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김동식 소설집 2
김동식 지음 / 요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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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소설은 허무맹랑하다고 할 수 있다. 혹평을 하자면 그렇다. 허무맹랑.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이야기. 괴력난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옛날 이야기에서 귀신 이야기가 참 많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을 이야기를 통해서 이루는 경우, 또 도깨비에 관한 이야기도 많았다. 사람들 욕망을 드러내는 소재로 도깨비를 활용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김동식 소설은 바로 그런 옛날 이야기와 연결이 된다. 허무맹랑이나 괴력난신이라고 비판만 할 수 있는 소설이 아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바로 우리들이 감추고 있는 욕망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김동식 소설 역시 우리들이 감추고 있던, 또는 크게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욕망들을 소설을 통해서 보여준다.


특히 옛날 도깨비에 해당하는 요괴를 통해서. 요괴는 결국 우리들이 욕망의 결집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요괴들이 소설에 많이 등장하는데...


소설은 아주 짧다. 짧아서 읽기에 편하다. 그냥 별다른 생각없이 읽을 수도 있다. 환상적인 이야기 아닌가. 그럼에도 읽은 다음에는 마음 한 켠에서 어떤 의문이 일어난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할까?


그것은 바로 우리들이 지닌 욕망이 이렇게 발현될 수 있음을 소설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젊음에 대한 욕구, 돈에 대한 욕구,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 건강에 대한 욕구 등등. 그렇다고 이런 욕구들을 다 충족시키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 이런 욕구, 욕망들이 다 실현되는 사회가 과연 행복한 사회일까?


어쩌면 그런 욕구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편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소설집 제목이 된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를 보아도 그렇다. 이 요괴는 약하다.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그는 사람을 먹을 뿐이다. 먹는다? 다른 말로 하면 다시 태어나게 한다고 할 수 있다.


젊은 상태로 사람을 돌려놓기 때문이다. 젊음에 대한 욕망. 그런 욕망때문에 사람들을 요괴를 보호하기 시작한다. 그렇다. 사람들의 욕망이 요괴를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에서 가장 강한 요괴로 바꾸어 놓는다. 


부작용이 발생하고 만 명 당 한 명이 죽어나가도, 오천 명 당 한 명이 죽어나가도, 또 천 명 당 한 명이 죽어나가도, 이렇게 점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확률이 높아져도 사람들은 젊음에 대한 욕구를 버리지 못한다. 


욕망 앞에서 눈 멀어 버리는 사람들의 모습. 이 소설집에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그리고 편하게 읽히는 이 소설에서 우리는 무언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풍자 개그를 보면서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듯이, 이 소설집을 통해서 감춰진, 또는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들 욕망을 요괴를 통해 마주하게 되면서, 우리는 우리들 삶에 대해, 욕망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일, 또는 잘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여주는 일, 소설가가 하는 일이고, 그것을 소설을 통해서 하게 되는데, 이 소설집은 그런 면에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결코 허무맹랑한 소설이 아니고, 괴력난신에 해당하는 소설이 아니다.


우리 사회, 우리 욕망에 관한 여러 편의 풍자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도깨비를 통해서 옛날 사람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투영했듯이, 김동식은 요괴를 통해서 현대인들의 욕망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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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7-25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 종교학이나 민속학 책인줄 알았는데 풍자소설이었군요^^
도꺠비 소재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혹하게 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소개 감사드립니다

kinye91 2022-07-25 16:56   좋아요 0 | URL
김동식 소설은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