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조그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69
솔 벨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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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잡아라>를 읽고 연이어 읽게 된 솔 벨로의 <허조그>였다. 끝없이 편지를 써대는 허조그에게 처음엔 이게 무슨 일이야싶었다. 허조그는 두 번 이혼을 했고, 실직상태다. 각각의 아내에게서 아들 하나, 딸 하나를 얻었다. 두번 째 매력적인 아내 매들린은 이웃이었던 남자와 바람이 나서 그 배신감도 어마어마했다. 그들을 법정에 세우기 위해 변호사를 만나 논의하기도 하고, 한없이 그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다. 그런 중에 허조그는 끊임없이 편지를 썼다. 대상은 정치가, 철학자, 과학자, 변호사 너무나도 다양하다. 꼭 보내기 위한 편지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는 통로였던 셈이다. 그러한 편지들을 통해 허조그의 사고 방식이나 그가 살아온 삶을 엿볼 수가 있었다. 편지들을 읽어가는 동안 그런 생각을 했다. 작가는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해야하는 사람인가? 일반적인 사실 하나를 소설의 흐름에 맡게 각색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감탄하며 읽어내려갔다.


나는 화가 나면 일기를 쓴다. 먹는 것으로,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방법은 몸 상하고 돈이 든다. 내 스트레스 해소법은 몸에도 좋고, 경제적이다. 말로 누군가에게 쏟아부을 용기(?)는 없으니 글로 화를 풀어내는 것이다. 생각나는대로 마구 쓰다보면 어느 순간 마음 정리도 되고 화도 풀린다. 조금 객관적으로 바뀐다고 해야하나? 허조그는 왜 끊임없이 편지를 썼던걸까? 후반에 그 이유를 설명하는 문장이 나왔다.


예컨대 내 경우만 봐도 그래. 그동안 사방팔방 정신없이 편지를 썼어.말을 마구 쏟아냈지. 나는 언어를 통해 현실을 파악하려 하니까. 어쩌면 현실을 모조리 언어로 바꿔놓고 싶었는지도 몰라. (중략)

그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고 온 세상을 편지로 가득 채웠어. 나는 그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남아 있길 바라고, 그래서 말의 힘으로 환경을 통째로 만들어 그 속에 가둬놓고 싶었지. 그런 허구의 세계를 창조하려고 혼신의 힘을 기울였어. 그래도 결국 허구의 세계일 뿐이더라,-p 473


결국 허구의 세계일 뿐이라고 했지만 그런 통로가 없었다면 일찌감치 망가지지 않았을까? 예기치 않은 사고를 겪은 후 시골집으로 돌아갔다. 매들린과의 행복을 꿈꾸며 마련했던 집이지만 그들의 모습민큼이나 망가져있는 집,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더해지면 언제든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집이었다. 구석 구석을 살피고, 창문을 열어 젖혀 햇빛과 시골 공기를 들이는 순간 그는 느꼈다. 


뜻하지 않은 만족감이 놀랍기만 한데....아니, 겨우 만족감? 도대체 누구를 속이려고,이건 기쁨이쟎아! 아마도 처음으로 그는 매들린에게서 해방된 기분이 어떤지 실감했다. 기쁨이다! 비로소 노예 생활이 끝나고 무시무시한 중압감과 속박에서 풀려났다. (중략) 인간은 고통이 가라앉기만 해도 적잖이 행복해지는 모양이오. 아주 원시적이고 보잘것없는 수준에서 행복을 막아놨던 밸브가 간혹 이렇게 열리기도 하는지......-p541~542


편지가 그를 지탱하는 힘이었다면 이제부턴 자연의 힘으로 자신의 문제와 고통을 치유하게 되는걸까? 무엇이 되었든간에 허조그가 자신을 한없이 허우적거리게 했던 문제에서 벗어나 제 정신으로 살아가게 되는 결말을 만나서 나는 안도하고 있었다.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윌리엄 포크너의 <고함과 분노>를 떠올렸다. <고함과 분노>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소설이 아니라 초반에는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허조그>도 중구난방 튀어나오는 편지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독서 근육이 점차 강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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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조그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69
솔 벨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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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몇 줄로 요약될 수 있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마지막 결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야기들로 독자들을 잡아두는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 결말에서 나도 모르게 휴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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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 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
상드린 안드루스 지음, 고봉만 옮김 / 미술문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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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성이 가득하고, 색채가 강하게 남았던 앙리 마티스의 그림들. 새로운 발견이었다면 검은색을 사용했던 그림들이 제법 보였다는 것. 쨍한 색감들만 떠올렸떤 마티스의 그림에서 검은색의 아름다움을 느낄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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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수요일 - p52~83


선인장에겐 선인장을 위한 물주기 방식이 따로 있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려면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그 사람이 원할 때 그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주어야 한다는 것도 다시 기억해봅니다.-p 65


나의 관심이 쓸데없는 오지랖이 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참, 어렵다.


















라스푸틴은 주교나 상류층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 궁으로 들어갔고 결국 정치에까지 개입하죠. 그 와중에 황후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교회와 정치권에 적을 많이 만들었어요. 결국 질투심이 문제였죠. 그에게 반감을 품은 귀족들에게 암살당하거든요. 술에 만취한 상태로 총을 여러 발 맞았다고 해요.

(중략)

라스푸틴의 정치 개입이 결국 제정 러시아의 붕괴로 이어졌쟎아요. 과연 헤피엔드일지......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죠.-p299


내추럴리의 총수 오다를 라스푸틴에 비유하는 부분이었다. 알지도 못했던 라스푸틴을 허조그에서  만나게 되었다. 이게뭐라고 반가운거지? 

















그놈을 어떤 유형으로 파악해보려 했지. 이반 뇌제같은 놈일까? 라스푸틴이 되려는 놈일까?  -p 377


라스푸틴- 수도자 출신으로 러시아제국의 몰락을 앞당긴 간신 -옮긴이의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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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선물로 받은 책인데, 자기 전에 하루를 정리하면서 나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할겸 읽고있다.

무언가를 하루 종일 열심히 하고 있지만. 때론 뿌듯하기보다는 뭘 하고 있었던거지?

정말 나에게 필요한 일을 한걸까?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누군가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느낌이 든다.

책 들고 하루를 마무리 할 시간이다.



우리 앞에서 쌀쌀맞게 문을 닫고 떠난 지하철은 꼭 다시 옵니다. 언젠가는 1분 만에 매진되는 티켓을 기적적으로 클릭하는 날도 올겁니다. 그러니 세상이 유독 나에게만 냉정하게 문을 닫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다음 지하철을 기다려보자고 그렇게 마음을 다독여보고 싶습니다. -p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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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9 08: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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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9 22: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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