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와 코스타리카 사이에 존재하는 나라 니카라과(Nicaragua)는 20세기 초 제국주의 국가 미국의 지배를 받았다. 1910년대부터 1933년까지 니카라과에는 미 해병대가 장기주둔했고, 미국의 직간접적인 통치를 받았다. 미국이 니카라과를 통치한 것은 당연히 이 나라의 자원과 노동력을 착취함으로써 기업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니카라과에서의 미국 폭압적이고 착취에 기반을 둔 통치가 지속되자 당연히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생겼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아우구스토 산디노(Augusto Sandino)였다.
산디노는 1920년대 미군과 정부군을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였다. 1927년에는 이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으며, 미군 철수를 목표로 투쟁했다. 당연히 미국은 산디노가 이끄는 게릴라군을 토벌하기 위해 전투기까지 동원했으며, 무차별적인 토벌 작전을 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디노는 투쟁을 포기하지 않았다. 1929년 미국에서 경제 대공황이 시작되자, 산디노의 게릴라 조직은 군대에 자원한 농민들 덕분에 세력을 넓힐 수 있었다. 1931년에는 이들의 군대가 6,000명에 이르렀다. 결국 미국은 1933년 니카라과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미국은 소모사라는 앞잡이를 이용하여 니카라과를 통치하고자 했고, 1934년 이들은 산디노를 체포하여 처형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36년 소모사가 정권을 잡았다. 정권을 잡은 소모사는 3대에 걸쳐 권력을 세습했고 대략 43년간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독재정권을 유지했다. 독재정권 하에서 좌파들은 1961년에 산디노의 정신을 계승하여 이른바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을 조직했다.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은 반정부 무장투쟁을 전개해 나갔으며, 이들의 투쟁은 1970년대에 더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거기다 1970년대 들어서 교회, 군부, 지주 등 체제 내의 분열과 마나구아 지진으로 인한 산업시설의 파괴, 인명 손실 등으로 인하여 3대를 세습하던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데바일레 체제는 위기를 맞이했다. 혁명적 무장투쟁을 해오던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은 1979년 소모사 정권을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18년간 지속되오던 이들의 투쟁이 성공한 것이다. 니카라과에서 정권을 잡은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은 소모사 정권시기 미국이나 외국 기업들에게 착취받던 기업들과 재산을 모두 국유화했다. 또한 토지개혁을 실행하여 농민들에게 땅을 분배했으며, 은행이나 광산 그리고 니카라과의 천연자원 등도 모두 국유화했다. 또한 문맹퇴치 운동을 벌여 불과 1년 만에 니카라과의 문맹률을 12%까지 감소시켰다.
1979년부터 1983년까지 단행된 토지개혁은 대략 7만 명의 농부들과 4,000개의 협동농장에 토지를 분배했다. 산디니스다 정권은 소모사 시절 부족하고 불평등 했던 의료복지를 늘리고자 의료시설을 설립했고, 무상의료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소모사 독재 정권 하에서 자행된 고문과 학살을 확인하고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고자 했다. 이처럼 1979년에 정권을 잡은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은 미제국주의와 소모사 독재 정권에 억압받고 착취 받던 민중들에게 대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산디니스타는 곧바로 장벽에 부딪쳤다. 바로 미국의 제국주의적 간섭과 방해공작이었다.
1979년 니카라과에 좌파정권이 세워지자 미국은 이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온갖 자금과 노력을 퍼부었다. 1980년에 탄생한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정권은 이른바 반소·반공의 기치를 내세우며, 중남미에 마르크스-레닌주의가 확산 되는걸 막겠다며, 고문과 암살·방화·학살 등을 포함한 테러행위를 일삼았다. 당연히 미국은 니카라과에서 이른바 반혁명 반동세력인 콘트라(Contra) 반군을 지원했다. 1980년대 이란-콘트라 스캔들에서의 콘트라가 바로 이들이다.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이들을 선발하고 훈련시키기 위한 자금으로 약 2,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콘트라 반군의 숫자는 1만 5,000명까지 증강되었으며, 이들은 좌파 정부를 대상으로 테러리즘을 일삼았다.
니카라과 콘트라 반군은 최소 3만 명 이상의 민간인을 학살했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이 “도덕적으로 동급”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콘트라 반군은 고문, 사지 절단,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다. 이들은 테러 전술을 동원해 학교와 병원, 협동조합, 교량, 발전소를 파괴했다. 콘트라 반군은 콘트라에 가담하기를 거부하는 민간인은 총으로 쏘아 죽이거나 칼로 찔러 죽였으며, 용광로에 넣어 끓여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또한 어린 소녀들을 납치하여 밤낮으로 강간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이것이 바로 로널드 레이건이 찬양하던 자유투사 콘트라 반군의 실체였다.
콘트라 반군을 통한 테러행위와 미국의 경제제재에 시달리자 니카라과의 경제 상황은 악화되었다.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국민소득은 1960년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거기다 소련의 원조도 줄어들면서 사회주의적인 정책들에 제동이 걸렸다. 결국 사회복지 예산이 축소되고 혁명공약 일부가 폐기되면서 국민들의 지지도도 떨어졌다. 결국 1990년 국제연합과 미주기구 등에서 파견한 선거감시단의 입화하에 실시된 선거에서 패배하여 산디니스타 좌파 정부는 12년 만에 물러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