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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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숨결을 가득, 느낄 수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으로 놀러오세요.
 
 
  이사와 여행은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을 떠난다는 점에서 닮았다.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 머문다. 이사는 새로운 곳을 일상의 숨결의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토대를 옮기는 일이라 생각한다. 여행은 낯선 곳을 경험함으로써, 지금 살아가는 곳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보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거울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외로움과 아픔을 겪어내기 위해 시선의 이동,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여행이 여행자를 치유한다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닿았다.
 
  뜨거운 사막이 떠오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펭귄이 살다는 사실을 저자의 이야기에서 배웠다. 상식을 깨는 새로운 사실들이 책 속에 많다. 여행은 상식과 편견의 벽을 부수고, 단순한 진리를 낯선 사람들의 생활을 통해, 체험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첫 페이지에 파란 하늘이 보인다. 파란 하늘을 보며, 저자는 여행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언제 떠날꺼니?라는 속삭임에, 그는 여행을 떠나는 실천으로 답을 한다. 5년간의 케이프타운 생활에서 겪은 시선의 자유, 낯선 그곳에서 자연을 체험하며, 저자는 마음의 여유와 겸손과 희망의 의미를 배운다. 글이 고루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았다. 여유의 의미를 전하는, 아름다운 풍경들의 사진과 잔잔한 글들이, 지금 살아가는 일상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  자연과 사람들을 대하는, 저자의 마음씨가 좋았던 책.
  
 
  결국 책을 읽는다는 일은, 저자의 생각과 마주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똑같은 상황도 저자가 어떻게 바라보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글로 나타난다. 무릎팍도 안 되는 국제보호동물인 펭귄을 만나다가, 허리춤에 얽힌 펭귄을 만나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 때, 위험에 대처하는 그의 엉뚱한 에피소드에 깔깔 웃었다. 한 번 사랑에 빠지면, 그가 죽을때까지, 둘끼리만 안아주고, 둘끼리만 키스를 하는, 자카드 펭귄처럼, 당신을 사랑한다는 그의 고백에는 마음이 뭉클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알려진 하라레 골목과 위험할 수도 있는 꿀룰레 마을에서 그들의 방식으로 걸으며,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그의 행동들과 특별한 추억들에서,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은 따스한 감성의 저자를 발견했다.
 
  여행지의 장소의 사진이 눈을 자극해서,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면, 저자의 에피소드는저자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크게 만든다.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삶의 여유와 자연의 숨결이 있었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의 땅도 아니고, 때론 위험하기도 하며, 부의 차이, 인종의 차이, 문화의 차이가 완전히 사라진 평등한 공간은 아니다. 여유의 의미를 아는, 자신의 삶의 과정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미래를 위해, 지금의 고난을 참아내는 한국식 삶을 돌아보게 한다.
 
 
# 여행은 일상을 떠나는 방식의 용기,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타입의 모험!
 
 
  일상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지인과 함께 읽고, 여행하고 싶어졌다. 여행은 일상을 떠나는 방식의 용기라는 저자의 말과,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외로움과 두려움의 생의 공포와 마주하는 일이라는 메시지에 공감한다. 아무도 의지할 수 없는 외로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하는, 일상의 안정의 울타리을 넘어서고 싶은 이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익숙해진 길에서 멀어서, 낯선 곳에 발을 디딘 여행자의 가슴 속에는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 막막함이 스며있다. 절박한 공포로 보여지는 그 마음을 이겨낸 곳에, 삶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지혜가 손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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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 초보의사의 서울대병원 생존기
홍순범 지음 / 글항아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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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대한 선입견을 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선사해 주는 책들.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이란 책을 통해,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이 고민하는 여러가지 갈등상황을 간접경험했다. 의사들이 모든 병을 고쳐내는 불가능에 도전하지만, 한계는 늘 존재한다. 의료행위에 종사하여,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의사라도, 자신의 가족 앞에서는 가능하면 숙련된 의사에게 치료받고 싶은 마음을 토로하는 글을 통해, 환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되돌아보는 에피소드가 마음에 와 닿았다. 귀신과 법, 경찰 등 자주 만나지 못하는 대상은 지나치게 가볍거나 또는 어렵게 대하게 된다. 특히 의료행위는 많이 아팠을 때, 절박한 순간에 찾아가기에, 피해사례들에 민감하게 되고, 특별한 사건에 대해서는 더 경외시하고 만다.
 
  본과 4학년, 인턴 1년의 생활을 앞둔 청년의학도가 의사를 미워하는 세간의 풍조에 고민하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대면하려는 용기를 낸다. 인턴 1년간 다양한 분야의 의료생활을 체험하게 되는 수련과정을 글로 남기기로 결정한다. 현실을 기억이란 이름으로 미화하거나 어둡게 묘사하는 주관의 틈을 피하기 위해, 글감은 바로바로 기록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기록하기로 결정한다. 1년간의 인턴의 기록이 담긴 책이다.
 
 
# 심하게 아플때 찾아가는 병원이 아닌, 일상의 종합병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
 
  
  때묻지 않은 풋풋함으로 바라보는, 사회초년생의 시선이 담긴, 병원의 풍경이 보인다. 자신의 직장을 긍정과 부정의 시선으로 보지 않고, 낯선 곳에 처음 디딘, 실수와 두려움이 가득한 한 달 단위로 이어지는 인턴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곳에는 생사의 위기를 구출하는 신비의 의술의 공간도, 환자를 함부로 대하는 의료비리의 현장에서 자유로운 공간이다.
 
  작은 말 한마디에, 환자는 매우 크게 인식한다는 병원에서의 환자와 의사의 위치를 고민한 글도 좋았지만, 어느 직장에서나 존재하는 규칙과 예외가 난무하는 풍경들의 에피소드를은 종합병원 역시, 사람들이 어울려사는 사회의 공간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정맥주사를 자주 놓다보니, ㄱ지나치는 혈관들을 자주 들여다보는 직업병의 에피소드, 매우 많은 일들을 잠깐 눈 붙일 여력도 없이, 해야하는 바쁜 시간들, 휠체어를 타고 병원 앞 거리를 돌아다녀 보는 독특한 발상까지, 조금씩 인턴에서 레지던트로 가는 과정의 흔적들과 성숙의 과정들을 바라보다보면, 생각도 함께 자라는 기분이다.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는 안락사와 관련된 '소통의 실패'라는 제목의 이야기와 응급치료 후, 수술을 받게 된 환자의 보호자와의 분쟁의 경험을 적은 '아픈 기억'이다. 안락사를 원하는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시설의 필요성과 함께, 보호자 입장에서, 안락사가 되는 순간, 의사가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이해가 되고, 인턴의 입장에서 다른 응급환자들 보아야 하는데, 숨을 거두는 환자들에게 병실을 내어줄 수 없는, 다른 환자들을 생각해야 하는 의사의 입장도 공감이 된다. 바쁘고 급한 응급환경 속에서, 비슷한 용어를 사용하지만, 미묘한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르게 해석하게 되고, 돈이 얽혀지며, 환자들은 의사들이 돈 때문에 치료한다고 말하고, 의사들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항의한다고 말하는 미묘한 의료분쟁을 통해, 왜 의사들이 쉽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지, 왜 환자들이 의사들을 신뢰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성공적인 수술 뒤에는 집도 의사의 노고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마취과 등의 의료인들의 노고도 이해의 손길이 필요함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겉에 드러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이가 있어, 사회가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해 본다. CT 촬영 하나에도, 환자와 의사, 의사와 의사, 정확한 병명이 아닌, 어느 쪽에서 맡기 애매한 병으로 갈등하는, 분과 별의 갈등사항 의 에피소드를 지켜보다 보면, 멀게만 느껴지던 종합병원의 공간이 가깝게 느껴진다. 건강검진이 100프로 병을 밝혀줄 수 없는, 사진처럼 그 당신의 모습만 보여줄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점과 의술 역시 100프로 다 치료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만 이해하더라도, 병원에, 의사에게 거는 기대가 줄어들게 되고,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키는, 병원에 가기전에 건강해지려는 노력을 열심히 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 자신의 병을 의사가 치료해 주면 좋겠지만, 늘 그럴 수 없다는 점, 이해한다.
 
  병원에 대한 지나친 신뢰 또는 지나친 거부반응을 지닌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누군가를 알게 되면, 그가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점이 사람사이의 관계의 법칙이라 생각한다. 의사는 병을 완전히 고쳐내야 한다고 믿는, 기대를 줄여주는, 누군가의 서툰 몸짓의 과정들이, 먼 훗날 그가 명의라 불리는 숙련이가 되는 과정의 하나임을 인식하게 하는, 의료인을 좀더 이해하게 하는 마음의 여유를 전해주는 책이다. 기적도, 벅찬 감동이 사라진 공간에는 초보의 딱지를 떼는 과정의 풋풋함과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의 열매가 담겨 있다. 잘 아는 의사는 없지만, 마음이 고운 지인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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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hug! 아프리카
김영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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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기대 없이 떠난 아프리카 여행. 거기서 발견한 것은...
 
 
  TV나 책에서 멋진 풍경과 음식, 재미난 에피소드를 만나게 되면, 자연스레 떠나고 싶어진다. 매일 보던 일상의 풍경에서 벗어나 다른 생활방식과 낯선 사람들이 숨쉬고 있는 그곳에 가면, 가슴 설레고, 많은 감동을 받아 돌아올 것 같은 기대를 갖는 일은 자연스럽다. 유럽이나 미국은 가보고 싶은 동경의 마음이 들지만, 아프리카와 인도, 낯선 나라들은 왠지 두려운 생각들이 든다. 친숙하지 않은 정보와 함께 마음 속에 스며있는 경제적 부에 의한 편견이 남아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 가장 멋지다 생각하지만, 여행은 낯선 공간으로 떠나는 일이기에, 외지인에 의한 피해를 겪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함께 존재한다. 소심한 내게, 아프리카는 동경하지만, 가보기에는 위험한 공간으로 머리와 가슴에 인식되어 있다. 이 책, 『헉! 아프리카』를 만나기 전까지, 그러했다.
 
  빈곤에 처한 아프리카인들을 구해주고 싶은 거룩한 이유도 아니고, 일상에 지쳐 에너지와 삶의 전환점을 찾고 싶어서, 정확히 왜 아프리카에 가고 싶은지 이유도 모른 채, 떠났다는 저자가 여행을 떠난 이유의 솔직함이 마음에 닿았다. 정지선을 지키자는 캠페인을 담은 몰래카메라, 양심냉장고 편을 연출한 따스한 기획을 많이 한 저자가 이야기하는 아프리카이기에, 그가 바라보는 시선이라면, 거창하지 않은 소소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는 기대를 안고 책을 골랐다. 화려한 문체와 스펙타클한 모험, 인생의 전환점을 안겨주는 거창한 교훈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거라 생각한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저자가 쓴 매력적인 책이라기 보다, 우리 곁에서 늘 존재할 거 같은 친근한 마음을 가진 아저씨가 여행에 다녀와서 자신이 겪은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다.
 
  사소한 것은 절대 사소한 것이 아니다라는 글귀를 자기계발서에서 최근에 읽었다. 빠른 사회의 변화속에서, 잊고 살아가는, 작지만 소중한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들이, 신비와 두려움의 편견으로 가득한 아프리카를 친근한 친구로 느껴지게 만든다. 닮고 싶은 매력과 함께, 꼴보기 싫은 미운 구석을 함께 지닌 친근한 친구처럼, 아프리카에 사는 그들의 희망과 절망을 모두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가 아프리카에서 부대끼며, 친구가 되어 돌아오는 과정을 읽다보면, 아프리카는 떠나보고 싶은 장소로 변해있다.
 
 
#  지나버린 시간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그 곳! 아프리카.
 
 
  한국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사파리, 빅토리아 폭포, 킬리만자로 산 등정, 사하라 사막에서의 노숙 등 여행상품에서 쉽게 안내받을 수 있는 코스로 여행을 떠난다. 책의 강점은 ’여행지’에 주목한 점이 아니라, 여행지에 가는 과정의 ’마음의 변화’를 기록한 점이라 생각한다. 태국에서 아프리카로 떠날 때, 버스안에 까맣게 가득찬 검은 피부를 보며 느꼈던 위화감, 차비가 없어 6시간 이상 걷는 일이 자연스러운 사람들의 모습, ’잠보’하며 인사하고 손 흔들면, 반갑게 인사해 주는 사람들, 여행지에서 만난 사기꾼과 강도, 고마운 사람들까지, 한 사람을 대면하면서 느끼는 감동과 분노, 슬픔과 연민 등이 그가 펜을 굴려 그려낸 글과 스케치를 통해, 카메라에 힘에 기대 찍은 사진에 의해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는 아프리카의 최대의 재래시장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살아 숨쉬는 활력과 희망을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노숙자와 빈민들을 취재했던 예능PD의 경험들이, 일반 관광객이라면 멀리하고 두려워했을 부분까지 경험하게 해 주었고, 두려움 너머에 숨어있는 그들이 지닌 분노와 희망을 대면하게 한다. 분노에 주목하기 보다, 가난하지만, 서로 인사나누고, 없는 것도 나누어 가지는 살뜰한 정, 저자는 우리가 정보화와 현대사회를 살며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인정을 보며, 한국에서 잃어버린 모습을 찾고 있었던 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잡한 상어이빨에 노끈으로 묶은 목걸이를 만원에 부르는 맹랑한 소년도, 그의 가정형편을 생각하며, 천원에 사주었던, 묵묵히 고생해서 일하는 이에게 더욱 많은 돈을 얹어주는, 나쁜 사람들에게 손해보고 싶지 않지만, 착한 이에게 더욱 마음 써 주고 싶은 따스한 심성을 가진 저자이기에, 글에도 따듯한 마음과 그들의 힘겨운 삶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한다.
 
  책을 구매하면, 인세와 출판사 수익금이 아프리카에 사는 아이들이 마실 물을 위한 우물파기에 사용된다고 한다. 책을 통해, 아프리카의 여러가지 모습도 느껴보고, 30-40년 전에 우리가 생활했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간접경험해 보고, 무엇보다 얼마를 지니고 있던간에, 사람사이에 살아숨쉬는 인정이 있다면, 그곳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도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사실, 난 선의로만 채워진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책은 좋은 뜻으로 독자를 매혹하기 보다, 책 속에 담긴 내용을 통해, 독자를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지녀야 한다는 책에관한 편견이 있다. 수익금이 좋은 일에 쓰이지 않아도,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우린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 다르게 살아간다. 유럽,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등 모두 같은 시간, 지구라는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각자 그들이 지닌 문화에 따라 각양각색의 삶을 살아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자신의 꿈을 도전해가며 사는 아름다운 공간을 꿈꾸지만, 현실은  부유한 이가 더 많은 선택을 한다는 원칙에 따라, 아프리카에 사는 이들은 실업과 빈곤, 생존의 공포 속에서, 때론 다른 공간의 이방인의 가이드와 그들의 관광을 도우며, 힘겨움과 불합리한 많은 부분을 안으며 살아간다는 사실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믿을 건 나밖에 없다 생각하고, 경제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어두운 면을 보기보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며, 너도 많이 채워서 누리라는 삶에 대한 가치관을 지닌 독자보다는, 지금 가지고 있는 작은 부분을 나눌 줄 아는 인정많은 독자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따듯한 마음을 지닌  나와 같은 삶의 가치관을 지닌 이가 떠난 아프리카 여행이라 생각한다면, 몸은 떠나지 않았지만, 깊이 공감하며 여행을 다녀온 만큼의 깊은 마음과 삶에 대한 생각의 전환의 기회를 갖게 될거라 믿는다. 잔잔하지만 감동 있는 이야기를 통해, 낯선 곳에서 지금 우리의 모습과 아프리카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학교에 가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아프리카의 희망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기적을 믿지 않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절망의 의미를 아는 이의 서가에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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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불빛의 서점 - 서점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운 한 남자의 이야기
루이스 버즈비 지음, 정신아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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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 가득한 날에도, 비가 내리는 날에도, 책이 있어 늘 가고 싶은 그 곳.
  

  시원한 바람과 흰 구름이 듬성듬성 보이는 맑은 날씨에는 기분까지 상쾌해지기에, 서점에 들려 한 권의 책을 만나고 싶어진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거리에 거닐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기에, 서점에 몸을 피하게 된다.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정인을 만나는 것처럼, 서점에 놓인 한 권의 책에는 저자의 정성과 출판사의 노고, 서점 직원들의 수고가 스며있다.  저자는 책을 좋아하며, 서점의 점원이기도 했고, 출판사의 외판원 일까지 수행한 20년 이상 서점과 인연을 맺어온 서점과 책의 마니아이다.

  뜨거워보이지 않는 촛불의 심지의 파란색 부분이 붉은 빛을 내는 부분보다 실제 더욱 뜨겁듯이, 꾸준한 책과 서점에 대한 애정을 가진 저자가 서점과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한민국 열 명 중 세 명은 한 해동안 책을 읽지 않고, 서점에 가보지 않은 사람도 많을거라 생각한다. 온라인서점의 가격경쟁력으로 인해, 중소서점은 문을 닫아가고, 큰 체인점만 명백을 유지하는 이때, 한 때 사람들의 주된 만남 장소였지만, 카페에 밀려난 다방처럼, 흔히 볼 수 없는 공간이 되어버릴 수 있는 서점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한다. 책을 이야기하는 저자는 간혹 볼 수 있지만, 서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는 많지 않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이야기와 역사가 스며있는 서점에 관한 이야기들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  서점과 책에 관한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
 
 
  첫 눈에 들어온 부분은 카페와 관련된 저자가 일했던 서점과 우리나라 서점의 차이였다. 외국에서는 서점 내에 카페가 있어, 구매하지 않은 책도 마음 편하게 서점 내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저자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서점의 변천사를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점원과 읽어야 할 책을 상담하기도 하고, 문화와 추억이 잠들어 풍경을 통해, 서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추억들을 떠올려 보게 된다.  

  로마와 유럽, 미국으로 거쳐온 글을 필사하던 필경사와 책장수, 노점, 행상, 인쇄기의 발명 등 다양한 기술의 발달에 따라 변화하는 책과 서점들에 관한 이야기를 저자의 추억과 함께 알차게 엿볼 수 있다. 외국에서 책이 어떻게 변화하게 되었는지, 우리 문화에서 책이 발전하게 된 변화와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 권의 책, 거기서 읽은 하나의 문장으로 세상의 온갖 좋은 것, 사소한 것, 심오한 것들이 시작되었음을 나는 배웟다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한 권의 책에 스며있는 문장이 세상을 보는 시선을 바꾸기도 하고, 이루지 못했던 꿈을 꾸게 만들기도 하며, 잊어버렸거나 잃어버린 감정의 조각들을 다시 찾도록 만들기도 한다. 서가에 보관되어 있지만, 읽을 엄두도 내지 못한,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지만, 많은 이들이 읽지 않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의 이야기는 책과 자유를 사랑하는 이들이 책을 지켜내기 위해 행했던 독자들은 알지 못했던 수 많은 수고들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내가 가진 돈을 지불하고 얻는 한 권의 책 뒤에는, 한 줄의 글을 쓰기 위해 무수히 많은 밤을 지새운 저자의 노고와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회의와 선택의 과정을 거친 출판사의 애정, 그리고 서점과 출판사에서 책을 홍보하기 위해 드린 노력들이 스며있다고 할까. 밥상 위의 놓인 음식들이 많은 경로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오듯이, 책 역시 보이지 않은 많은 손길의 노고가 있다는 점을 강하게 인식하게 한 에세이이다. 

  POD와 전자책으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쩌면 서점도 없어지고 종이책도 없어지는 시대가 찾아올지도 모르지만, 저자의 강력한 책에 대한 애정처럼, 책은 늘 수많은 위기에 직면하였지만, 강하게 생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점 역시, 첫 책을 사고, 손에 느껴지는 따스한 감촉과 눈과 마음을 즐겁게하는 오감을 자극하는 추억, 사랑하는 이에게 책을 선물하고 책에 담겨진 내용을 토론하는 추억들이 살아 숨쉬는 한,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과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동무가 되어 줄거라 믿는다.
 
  책을 처음 접하는 이보다는, 서점의 책들에서 나는 책냄새와 책들이 모여있는 공간에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소비하는 책을 좋아하는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처럼 서점을 좋아하는, 책을 사랑하는 이가 살아있는 한, 책은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함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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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불패 - 이외수의 소생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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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도전 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우울한 청춘에게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
 
 
  청춘의 시기는 현실과 타협하는 시기보다, 현실의 모순을 인식하는 시기라 생각한다. 세상이 아름다워보이기보다는 세상의 허물이 더 쉽게 보이는 때라고 할까. 순결하고, 깨끗함을 강렬히 원하기에, 때로 거칠고 타협을 모르기도 한다. 상위 5퍼센트의 안전한 길로 갈 수 있는 끈과 인맥, 학력을 지닌이가 아닌, 비정규직과 취업난, 인턴을 고민해야 하는 88만원의 세대에게, 청춘은 절망과 무력감의 시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20대의 잘못은 아니지만, 세상은 낙오자로 떨어진 20대에게 냉정하다. 이미 생활의 안정을 얻은 기성세대들이 이야기하는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이야기는 청춘의 귀에는 잘난척 또는 무력한 이를 배려하지 않은 가진자의 오만으로만 들린다. 존경할만한 기성세대를 손에꼽을정도로 찾을 수 없는 이때, 청춘들은 누구를 의지해야 할까?
 
  2002년에 출간된 『날다 타조』에 새롭게 추가한 글과 정태련님의 삽화를 추가한 개정증보판인 『청춘불패』에 주목한 이유는 딱 하나, 청춘에게 외치는 이가 이외수 작가이기 때문이다. 유년시절, 군대생활과 사회생활의 차이를 적응하지 못하고 훈장만 움켜지고, 술을 좋아해서 자식과 마누라에게 폭력을 일삼던, 청년시절에는 찢어지게 가난해서, 노숙은 기본, 추운 겨울에는 개집에서 강아지를 껴안고 밤을새운적도 있던, 지독한 가난속에서도 자기만의 마인드로 버텨온,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삶을 살아온, 다시 청춘의 시절로 돌아갈꺼냐고 묻는다면,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는 그의 이야기는 청춘들이 한 번 쯤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힘겨운 삶을 고민하는 청춘에게 보내는 이외수의 메세지.
 
 
  16가지 상황에 처한 청춘에게 보내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을 무가치하게 생각하는 그대, 부모를 증오하는 그대, 왕따로 고민하는 그대, 백수인 그대, 사랑에 고민하는 그대, 나쁜놈들 때문에 울화통이 터지는 그대, 썩어 빠진 세상이 미운 그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대, 못생긴 얼굴로 고민하는 그대, 열등감에 사로잡힌 그대, 시대에 뒤떨어진 그대, 돈을 못 버는 그대, 종교 때문에 다투는 그대, 장애로 고통받는 그대, 자살을 꿈꾸는 그대, 시험으로 시달리는 그대까지 취업난, 재정난, 사랑의 상처, 열등감, 이기적인 세상 등 사회의 풍경과 자신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청춘들에게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해서,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 16가지 상황이 각기 달리보이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인간이기에 가지는 사랑에 대해, 사회에서 상식으로 통용되는 관념을 뒤집어 바라보게 하는 시선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훈계조로 느껴질 수 있는 저자의 설교체의 문장에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고,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임과 함께, 곰곰히 생각해보는 심안과 뇌안을 함께 이용할 여유가 필요하다.
 
  취업을 하기 전에, 정말 내가 잘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는 시기라서, 『인생의 다섯단계 - 그대는 백수다, 백수는 아름답다』편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백수는 직업을 선별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20대는 선몽기이기에 충분히 10대에 꾸었던 꿈들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말과, 30대에는 연마기이기에 잠을 줄여서 일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도전하는 꿈에 매진하려는 10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했다. 백옥보다 더 고운 언어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어, 저자의 메시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해 주었다. 글과 글 사이에 간혹 등장하는 아름다운 어구는, 잠들기 전과 깨어난 직 후 읽고 싶을만큼 매력적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귀기울일 여유가 있는, 청춘의 시기가 불안하고, 우울한 이에게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날다 타조』를 지닌 독자는 서점에서 『청춘불패』의 작가노트를 먼저 읽어본 후 구매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특별한 비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미처 바라보지 못한 관점을 보게 해주고, 아주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헌혈한 피가 없어, 펜에 피를 찍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작가의 오랜 글쓰기의 내공이 잘 드러나있는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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