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터닝 포인트)

 

Netflix에 있는 다큐멘터리인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 1화를 오늘 봤다. 시작은 2001년 전 세계를 뒤흔든 9.11 테러부터 시작한다. 9.11 테러에 대한 묘사를 하다가, 미국의 중동전쟁의 기원을 얘기하기 위해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말한다. 그리고 무자헤딘과 냉전 이후 탈레반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만든 것 답게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그들이 강조하는 소련 침공은 아프가니스탄 좌파들을 지원하는 형식이었고, 미국은 이러한 진보를 막기 위해 탈레반의 사실상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무자헤딘을 물적 인적으로 지원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무자헤딘 간부 중 한 사람이 부르카를 안 쓰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얼굴에 염산을 뿌렸다는 것과 1996년 탈레반 집권 시기 여성 인권이 바닥을 달렸다는 것은 얘기하지만, 소련군이 들어 왔던 시점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자유분방하고 가장 많은 여성 인권이 보장되었으며, 그걸 반동적인 탈레반을 동원하여 막으려 했던 것이 미국이었다는 것은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나는 이 다큐멘터리가 전반적으로 볼만한 다큐멘터리이자, 제법 미국의 실책을 비판하려는 시도는 맞다고 생각한다. 제법 나쁘지 않게 만들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중심의 미국 지배층들과 아프가니스탄 친미주의자들의 인터뷰 중심으로 진행되는 구조는 이 다큐멘터리가 미국 중심주의적 편향을 못벗어났음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다양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던 넷플릭스의 전 시리즈 중 하나인 PBS 베트남 전쟁과 크게 차이가 나며, PBS 베트남 전쟁이 미국 중심적 사고관에도 불구하고 왜 훌륭한 명작인지 다시 한번 직감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