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을 열어 주는 진로 독서 - 십대, 책에게 진로를 묻다 꿈결 진로 직업 시리즈 꿈의 나침반 2
임성미 지음 / 꿈결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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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뒷표지를 보면 이런 말이 쓰여 있다.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흔히 할 수 있는 말인데, 이 말이 반가운 이유는, 요즘은 진로라고 하면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고 물어보지 않고, "너는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니?" 또는 "너는 커서 무엇이 될래?"라고 물어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진로에 대한 질문을 당사자 본인에서 출발하지 않고 외적인 요인을 추구하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진로란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길인데... 그 길은 곧 직업이 아니고, 어떻게 살까가 주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직업을 가질까 보다는 어떤 사람이 될까를 청소년기에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자유학기제라는 이름으로 아직 잘 모르는 중학교 1학년생들에게(대부분의 학교가 1학년 때 자유학기제를 실시한다. 2,3학년이 되면 시험을 안 본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무언가 시험을 보지 않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 탐구라는 이름으로 직장 방문, 다양한 직업 사람들 강연듣기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것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삶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게 하는 것이 중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그런 점을 절묘하게 융합하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중심에 놓고, 생각할 만한 책들을 소개하고, 그 책에서 중심 생각을 뽑아 정리해주고 있다. 여기에 이 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한 학생들의 글을 소개하고, 그 학생의 글에서 나온 직업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그 책과 관련 있는 책들, 학생이 하고자 하는 직업에 대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책에서 책은 진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니, 책이 바로 진로를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책은 방향을 알려주고, 강물이 나타나면 건너가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산을 오르게 되면 지팡이가 되어 준다.

 

책은 내가 어떻게 읽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내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진로 독서'라는 말이 성립이 된다.

 

독서는 정말로 중요하다. "독서는 힘이 세다"라는 책도 있을 정도로 독서는 우리의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청소년기에 읽었던 책 하나가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주었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하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책에는 온갖 이야기가 있기에 자신의 삶에서 마주치는 고민의 지점들을 찾아내기가 쉽다.

 

간접경험을 통해서 자신 삶의 방향을 정하게 된다. 책을 통해 이미 존재하는 길에 대해서 알게 된다. 나 역시 그 길을 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게 책의 힘이다. 독서의 힘이다. 그래서 독서는 곧 진로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진로를 찾는다는 얘기다. 어렵게 얘기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에게 진로에 대해서 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책을 많이 읽게 하면 된다.

 

자유학기제라고 외부로 외부로 학생들을 돌릴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진로 독서'다.

 

이 책의 앞표지에는 "십대, 책에게 진로를 묻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이렇게 바꾸자.

 

"십대. 책에서 진로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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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공부법 - 한 문제를 이해하면 백 문제가 ‘와르르’ 풀리는 가장 단순한 공부 원리
권종철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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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법에 관한 책이 많다.

 

정말로 공부를 잘하는 사람도 많고, 공부에 성공한 사람도 많다.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부법에 관한 책을 내었다.

 

하다못해 공영방송인 교육방송에서도 '공부의 왕도'라고 공부를 잘하는 방법에 관한 방송을 한 적도 있고, 그것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들은 다들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성공신화를 조장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 이대로 하면 너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만약 실패한다면 이것은 공부법의 문제가 아니라 네가 게을러서이다. 성공은 공부법 덕이지만, 실패는 전적으로 네 탓이다.

 

이렇게 느껴지는 책들이 많다.

 

이 책도 이런 문제점에서 시작했다. 공부법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왜 또다시 공부법에 관한 책을 내는가? 이런 질문을 하지 않고 공부법에 관한 책을 낸다면 그것은 넘쳐나는 공부법 책에 고만고만한 책을 한 권 보태는 결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공부법에 관해서 고민한 사람이 고만고만한 책을 내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자신이 말하려는 바에 역행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차별화된 공부법을 선보여야 한다. 이때 차별화한 공부법이란 성공한 사람의 성공신화가 아니라,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알려주는 일이다.

 

공부법에 관한 책의 목표는 결국 공부를 잘하게 하는 것이다. 그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예로 들고 있는 것이 바로 "도미노"다.

 

"도미노"는 하나하나는 별 거 없지만, 이들이 하나씩 하나씩 쓰러져서 모두 쓰러졌을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 나온다.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일으키는 공부법. 그래서 '도미노 공부법'이다.

 

도미노는 보통 1.5배 큰 것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한다. 1.5배 큰 것을 순서대로 쓰러뜨리다 보면 나중에는 엄청난 것을 쓰러뜨리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첫 도미노를 잘 선택하고 순서를 바꾸지만 않는다면 엄청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지 그 방법을 모를 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 첫 도미노. 정답은 없다. 바로 너 자신이 찾아야 한다. 첫도미노는 바로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나를 아는 일... 여기서부터 공부는 시작된다.

 

또 하나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인식해야 한다. 목표 없는 공부는 헛된 힘만 낭비할 뿐이다. 그래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고, 그것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면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찾아야 한다.

 

바로 이 뒷 단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에서 이 책 "도미노 공부법"은 도움이 된다.

 

"진단 - 반성 - 해법 - 실천"의 구조를 띠고 있는 이 책은 주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것도 중학교 때 공부를 잘했던 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이 고등학교에 가서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뒤로 물러날 때 왜 그럴까를 먼저 진단할 수 있게 해준다.

 

진단이 되면 자신의 공부 방식에 대해 반성을 해야 한다. 무엇이 문제였던가를 알면 어떻게 할 섯인가 찾을 수 있다. 바로 해법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고, 그 해법에 대해서 국어, 수학, 영어를 중심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이렇게 실천하라고.

 

하여 이 책은 성공신화에 대한 책이 아니다. 정말로 공부를 잘하고 싶은 사람, 소위 요즘 유행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고 싶은 학생에게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자신에 맞는 첫도미노를 찾아 꾸준히 도미노들을 쓰러뜨리면 나중에는 공부에 자신있어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고, 정해진 공부법이 있다고 강조하지 않아서 좋은 책이다.

 

해결책을 제시하되, 이것이다가 아니라, 너를 먼저 살펴보고, 네가 처한 상태에서 첫도미노를 찾아라. 그런데 첫도미노는 이렇게 찾을 수 있다고 알려주는 책.

 

공부를 잘하는 중학생, 또는 공부를 잘하고 싶은 고등학생이 읽으면 자신에 맞는 공부법을 찾을 수 있는 책이다.

 

덧글

 

다산에듀 서평이벤트에 응모해서 당첨되었다.

 

출판사가 보내준 책 잘 읽었다. 본문에서는 이 책이 공부를 잘하고 싶은 고등학생이나 공부를 잘하는 중학생이 읽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런 학생을 둔 부모, 또는 공부를 잘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부모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교육비 덜 들이고 아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게다가 아이가 공부를 지겨워하고 멀리하지 않게 하면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나와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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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아주는 내비게이터 - 하버드 박사의 청소년 진로 가이드
정효경 지음 / 마리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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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세상에 나와서 다시 세상을 뜨기까지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

 

청소년기에 이런 질문을 한 번쯤 하지 않나? 도대체 나는 왜 이 세상에 온 것일까? 내가 세상에 온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정도의 고민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요즘은 이런 질문을 하지 않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 내 적성에 맞는 직업이 무엇일까? 그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을 한다.

 

세상이 그만큼 변한 것이다. 삶의 의미를 찾기 보다는 생존의 방법을 찾는 것, 그러나 생존이 해결되지 않은 삶은 이루어질 수 없기에, 생존은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 직업이고, 그 직업으로 자신의 생존을 넘어 생활, 삶의 의미까지 나아가기 위해서는, 직업 선택이 중요하다.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까? 중고등학생에겐 좀 빠른 질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중고등학교 때 직업에 대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결코 빠른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한다. 목표가 뚜렷한 사람과 뚜렷하지 않은 사람은 미래의 시간을 쓰는 방식이 다를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직업 선택을 막 할 수는 없는 일. 여기에 필요한 것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다중검사를 통해서 자신이 어느 분야에 적성이 맞는지 알아내고 그 적성을 살리는 직업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청소년들은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목표가 있으므로, 그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면 되므로.

 

다양한 방식으로 적성을 살리는 방법을 이야기해주고, 그 분야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한 사람들을 예로 들어주고 있어서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살리되, 그 분야에서 필요한 다른 능력들도 살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좋았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 지금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노력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 진로, 흔히 대학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또는 추상적인 꿈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구체적인 직업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구체적인 직업에 대한 목표가 청소년들의 진로에 더욱 도움이 됨을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청소년들이 여유를 갖고 이런 진로에 관한 책을 읽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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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소년의 꿈
요시이에 히로유키 지음, 남도현 옮김 / 양철북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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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를 불량하게 보내다 훌륭한 어른이 된 사람의 이야기. 많이 들어온 주제 아니던가. 우리나라에서도 또 일본에서도 이런 류의 책은 많이 나오는데...

 

이런 자전적 이야기는 지나치게 감동적이라 오히려 감동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뭐? 어짜라고?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미 지나온 과거는 아름답게 포장되기 마련이고,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는 말처럼, 이들은 어른이 되어 성공했기에 이런 자전적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 방황을 하다가 그 방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예외적 인간이 각광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이런 이야기들은 이미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든가, 또는 성공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라는 자기계발서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을 해보자. 왜 이런 자기성장 이야기가 아직도 나오는가? 그것은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지금은 힘들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그런 희망에 대한 기대조차도 없어지면 도무지 살아갈 수가 없단은 몸부림이 아니겠는가.

 

비록 성공할 확률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성공한 사람이 있다는 얘기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은가.

 

그토록 처절한 삶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포기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은 지금 자신이 처한 환경을 되돌아보게 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고나 할까?

 

"불량소년의 꿈"

 

제목에 이미 나와 있다. 어린 시절 불량하게 지내던 아이가 어떤 계기로 사람다운 사람이 되었다는, 누군가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그렇다. 이 책의 지은이는 '사립 호쿠세이 고등학교'의 사회 교사다. 그리고 호쿠세이 고등학교는 우리나라로 치면 대안학교, 즉 학교부적응 학생이나 또는 기타 다른 이유가 있는 청소년들이 오는 학교다.

 

그는 어떻게 이 학교의 교사가 되었는가? 여기까지의 과정이 이 책의 앞부분을 이룬다.

 

가정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비뚜루 나가게 되었고,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된 과정. 아동상담소를 거쳐 양부모에게 입양이 되고(이를 가정 위탁교육이라고 하면 될 듯), 여기서 넘쳐나는 여유 시간을 견디지 못해 책을 읽게 되고, 학교에 대한 그리움으로 당시 폐교가 될 위기를 전국에서 학업 포기 학생을 모집한다는 호쿠세이 학교에 가게 된 사연. 거기서 어떻게 버티어내고, 여기에는 늘 헌신적인 교사가 등장하고, 그런 교사에게 감화를 받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하고 실현하려고 한다는 어쩌면 너무도 뻔한 내용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뻔한, 너무도 상투적인 내용임에도 술술 거부감 없이 읽히는 이유는, 지은이 자신이 대단하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이 그렇게 엇나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외로움, 두려움, 약함'이라고 밝히기 때문이다.

 

겉으로 강하게 나가는 청소년들의 이면에 숨겨있는 나약함, 두려움, 외로움을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어른들의 이중성과 연결되어 더욱 강화되어 갈 뿐이라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

 

후반부는 자신이 졸업한 학교의 교사가 되어 자신과 비슷한 방황을 겪는 아이들과 겪은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차피 책이 나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것인데, 지은이는 아이들과 함께 계속 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서, 이런 교사가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좋다.

 

함께 울고, 함께 웃고, 갈등하고 화해하고, 그럼에도 떠나가고 떠나보내고, 속고 속이고, 실망하고... 이것들이 반복될 수밖에 없음을, 마치 몇 년에 학생들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것이 대안학교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판이라도 하고 있는 듯이, 적나라한 학교의 모습, 그럼에도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 우리나라 대안학교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여주었던 책들과도 비슷한데, 우리나라 교육이 일본과 너무도 비슷한 점이 많으니 이는 당연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다 무시하더라도 한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나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 도대체 어떻게 해야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책인데...

 

일탈은 강함에서 나오지 않고 약함과 두려움에서 나온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청소년들에게는 충분한 시간, 정말로 심심해 미칠 지경까지 가야 하는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사실, 또 그들에게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주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서 보여주는 교사, 무엇보다도 함께 싸우면서 생활할 수 있는 친구들, 그들을 모두 품을 수 있는 마을이 있어야 함을 생각하게 한 책.

 

공부잘하는 모범생들이 주축이 된 우리나라 공교육 현장, 여기서 숨도 못 쉬고 뛰쳐나가는 일탈학생들, 그들을 백안시하는 사회, 도무지 생각할 시간도 없이 이리저리 굴리는 학습에의 강요.

 

이건 아니다 싶다. 교사들도 다양하게 선발하고, 아이들이 숨 쉴 수 있는 시간도 좀 주고... 그들끼리 함께 지내며 갈등을 겪고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학교, 그런 학교도 만들었으면 좋겠다.

 

요시이에 히로유키.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런 책은 누가 읽어야 할까? 소위 말하는 불량청소년? 아니면 교사? 부모? 교육행정가?

 

글쎄... 읽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되겠지. 누가 읽어도 어느 부분에서 얻을 것이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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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비우다 배움을 채우다 - 의정부여중 교육과정 혁신 이야기
의정부여자중학교 지음 / 에듀니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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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휴업을 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왜 휴업을 할까? 학교가 집단 생활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같은 시간을 함께 하는 곳, 그곳이 바로 학교다.

 

그런 학교를 잘못 생각하면 이런 비유를 하기는 좀 그렇지만 '소품종 다량생산 체제'를 유지하는 곳이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반대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가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도 하

 

산업화에 빗댄 말이기도 하고,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학교가 산업이 요구하는 사람을 양산해내는 첨병 역할을 하기도 했으니 이런 비유가 일견 타당하기도 하다.

 

이런 비유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선택하는 것이 아이들의 특성을 살리는 교육을 하는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텐데...

 

교육과정이야, 국가 교육과정이니까 단위 학교에서 수정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 국가교육과정에 기반한 학교내 교육과정은 충분히 계획, 변경이 가능하다.

 

특히 이제는 모든 교과서가 검인정 제도로 바뀌어서 국가교육과정을 실현한 교과서를 학교 내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니, 학교 자체 내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서 운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교과서는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도구라는 생각을 많은 교사들이 지니고 있으니, 이제 교과서 만능주의에 빠진 교사는 별로 없다고 보아도 된다.

 

이 책은 경기도 혁신학교인 의정부여중에서 실시한 교육활동에 대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서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아이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 몇 년에 걸쳐 노력한 결과를 잘 담아내고 있다.

 

이들이 우선시 한 것은 바로 수업 덜어내기다. 교사가 하는 수업을 덜어내면 학생들의 배움 활동이 늘어난다.

 

학교 교육은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어느 한 편이 늘면 다른 편은 줄게 되어 있다. 교육의 목적이 학생 스스로 배울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면, 교사의 수업이 줄고, 학생의 배움이 느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 학교 역시 이런 철학을 지니고 혁신학교 활동에 임했다. 그렇다면 교사의 수업을 줄이고, 학생의 배움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은 바로 교육과정 재구성에 있다. 학생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재편하는 것. 그 재편한 수업을 특정 교과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과들과 통합하여 수업하는 것.

 

교사의 가르침보다는 학생의 배움이 중심이 되게 하는 것. 여기에 맞춰 평가 방식을 바꾸어 가는 것. 평가가 바뀌어야 수업이 바뀌고, 아이들이 바뀔 수 있다는 것, 아것을 의정부여중의 교육활동이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정리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 서열화, 점수화되는 평가를 극복하며 진정한 아이의 가치를 찾는 것을 기준으로 삼기 위해 교사는 평가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에 서로 동의했다. 이를 위해서 교사는 자기 교과의 전문성을 갖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하고, 자기 교과의 교육과정 교육목표 - 교육 내용 - 교육 평가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특히 명심할 것은 전문성만 있고 관점과 철학이 부재한 교사는 결국 아이들을 불행의 길로 이끌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교사는 단단한 교육철학을 내면화해야 하며, 자기 교과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고,더불에 미래에 대한 안목과 성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240쪽.

 

이렇게 교사는 전문성 및 철학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힘들다. 힘들지만 보람이 있는 직업이다.

 

자신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서 아이들과 함께 가는 일, 그 일을 농사에 비유하고 있다. 학생은 씨앗이다. 이 씨앗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씨앗의 힘을 키워주는 존재가 바로 교사다. 그런 활동을 하는 곳이 학교다.

 

이 책은 이렇게 마무리 된다.

 

학교는 우수한 형질을 가진 씨앗으로 다량생산을 해내는 종자 공장이 아니라 소득이나 생산량, 그리고 시장의 수요에 흔들리지 않는 다양한 씨를 보존하고 만들어 내는 곳이어야 한다. 씨를 받아 다시 씨를 뿌리는 것이야말로 인간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이다.

 

누구도 특별하지 않고

누구나 소중하다.    259쪽.

 

그래, 아이들을 비롯한 사람들은 누구나 소중하다. 그런 교육활동을 한 학교, 의정부여중의 활동이 반갑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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