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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 넘고, 몸의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의기소침해지는 부분은 있기는 해도, 엄마가 지금 건강한 모습이라면 내가 노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러지는 않았을 것같다. 치매도 있고, 침대에서만 생활하고 계시는 엄마를 보면서 노년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버렸다. 엄마는 지금은 집에 계시지만 요양 병원에서도 넉달간 생활을 했었다. 요양 병원 생활을 지켜봤었고, 부정적인 생각만 갖게 되었는데, 막상 한계에 도달하면 다시 병원으로 모셔야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올거라는 것을 생각하면 두렵다. 


노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는 책들을 다룬 이 책을 읽으면서 '돌봄'이라는 단어를 많이 만났다. 가족만이 아니라 함께 돌보는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어쨌든 가족이 짊어져야할 무게는 엄청나다. 아빠와 형제들과 함께 해 나가고 있지만 언제까지 잘 해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노년을 앞둔 중년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나가야하는 지, 긍정적이고 힘이 되는 글들도 있었지만, 내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 돌봄에만 감정이입이 많이 되어서 조금은 힘든 책 읽기였다. 어쩌면, 이 책은, 책에서 다루고 있는 책들을 읽어야하는 사람은 두려움 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싶었다. 


자식 돌봄의 결말은 '자유'라는 단어로 포장할 수 있다. 이것 저것 마음을 접고 접어, 몇 가지의 쓸쓸함과 슬픔들을 외면한다면, 중장년의 외로움을 자유라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 돌봄의 결말은 포장이 어렵다. 그것은 그냥 슬픔 그 자체다.-p269


'그냥 슬픔 그 자체'라는 말에 시선이 머물렀다. 맞다. 엄마와 함께 했던 좋은 시간들을 떠올려봐도 결국은 슬픔이란 감정으로 귀결되는 느낌이다. 이 시간들을 슬기롭게 잘 지나갈 수 있기를. 그냥 늙은 여자가 아니라 늙고 강인한 여자가 되려한다는 저자.나도 좀 더 단단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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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을 읽습니다 - 나이듦에 대한 인식이 시작되는 순간
서민선 지음 / 헤르츠나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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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피하려고 해도 다가오는 시간들, 노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노년의 부모님들을 위한 돌봄의 시간도 중요한 과제로 다가왔다.그 이전에 나를 제대로 보살피는 시간은 더더욱 필요하다.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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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세월 박경리 산문선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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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읽기 전과 토지를 읽은 후 박경리 작가에 대한 나의 생각은 완전히 바꼈다. 대학 시절 <김약국의 딸들>을 읽었을 때도 그다지 감흥은 없었다. '왜, 박경리 박경리 하는걸까?' 라는 건방진 생각도 했었지만, 그래도 토지는 궁금해서 사두긴 했다. 10년을 푹 묵힌 후 마침내 꺼내 읽은 토지는 상상이상이었다. 어떻게 이런 책을 써낼 수 있었을까? 25년에 걸쳐 원고지 4만장 분량이라는 대작을. 토지 마지막 권을 꺼내,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어봤다.


"만세! 우리나라 만세! 아아 독립 만세! 사람들아! 만세다!" 외치고 외치며, 춤을 추고, 두 팔을 번쩍번쩍 쳐들며, 눈물을 흘리다가는 소리 내어 웃고, 푸른 하늘에는 실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하동, 작가의 무덤이 있는 통영, 토지를 탈고했던 원주에 다녀왔다. 하지만, 토지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너무나 강해서인지 인간 박경리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바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그래서, 이 산문집이 나에겐 작가를 조금이나마 알게되는 계기가 되어서 의미가 있다.


작가로 등단한 이후 1970년대 말까지 써내려간 에세이들이어서 내 기억 속에 있는 할머니가 아닌, 30대~50대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동리 작가를 만남으로써 작가로 등단하게 된 이야기, 문학계 지인들과의 교류, 글 한자 쓸 수 없어 힘들었던 시간들, 동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등으로 문학가로서의 작가를 만났다면, 채마밭이나 꽃밭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 아이를 잃었던 여름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마음, 딸과 어머니와의 소소한 에피소드 등으로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작가를 엿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글을 쓴다는 것, 문학을 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각자 추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싶다. 박경리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던 걸까? 


언젠가 어느 모임 장소에서 말한 적이있지만 나는 슬프고 괴롭기때문에 문학을 했다고 말했다. 내 생각 같아서는 위대한 문학자가 되느니보다 차라리 인간으로서 행복하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이렇게 문학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역시 지금도 나 자신이 슬프고 괴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슬픔이나 괴로움이 결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만인의 것이기 때문에 인간 생활에 있어서 문학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만인 속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받지 않으면 안되었던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억울함이 나로 하여금 무엇인지 모르게 고발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는 그러한 정신적 절박속으로 몰아 쫓았던 것이다.-p284


 <토지>,<김약국의 딸들>, <표류도>. 이 세 작품만 읽었을 뿐이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작가의 작품들이 밝기 보다는 응축된 아픔, 슬픔이 느껴졌던 것이 이런 이유에서였을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어디선가 작가는 고향 통영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글을 읽었던 것같은데 잘못된 기억이었을까? 책에서 작가는 통영에 대한 애정을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었다. 1년을 사는 동안 너무나 좋았던 기억을 갖고 있는 통영이라 격하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1926년생이라 올해가 탄생 100주년. 이 뜻깊은 해에 산문집으로 작가를 만나게 되어 의미있는 책으로 남을 것같다. 알고보니 총 6권의 산문집이 출간되어 있었다. 작가를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될것같다.

외모 치레에 바쁘고 책 한 권을 손에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틈을 이용하여 독서라도 하는 사람과는 완연히 층이 진다는 말씀에 책을 만나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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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세월 박경리 산문선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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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만 만났지 작가의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산문이란 작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세하진 않지만 그녀의 가족, 생활인으로서의 작가, 무엇보다도 문학에 대해, 문학가로서의 세상을 향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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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내게 오시네
아룬다티 로이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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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 대한 이야기면서 인도의 역사, 사회 전반을 다루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마음이 너무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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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5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5-22 21: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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