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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미술사 : 르네상스의 천재들 ㅣ 후려치는 미술사
박신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6년 5월
평점 :
역사의 재미도 몰랐고, 미술은 국어와 함께 학창시절 가장 싫어하던 과목이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베스트셀러 정도 골라 읽던 내가 본격적으로 책의 재미를 알게 된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였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마침내 책의 재미에 풍덩. 이런 신세계가 있었다니.미술에 먼저 빠지면서, 미술사를 통해 역사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전시회를 찾고, 유적지를 찾아가고. 무엇보다 국어를 싫어했던 내가 문학에 푹 빠져있다니, 참 아이러니 하다. 서론이 길었다. 오랜만에 미술사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잠시 추억여행을 다녀왔다.
도서관에서 처음 봤을 때는 그다지 흥미를 끌지는 못했는데, 미술책 안 읽은지 좀 되다보니 약간의 금단증상도 있었던 터라 대출했다.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문체가 놀랍게도 편안하게 들렸고, 책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르네상스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중세 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는 없고, 십자군 전쟁으로 시작했다. 십자군 전쟁이 세계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그다지 지식은 없었다. 간단한 정리 정도였지만 십자군 전쟁의 원인, 결과, 그리고 흐름에 대해서 알게되어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관련 책들을 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십자군 전쟁의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 같은 기독교인들을 살해,약탈했던 4차 십자군 전쟁이 르네상스의 불씨를 피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는데,하나의 사건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무도 모르는거구나 싶었다. 최초의 르네상스인이라고 말하는 프리드리히 2세, 최초의 르네상스 조각가라고 일컬어지는 니콜라 피사노. 프리드리히 2세와 피보나치와의 만남으로 피보나치에 대한 이야기까지,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사실,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틈새들이 있었고, 그 틈새를 메워가는 읽기 시간이 즐거울 수 밖에 없었다.
르네상스의 회화의 시작인 조토, 피렌체의 꽃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던 브루넬레스키, 르네상스 조각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던 도나텔로, 선 원근법을 본격적으로 회화에 적용시킨 마사초. 그리고, 보티첼리. 익숙한 이들이지만 띄엄 띄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숙해가는 르네상스 안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리되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그 시기를 지나 르네상스의 황금기라고 하면 생각나는 세 명의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 젤로, 라파엘로. 이 천재들을 만나는 시간은 또 얼마나 즐거웠던지. 너무나도 다른 세 사람의 예술세계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셋중에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미켈란젤로다. 정말 예술만을 위해 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 천재성으로 더 많은 작품을 남겨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라파엘로는 여자를 조금만 덜 좋아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면, 미켈란젤로는 프라이빗한 생활을 좀 더 즐겼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에, 이런 걸 보고 '망구 니 생각이다.' 하겠지만. 본인들이 뭐 행복했다면야.
르네상스를 생각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조반니, 코시모, 로렌초로 이어지면서 예술가를 후원하고, 르네상스를 꽃피웠던 메디치 가문이다. 메디치 가문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미술사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것같다. 십자군 전쟁을 시작으로 피렌체 공화국이 멸망하면서 르네상스의 꽃이 꺾이고 마는 그 시기까지를 책은 담고 있었다. 정말 신나는 여행이었다. 저자가 운영하는 유튜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심가는 영상들이 많아서 자주 찾아가게 될것같다. 오랜만에 읽은 미술사,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고, 저자의 다음 이야기 <모더니즘 회화>도 읽어볼 생각이다.
ps
미켈란젤로는 "만약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그들이 알게 된다면, 나를 천재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르네상스의 천재들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말해 주고 싶습니다. 당신들의 고된 노력으로 우리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어 고맙다고 말이죠.-p 381
천재라는 말만으로 그들의 위대함을 말하기엔 부족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