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데려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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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매끄러운 것인지 편하게 읽혀져서 다행이다. 정보 없이 읽고 있는 책. 

마음을 비우고 그냥 따라가게 되는 느낌이다.특별할 것 없는 표지 그림도 너무 마음에 든다. 


결혼하고 같은 집에서 밤낮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는 어느 정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랄까, 얼마만큼의 독자적인 영역이 있어야 한다. 리처드는 그것을 그녀에게 주었고, 그녀도 그에게 주었다. (가령 오늘 아침에 그는 어디 있을까? 어떤 위원회에 참석해 있을 것이다. 그녀는 절대 묻지 않았다.) 그러나 피터와는 모든 것을 공유해야 했고, 모든 것을 일일이 의논해야 했다. 그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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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6
스탕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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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리앵, 마틸드, 드 레날 부인 이들이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단지 허상을 쫓고있는듯해서 힘들었다. 쥘리앵의 마지막 연설에 정치적, 계급갈등, 사회문제등을 억지로 우겨넣은듯한 느낌도 들고....한 번 더 읽으면 뭔가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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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의 사명은 유족의 감정을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 사인을 해명하고 범죄와 사고 박멸에 힘쓰며 임상 의학에 피드백하는 겁니다. -p 217


우리는 유족의 목소리보다 죽은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살아있는 사람은 놔둬도 알아서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죽은 자는 우리가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한마디도 하지 못합니다.-p218


<언내츄럴>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다. 부검을 통하여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고 사건성이 있을 경우 범인을 잡아내는 역할까지 했다. 이 소설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부검을 꼭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돈이 없어서 그냥 묻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살아있는 자의 영역이든, 죽은 자의 영역이든 돈의 힘이 대단하다는 씁쓸한 현실을 떠올려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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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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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메르시어와 충만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본명은 페터 비에라. 소설을 집필할 때는 두 명의 프랑스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과 루이 세바스티앙 메르시에의 이름을 조합한 파스칼 메르시어라는 필명을 사용한다고 했다. 나는 파스칼 메르시어로 기억할 것같다.페터 비에라보다 더 울림이 좋다. 고등학교 시절 라틴어,그리스어, 히브리어를 배웠고, 철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리스본행 야간열차>와 <언어의 무게>라는 소설을 써냈다는 것이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2007년 한국 최초 출간, <언어의 무게>는 2020년 현지 출간, 우리나라에서는 2023년 출간되었다. 내가 읽은 순서는 반대였다. <언어의 무게>를 먼저 읽고, 이 작가 너무 좋은데라는 생각에 <리스본행 야간열차>까지 읽었다. 왜 이 두 소설에 이렇듯 빠져들었을까? 차분하게 울려오는 문체가 너무 좋았다. 내가 이런 분위기의 글을 좋아했었구나. 눈에 보이는 뭔가가 아니라 내면을 파고드는 글들이 읽는 내내 너는 어때? 라고 나에게 질문을 던져오는듯했다. 


소설 속에 또 하나의 소설. 두 사람의 인생. 글과 언어가 가지는 힘. 수 많은 철학적 사유를 품고 있는 글들. 그 문장들이 전혀 따분하지도, 고루하지도 않았고, 내 시선이 다른 곳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묶어두는 것이 신기했다. 사실, 머릿속이 정리가 되기보다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들어와서 혼란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그 느낌조차도 싫지 않은 특별한 경험. 나랑은 궁합이 딱 맞았다고밖에는 표현할 말이 없다. 


반드시 다시 읽어보게 될 책. 


우리는 많은 경험 가운데 기껏해야 하나만 이야기한다. 그것조차도 우연히 이야기할 뿐, 그 경험이 지닌 세심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침묵하고 있는 경험 가운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형태와 색채, 멜로디를 주는 경험은 숨어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가 우리가 영혼의 고고학자가 되어 이 보물로 눈을 돌리면, 이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게 된다. 관찰의 대상은 그 자리에 서 있지 않고, 말은 경험한 것에서 미끄러져 결국 종이 위에는 모순만 가득하게 남는다. 나는 이것을 극복해야 할 단점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혼란스러움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익숙하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경험들을 이해하기 위한 왕도라고 생각한다. 이 말이 이상하고 묘하게 들린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야 깨어있다는 느낌, 정말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p 30~31


그레고리우스는 서점 주인이 읽어 주는 이 서문을 듣고 "사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나는 이 서문을 읽고, 정말 재밌게 읽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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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5 18: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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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3 2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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