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 때는.

 

 

오베는 자신은 절대로 틀리게 살지 않았다고 자부하면서 살아왔다. 그녀가 죽기전까지 ..

오베의 부인 소냐가 죽고 난후 세상과의 소통을 정지해버린 남자 오베

까칠한 이웃, 꼰대, 시비가 많은 남자, 불만이 가득한 사람 등으로 동네에서 아무와도 소통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그는 세상과의 소통을 해주었던 부인 소냐의 죽음이후 더욱더

자신의 세계로 숨어버리고 하루하루를 자살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도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하던중 이웃집에 이란여자 파르바네와 패트릭 과 그녀의 딸들이 이사온다.

 

오베의 까칠함에도 불구하고 파르바네는 꾸준히 그에게 다가오고 그녀의 딸들도 그에게 사소한 일들로 그를 귀찮게 한다.

 

죽고 싶은데 성가신 이웃때문에 죽을 수가 없다.

죽으려고 할때마다 그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때론 이웃이란여자, 고양이, 동성애자, 기자 등등

그들에게 생긴 일들을 해결하고 죽으리라 결심하고 매번 일처리를 한다.

6시반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고 마을순찰을 하고 40년 동안 한직장을 다녔던 그에게 죽음은 일상과 거리가 먼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어느날 아내의 죽음과 실직이 그를 일상에서 밀어내버리고 죽음 선택하게 만들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심술쟁이 영감, 꼰대로 알고 있지만 그의 부인 소냐는 그를 이렇게 말했다.

 

그녀에게 그는 첫 저녁식사 테이블에 올라 잇던 살짝 부스스한 분홍색 꽃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입던 갈색 정장이 살짝 꽉 끼는 널찍하고 슬픈 어깨였다.

그는 정의와, 페어플레이와, 근면한 노동과 , 옳은 것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세계를 확고하게 믿는 남자였다. 훈장이나 학위나 칭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래야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분홍색 꽃 같은 남자 오베가 이웃들을 위해 한발짝 움직일때마다 슬픔보다는 웃음이 여기저기 꽃처럼 피어난다. 그래서 부인 소냐가 분홍색 꽃 같다고 했나 보다.

 

표현은 거칠치만 성심성의껏 이웃들을 위해 돕고 그것을 으시대거나 자랑으로 여기지 않고 당연함으로 여기는 그는 총으로 자살하려던 순간 자고 있는 고양이가 그소리에 깰까봐 신경을 쓴다.

 

책을 펼친 순간부터 여기저기에 숨겨두었던 이웃들과의 캐미에 배를 잡고 웃게 되고 조금더 읽다 보면 오베와 소냐의 사랑이야기에 감동하고 그리고 그들 부부에게 닥친 시련에 눈물짓고 그리고 혼자 남은 오베에게 연민과 함께 애정을 느끼게 된다.

 

까칠한 영감탱이가 사랑스런 부스스한 분홍색 꽃이 되는 순간은 책의 중반부를 넘기면서 성장배경과 로맨스를 만나면서 두드러지게 된다.

 

웃기면서 슬픔을 동시에 주는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누군가에게 꽃으로 불리는 순간을 만난다는것은 살아감에 있어서 최대의 축복인 것 같다.

세상의 단한사람이라도 나를 꽃같은 존재로 여겼다면 그것은 진정 행복한 삶이었을것 같다.

꽃으로 생각해주던 단한사람의 상실로 인해 죽음을 생각했던 오베가 이해되면서 그가 다른 사람을 꽃으로 생각하는 행복한 과정을 이야기속에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오베와 만났던 순간 순간 너무 빨리 지나가서 어느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아쉬움과 함께 오베가 그리워진다. 부스스한 분홍색 꽃망울이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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