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북주의자들이 항상 집회에서 하는 주장이 있다. 그 주장은 바로 ‘북진통일‘ 혹은 ‘북한동포 해방‘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북진통일과 북한동포 해방은 군사력 증강을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자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는데, 즉 전쟁을 해서라도 북한을 멸망시켜야 한다는 얘기라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류의 주장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때부터 친일파 세력을 결집하여 권력을 차지했던 이승만이 해왔던 것이었다. 이승만은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북한을 무력으로 정복시켜 통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주장에는 북진통일만 하면 모든게 해결될 것이라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이승만이 외치던 북진통일론은 박정희가 한국을 반공국가로 체계화하면서 소위 반공웅변 대회를 포함한 전 사회적 영역에서 이를 더 확실히 적용했다. 따라서 북한을 무력으로 굴복시켜야 한다는 관점은 박정희 시절 전 국민들에게 교육됐다.

그런 반공주의적 통일론은 이후 반민중 반통일 세력에게도 지금까지 남아있는 통일 레파토리가 됐다. 그들에게 있어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 아닌 무너뜨려야할 적일 뿐이다. 거기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고립되어 기근에 시달리기 시작할 때 1990년대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는 실제로 북폭과 제2차 한국전쟁을 준비했었고, 전쟁이 일어날 뻔했다.

그러나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필자는 아주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해법은 없다!˝라고 말이다. 북한 정권을 무력으로 정복하자는 이들의 주장은 군사적 통일만 하면 다 끝날 것이라는 저급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일 군사적으로 대한민국과 미국이 북한을 정복한다면, 그 결과는 절대로 긍정적일 수가 없다.

얘를 들면 북폭과 북진에 성공하여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죽거나 체포당했다고 가정해보자. 어쨌든 북의 사회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북의 지도자를 북인민들이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인민들은 미국의 고립속에서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살아남은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대다수의 인민들이 그러하다. 따라서 그 사회가 미국의 고립속에서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던 상태에서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들이 과연 북한에게 총구를 돌릴까? 이건 현실성 없는 상상력이다. 북진통일이 모든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관점도 전혀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관점이다. 북진을 하게 되면 북한에 있는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미국은 폭격을 감행하게 된다. 그렇게 됐을 시 무수히 많은 민간인들이 미국의 폭격으로 죽게 된다. 이런 참상을 북한인민들이 경험하게 되면 설사 북진통일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북한민중이 전 게릴라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베트남 전쟁에서 베트콩들과 북베트남군이 미국과 남베트남에 저항했던게 그런 이유였다.

김정은 정권 전복도 마찬가지로 오히려 더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다. 2003년 미국은 현재 북을 보듯이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을 보고 독재라고 하며 무력으로 침공을 감행했다. 초기 전세는 미국이 이라크의 모든 지역을 점령하면서 다 끝나는 것 같았다. 후세인도 체포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은 미국을 다시한번 전쟁의 수렁에 빠지게 했다. 후세인 처형과 이라크 침공이 결과적으로 ISIS를 불러왔다.

2011년 리비아 내전도 그랬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NATO군은 반카다피 세력에게 공군력을 지원하여 카다피 세력의 거점을 폭격했고, 궁극적으로 카다피를 살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카다피가 죽고나서 리비아는 더 혼란스러워졌고, 지금도 내전이 벌어져 상황만 악화됐다.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도 비슷하다.

지금까지 미국의 군사적 개입사례를 보았을때 북한을 무력으로 통일하고 김정은을 죽인다면 다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말 그대로 국제정치와 역사를 너무나도 모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전쟁의 기원을 집필한 브루스 커밍스가 얘기하듯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해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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