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마오쩌둥 1~2 - 전2권 문제적 인간 13
필립 쇼트 지음, 양현수 옮김 / 교양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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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토를 자랑하는 나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다.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나라 중국은 현재 중국 공산당이 다스리는 정치체제다. 중국 공산당이 14억 인구 전부를 다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다수 중국인민들은 그 체제에 순응하고 있는 편이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놀러 가면 관광지로 꼭 들리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천안문이다. 천안문에는 한 인물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그 인물이 바로 현대 중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이다.

 

마오쩌둥은 다방면에서 평가해볼 가치가 있는 인물이다. 그는 중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선 비판의 대상의 되기도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중국은 마오쩌둥 사후 권력을 잡은 덩샤오핑이 공7 3으로 평가 내린 것처럼, 부정적인 평가보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베이징 천안문 광장 쪽에는 아직도 마오의 시신을 방부 처리한 그의 묘가 있고, 수많은 중국인들이 그를 참배하기 위해 먼 곳에서부터 그곳을 방문한다. 또한 현재 중국의 지폐는 1위안부터 100위안까지 마오쩌둥의 얼굴이 들어가 있다. 그 외에도 마오쩌둥을 기억하고 회상하며 높이 평가하는 모습들이 중국 곳곳에 드러나 있다.

 

반면 서방세계나 대한민국에서 내리는 마오쩌둥에 대한 평가는 중국이나 중국인들이 내리는 평가하고는 상당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한국에서 기억되는 마오쩌둥의 이미지는 공식적으로 한국의 적대국인 침략자 북한을 도운 공산주의 두목정도로 보는 평가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퍼진 인식을 말하는 것이다. 서방에서 내리는 마오쩌둥에 대한 평가는 그들이 소련의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에 대해 내리는 부정적인 평가와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 그래도 스탈린과는 달리 마오쩌둥은 서방학계에서 혁명가적인 입장은 제법 인정받는 편이다.

 

마오쩌둥에 대해 평가할 때,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들은 학계에서 상당히 많은 편이지만, 대표적으로 두 가지 사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1950년대 소련과의 갈등 속에서 마오쩌둥과 중국 공산당이 단행했던 이른바 대약진 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1960년대 중반부터 대략 2~3년 동안 강력하기 전개되었던 문화대혁명이다. 아무래도 이 두 가지 사례가 보편적인 측면에서 마오쩌둥이 강하게 비판받는 이유일 것이다. 대약진 운동 과정에서 일어난 대기근 사태는 참으로 끔찍했고, 최소 2,000만 명 이상의 아사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이나 마오쩌둥이 기근을 고의적으로 이용하거나 일으키고 민중을 학살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저지른 실책 또한 명백했다. 1960년대의 문화 대혁명은 최소 100만에서 150만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대부분 경우 공개처형에 의한 것이 아닌 자살이었다. 물론 마오쩌둥이나 중국 공산당이 사살을 명령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분명히 마오쩌둥은 과오가 있었다. 1950년대의 대약진 운동의 경우 고의적인 학살은 아니었지만, 문화 대혁명의 경우 필요한 측면이 있었을지라도 많은 실책과 과오들 특히 마오쩌둥이 개인적인 이기심에서 벌어진 부분들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홍위병들에게 무고하게 희생되었다. 심지어 중국의 동맹국인 북한의 김일성도 홍위병에게 반동으로 비판받는 아이러니가 벌어질 정도였다. 그런 한계점이나 과오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중국인들이 마오쩌둥을 잊지 않고, 그를 전사회적인 영역에서 기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중국의 근현대사와 밀접해 있다.

 

한국 사람들이 깊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중국의 근현대사는 말 그대로 외세의 침탈과 피로 물들은 역사다. 1842년의 아편전쟁부터 시작된 외세의 침탈과 서구 열강의 지배 및 착취는 거대한 나라였던 중국의 힘을 약화시켰다. 서구 열강은 20세기 초까지 중국의 힘을 약화시켰으며,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중국 대륙에서 일으킨 전쟁 또한 그런 맥락에서 전개된 침략이었다. 즉 그렇게 뜯기던 중국을 하나로 뭉쳐 통일시키고, 중국을 더 이상 서구 열강에게 뜯기지 않는 강대국으로 만들었던 인물이 바로 마오쩌둥이었다. 따라서 중국 사람들이 이 위대한 조타수(중국 사람들의 표현을 빌림)’를 잊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중국의 근현대사를 보면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한 이래로 중국은 더 이상 서구열강에게 침탈당하지 않았다. 심지어 경제적으로도 말이다. 오히려 중국은 서구 열강이 대등한 위치에서 판단하는 자리까지 올라갔다. 대표적으로 중소 국경분쟁 당시 중국을 들 수 있다. 1969년 진바오섬(러시아어로는 다민스키섬)을 둘러싸고 시작된 중국과 소련의 국경충돌은 자칫하면 양측 사회주의 국가 간에 전면전으로 확대될 뻔했던 사건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미국은 소련을 상대하고자 중국의 편을 드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미국은 중국의 동맹국인 북베트남을 침략하여 잔혹하고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1970년대 초에 시작된 데탕트에서 미국이 파트너로써 선택한 나라는 바로 중국이었다. 중국의 동맹국 북베트남에게 침략을 자행하던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1972년 미국 최초로 중국을 방문한 대통령이 되었다. 중국을 방문한 닉슨은 중국과 수교를 맺고, 양국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고자 했다. 이러한 대화의 문을 미국이 중국에게 열고자 한 모습에서 사실상 서구열강의 위치에 있는 미국이 중국을 어떠한 관계 속에서 판단하고 평가를 내렸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미국이 중국에게 이러한 접근을 시도했다는 것부터가 중국이라는 나라를 무시하지 못했다는 증거가 된다. 따라서 이점을 생각해볼 때, 마오쩌둥 통치 시기 중국이 어떠한 위치에 올랐는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이번에 내가 읽은 필립 쇼트의 마오쩌둥 전기는 상당히 흥미로운 마오 전기였다.

 

1970년대와 80년대 중국에서 BBC 특파원으로 근무했던 필립 쇼트는 국내에 출간된 <폴포트 평전>의 저자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중국에서 살았던 쇼트는 1999년 중국의 지도자 마오쩌둥 전기를 출간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8년 뒤 쇼트는 개정판을 냈다. 이 개정판은 1999년 이후 나온 마오쩌둥에 대한 새로운 연구 자료와 문서들을 추가했고, 기존의 내용을 더 가다듬었다. 따라서 쇼트는 책에서 방대한 자료들을 잘 소화해냈다. 책에 주석으로 달린 자료들을 상세히 보면 수많은 자료를 이용하고 참고한 그의 노력이 돋보인다.

 

2017년에 국내에서 <마오쩌둥 평전>으로 번역되어 출간된 알렉산더 판초프의 마오 전기 또한 방대한 자료, 특히 러시아 측의 방대한 문서들을 바탕으로 최신의 정보들을 담아냈다. 아마도 이것이 판초프의 마오쩌둥 전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일 것이다. 쇼트의 마오쩌둥 전기는 그것을 충분히 뛰어넘는 수준의 방대한 자료들을 참고하고 이용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책에 달린 주석들에 매우 꼼꼼하게 박힌 내용들은 독자로 하여금 여러 자료들을 교차검증할 수 있도록 상세한 배려를 해주었다. 물론 판초프의 책도 방대한 자료를 담은 마오쩌둥 전기라는 점을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료이지만, 이번에 쇼트의 마오 전기를 읽으면서 그것을 뛰어넘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필립 쇼트의 마오쩌둥 전기에서 적잖게 돋보이는 점은 바로 필립 쇼트가 혁명가 시절의 마오쩌둥을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혁명가 시절 마오쩌둥에 대한 필립 쇼트의 평가는 기존의 서방학자들에 비해 상당히 두드러지는 편이다. 일단 쇼트가 보는 마오쩌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중국의 혁명가로선 매우 뛰어난 인물이지만, 이후 권력자로써도 무자비했던 인물이다. 쇼트의 책을 읽다보면 마오쩌둥이 혁명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이상을 가지고 혁명에 투신하는 과정들은 상당히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다. 혁명 이후 중국의 지도자가 된 마오쩌둥에 대한 쇼트의 평가는 상당히 비판적이다. 물론 쇼트는 일부 반공주의적 혹은 반중주의적 우익 학자들이 저지르는 편향된 오류는 저지르지 않는 편이다.

 

예를 들면 익학자 프랭크 디쾨터는 대약진 운동의 아사자가 4,500만 명 이상이 된다고 주장했고, 기근의 원인을 마오쩌둥과 중국 공산당의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모습에서 찾았던 것에 반해 저자 필립 쇼트는 마오쩌둥 집권기 일어난 대약진 운동의 원인을 정책적 실책에서 찾고 있으며, 아사자가 4,500만 명이라는 수치가 매우 과장되었다고 주장하며 여러 자료들을 통해 교차검증한 아사자 수치를 내놓는다. 즉 이러한 점에서 필립 쇼트는 다른 반공주의적 혹은 반중주의적 학자들과는 확실히 다른 점을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필립 쇼트의 마오쩌둥 전기에 대해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쇼트는 마오쩌둥에 대해 접근할 때, 소련의 지도자 스탈린에 대해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쇼트가 언급하는 스탈린에 대한 수준은 솔작하게 말하자면, 자칭 자유주의자들의 관점과 전혀 다르지 않다. 물론 필립 쇼트는 중국 전문가이기에 소련이나 스탈린에 대해서 그러한 시각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소련에 대한 그의 시각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쇼트는 마오쩌둥에 대해 접근하면서, 이오시프 스탈린의 대숙청이나 개인권력 강화라는 점에 주목하며 유사성을 찾는다.

 

하지만 쇼트가 개인독재 강화라는 스탈린의 대숙청은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문서고가 개방이 되면서 계급투쟁적인 측면이 수정주의적 사학자들에 의해 조명 받았으며, 명분이 있었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입증되었다. 따라서 대숙청에 대한 쇼트의 접근은 나이브하다. 또한 스탈린에 의해 사망한 사람이 대숙청과 굴라그 노동수용소를 합치면 1,200만에서 1,500만이라고 하지만, 이 또한 상당히 과장된 수치이다.(이것은 소련사 수정주의 연구자들의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마오쩌둥이나 중국 근현대사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도 다소 아쉬운 점들도 있다. 쇼트는 현재 중국인들이 마오쩌둥 시대 이전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린다는 것을 많이 강조한다. 출판이나 표현 등과 같은 일종에 서구의 기준을 들면서 말이다. 더 나아가 쇼트는 개정판 후기에서 중국은 역사적으로 단 한번도 민주적인 국가였던 적이 없다,” 혹은 서방이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 낸 것은 중국이 단기간에 이루어 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식의 서술들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거슬리는 표현이었다. 이러한 표현에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다른 보편적인 체제들 보다 낫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저자 쇼트는 자유주의적 성향이 다소 드러난다.

 

예를들면 쇼트는 자유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덩샤오핑의 개혁개방과 그로인한 자본주의적인 성장을 얘기하는데, 그로인해 나타난 부정부패나 빈부격차, 사회주의 복지의 쇠퇴 등에 대한 비판은 매우 약하다. 아니 오히려 일반적인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변했다고 강조한다. 물론 개혁개방을 거치며 중국이 급속도의 경제성장과 부를 창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로인해 극심해진 부정부패나 빈부격차 등과 같은 자본주의의 고질적인 문제들은 분명히 마오쩌둥 시절과는 비교과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해졌다. 이것이 개혁개방의 핵심이다.

 

또한 쇼트는 마오쩌둥 시절 양질은 아니지만 제법 공평하게 제공되었던 무상의료 무상복지등의 향수의 영향력은 다소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 비록 양질은 아니지만 마오시절 중국의 무상의료는 적어도 미국보다 일반 인민들에게 더 좋은 보편적인 의료를 제공했다. 그리고 이것은 리영희 선생이 쓴 <8억인과의 대화>에 잘 나오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은 단순히 자유라는 단어로만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기에 비판적으로 지적할 수밖에 없다. 비슷한 맥락으로 현재 러시아인 70%가 이오시프 스탈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필립 쇼트는 기존에 나온 반공주의적 혹은 반중주의적 학자들의 서술들에 비하면 상당히 객관적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객관성은 바로 중국 국민당에 대한 접근에서 돋보인다. 최근 들어 장제스에 대한 재평가 작업들이 주목을 받는 추세이다. 물론 장제스에 대해 일정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학술적인 차원에서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제스에 대한 재평가는 아이러니 하게도 현대 중국에서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제스 재평가의 문제는 일부 학자들이 지도자 장제스를 지나치게 미화적 혹은 옹호적인 관점을 취한다는 점에 있다. 필립 쇼트는 국민당군이 저지른 만행이나 악행들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고자 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쇼트의 그러한 서술들은 제1차 국공내전이나 대장정, 중일전쟁, 신사군 사건 그리고 제2차 국공내전등에 대한 주제에서 잘 드러난다. 또한 쇼트는 장제스 정권이 제2차 국공내전에서 패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장제스 정부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점점 신뢰를 잃었다. 일본이 패망하고 난 뒤 국민당 뜨내기들은 충칭에서 도시로 몰려와서 도시의 행정 기관을 차지했으며, 일제 강점기에 살아남은 도시의 상류층을 적대시했다. 그러던 중에 내전이 시작되었다. 중간계급 사람들은 공산당을 비판하기보다 장제스가 평화 협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악인 것은 공개 처형과 비밀경찰로 유지되던 일당 독재, 자유주의적 반대자들에 대한 암살, 전쟁 수행을 위한 화폐 남발이 야기한 극심한 물가상승과 실질 수입의 감소, 정당한 영업 행위를 할 수 없게 만드는 만연한 부정부패였으며, 이는 국민당 핵심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국민당 정부의 폐해가 자라난 뿌리에는 장제스가 세운 체제가 있었다. 그 체제는 너무도 약하고 파벌 싸움이 심해서 체제 자체를 인민들에게 강제할 힘이 없었으며, 너무도 부패하고 공공의 복지를 등한시한 탓에 인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끌어낼 수가 없었다.”

 

출처 : 마오쩌둥 2 p.115~116

 

에드거 스노의 저작 <중국의 붉은 별>과 알렉산더 판초프의 저작 <마오쩌둥 평전>과 더불어 3번째로 읽은 마오쩌둥의 전기지만, 필립 쇼트의 <마오쩌둥>이 흥미롭게 읽힌 것은 아무래도 국민당에 대한 균형 있는 서술들을 잘 담아내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책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부분 중 하나를 뽑자면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대략 3년간 진행된 한국전쟁에서 중국이 북한을 지원한 이유에 대한 서술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쇼트 또한 사회주의 중국이 국공내전기 혁명투쟁을 도왔던 북한의 은혜를 외면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책에 나온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일성의 이야기를 의심한 마오는 스탈린에게 전보를 보내 북한의 공격 개시를 정말로 승인했는지 확인했다. 스탈린은 마오에게 사실을 확인해주면서도 마오가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암시했다. 스탈린의 답신은 다음과 같았다. 최종 결정은 중국과 조선의 동지들이 함께내려야 함이 마땅하다. 만일 중국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결정은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마오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과거 만주 지역에서 조선인 10만 명이 중극 병사와 함께 일본군을 상대로 싸웠다. 그런데 어떻게 김일성이 자신의 땅을 해방하겠다고 하는 것을 말릴 수 있겠는가? 북한은 중국의 동의를 받아냈다.”

 

출처 : 마오쩌둥 2 p.137~138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필립 쇼트의 마오쩌둥 전기는 상당히 많은 자료를 이용하고 참고한 책이다. 또한 장제스에 대한 객관적인 비판도 매우 잘 드러나 있으며, 이를 통해 상당히 균형 있는 시각을 견지하려는 저자의 노력도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자유주의적 성향이 다소 돋보이는 저자의 한계도 있다. 비록 단점이 없진 않지만, 기존에 서방 사학자들이 출간한 중국 근현대사 관련한 책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분명히 읽어볼 가치가 높은 책이다. 책의 분량이 두껍기에 읽는 데 다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일단 나는 두꺼운 책이 읽을거리가 많다는 점에서 다소 선호하는 부분이 있다. 마오쩌둥에 대해 관심 있는 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가치가 매우 높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더 얘기하자면, 책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는 개정판 후기 2’는 서방 사학자들이 다룬 중국 근현대사 관련 혹은 마오쩌둥 관련 서적들에 대한 필립 쇼트의 학술적인 평가가 들어가 있다. 상당히 가치가 있는 자료다. 또한 기존의 서방 사학자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마오쩌둥과 중국 근현대사를 접근해 왔는지도 같이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장에선 서방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장융과 존 핼리데이 공저 <마오>와 프랭크 디쾨터의 <인민 3부작> 그중에서더 대약진 운동을 다룬 <마오의 대기근>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과 체계적인 분석을 담고 있다. 전자를 읽어본 이들이라면, 이 개정판 후기 2를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중국 혁명가로서의 마오쩌둥과 중국 최고 권력자 혹은 지도자로서의 마오쩌둥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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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2021-02-27 0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벽돌 책 두 권을 구할 재량이 없기에 바로 구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판초프 본을 빌려서 읽어보려 합니다 ㅋㅋ 우선 중국사 공부 좀 더 하고

NamGiKim 2021-02-27 00:53   좋아요 0 | URL
판초프는 2018년 초에 읽었습니다. 주로 러시아 문서들이 인용된게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