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성전
동국역경원 편집부 엮음 / 동국역경원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불교는 나에게는 멀고도 가까운, 또는 가깝고도 먼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절들이 대부분 산 속에 있어서 가기에는 먼, 또 유명한 절들은 대부분 문화재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더 멀고, 그렇더라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는 말은 많이 들은 가까운 그런 종교.

 

불경을 몇 권 읽긴 했는데, 읽어서 마음 속에 체득하지 못했고, 실행도 못했기에 역시 가깝고도 먼 종교가 불교다.

 

그렇지만 불교를 아예 모른 척하고 지낼 수는 없는 일. 불경을 하나하나 다 읽기는 힘든 일이고, 하여 좋은 책이 없을까 하는 중에 기독교의 성경처럼 불교의 여러 경전에서 글을 모아 수록해 놓은 이 책, 불교성전을 보게 되었다.

 

불교 재단 대학인 동국대학교에서 내놓은 책이니 나름대로 불교의 진수들을 모아 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불교에 대해서 초심자들도 접근할 수 있도록 편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이 책은 불교의 모든 것을 가장 중요한 핵심만 모아 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중심으로 불교의 다양한 분야로 넘어가면 된다.

 

총 5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편은 부처님의 생애다. 우리나라는 부처님오신날이 공휴일이니 부처의 생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것을 불경을 중심으로 정리해 놓았다.

 

2편은 초기경전이다. 초기경전에 해당하는 경전들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말씀들이 있는 부분을 정리해 놓은 부분이다.

 

아함경, 법구경, 본생경, 백유경 등이 치 초기경전에 해당하나 보다. 여기에 수록된 것을 보니.

 

시적 표현으로 유명한 법구경도, 여러 이야기를 통해 비유를 든 백유경도, 부처의 전생을 이야기한 본생경에 실린 글들 중에 일부는 아마 다른 곳을 통해 봤을 것이다. 많이 인용되는 글들이니까.

 

3편은 대승경전이다.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경전들이 나온다. 대승은 자신만 깨닫는 것이 아니라 중생들의 깨달음까지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깨우쳤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직 깨우치지 못한 미혹된 대중들까지도 깨우치게 하는 것, 그것이 불교가 나아갈 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강요는 하지 않는다. 길잡이 역할을 할 뿐이다. 길을 가는 것은 본인 자신이 해야 한다. 즉, 대중들 자신 속에 있는 부처를 깨달아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자신들이 할 일이다. 부처나 보살들은 그 길을 알려줄 뿐이다.

 

따라서 그냥 따라해서는 안 된다. 치열한 수행과정이 따라야 한다. 말씀만 듣고, 또 부처에게 기원만 해서는 이런 해탈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 그런 해탈의 경지를 중생과 함께 가는 것, 그것이 바로 대승의 길이다.

 

금강경, 유마경, 법화경, 화엄경 등 우리에게 친숙한 경전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유마경은 중생이 병들었기에 자신도 병들었다는 유마거사의 이야기를 다룬 경전인데... 중생과 함께 가는 그런 모습이 너무도 잘 나타나 있는 경전이다.

 

4편은 교단의 규범이다. 왜 규범이 생겼고, 이 규범들은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는 부분이다. 규범이라고 해도 너무 어렵지 않다. 대부분은 지켜야 할 것들이고, 다른 종교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이다.

 

몇 가지만 예를 들면 '산 목숨을 죽이지 말라, 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이런 규범들은 지금도 우리가 당연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 아닌가. 여기에 몇 가지 불교만의 특색을 더하면 (물론 다른 종교에서도 비슷한 것들이 있다. 기독교 일부에서는 술 마시지 않고, 이슬람이나 유대교에서는 음식을 가리니 말이다) 술 마시지 말라와 고기를 먹지 말라, 그리고 냄새나는 채소 (마늘, 파, 부추 등)를 먹지 마라가 있다.

 

이거야, 앞의 규범들과 달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기보다는 자신의 수행에 방해가 되는 것들이니... 참고하면 될 듯하고.

 

5편은 조사어록이다. 불교에서 유명한 조사들의 말을 모아놓은 부분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달마와 6조 혜능, 그리고 서산대사의 글들이 실려 있다.

 

이렇게 총 5편에 걸쳐 불교의 진수를 담아놓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불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불교의 전체적인 모습을 알게 해주는 책이고, 불교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불교에 대해서 체계를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며, 불교를 잘 안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수시로 참고할 수 있는 책이 된다.

 

이렇게 이 책은 한 종교, 우리나라에 깊숙히 자리잡은 불교라는 종교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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