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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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강물의 책이라니 어떤 글들이 책을 펼치면 흘러서 내게로 올지 궁금한다면.. 정신은 책속으로 금방 흘려보낼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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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이오덕.권정생 지음 / 양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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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과 다른 삶이 어느 한점에 만난다면 그 결속이 이렇게 강해질수  있을까?

 

사람들이 흔히 편견이라는 말에서 모두들 자신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렇고 , 그러나 막상 교육의 정도, 살아온 환경, 하는 일의 차이가 주어지면 자신은 편견을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편견이 포함된 안좋은 말로 하면 나보다 낮은 계급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가까워 지기가 힘들다.

 

지식과 지혜, 똑똑함과 인간성은 아주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것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지금 기준으로 보면 권정생선생과 이오덕선생은 아주 다른 계급에서 살았던 사람같다.

이런말을 하고 있는 내자신이 부끄럽기 까지 하다.

아마 몇년전에 읽었던 권정생 선생" 빌뱅이 언덕"을 읽지 않았다면 나 또한 이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책에 나타난 권정생 선생의 삶과 생각들이 나를 많이 부끄럽게 했었다.

이책이 나온 순간 이분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이분이 30년동안 편지를 주고 받았던 이오덕 선생또한 궁금해지면서 읽게 되었다.

 

 

1973년 1월 18일의 만남이 30년의 세월동안 서로의 애정으로 이루어졋다.

(조선일보) 신춘 문예 당선작 "무명저고리와 엄마"라는 동화작가 권정생을 만나기 위해 안동 일직을 찾아간 이오덕 선생. 그들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교사이면서 아동문학을 위한 협회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던 이오덕 선생과 안동 교회 문간방에 살면서 틈틈히 글을 쓰던 권정생선생의 만남 , 마흔 아홉의 이오덕선생과 서른 일곱의 권정생 선생의 나이차를 넘게 만든것은 어떤것이었을까?

 

서로의 안부를 묻고 특히 결핵으로 계속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권정생 선생의 안부를 묻는 이오덕 선생의 걱정과 근심이 글 내내 나타나 있다.

 

서로 너무 멀어 자주 만나지 못하고 또한 전화와 차편이 자유롭지 못하던 그때 그시절의 절절한 마음이 편지 곳곳에 묻어 나온다.

교사로서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진심어린 정을 편지로 나누었던 이오덕 선생의 글

외로운 문간방에서 홀로 삶을 버텨내야 했던 두려움과 쓸쓸함을 표현 했던 권정생 선생의 글

 

그리고 두분의 한국의 동화작가로의 사명과 한국동화문학계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 인간이 살아가면서 진정 소중하게 느껴야 하는 가치들,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도리등이 그들의 글속에 묻어나와 있다.

 

많이 가지고 , 더많은 것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는 이 시대에서 이두분의 글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란 생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권정생 선생은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을 더욱 잘알고 또한 부자인것 보다 가난함이 좋다고 끊임없이 말한다.

 

" 병든 사람은 병든 사람만이 위로해 줄수 있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만이 도와줄 수 있답니다. 신김치일망정, 쓴 된장일망정,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를 찾아오는 가난한 이웃들을 저는 저버릴 수 없습니다.

 

제가 돈이 생기게 되면 , 건강해진다면 , 사회가 알아주는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되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많은 것을 잃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싫답니다. "

 

권정생 선생 이런 가난한 삶을 견디고 살아낼수 있었던 것은 결국 이오덕 선생의 오랫동안 의 지지와 편지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글말미에 항상 몸조심과 건강을 이야기하고 끊임없이 권정생 선생의 글을 출판하려고 노력하는 이오덕 선생의 위로와 안부가 따스함을 전해준다 .

 

" 부디 몸조심하시고, 글 너무 쓰지 마시고 쉬시도록 바랍니다. 선생님은 좀 더 오래 사셔야 합니다 . "

 

그러나 후반부에 갈수록 권정생 선생의 글속에서 이오덕 선생의 건강을 염려하는 글이 자주 나타나고 , 이오덕 선생의 글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글이 나타난다.

 

삶과 동화,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그들의 편지글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살아간다는 것, 가난, 성공 , 욕망에 대한 생각을 오랫동안 다시 한번 생각해볼수 있는 시간이었다.

 

고맙습니다. 두분 ,선생님 , 그곳에서도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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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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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 때는.

 

 

오베는 자신은 절대로 틀리게 살지 않았다고 자부하면서 살아왔다. 그녀가 죽기전까지 ..

오베의 부인 소냐가 죽고 난후 세상과의 소통을 정지해버린 남자 오베

까칠한 이웃, 꼰대, 시비가 많은 남자, 불만이 가득한 사람 등으로 동네에서 아무와도 소통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그는 세상과의 소통을 해주었던 부인 소냐의 죽음이후 더욱더

자신의 세계로 숨어버리고 하루하루를 자살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도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하던중 이웃집에 이란여자 파르바네와 패트릭 과 그녀의 딸들이 이사온다.

 

오베의 까칠함에도 불구하고 파르바네는 꾸준히 그에게 다가오고 그녀의 딸들도 그에게 사소한 일들로 그를 귀찮게 한다.

 

죽고 싶은데 성가신 이웃때문에 죽을 수가 없다.

죽으려고 할때마다 그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때론 이웃이란여자, 고양이, 동성애자, 기자 등등

그들에게 생긴 일들을 해결하고 죽으리라 결심하고 매번 일처리를 한다.

6시반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고 마을순찰을 하고 40년 동안 한직장을 다녔던 그에게 죽음은 일상과 거리가 먼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어느날 아내의 죽음과 실직이 그를 일상에서 밀어내버리고 죽음 선택하게 만들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심술쟁이 영감, 꼰대로 알고 있지만 그의 부인 소냐는 그를 이렇게 말했다.

 

그녀에게 그는 첫 저녁식사 테이블에 올라 잇던 살짝 부스스한 분홍색 꽃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입던 갈색 정장이 살짝 꽉 끼는 널찍하고 슬픈 어깨였다.

그는 정의와, 페어플레이와, 근면한 노동과 , 옳은 것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세계를 확고하게 믿는 남자였다. 훈장이나 학위나 칭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래야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분홍색 꽃 같은 남자 오베가 이웃들을 위해 한발짝 움직일때마다 슬픔보다는 웃음이 여기저기 꽃처럼 피어난다. 그래서 부인 소냐가 분홍색 꽃 같다고 했나 보다.

 

표현은 거칠치만 성심성의껏 이웃들을 위해 돕고 그것을 으시대거나 자랑으로 여기지 않고 당연함으로 여기는 그는 총으로 자살하려던 순간 자고 있는 고양이가 그소리에 깰까봐 신경을 쓴다.

 

책을 펼친 순간부터 여기저기에 숨겨두었던 이웃들과의 캐미에 배를 잡고 웃게 되고 조금더 읽다 보면 오베와 소냐의 사랑이야기에 감동하고 그리고 그들 부부에게 닥친 시련에 눈물짓고 그리고 혼자 남은 오베에게 연민과 함께 애정을 느끼게 된다.

 

까칠한 영감탱이가 사랑스런 부스스한 분홍색 꽃이 되는 순간은 책의 중반부를 넘기면서 성장배경과 로맨스를 만나면서 두드러지게 된다.

 

웃기면서 슬픔을 동시에 주는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누군가에게 꽃으로 불리는 순간을 만난다는것은 살아감에 있어서 최대의 축복인 것 같다.

세상의 단한사람이라도 나를 꽃같은 존재로 여겼다면 그것은 진정 행복한 삶이었을것 같다.

꽃으로 생각해주던 단한사람의 상실로 인해 죽음을 생각했던 오베가 이해되면서 그가 다른 사람을 꽃으로 생각하는 행복한 과정을 이야기속에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오베와 만났던 순간 순간 너무 빨리 지나가서 어느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아쉬움과 함께 오베가 그리워진다. 부스스한 분홍색 꽃망울이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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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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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남자에게 자꾸 방해하는 이웃의 등장, 웃겨 죽고 싶을 만큼 재미있다. 고양이, 동성애자, 이란여자, 뚱보 그들의 캐미 폭발 그리고 문제적 그남자 오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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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다시 벚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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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처럼 어느날 갑자기 행복도 절망도 순식간에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된다.

봄이 왔다고 느끼는 순간 어느새 벚꽃이 만개하고 봄이 끝나버려서 아쉬워하게 된다.

 

굶주린 개를 불쌍히 여기고 고용인과 허물없는 태도로 이야기하고 텃밭을 일구어 감자를 재배하는 사람, 그는 도가네 번 번주의 시종관 후루하시 소자에몬이다.

 

소자에몬에게는 두 아들이있다. 검술에 능하고 용맹한 첫째 후루하시 가쓰노스케

아버지를 닮아 인정이 많은 아들 쇼노스케 , 그리고 세번의 결혼을 지나 소자에몬에게 시집온 부인 사토에 . 행복한 그들에게 어느날 뜻하지 않은 사건이 시작되고 그들의 행복은 순식간에 망가지게 된다.

 

소자에몬 즉 아버지가 뇌물을 받았고 그 증거서류로 아버지의 필적이 쓰인 자료가 나온다.

그로 인해 아버지는 할복을 하게 되고 그사건과 관련하여 어머니와 형이 연관되어 있을것이라는 짐작만 하게 된다.  그러고 있던 와중에 사토에가 알고 있는 에도 대행 사카자키를 통해 후루하시가의 재건을 꿈꾸게 되고 둘째 아들 쇼노스케를 에도로 보내게 된다.

 

에도온 쇼노스케는 후루하시의 재건보다는 아버지의 글씨를 모사한 대서인을 찾으려고 하고 그수단으로 대본소 무라타야를 통해 필사일을 하면서 범인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범인보다는 필사하는 일에 재미를 붙이게 되고 거기에 무라타야 대본소의 관리인 지헤에와 친해져서 입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입체책에 열중하던 어느날 새벽 벚꽃아래서 묘령의 아가씨를 보게 되면서 한눈에 반하게 된다.

이아가씨의 이야기를 지헤에게 하지만 그런 아가씨는 없다고 말하고 유령을 본것이 아니야면서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던 중에 먹기 겨루기 대회날 도미칸 나가야 사람들과 같이 놀러간 자리에서 방향을 돌리다가 그묘령의 아가씨를 발견하게 되는데 ....

 

후루하시 쇼노스케 가문의 억울한 사건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에도의 도미칸 나가야 사람들, 서민들의 이야기로 배경이 옮겨지게 되면서 추리에서 시트콤적인 요소로 발전하게 된다.

 

얇은 판자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는 서민들의 삶이지만 서로 서로를 챙겨주고 걱정해주는 인정들이 여기저기 보여지게 되면서 벚꽃처럼 이야기는 만개한다.

거기에 쇼노스케의 연애사건도 시작되고, 아버지의 모사범인의 추적과 함께 , 암호풀이, 납치라는 긴박한 소재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점점더 흥미진지해 진다.

 

가령 맛없는 장어구이 집이 나오는데 그집에 대한 이야기 대화중에

 

" 장어구이가 맛이 없어서 손님이 오지 않는가, 손님이 오지 않아서 주인이 의욕이 나지 않아 장어구이가 맛이 없어졌는가.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이것은 장사만이 아니라 만사에 통하는 심원한 문제입니다. 가난뱅이라서 게으른가, 게으름뱅이라 가난한가, 싸우기 때문에 사이가 나쁜가, 사이가 나쁘기 때문에 싸우는가" 

 

267페이지 중에서 ..

 

이처럼 책 속 중간중간에 우리 당연하다고 여기는 문제들 혹은 다 알고 있는 당연한 문제들을 서로의 머리를 맞대어 이야기하고 풀어가고 서로 도와가는 서민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남이 잘돼던지 말던지 하는 지금의 시대에서 보면 이해할수 없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주의적 사회에서 에도 사람들이 서로 돕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원래 이렇게 어우러져서 살아왔는데라는 아련한 향수가 느껴진다.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 특히 에도물처럼 전통적인 이야기들은 크나큰 사건들, 빼어난 주인공, 큰 반전들이 없음에 자꾸 읽히게 되는것은 서민적인 이야기, 우리도 옛날에는 서로가 허물없이 서로에게 안부를 묻고 보호하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네 라는 것을 이야기해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피었다가 어느새 져버리는 벚꽃처럼 , 행복했던 시절이 순식간에 지나가더라도 실망하지 말라고 말하는것 같다. 매년 벚꽃이 다시 피고 지는 것처럼 우리에게 행복도 불행도 지나가고 다시오는 계절같은 것임을 이야기해주는 것다.

 

인생은 어쩌면 벚꽃 박죽같은 것임... , 떨어지는 꽃잎에도 피어나는 꽃잎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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