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넬로피아드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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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의 시선으로 쓰여진 책은 오딧세이아를 다르게 보는 시간을 가지게 했다. 한 사람의 용맹을 부각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정숙한 아내의 이미지로 각인시켜져있는 페넬로페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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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를 즐겁게 읽는 팁으로, 친구들과 모여 대사를 나누어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그렇게 소리내어 읽다보면 참 재밌어요. 연극 대본이니까요. 그리고 예쁜 노트에 좋았던 구절을 띄엄띄엄 적어놓으면 좋습니다. 왜 띄엄띄엄 적어두어야 하느냐면, 나중에 찾아보면서 소감이든 뭐든 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구절이 너무나 많은데 그야말로 서 말 구슬이어서 그걸 한꺼번에 다 어떻게 할 순 없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한두 개씩만 주워담아두어도 참 좋습니다. 방금 문학에 대해 너무 노력하지 말라 이야기했습니다만, 그럼에도 [파우스트]는 누구나 한번 정면 대결해볼 만한 작품입니다. 한때는 가까이, 한때는 또 멀리 두기도 하면서 천천히 읽다보면 세상과 사람에 대해 더 넓은 시야가 트일 거라 믿습니다. 큰 사람이 남기고 간 선물입니다. p34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아직이다. 다 아는 이야기라는 착각 속에 있기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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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9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전영애 지음, 최경은 정리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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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문학 전공, 세계적인 괴테 연구자로서 알고 있는 전영애 교수님의 이야기는 간간히 들어왔다. 독일어권 문학을 읽을 때면 번번히 번역자로서 그녀의 이름을 만날 수 있었다. 자세한 건 알 수 없었지만 왠지 전영애라는 이름에는 열정이라는 단어가 따라왔다. 나에게 그녀는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강인한 이미지, 하지만 이면에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따뜻한 이미지가 함께 했다. <시인의 집>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는 망설임없이 읽었다. 10여년도 더 전에 읽어서 책 내용이 자세하게 떠오르지는 않지만, 문학에 대한 그녀의 열정적인 삶의 모습은 강하게 남아있다. 이후 그녀가 출연한 방송도 챙겨보고, 유튜브도 보면서 '여백서원'엘 들러보고 싶어졌다. 두 번째로 만나는 이 책 <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을 읽고나니 더 더욱 직접 한 번 만나뵙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나이가 들면서 무엇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더욱 더 유용성을 따지게 되고, 타인에 대한 포용감도 줄어듦을 느낀다. 삭막해져가고 있다고 해야하나? 교수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싶었다. 인생 선배로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녀의 이야기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책을 선택하는 것에서도 지식이 우선이었던 내가 문학에 대한 필요를 느끼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내 옆의 좋은 이웃만 만나는 게 아니라 몇백 년 전의 어느 누구까지 만나는 일입니다. 엄청난 일이지요. 그것을 어떤 출세의 한 방편으로 생각한다면 별로 득이 없겠고요. 크고 바른 어떤 것, 진정한 '앎'에 대한 사랑이쟎아요. 문학도 철학도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자신이 세계를 좀 풍요롭게 하는 일인 것 같아요. 함께하는 세상도 자연스레 좋아지고요. 그래서 저는 조금은 쓸모없어 보이는 문학이 사실은 삶에 무척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의 범위는 얼마든지 활짝 넓힐 수 있습니다.-p21



살면서 이런 저런 붙임을 겪을 때 문학이 위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괴테 연구자로서 괴테의 작품 속 글들을 인용한 부분이 많았는데,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문장들이 있었다. 문학이 주는 힘이 이런거구나. 좋은 문장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살릴 수도 있지 않을까싶다. 문학에 대한 사랑 외에도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말씀들도 해주셨다. 


이게 더 좋을까 저게 더 좋을까 너무 재는 것보다는 자신이 선택한 것을 믿고, 쭉 가보기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일을 해도 힘든 점은 있으니 산 하나 정도 오르는 공은 들여야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힘이 부칠 때 적어도 이건 내가 좋아서 택한 것이라는 마음가짐이라도 있어야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입니다.-p39


추진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시작하는 것이 뭐가 어려워하겠지만, 시작을 하기 전에 너무 먼 미래를 내다보고 고민하다가 시간만 보낸 경험이 많은 나로서는 저 말씀에 너무 공감이 되었다. 지금은 포기하더라도 시작하고보자 마음먹고  하다보니 좋아서 꾸준히 밀고 나가는 일들이 있다. 이럴까 저럴까 고민만 했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었다. 


괴테를 연구하면서 그녀가 만났던 여러 장소, 여러 사람들, 자신이 이루어냈던 성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솔직히 부러운 맘이 컸다. 그녀가 이루어 낸 성과보다는(물론 대단한 것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위해 쫓아다녔던 삶이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노년이 된 지금도 그 열정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고, '괴테 전집'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 것이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그녀의 바램대로 그 시간이 주어지기를. <시인의 집>을 읽을 때만해도 괴테가 그리 궁금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젠 그가 너무 너무 궁금해졌다. 특히, 욕심에 구입하고는  책장을 장식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던 <파우스트>를 드디어 꺼낼 순간이 다가왔다.


여백서원,괴테마을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놀라운 모습들을 만났다. 사람들이 댓가를 바라지도 않고 자발적으로 힘을 보태주는 모습이었는데, 너무 마음 따뜻해졌다.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책 제목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의 힘이 보태져서 만들어진 그 공간을 언젠가는 한 번 가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봐야겠다. 유튜브 채널 '괴테 할머니 TV'의 영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책이라고 했다. 다음 책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는 유튜브 영상으로 나에게 선한 영향력을 한껏 발휘하신 분의 이야기 잘 따라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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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9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5-08-10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고 죽 하다니 대단합니다 괴테 책은 한권 봤군요 예전에 클래시기 클라우드에서 나온 걸 봤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건 괴테가 아닌 단테였어요 찾아보니 괴테도 나왔군요 그 책 꽤 비싸진 느낌입니다 한국에 괴테 마을이 있다는 것도 멋지네요 가 볼 일은 없겠지만... 저는 늘 이러네요 어디든 가 볼 일 없다고 생각합니다 march 님은 언젠가 거기에 가 보시기 바랍니다


희선
 















폴 오스터의 책이 읽어보고싶어졌다. <달의 궁전>만 읽어봤는데.이참에 뉴욕 3부작을 읽어볼까?



















그래픽 노블은 도서관에 신청했더니 만화책이라고 안된다고했다.

<파리대왕>은 있었는데.

기준이 정확하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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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9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 티모시 투쳇의 발라드


첫 번째 단편 [줄서기]를 읽으면서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두 번째 이야기도 역시.


유명한 소설가가 되겠다는 어린 시절의 결심때문에 뉴욕에 오긴했지만 글 한 줄 쓸 수 없는 티모시. 소설 집필을 늦출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 


아, 티모시. 드디어 네게 경험이 될 일이 생겼다. 


특별하고도 특별한 경험은 생겼는데 과연 그는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아무리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제대로 써야하고, 사람도 잘 만나야 인생이 꼬이지 않는 법인데, 티모시의 인생이 이렇게 꼬일 줄이야. 서점상의 눈에 띄어 서명 위조에 발을 들이게 된 티모시였다. 원칙을 정했으면 예외를 두진 말아야하는데 그 예외가 발목을 잡아버렸다. 야구 경기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인데,  중요한 순간 에러 하나는 거의 점수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살아있는 이의 서명 위조라니! 폴 오스터가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자신의 서명이 되어 있는 책을 발견하고 의아하게 생각한 것이 발목이 잡힌 계기가 되었다. 폴 오스터가 서명을 보고 생각하는 장면들은 필체가 가지고 있는 특별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자신의 서명이 너무나도 거만하게 보인 탓이었다. 이렇게 당당하다니.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다니. (중략) 그러나 젊은 자신을 질책하던 중에도 그는 P의 필체가 다소 인상주의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나이 때에는 확실히 대문자를 이보다 더 정확하게 썼는데.'이상한걸.'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p92


이 서명 역시 자신의 성공을 의식하는 작가의 것이었으나, [잠겨 있는 방]이 출판될 무렵에는 아내가 이미 딸을 임신하고 있었다. 그 행복한 소식을 듣고 깊은 곳에서 솟아난 기쁨과 겸허함은 어디로 가버렸지? -p93



작가들에게 있어서 서명이란 '그냥 내가 쓴 내 책이다'라는 의미 외에 서명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듯했다. 이런 폴 오스터의 눈에 띄어버렸으니. 그냥 원칙에 따랐다면 좋은 경험(?) 은 안해도 되었을텐데.


자신의 재능, 시간, 노력을 쏟아 인간의 마음을 표현해낸 기분이 마치 방금 협주곡의 마지막 음을 연주하고서 청중의 갈채를 기다리는 피아니스트의 기분과 비슷했다. 톨스토이가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완성하며, 자신이 자신의 이전 작품을 뛰어넘었을 뿐만 아니라 동료는 물론 어쩌면 우러러보던 작가들의 작품마저도 뛰어넘은 것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느꼈을 법한 기분과도 거의 비슷했다. -p 88



왜 싸이코패스가 떠올랐을까? 자신의 범죄를 인정못하고 뭔가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을 하는 사람들. 티모시는 그 정도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범죄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비범한 능력에 감탄하고 있는 모습이 정상은 아니구나싶었다. 



이제 세 번째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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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9 2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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