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원제가 <열 꼬마 검둥이>였다는 것을 친구로부터 처음 들었을 때,놀랐던 기억이 있다. 전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살인을 예고하는 듯한 오래된 자장가, 근처에는 10개의 꼬마 병정 인형이 놓여있었고, 노래의 가사를 닮은 방식으로 한 사람씩 죽어가는 이야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었으면서도 그런 자장가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읽어봐야할 듯. 


알려진 바에 따르면 1939년에 처음 영국에서 출간되었던 때의 제목은 <열 꼬마 검둥이 Ten Littile Niggers>였지만 1940년 미국판이 나오면서 제목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nd Then There Were None>로 바뀌었다. -p252


저자가 언급한 크리스티의 소설 중 <그리고 아무도 없었따>,<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읽었는데,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아직인데, 이제 읽어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실에 있는 책장 앞을 서성이다가 <끝과 시작>을 꺼내서 아무페이지나 읽고 다시 꽂아두는 일을, 나는 무한히 사랑한다.-p53


시집을 읽기에 이런 방법도 괜찮겠다싶었다. 시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시집을 구입하는 일은 거위 없고,아주 가끔 읽을 뿐이다. 시 한 편을 읽으면 뭔가를 꼭 얻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마음 가는대로 편하게 읽으면 되는 것을.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고 내려놓아야 한다는 마음도 내려놓으면 좀 더 편하게 시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싶다.


비스와바 쉽보르스카의 <끝과 시작>을 어떻게 구입하게 되었는지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묵직하게 책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책을 꺼내들고는 무작정 펼쳤다. 그렇게 만나게 된 시가 '중세 시대 세밀화'였다.


















중세 시대 세밀화


가장 푸르른 언덕을 향해,

가장 보드라운 비단 안장으로 장식된,

가장 멋진 말들이 끄는 행렬이 막 시작되었다.


일곱 개의 탑이 솟아 있는 성 (城)으로 향하는 중.

모든 탑이 최고로 놓아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선두에는 공작(公爵)이 앞장선다.

가장 심한 아부를 덧붙이자면 ,그는 절대로 뚱뚱하지 않음,

공작의 옆에는 공작 부인.

기막히게 젊고 매력적임.


공작 내외 뒤에는 몇 명의 하녀들,

마치 그림에서 금방 튀어나온 것처럼 어여쁘기 그지없음.

그 뒤로는 모든 하인들 중에서 가장 충성스러운 어린 급사,

급사의 어깨 위에는

원숭이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큰 동물,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주둥이와 꼬리를 가진 생명체.


그 뒤를 바짝 따르는 세 명의 기사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정중하면서도 경쟁적으로.

그들 중 누군가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

나머지는 재빨리 더욱더 위압적인 표정으로 맞선다.

그들 중 누군가가 적갈색의 준마를 타고 가면

다른 누군가는 더욱 진한 적갈색의 준마에 성큼 올라탄다.

열두 개의 말발굽이

길가에서 가장 흔한 데이지 꽃을 쓰다듬고 지나간다.


슬픔에 지치고, 고통에 인상을 찡그린 사람들,

팔꿈치에 구멍이 나고,눈이 사팔뜨기인 사람들,

여기서 가장 눈에 띄게 부재중인 건 그들이다.


가장 새파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부르주아와 농민들의 

가장 절박한 사안들도 부재중.


교수형에 처해도 시원치 않을

가장 독수리다운 눈빛도 부재중이기에 

아무런 의혹의 그림자도 드리우지 못한다.


그렇게 그들은 가장 유쾌하게 걸음을 옮긴다,

여기, 가장 봉건적인 리얼리즘 속에서.


화가는 최선을 다해 균형을 유지하려 했다.

지옥은 이미 두번째 그림 속에서 그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으니.

그렇다. 이 모든 것들은 가장 조용한 말조차 필요 없을 만큼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p237~239)



중세의 모습이기만 할까?

아첨하기 좋아하는 이들과 뭔가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구하는 사람들을 옆에 둔채,

정말 소중한 것, 정말 신경써야 할 부분에는 눈을 감은 권력자들은 얼마나 많은지.

진정 그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걸까? 아니면 보고 싶은 것만 보는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 서재를 둘러보다 1분기 책 구매에 대한 포스팅을 읽었다.

나는 어떤 책을 샀을까 궁금해서 주문내역을 살펴봤다.

도서관을 활용하고 있어서 예전보다 책을 많이 사지는 않고 있다.

사고싶은 책은 많지만 애써 누르는 또 다른 이유는 책장을 늘리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더 이상 책장을 사지 않고,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하다보니

구매는 신중하게 하고, 중고 서점을 이용해 판매하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과감하게 샀던 책들을 정리를 해보니, 일본어와 영어 공부를 위한 책들이 많았다.

영어는 포기할거야하고 버린 책들이 많은데,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도전해보자 시작하는 바람에

영어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나 Gemini를 활용하고 있지만 필요한 책들도 있으니 어쩔 수가 없다.

책 높이말고 실력을 쌓아야하는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6-04-01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4-04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응원하는 야구팀의 외국인 투수가 쇼핑하는 것을 보았다.

이기고 있던 경기를 져버려서 승리투수 요건을 날려버린 것이 못내 아쉬웠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영어로 인사를 건네고싶은 맘이 드는거였다.

옆에 있는 남편에게 인사라도 해볼까 했더니 해보라고 했지만,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지나쳤다.

용기 없음에 말도 못하고,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만 하고 있는 나를 보며 웃음이 났다.

이래가지고 언제 영어로 말 한 마디 해볼 수 있겠냐?


아무리 공부하면 뭐하나?

이렇게 용기도 없고, 자신도 없는데......

에구 에구.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희선 2026-03-31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 선수를 마트에서 보다니, 신기합니다 인사라도 했다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하네요 이렇게 말해도 저도 못하겠지만... 영어로 말하려면 그냥 하는 게 좋을 듯해요 외국 사람은 이상한 한국말 자신 있게 하잖아요 영어도 이상해도 그렇게 안 좋게 여기지 않을 것 같아요


희선

march 2026-04-04 17:16   좋아요 0 | URL
야구장 근처에 살다보니 가끔 선수들을 만날 때가 있어요. 희선님 말씀처럼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Hi라도 한 번 해볼게요.^^
 
















<피아노 선생님의 제자>



피아노에 대해서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선생님의 물건을 하나씩 가져가는 소년.

나이팅게일은 그 소년을 잃을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바라볼 뿐이었다.

아버지, 옛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많은 불합리한 점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그녀가

안타깝다고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결국 자신의 결핍을 스스로의 힘으로 채울 수 없는 나약함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다른 하나는 포기하는 현명함을 발휘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끝에서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은 나이팅게일의 결핍이었다.


<장애인>


대화가 되는 사람이 없다. 각자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타인의 말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도, 대답할 가치도 느끼지 못하는듯한 행동들에 내 답답함은 커져갔다. 무엇을 느껴야하는 거지? 괴테는 독자들의 독서방식의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했다는데, 내 경우엔 독서방식의 위험성이 아니라 이해의 벽이 너무 높게 느껴져 독자로서 좌절감이 느끼게 하는 단편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6-04-01 2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4-04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