인해 전국에서 반란도 많이 일어난다.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는데, 이 약점을 덮기 위해 영조가 들고 나온 정책이 바로 탕평이라는 것.

 

탕평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왕이 되게 해준 노론의 힘을 약화시키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소론을 중용함으로써 소론들의 반란을 소론이 막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탕평의 목적이었다는 것.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법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어차피 노론은 집토끼니까 내버려둬서 괜찮으니 우선 산토끼인 소론부터 잡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결과 나온 정책이라고 할까.

 

결국 소론은 영조에 의해 궤멸된다. 영조에 반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 이때에야 영조의 왕권은 강화된다. 실질적인 제왕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아주 긴 세월 동안 영조는 권력을 위해서 투쟁한다. 30여 년이나.

 

왕권강화의 확립. 목표는 달성되었다. 그러면 다음 목표는? 당연히 자기의 아들에게 이 왕권을 잘 물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그 권한을 영원히 누리는 것, 이것이 목표다.

 

절대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영조 역시 마찬가지다. 왕이 된 지 30년이 넘어서야 그는 절대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다. 그런데 강력한 걸림돌이 나타났다. 아니 이미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아들. 사도.

 

절대권력을 놓고 부자지간에 일어난 싸움은 역사에 수없이 등장한다. 훌륭한 임금이라고 할 수 있는 영조 역시 권력의 맛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나 보다.

 

왕권 강화 차원에서 소론을 세자에게 붙여주었으나 나중에 소론은 궤멸되고, 노론으로부터 끊임없이 소론을 멸족시키라는 압력을 받는 세자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는 영조.

 

노론 강경파들과 아버지 영조 사이에 끼어 어떤 정책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도. 그런데 왕권이 강화되자 영조는 자신이 더 권력을 오래 누리고 싶어한다.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 적어도 일찍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아들은 대리청정을 하고 장성해 있다. 이제는 아들도 권력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그가 한 일은 결국 아들을 죽이는 것.

 

여기에 노론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세자, 노론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도 또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도 세자를 제거해야만 한다. 영조와 노론들의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세자는 살 길이 없다. 그렇게 세자는 사도가 된다.

 

결국 탕평책의 결과로 아들은 사도세자는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 책은 그렇게 당쟁과 왕권의 대립에서 사도세자의 죽음을 이끌어 낸다. 우리가 칭송하는 탕평책이 나라를 위한다기보다는 영조 개인의 권력을 강화하는 정책이었다는 주장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읽으면서 역시 절대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그래서 그 권력을 적절히 견제할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처하는 지금도 절대권력을 행사하면서 너무도 부패해 썩은 내를 풀풀 풍기는 집단과 개인이 많은데, 그때야 뭐.

 

하나 더 당쟁이 지금의 정당정치의 원조라고 보면 너무도 비참하다. 당쟁이 인민을 위해서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민을 위해 당쟁이 펼쳐졌다면 당쟁에서 졌다고 목숨을 잃는 일은 없었을텐데, 이익이 걸려 있으니 진 쪽은 죽음, 또 집안의 망함으로 갈 수밖에 없었으니, 앞에서는 도덕, 윤리, 명분 등을 내세웠지만 결국은 자신들의 이익, 생명을 잃지 않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었다는 것.

 

지금 정당정치는? 이런 당쟁을 벗어나야 할텐데... 하는 생각.

 

영조는 왕권을 강화했지만, 그것은 왕권 강화가 아니라 자신의 권리 강화에 불과했다. 제 아들을 사지로 몰아넣어야 했던 왕권, 그리고 자신의 손자인 정조가 자신처럼 처음부터 시작하게 만든 왕권.

 

조선이 결국 패망의 길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조선 후기 중흥의 기회를 만들었던 영조와 정조 역시 인민보다는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런 사람들도 없는 그 이후는 쇠망의 길로 빠르게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사도와 영조, 아니 영조와 탕평책... 정당정치와 붕당정치, 정쟁과 당쟁.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인데...

 

이 책에도 나오는 말이고 요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지만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

 

결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 나머지는 국민들로부터 나온 권력을 행사할 권한만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게 해야 하는 것.

 

그러면 이런 당쟁, 정쟁이 진정한 탕평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읽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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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ulp 2017-01-12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영, 정조 모두 한계를 지닌 정치인 아닌가 싶습니다. 학창 시절엔 그런 사실을 덮고 개혁군주라고만 외웠고. 영조는 왕권강화를 위해 결국 아들까지 죽이기까지 했으니. 이들이 노력한 건 사실이지만 그들 사후 세도정치로 넘어간 것을 보면 한계는 분명해보입니다.

kinye91 2017-01-12 09:50   좋아요 1 | URL
영,정조의 한계가 시대적 한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제왕권시대에 지닐 수밖에 없는 한계. 그들이 개혁군주라는 것은 그래도 백성의 소리를 들으려고 했다는데 있지 않나 싶고요. 물론 자신들의 왕권강화를 위해 정치를 했다는 것도 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우리말 절대지식 - 천만년을 버텨갈 우리 속담의 품격
김승용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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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연설문 하나 제대로 수정하지 못해 외부인에게 의뢰해 고친 정치인이 있다. 말로는 외부 일반인의 의견을 참조한 것이라고 하지만, 참조가 아니라 전적으로 의존했음이 밝혀졌다.

 

수정된 문구를 그대로 읽었음이 - 분명 말했음이 아니라 읽었음이다. 세상에 그렇게 읽기 말투로 연설을 하는 정치인이 지금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 밝혀졌으니 말이다.

 

여기에 자신이 직접 말을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정말로 말을 할 능력이 없었는지 수첩에 빼곡히 적어와서는 그대로 읽어버린 정치인이 있다. - 그 정치인이 그 정치인이다. 일명 수첩공주라고 한다.

 

도대체 우리말 실력이 어느 정도이기에 정치인이 이렇게 말을 할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다 뉴스에서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연설문을 어떻게 고쳤는지를 보여준 방송을 봤다. 참모들이 쓴 원고를 자신이 직접 여기저기 수정해서 고친 연설문.

 

그것도 읽기가 아니라 말하기를 하는 그런 연설문. 그것은 시적 표현이라는 말까지도 들은 연설문이라고 한다. 누구는 농단이라는 말을 듣는 연설문을 가졌고, 누구는 시적 표현이라는 소리를 듣는 연설문을 썼다.

 

차이는 바로 언어에 대한 관심, 또는 언어구사능력이다. 자기 나라 말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었느냐에 이런 차이가 나지 않았을까 한다.

 

우리나라 그 정치인은 외국어를 몇 개나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정작 우리말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나 보다.

 

그러니 우리말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조상들의 지혜가 농축되어 있는 속담을 자신의 연설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더더구나 없었으리라.

 

이 책은 바로 이런 속담에 관한 책이다. 속담에 얼마나 많은 지식이 담겨 있는지, 우리들의 생활이, 정신이 담겨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속담집은 몇 권 나와 있지만, 이 책은 단순히 속담만을 모아놓은 책이 아니라 그 속담에 관련된 생활, 정신 등을 총망라하고, 현대에 어떻게 변용되었는지, 비슷한 속담과 반대되는 속담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함께 다루고 있다.

 

결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질 수가 없는 작업이다. 사전을 만드는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리듯이, 속담에 관한 책을 내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만큼 귀중한 책이라는 것이다.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데 속담을 활용하여 쓰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즉, 그 사회에서 통용되는 관용구를 적절한 맥락에 사용한다면 중언부언하지 않고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효과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다.

 

말 잘하는 사람들 보면 그 상황에 맞는 언어를 적절하게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 상황에 참 잘 맞는 속담이 꼭 들어가기도 하는데...

 

그냥 속담을 찾아보는데서 그치지 않고 읽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책이기도 하다. 많은 지식들이 담겨 있기에 속담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사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자꾸만 우리말이 축소되어 가고 있다. 잊혀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속담을 다룬 이 책, 읽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황에 맞게 잘 적용해서 쓸 필요가 있다. 그것이 우리말을 더 살찌울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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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들려주는 문화 이야기
전세화 지음 / 예경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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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이런 말이 있었다. 연예인의 인기도를 알려면 광고를 보면 된다고. 즉, 광고에 얼마나 출연하느냐가 인기의 척도라고.

 

그만큼 광고는 유명 연예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꼭 연예인만이 아니다. 유명인이면 광고에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유명한 만큼 광고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쉽다는 이유였으리라.

 

그렇다고 유명인이 나온다고 모두 그 광고를 보고 제품을 사지는 않는다. 아니 꼭 광고만 보고 제품을 사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광고를 통해서 제품에 대해서 인지하게 되면 아무래도 제품을 구입할 때 참조하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서 어떤 것을 구매해야 한다면 많이 들어본 것, 아는 것에서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광고에 그만큼 투자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기획자들은 소비자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줄 만한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들이 지나치는 광고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흥미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고는 그 시대의 문화를 따르거나 또는 그 문화를 토대로 넘어서는 무엇을 제시해야 한다.

 

그냥 자기 멋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과 장소에 맞는 광고를 기획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당시 유명인을 출연시킨다든가 또는 문화적 공통성이 있는 광고를 만든다든가 아니면 그 시대와는 너무도 동떨어져 이게 무슨 광고인가 생각하게 하는 광고를 만들기도 한다.

 

어떤 형태로든 소비자의 눈을 잡아야 한다. 눈을 잡고 마음에 닿게 해야 발을 이끌 수 있고, 광고된 제품을 손에 잡히게 할 수 있다.

 

그러니 광고에는 그 시대의 문화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광고를 보면 그 사회의 문화를 알 수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광고를 보아야 할까? 이 책은 2004년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광고들, 해외 광고제에서 수상한 작품들과 우리나라에서 펼쳐진 광고들을 대상으로 광고 읽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냥 광고를 아무 생각없이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광고의 이면에 숨겨 있는 문화까지 읽어낼 수 있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런 광고가 나왔는지, 그 광고가 의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 광고에서 사용한 방법이나 의도는 무엇인지를 기존의 광고를 중심으로 해설해주고 있다.

 

따라서 광고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그 광고의 문화적 맥락을 읽어내는 재미도 있다. 그런 재미를 통하여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는 광고를 더 넓고 깊이있게 만날 수도 있고.

 

광고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그 광고를 능동적으로 읽어내려고 하는 사람을 위한 광고에 관한 책이라고 보면 된다.

 

이 광고는 이런 맥락에서 나왔구나, 이 광고에는 이런 문화가 깃들어 있구나 하면서, 광고가 이렇게 변해왔구나까지... 그렇다면 지금 나오는 광고는 이런 맥락에서 이런 문화적, 사회적 상황에서 나오는 거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 소비자가 되기 위한 광고 읽기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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