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이 된 내 배


볼록한 내 배를 만지며

똥배네 하니

무슨 소리

이건 왕릉이야 받아친다.


완만한 경사로

부드러운 곡선으로

경주 시내 곳곳에

볼록볼록 나와 있던 왕릉

그런 왕릉 같은 내 배

나잇살이라고

이제는 빼도 안 빠진다고

그냥 인덕이라고 둘러대지만

언뜻 내 배는

진짜 왕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왕이 죽으면

온갖 존재들이 함께 묻히는

묻혀서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부풀어만 있는

왕릉

내 뱃속에도

먹을거리들이 순장당해

쌓이기만 해

둥글고 볼록하게 나오기만 하는 걸까


자본의 무한증식으로

지구가 일곱이 되어도 모자란다는

물질들을 순장해 쌓아두기만 하는

자본주의 시대

왕릉이 된 배가

인덕이 아니라

탐욕임을

왕릉은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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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1-27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말로 발상의 전환이군요!^^

kinye91 2016-01-27 10:1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knulp 2016-01-2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을 놀래킬 비유네요. 멋집니다.

kinye91 2016-01-27 12:14   좋아요 0 | URL
과찬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