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거의 안 보는데, 요즘 유투브의 알고리즘덕에 티빙에서 돼지의 왕이라는 드라마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드라마 원작이 연상호라고 하길래, 호기심에 영화유튜버의 리뷰를잠깐 보다 말어야지 했는데, 이십분이 넘는 리뷰를 다 보고 있었다. 알고 있는 배우라고는 채정안 한명밖에 없지만, 그 짧은 리뷰만으로도 복수의 스토리 흡입력이 장난 아니었다.
원작도 아이디어나 이야기의 잔혹성이 거침 없겠지만, 이 정도의 연출을 우리 나라 사람이 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연출이 두 명이다. 티빙에서 정식으로 보지는 않었다. 리뷰상의 영상에서는 거칠지만 정교한 연출을 보이고 있다. 배우 캐스팅도 적절한 것 같고. 얼핏보면 김동욱은 너무 잘 생겨서 학폭피해자 느낌이 안 들었는데, 리뷰 보면서 생각이 확 바뀌었다.
김동욱이 자신을 괴롭힌 친구들을 제거할 때마다 카타르시스가 느낄 정도로 김동욱에게 동화되고 몰입하게 되었다.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티비을 구독한다는 것은 미친 짓 같아서 그만두었다. 게다가 3월 18일부터 시작해서 일주일에 두편 12회를 방영하는데, 두달간 이 드라마 보려고 티빙 구독은 좀… 지금 넷플릭스와 왓챠 구독하고 있는데 거기다 티빙까지. 혹시 나중에 볼 기회가 있다면 그때 몰아서 보면 모를까.
그러고 보면 넷플릭스의 몰아서 보기 전략이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 티빙의 일주일 보기 전략은 감질나다. 드라마가 결말 날 때까지 6주간이나 기다려야 하는데, 완성될 때까지기다리자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제는 ott 시대인 것 같다.지상 3사나 종편이 해내지 못하는 작품과 연출의 자유를 ott가 거대 자본까지 대가면서 보장해주니 말이다. 댓글 중 이거 넷플릭스에서 방영했다면 세계 1위일텐데,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맞는 말 같다. 하나의 앱이 세계 드라마를 장악하는 게 신기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그 시스템에 맞춰가는 게 신기하다.
삼십이년전, 이제 막 sbs가 개국하고 방송 3사와 그 후 종편이 방송을 독재자처럼 끝까지 장악할 줄 알았더니, 폰 하나가 기존의 시스템을 무너뜨릴 줄이야… 그 땐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