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푸틴의 정원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6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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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카야마 시치리라는 작가의 이름만 보고 고민없이 읽게 된 책이다. 피아니스트를 탐정으로 내세운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소년 시절 살인을 저지른 적이 있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 경찰  이누카이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누카이 하야토 시리즈' 등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 전부는 아니지만 각 시리즈 몇 권씩은 만난 적이 있다.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제기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묵직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 좋아한다. 


옮긴이는 '이 작품은 단순한 형사 미스터리를 넘어 현대의학 체계가 마주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파고듭니다.'라고 말했는데, 민간요법, 대체의학을 내세워 현대의학에 대해 여러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이누카이 형사의 딸 사야카는 신부전 환자로 몇 년 동안 병원에 장기입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성 사구체신염이라는 병으로 입원하고 있는 유키와는 친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그의 엄마는 집에서 치료하겠다고 퇴원을 했다. 하지만,유키는 병이 악화되어 죽었고, 이누카이는 장례식에 갔다가 그 아이의 몸에 있는 멍자국들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얼마 후 병과 가족들에게 짐이 된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췌장암 환자에게서도 유키와 똑같은 멍자국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수사를 하게되는데......


둘의 공통점은 내츄럴리라는 민간 의료단체의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누가 봐도 사기라고 보여지지만 유방암 투병을 하던 아이돌 가수가 그 치료를 받고 나았다는 기자회견을 하게되고, 유명 정치인까지 옹호하고 나서면서 내츄럴리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되었다. 회원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내추럴리의 총수가 살해되는데, 오히려 그것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내추럴리라는 의료 단체가 만들어진 것은 병원의 의료 체계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벌인 일이었다. 병원이 아무리 첨단 의료기술을 자랑해도 결국은 사이비 치료를 택하는 환자들을 보며 병원 치료를 비웃고 싶었다는 그들의 말에 실소를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벌인 일은 진정한 복수도 되지 않았고, 스스로를 범죄의 늪에 빠뜨린 결과밖에 되지 않았다.


병원의 의료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 대체의학을 사이비 종교인듯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 그 경계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등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좋았다. 몰입력도 좋았고. 하지만,쭉 올라가던 긴장감이 범인을 특정하는 부분부터는 싱거워져버렸다. 지금까지의 나카야마 시치리가 아닌듯한 느낌? 다음 소설에서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멋진 플롯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과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 볼 수 있을까? 어디까지 쫓을 수 있을까?-p94


사이비 종교는 외부인 입장에서 보면 황당무계한 것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신도들은 지나치게 진지해서 비판이라도 하면 마치 부모 죽인 원수라도 만난 사람처럼 달려들죠. 저는 민간요법이 일종의 사이비 종교라고 생각해요.-p168


시술을 받은 것이 잘못이었다고 인정하는 순간, 자신들이 한 선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종교였다. 교리를 믿고 교주를 숭배하는 것이 잘못된 행동이었고, 자신의 말과 행동이 경솔하고 이성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두려워 견딜 수 없는 것이다.-p212


이누카이는 의학이나 의료 전문가의 설명보다 아이돌의 말을 더 믿는 현상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것도 요즘 유행하는 반지성주의인가 의심스러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 신중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결국 그들은 사쿠라바 리노가 완치됐다는 사실을 구실 삼아 기존의 권위를 깎아내리고 싶을 뿐이었다.-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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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6-04-07 0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고 이누카이 형사 다음 이야기 나왔을까 하고 찾아보니 나왔네요 《닥터 데스의 재림》이군요 아직 문고는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 2026년에 나올 것 같습니다 나오는 때 놓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사둔 책을 봐야 하는데 나올 걸 생각하는군요

의사가 신은 아니겠지요 아픈 사람을 다 고치지는 못하겠습니다 그런 걸 의학이나 의료인을 탓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런 생각을 하고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아니면 그저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도 있겠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