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책인데 3월 11일에 시작해서 8월 26일에 드디어 마무리를 했다.
끝내고 싶어서 하루에만 14페이지를 읽었다.
매일 이 정도 읽었다면 보름도 채 걸리지 않는 분량인데, 정말 게을을 부렸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기도 했지만 그건 핑계일 뿐.
다음 책을 시작하면 좀 꾸준히 읽어야겠다.
책에 소개된 여섯 작품이다. 일본에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 , <도비니의 정원>, 1890년 , 히로시마 미술관
파블로 피카소, <새장, Bird Cage > , 1925년 , 오하라 미술관
폴 세잔, < 설탕항아리, 배와 테이블보 Sugar Bowl, Pears, and Tablecloth> 1893~1894년, 하코네 폴라미술관
쿠스타프 클림트, <오이게니아 프리마베시의 초상 >, 1913~1914년 , 도요타 시립미술관 (표지에 있는 그림)
東山魁夷(히가시야마 카이이), <白馬の森>, 1972년, 나가노 현립 미술관
클로드 모네, <수련>, 1914~1926년 , 나오시마 地中美術館 (지중미술관, Chichu Art Museum)
일본 여행을 하면서 가봤던 미술관은 도쿄 국립 서양 미술관 밖에 없다. 오하라 미술관, 하코네 폴라 미술관,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마지막 여섯 번째 소설은 인간관계에 치이고 건강도 나빠진 젊은 여자가 퇴원을 앞두고 나오시마 지중 미술관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고는 모네의 <수련>을 보러 가는 이야기였다. 나오시마 에 가는 과정, 지중 미술관의 묘사들을 보다가 궁금해서 블로그를 찾았다. 어떤 페리를 타고 섬에 들어 가는지, 지중 미술관은 어떤 모습인지 자세하게 찾아봤는데, 그러고 나니 더 가고 싶어졌다. 소설의 결론은 <수련>을 보고 힘을 얻게 되는 거였다. 소설 속 주인공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무섭다고 표현을 했다. 책이나 드라마등으로 그런 장면을 자주 만나면서도 설마? 그래도 사는 것이 나을텐데? 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내 입장에서만 생각해서는 안되겠구나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그 힘든 마음이 전해져왔다. 힘든 순간 책 속의 한 문장이, 음악 한 곡이, 그림 한 점이 따스한 위로와 힘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설 속 모든 이야기들이 그런 예술의 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다. 등장하는 그림도 찾아서 감상하고(책에 그림까지 수록되어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따뜻한 이야기도 만나고, 일본어 공부도 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