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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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편의 소설이 실렸다. 다른 매체에 발표되었던 작품들. 한 자리에 모인다. 한 작가가 쓴 작품이라도 다 다른 내용일 수밖에 없다. 그때그때 작가는 다른 주제를 가지고, 다른 인물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책으로 묶이면 무언가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생긴다. 같은 작가니까, 그 작가가 추구하는 공통적인 무언가가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가 그러한 공통점을 발견하면 역시 그렇지 하지만, 공통점을 찾지 못하면 뭐야? 하는 마음을 먹는다. 작품 한 편이 온전한 세계니까, 그냥 그 세계를 감상하면 되는데도...


이 작품집에서도 공통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먼저 생긴다. 김기태라는 작가는 어떤 점을 주로 소설로 쓰려고 할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읽다가 포기한다. 뭐, 꼭 공통점을 찾아야 해. 그냥 작가가 그때그때 우리에게 보여주는 세계를 같이 거닐면 안돼 하는 마음을 지닌다.


그냥 읽는다. 한편 한편을 독립적으로. 연결지을 생각은 버린 채. 그렇게 읽다가 어떤 작품이 내 맘에 가장 들었지, 우리 현실하고 어떻게 연결이 될까 하는 생각이 또 든다. 참, 가지가지한다. 그냥 읽고 받아들이면 될 것을.


작품에 우위를 매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우위가 아니라 내 맘에 얼마나 드냐를 생각하는 거라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그래, 같은 작가의 소설 중에서도 내 맘에 쏙 드는 것이 있고, 도무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는 소설이 있을 수도 있지 뭐. 이건 순전히 내 주관적인 감상일 뿐이니까. 그렇게 마음 먹는다.


연예인이 나오는 소설이 두 편이다. '세상 모든 바다''로나, 우리의 별'이다. 그런데 주인공은 연예인이 아니다. 김기태는 특출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그 주인공을 바라보는 보통 사람을 등장시킨다. 우린 이런 보통사람들에 가까울 테니까.


이 두 작품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생각한다. 연예인을 두고 벌어지는 수많은 설왕설래들. 그러다 그렇게 설왕설래하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생각한다. 연예인을 비판하든 두둔하든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지니고 산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생각을 지니고 산다. 그들의 신념이나 행동이 윤리나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굳이 뭐라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무어라 한다. 이게 문제다.


그런 행태가 두 소설에 나타나 있는데, 그럼에도 연에인을 바라보는 평범한 사람의 처지에서 소설이 쓰였기에 무언가 따뜻한 느낌이 든다. 악성 댓글로 인해 피곤해지는 마음이 이 소설들을 통해서는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더 다른 세계를 이해할 마음이 생긴다.


평범한 삶을 평범하게 그려내고 있고, 그런 평범한 삶 속에서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가 덤덤하게 펼쳐진다.


'롤링 선더 러브, 전조등, 태엽은 12와 1/2바퀴, 무겁고 높은, 팍스 아토미카' 등이 그렇다. 교육 문제를 다루고 있는 '보편 교양' 역시 마지막에 가면 평범한 학생들이 등장해서 그들의 삶을 우리가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평범함이 바로 우리 삶이다. 이 평범함은 멀리서 봤을 때 평범함이지만, 각 개인에게는 비범함이다. 자신에게는 하나뿐인 삶인 것이다. 그러므로 평범한 삶은 곧 비범한 삶이 된다. 우리 모두가 존중해야 할 삶이 된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에서 그 점을 실감한다. 중심에 들지 못하는 삶. 그러나 자신만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두 사람. 그들이 '인터내셔널가'를 듣고 알게 되는 과정. 그리고 '기립하시오. 당신도!'라는 말을 서로에게 주고받는 과정.


이 둘이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팍팍한 현실도 삶을 뭉뚱그려 놓고 보면 평범함이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한다.


비범하지만 평범한 삶. 그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김기태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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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5-03-28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관계, 가족, 계급, 교육 등을 상상해 본 책이었습니다.

kinye91 2025-03-28 09:39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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