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이 된 내 배
볼록한 내 배를 만지며
똥배네 하니
무슨 소리
이건 왕릉이야 받아친다.
완만한 경사로
부드러운 곡선으로
경주 시내 곳곳에
볼록볼록 나와 있던 왕릉
그런 왕릉 같은 내 배
나잇살이라고
이제는 빼도 안 빠진다고
그냥 인덕이라고 둘러대지만
언뜻 내 배는
진짜 왕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왕이 죽으면
온갖 존재들이 함께 묻히는
묻혀서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부풀어만 있는
왕릉
내 뱃속에도
먹을거리들이 순장당해
쌓이기만 해
둥글고 볼록하게 나오기만 하는 걸까
자본의 무한증식으로
지구가 일곱이 되어도 모자란다는
물질들을 순장해 쌓아두기만 하는
자본주의 시대
왕릉이 된 배가
인덕이 아니라
탐욕임을
왕릉은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