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국내의 수구세력들은 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종북주의” 내지는 “친중주의”라는 조잡한 프레임을 씌어 정치적인 공격을 반복했고, 현재도 무슨 일만 있으면 그 프레임을 이용하고 있다. 물론 문재인 정부는 그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사드도 설치하고 남북관계 개선에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며 눈치를 보는 아주 보수적인 인물이지만, 반공주의라는 맹목적 편견에 빠진 그들은 이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2020년 미국과 이란 관계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감행했다는 사실에서 문재인 정권은 친미주의적인 스텐스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정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9년 베네수엘라 사태때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은 후안 과이도라는 괴뢰를 내세워 마두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제국주의적 행위를 대놓고 감행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공식적으로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공식 정권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문재인 정권은 과거 노무현 정권이 이라크 파병과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감행했듯이 친미적인 정권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은 수구세력들에게 항상 무시당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필자는 그것이 수구세력들의 사상이 현실정치라는 영역을 부정하기 위한 반공 포퓰리즘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무위키와 일베 그리고 웹상의 네티즌들을 보면 그들은 북한과 중국에 대한 반공주의적 혐오감을 드러낸다. 이들은 미소냉전시기의 반공이데올로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북한은 해방 이후부터 남한을 적화시키려는 존재고, 한국전쟁을 일으켜 대한민국을 적화시키고자 했던 적대세력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중국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한국전쟁에서 국군과 유엔군이 진격할 때, 이승만이 원했던 북진 통일을 방해했던 존재고, 전쟁 이후에도 소련과 더불어 북한을 지원한 세력이기에 적이다. 따라서 그들은 해방 이후부터 한국의 극우파 정권을 지지한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고, 한국전쟁에서 적대세력이었던 북한과 중국은 적이 되는 것이다.
즉 이러한 반공 이데올로기를 가진 세력들이 지지하고, 당원으로 있는 세력이 바로 현재 미래통합당과 그 외의 수구 정당들이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2012년에서 2013년 그니까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시기에 미국의 공격헬기인 아파치 헬기(AH-64 Apache) 100대를 들여오는 계획을 대한민국 국방부가 착수했었다. 당연히 미국 군수산업을 배불리기 위한 미국의 계획이었지만, 반공의식이 강한 어떤 군전문가는 다음과 같은 허무맹랑한 소리를 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우리가 도입하려 했던 아파치 헬기는 1991년 걸프전쟁에서 이라크군의 탱크를 대량으로 파괴했던 주력 헬기였다. 즉 그 반공주의자의 말에 따르면 “아파치 헬기는 북한군 전차 수천 대뿐만 아니라 중국군 전차 수만 대를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이라는 소리였다. 이런 발언만 보더라도 수구세력들은 중국을 두려워하며 적으로 규정한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그들은 중국의 군대 전력을 과거 미국이 소련에 대해 오만 오리엔탈리즘적 편견을 가지고 그 군대를 평가했듯이, 그런 색안경 잣대로 중국의 군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 중국군은 그저 구식에 숫자에만 의존하고, 적국인 북한을 돕는 세력일 뿐이다.
여기에는 북한과 중국이 한국보다 문명적으로 뒤떨어지고 가난하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북한은 그저 정치범 수용소가 넘쳐나고 자유를 찾아 오는 탈북자들이 수두룩한 지옥같은 곳이다. 북한의 동맹인 중국은 그저 사람인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싸구려 식품과 물품을 팔아대는 저질국가이자, 공산당 독재를 유지하고 우리에게 해만 끼치는 존재다. 이런 생각은 미국의 네오콘인 존 볼튼 같은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과도 참으로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볼튼 또한 중국과 북한을 자유의 적으로 규정했던 인물이고, 실제로 그는 중국 정권을 전복시키는게 옳다고 믿는 아주 극단적인 제국주의자다. 볼튼이 이러한 생각을 가진 데에는 중국에 대해 그가 가지고 있던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수구세력들 또한 마찬가지다.
이처럼 수구세력들은 반북 반중감정에 빠져 있다. 이것은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경험에 입각한 반공주의와도 연관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미소냉전에서 소위 미국이 강요했던 반공주의적 강요였을 뿐이다. 또한 이것은 현재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속에서 친미적인 스텐스를 강화하겠다는 수구세력들의 의도가 깔려 있다. 분명한 사실을 얘기하자면 이런 반공주의자들의 반북 반중론은 절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수 없다. 그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과 중국을 상대로 하는 군사적 해결책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전세계적 질병 위기를 근거로 수구세력들은 소위 우한 바이러스를 운운하며 반중정서를 대중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즉 반중포퓰리즘을 이용하기 위한 정치적 맥락이 있다. 여기에는 당연히 위에서 상술한 반북 반중주의 그리고 반공주의가 중첩된 의식이 존재한다.
수구세력의 반공주의적 반북 반중주의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그들이 냉전적 이데올로기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는 이런 냉전적 잔재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