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이다 - 우리시대 시인 서른다섯 명의 내밀한 고백
이재훈 지음 / 팬덤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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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나만은 시인이다.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시인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모습, 얼마나 자부심에 차 있는지... 

나는 시인이다는 외침에는 나만의 시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이,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간다는 의식이 들어 있다. 

이 책, 많은 시인들이 나오는 대담집인데, 이재훈 시인이 대담자로 나와 여러 시인들과 대담을 한 내용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텔레비전에서 하는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생각났다. 

노래를 하고 싶은 사람, 노래에 자신있는 사람들이 나와서 서로 경쟁을 하는 프로그램. 그리고 본선에 오른 이들에게 멘토를 정해주고, 이 멘토에게 배우게 하는 프로그램인데, 출연자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자신들의 노래실력보다는 겉으로 포장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노래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로 부르지 못하고, 멘토의 의견을 거의 전적으로 따르고 있으며, 또 시청자들을 의식하는 행동들을 하나 둘씩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데, 이는 나만의 느낌일까. 

이 프로그램과 마찬가지고 나는 가수다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미 가수로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나와서 경쟁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가수다. 누가 뭐래도, 나는 이미 가수이니, 내가 어떤 노래를 부르던 내 식대로 부르겠다는 그들의 자신감이 보기도, 듣기도 좋았다. 

위대한 탄생도 나는 가수다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색채를 살려가는 가수지망생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책이 생각이 난 거다. 

신인시절, 문학청년시절, 많은 좌절을 겪고,, 스승들의 가르침도 받았던 시인들의 이야기. 

그 프로그램의 도전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히려 이러한 시인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인들이 쉽게 시인이 된 사람이 없다. 그리고 멘토가 시키는대로 한 사람도 없다. 자신의 시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 결과가 지금의 시인을 만들었다. 

이런 과정들이 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대담을 통해 절절하게 드러난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지금 자신이 상당히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다고 비관하고 있을지라도, 이 책에서 한 줄기 빛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종환 시인의 시 구절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시인들 역시 흔들리지 않고, 단박에 나는 시인이라고 주장할 수 있었겠는가. 

다들, 그 흔들림 속에서, 흔들림을 극복하고, 흔들림과 하나 되어 자신의 시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처음부터 죽 읽을 필요는 없다. 친숙한 시인부터 읽든지, 처음 들어본 시인부터 읽든지, 아니면 하루에 한 시인씩 읽든지 마음 내키는 대로 읽어보면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삶의 자세를 들여다보고,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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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문학치료와 만나다
서은아 지음 / 박문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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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아마 조금 더 행복하지 않을까. 

자신의 모습을 보고, 고칠 점은 고치고 좋은 점은 더 살리고. 

다만 이 거울이 맘을 상하게 하면 안 되니,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자신을 드러내되, 자신이 아닌 남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한다면 자연스레 거리를 두게 될테니, 맘은 덜 상하고, 생각은 더 많이 하고 따라서 행동도 쉽게 고칠 수 있지 않을까. 

고전 작품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늘, '고전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러나 그 거울은 나를 거리를 두고 볼 수 있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거리를 두고 나를 본다는 것은 나를 객관화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니, 자신을 객관화하면 더 정확하게 자신을 판단할 수 있다. 

인식은 곧 실천을 낳아야 하므로,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면 행동 역시 바르게 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고전이 의미가 있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고전작품과 문학치료를 연관짓고 있다. 굳이 문학치료라고 어려운 말을 쓰지 않더라도, 문학을 읽는 행위자체가 치유행위가 될 수 있으니,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문학 작품에서 어떤 면을 찾아냈는가를 중심으로 이 책을 읽으면 된다. 

가령 '손없는 각시'에서는 아직 독립적이지 못한 생활을 손이 없는 상태로 표현하고, 자식을 구하기 위해 노력할 때 손이 생긴다는 이야기에서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결해낼 때 비로소 온전한 존재가 된다는 점을 찾아내고 있다. 그렇다. 우리가 남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 때는 이미 내 손은 내 손이 아니고, 남의 도움만을 필요로 하게 되는 불필요한 존재이니 손이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때에야 손이 제대로 나올 수 있겠지. 

이런 식으로 고전 작품을 하나하나 분석해 나간다. 많은 경우 새로운 내용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아, 그렇구나. 나도 이런 작품을 읽으면 이렇게 내 삶을 되돌아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구렁덩덩 신선비에서는 자신의 미천한 과거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고, 우렁각시에서는 고부갈등을 생각할 수 있고, 나무꾼과 선녀에서는 장인과 사위의 갈등을 생각할 수 있고, 운영전에서는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를 생각할 수 있고, 이와 상대적으로 영영전에서는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조화를 이룬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앞 부분에서는 적용사례도 들고 있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스스로 적용하기에는 적용사례가 약간은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떠랴, 한 번 생각해보면 좋지 않겠는가.

그밖에도 많은 작품이 있어서 새로운 생각을 접할 수 있고, 자신의 생활과 작품에서 나온 내용을 비교ㅡ 적용할 수도 있다. 그러한 적용방법을 문학치료라는 이름으로 알려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작품을 좀더 깊이 있게 읽고,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고, 내 삶을 비춰보고,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보고 싶은 사람, 한 번 이 책을 읽어보자. 고전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친숙한 이야기에 이런 뜻이 숨어 있고, 이걸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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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놓치다 애지시선 6
손세실리아 지음 / 애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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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말 그대로 절의 말이다. 극도로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언어 자체가 이미 대상에서 미끄러짐을 경험하였다면, 우리는 언어를 통해 미끄러짐의 미끄러짐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모든 텍스트 읽기는 오독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오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문학이 바로 시다.  

시에서 오독은 잘못 읽기가 아니라, 다르게 읽기이고, 기존의 읽기에서 자기만의 미끄러짐을 경험하는 행위다. 

즉 시 읽기는 언어라는 썰매를 타고, 시라는 미끄럼틀을 신나게 내려오는 재미있는 놀이이다. 

그렇다면 손세실리아의 이 시집에서 나는 어떤 즐거움을 느꼈는가. 

우선은 따뜻함이다. 이 시집에는 어렵지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비참하다는 생각보다는 따뜻하다는 생각, 참, 세상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시집의 제목인 '기차를 놓치다'는 시가 바로 그렇다. 없는, 노숙인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을 보다 기차를 놓치고 말았다는 내용의 이야기에서 왠지 추워야 하는데, 추위보다는 따뜻함이 더 느껴졌다고나 할까. 

다음은 비움에 대한 생각이다. 굳이 노자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비워야지만 채울 수 있다. 비움이 없으면 더 이상의 채움은 없다. '시를 버리다'에서 버리기 위해서 시를 쓴다는 말이나, '봉안터널'에서 길을 내기 위해 비워야 한다는 내용을 보면 결국 우리 삶은 어떻게 비우냐에 따라 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여기에 덧붙여 '곰국 끓이던 날'과 '늙은 호박'을 보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온 모습이 느껴지고ㅡ 우리 삶 역시 이렇듯 최선을 다해, 자신의 전존재를 삶에 걸고 온 길이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얼음호수'란 시에서 '세상으로 부터 나를 완전히 봉해 본 적 있던가'고 외치고 있는데, 세상으로 부터 나를 완전히 봉한다는 말은 결국 나를 완전히 비울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라는 말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호수가 얼음으로 자신을 완전히 봉한다는 것은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기 위해서 하는 행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채우기 위해 비워야 한다. 이 비움을 통해 채움이 일어날 수 있음을, 더 아름다운 충만함은 비움에서 온다는 사실을 이 시집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 내 삶에 대한, 내 주변 사람들의 삶에 대한 관심, 그리고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그러나 결코 어렵지 않은, 언제고, 어느 장이나 펼쳐 눈에 들어오는 시를 읽어도 좋은 그런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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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밖으로 걸어 나온 시 - 김선우, 손택수가 들려주는 시와 시인 이야기 담쟁이 교실 17
김선우.손택수 지음 / 나라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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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3 -문

호그와트 가는,
나니아로 가는,
이상한 나라로 가는,
신비한 세계로 가는,
이상한 경험을 하는,
토토로를 만나게 되는,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 
 

해리포터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 이상한 나라의 폴, 신비한 스쿨버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웃의 토토로를 만날 수 있는 기회. 이는 꼭 책이 아니어도 좋다. 단순히 영화여도 좋고, 그림이어도 좋다. 세상의 모든 것에서 책을 찾을 수 있고, 책을 찾아야 한다. 

 

책은 이렇게 신비한 세계로 우리를 데려다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책 중에서도 우리를 다른 세계로 데려다 주는 대상은 바로 시이다. 

시를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의 경이를 만나게 된다. 

그래서 시를 아는 사람과 시를 모르는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삶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시 하면 짜증나고 어려운 존재로 인식하게 된 데에는 학교 교육에서 시험을 통한 시교육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시는 애매한 것, 도저히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해석이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시가 과연 그러한가? 

시가 모호한가? 

김상욱은 "시의 길을 여는 새벽별 하나"에서 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이야기가 우리가 시를 대해는 태도를 잘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 

사과를 하나 갖다 놓고 분석을 하면 우리는 사과에 대해 많은 것을 놓치게 되는데, 그냥 과감하게 사과를 한 입 베어물면 맛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단 이야기. 

즉 사과는 먹어보아야 사과를 알 수 있듯이 시도 잘게 잘게 무슨 요소별로 쪼개지 말고, 시 자체를 그냥 맛보듯이 읽어보면, 낭송해보면 된다는 이야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교실 밖으로 걸어나온 시다. 김선우, 손택수 시인이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이들은 시를 분석하려 하지 않는다. 시를 읽고 시에 대해 느낀 점을 솔직하게 풀어가고 있다. 그래서 교실에서 배운 시하고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울리는 시는, 그 마음의 울림을 즐기면 되고, 눈에 확 들어오는 시는 그렇게 즐기면 되고, 어느 순간 내 마음과 같은 상태의 시는 나에게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된다는 사실. 

이 사실을 두 시인이 해주는 시 이야기를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렇다.  

시는 교실 밖으로 나와야 한다.  

아니 교과서 밖으로 나와야 한다. 

교과서 밖으로 나와, 우리가 언제나 손에 잡고 싶어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시는 나와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어야 한다. 

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시들이 있는가. 

이 시들이 어느 날 나에게 다가오면 나는 시와 하나가 되고, 내 삶은 더욱 더 풍요로와진다. 

 

이 책의 시 한 구절. 

천양희 시인의 최고봉이란 시 중에서(252쪽) 

울면서 짐을 싼 적이  있다 그에게 산이란 가야 할 곳이므로/울면서 떠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무서워 울면서도/가야 할 길이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시는 울면서 가야 할 길이 아니라, 웃으며 가야 할 길이다.
  

 

시를 읽자. 

우리 맘을 풍요롭게 하자. 

그런 면에서 이 시는 시를 즐길 수 있는 입문서 역할을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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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오늘 불면이다
강은교 외 지음, 한국작가회의 저항의글쓰기실천위원회 엮음 / 아카이브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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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자신을 비치지 말고 사람에 자신을 비추라. 경어인(鏡於人)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이 말은 물은 자신의 겉모습만 비치지만, 사람은 자신의 삶의 모습까지 비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에게 자신을 비추어본다면,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놈이 그 놈인 세상에서, 끼리끼리, 유유상종의 세상에서 경어인이라는 말은 자신을 합리화하는데 이용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물에 자신을 비추어볼 수 있어야 하는데, 자신의 겉모습이라도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데, 과연 지금 비출 물이 있는가? 

그나마 있는 물도 '살리기'란 명목의 '죽이기'로 다 죽이고 있지 않은가. 

물에 비친 내 모습이 탁하게 보인다는 김용택 시인의 한탄이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문학인들을 이 책에서 최성각은 잠수함의 토끼, 광산의 카나리아라고 하고 있다. 그만큼 문인들은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말이리라. 즉 문인들을 생명의 파수꾼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강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고, 마치 자신의 일인양 괴로워하는 문인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글들을 모아 낸 책이 이 책이다. 강에 대한, 물에 대한 산문을 모아놓은 책이다 

읽으면서 그래, 그래 맞장구를 치다가도, 이제는 강에 대한, 물에 대한 기억도 사진 속에서나, 아니면 이러한 글 속에서나 찾아볼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만 늘어나고 있었다. 

차창룡의 글에 '강은 지구의 창자다. 아니, 우리의 창자다....음식이 입에서 항문까지 가는데 오래 걸린다고 창자의 길을 넓힌다며 어떻게 될까?'하는 구절을 읽고, 4대강 사업에 대한 본질을 이렇게 명확하게 집어낼 수 있는 작가들이 있다는 사실에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강은 완전히 죽지 않을 거라는 위안을 느끼기도 하지만. 

초식동물의 창자를 육식동물의 창자로 만들기 위해 구불구불한 창자를 팍 잘라내어 일직선으로 펴내면 과연 그 동물이 살 수 있을까? 지구를 동물에 비유하면 육식동물이라기보다는 초식동물에 해당할텐데, 강은 그 동물의 창자일텐데...어떻게 창자를 인위적으로 넓히고, 펼 생각을 하는지... 

우리 관절의 굽는 부분에 이렇게 굽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깁스를 해버리는 상황이 지금, 4대강 사업 아니던가. 아니면 우리의 창자가 너무 구불구불하고 길다고 펴고 잘라내야 한다고 하는 상황을 4대강 살리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장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강(江). 

말 그대로 강은 우리의 생명줄이다. 

이 생명줄을 우리 맘대로 어떻게 조작할 권리가 우리에겐 없다. 

이런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증언자로 나서 증언기록을 남기고 있다. 

자, 자신의 삶을 물에라도 비추어볼 수 있게 하자. 

제발, 사람들, 끼리끼리인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왜 비판하는지, 그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자. 그 다음 물에, 강에 자신을 비추어 보라. 그러면 과연 4대강 사업이 살리기인지, 죽이기인지 그 때는 확연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지구, 현재의 우리들 것이 아니다. 당연한 얘기 아니던가. 과거에 살았던 생명체들, 단지 생명체라 이름하지 못하는 존재들과 현재 살고 있는 생명체들, 그를 존재하게 하는 존재들과 그리고 미래에 존재할 모든 존재들의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강을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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