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역사 1 - 태고부터 페르시아의 정복까지 한국문화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787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 지음, 김태경 옮김 / 한국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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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역사에 대해 정리가 잘 되어있는 개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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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나라
이수남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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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책인데, 작중에서 저자가 스스로의 논리를 파괴하고 있어서 몇 마디 비평을 해야 겠다.

저자는 뒷부분에서 조선은 전체 인구의 70%가 노비 즉 노예였고 조선 지배층인 양반들은 같은 동족을 노예인 종놈과 노비로 부려먹은 나쁜 자들인데, 일본이 이런 조선을 점령해서 노비 제도를 없앴으며, 이런 일본과 한국 사이의 나쁜 감정은 그저 지역감정에 불과하니 한국인들이 일본을 미워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헌데 그 앞부분에 가서 저자는 일본의 침략에 맞서 싸운 조선의 장군인 이순신을 찬양하고 있다. 

저자의 논리대로라면 조선은 같은 동족을 노예로 부려먹은 나쁜 나라인데, 그런 나쁜 나라를 지키려고 싸운 이순신은 도대체 왜 찬양해야 하는가? 이건 모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조선 전체 인구의 70%가 노비였다는 주장은 어디서 근거한 것인가? 일본의 역사학자 나카무라 사토루와 한국의 역사학자 박훈이 공동으로 지은 저서 <근대 동아시아 경제의 역사적 구조>에 따르면 조선의 노비는 18세기 말이 되면 그 비중이 10%까지 급격히 떨어진다고 했는데?

그리고 같은 동족을 노예로 부린 나라가 지구상에 조선 하나 밖에 없었을까? 고대 그리스, 로마, 아일랜드, 프랑스,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도 같은 동족들을 실컷 노예로 잘만 부려먹었다.

고대 그리스의 스파르타인들은 같은 그리스인인 메세니아인들을 노예 계급인 헤일로타이로 부려먹었고, 고대 로마인들도 가난한 환경 때문에 버림을 받은 고아들을 거두어서 노예로 잘만 부려먹었다. 심지어 노예와의 성관계를 통해 낳은 아이들을 모두 노예로 만들어서 노예시장에 가는 수고를 덜었다는 일화까지 나올만큼 로마인들은 자기 아이마저 노예로 부려먹었던 자들이었다. 그렇다면 로마인들은 구제불능의 인간말종들일까? 

서유럽의 아일랜드인들도 같은 동족들을 노예로 잘만 부려먹었다.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로마 제국을 제외하면 가장 먼저 기독교로 개종했으나, 노예 제도가 기승을 부렸던 곳이기도 했다.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한 성인인 성 패트릭도 아일랜드 해적들에게 붙잡혀 아일랜드로 끌려가 노예 생활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아일랜드의 노예 제도는 무척 오래되었다.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에는 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 서유럽에서 가장 큰 노예 시장이 있었다. 이러한 아일랜드의 노예 제도는 대략 서기 8세기 무렵에 점차 줄어들다가, 바이킹들이 아일랜드를 침입하면서 다시 노예 제도를 되살렸다. 바이킹들이 서기 11세기에 접어들면서 아일랜드인들의 저항에 부딪쳐 쇠퇴해지자, 노예들은 바이킹에서 토착 아일랜드인으로 대체되었다. 잉글랜드의 헨리 2세가 군대를 보내 아일랜드를 공격했던 1171년에 아일랜드의 노예 제도는 최고조에 달했다(출처: 바다의 늑대/ 라스 브라운워스 저/ 김홍옥 역/ 에코리브르/ 141~142, 337쪽).

서유럽에서 가장 발달한 문화를 가졌다는 프랑스에서도 같은 동족인 프랑스인들을 노예로 잘만 부려먹었다. 특히 프랑스의 국왕 루이 14세는 죄수, 순례자들, 집시, 부랑자들, 빈민들, 탈영병들 수만 명을 갤리선으로 보내서 노젓는 노예로 삼았다. 아, 갤리선에서 노를 젓는 노예 생활은 아주 아주 힘들었다.  

식민지 시절의 미국에서도 같은 동족, 즉 영국인들을 연한 계약 하인(indentured servant)이라는 이름의 백인 노예로 부려먹었다. 이들은 영국 본토에서 온 가난한 백인들인데, 투기꾼들에 의해 납치되어 강제로 끌려온 사람들의 수는 찰스 2세(Charles II)의 집권 기간에만 10만 명이 넘었다. 

연한 계약 하인들은 미국 땅에 도착하자마자 훗날의 흑인 노예들처럼 상품으로 입찰되었고, 가장 비싼 값을 낸 지주나 부자 같은 권력자들한테 팔려나갔다. 이들은 과로에 혹사당하는 것은 물론 하인으로 지내는 계약 기간이 소유주의 마음대로 늘어나는 부당함을 일상적으로 겪었다. 

연한 계약 하인들이 만약 지주한테 진 빚을 다 갚지 못하고 죽으면, 그 하인의 아내나 아이가 죽은 남편이나 아버지를 대신하여 지주에게 봉사하는 하인이 되어야 했다. 또한 연한 계약 하인들은 가구나 가축처럼 소유주의 재산으로 취급받아서 소유주가 죽으면 그의 상속자에게 유산으로 넘겨졌다. 

미국의 역사가 신분 해방과 평등으로 출발했다고 알려졌으나, 사실 초기 미국 역사의 식민지 시절 지주나 총독을 비롯한 권력자들은 평등을 싫어했으며 오히려 계급 사회야말로 신이 내린 법칙이라고 옹호했다. 

또한 연한 계약 하인들은 주인의 허락이 없이는 결혼을 하거나 다른 주인을 선택할 자유가 없었고, 지주들의 학대와 폭행에 자주 시달렸으며, 그래서 지주들한테서 도망을 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도망을 가다 연한 계약 하인들이 붙잡히면, 하인으로 일하는 계약 기간을 4년 더 연장한다는 식의 처벌을 받았다. 

심지어 1630년대부터 미국의 독립전쟁까지의 기간 동안 미국으로 온 백인 이민자의 절반에서 3분의 2가 연한 계약 하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연구도 있다. 17세기 말에는 연한 계약 하인의 수가 식민지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아졌다. 

미국의 연한 계약 하인 제도는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을 하고도 계속 이어졌는데, 법률적으로 연한 계약 하인 제도가 폐지된 때는 무려 1917년에 가서였다(출처: 미국 400년 계급사/ 낸시 아이젠버그 저/ 강혜정 역/ 살림출판사). 

중국에서도 같은 동족을 노예로 부리는 일은 매우 흔했다. 중국 전한, 후한 시절에는 노예를 사고 파는 시장인 인시가 있었다. 또한 중국 청나라 시절에도 가생자(家生子)라고 하여 세습 노예 계급이 엄연히 존재했으며, 청나라 옹정황제는 노비 제도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주인과 하인의 신분을 구분해 상하를 분별하고 존비를 정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로서 추호의 방임도 허용할 수 없다. 주인과 하인의 신분은 이미 정해진 이상 영원히 바꿀 수 없다. 그 자신과 아내 및 아이들은 주인에게 의존해 옷과 음식을 얻고 살아가기 때문에 배신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들은 자손 대대로 오래오래 주인에게 복종해야 하며, 또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거리낌없이 저지르고자 하는 생각을 감히 해서도 안 된다(동화록東華錄 옹정제 권9 4년 11월)."

러시아에서도 같은 동족인 러시아인들을 농노라는 이름의 노예로 부려먹고 사고 팔았다. 

일본에서도 전국시대에 란보도리(乱妨取り)라고 하여 다른 마을들을 습격해 붙잡은 사람들을 노예로 팔아넘겨 부려 먹었다. 또, 전국시대 일본 각 지역의 영주들은 서양 노예 상인들한테 같은 동족인 일본인들을 무려 50만 명이나 노예로 팔아넘겼고,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일본인 처녀 30만 명이 가라유키상이라는 이름의 성노예로 해외 곳곳에 팔려나갔다. 

이런 역사적 사실들을 제쳐두고 지구상에서 조선만 같은 동족을 노예로 부려먹었다는 이 책의 주장이 과연 합당할까?

또, 저자는 조선시대 양반들이 같은 동족을 노비로 부려먹었다며 분개하고 있는데 정작 저자가 그 앞부분에서 찬양한 이순신이야말로 같은 동족을 노비로 부려먹은 조선시대 양반이다. 이순신 본인은 결코 종놈이나 노비도 아니고 중인도 아니며, 명문 양반 가문 출신이다. 또한이순신은 사노비 7명을 선물로 받은 일이 있었다. 그렇다면 저자는 이순신을 가리켜서 같은 동족을 노비로 부려먹었던 조선시대의 나쁜 양반이라고 분개했어야 저자 자신이 편 논리에 부합하지 않은가?

아울러 조선의 노비 제도는 일본이 없앤 것이 아니다. 1801년 관아에서 부리던 공노비들이 해방되었고, 개인들이 부리던 사노비들은 1894년 갑오개혁 때 고종의 지시로 없어진 것이다.

오히려 저자가 신분제도를 없앴다며 찬양한 그 일본이 지배했던 시기인 1923년부터 형편운동이라고 하여 조선 백정들이 일본 당국을 상대로 신분 차별을 없애달라고 운동을 벌였으나, 정작 일본 당국의 압력으로 1930년대에 들어서 형평운동이 사라졌던 사실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저자는 일본의 통치를 받으면서 조선의 인구가 그 이전보다 늘어났으니, 한국인들의 반일감정은 그저 단순한 지역감정일 뿐이며 한국인들은 일본을 미워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전두환의 통치를 받으면서 광주시의 인구가 예전보다 늘어났으니 광주 시민들은 전두환을 가리켜 학살자라고 미워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광주 시민들한테 가서 해보는 건 어떨까?

저자의 말대로라면 한국과 일본 간의 나쁜 감정은 그저 지역감정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그러면 왜 일본에서 조선인을 모두 죽이고 조선인 여자는 강간해도 괜찮다는 혐한 시위대가 극성을 부리는지, 일본 방송들마다 온통 한국과 한국인을 폄하하고 비난하는 혐한 방송들이 판을 치는 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혹시 일본은 한국보다 선진국이고 일본인의 민도가 한국인보다 높으니 일본인들이 혐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전혀 나쁜 일이 아니고 일본인들의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하지나 않을까?

작중에서 저자는 뜬금없이 자기를 가르쳤던 교사가 반골 좌파라며 소련군 성병 운운하는데, 여기서 저자의 성향이 매우 강경한 반공 우파임이 드러난다. 헌데 저자가 말한 그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조장한 장본인들은 저자가 그렇게 미워했던 좌파가 아니라, 저자와 정치적 성향이 같은 반공 우파 정치인들이라는 사실은 알려나? 

조선시대 노비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분개하고 있는 저자가 왜 대한민국 정부가 자국민한테 저지른 보도연맹학살, 국민방위군 사건, 거창 양민 학살 사건, 나주 경찰서 부대 사건, 서울 홍제리 사건, 대구 코발트 광산 사건 같은 끔찍한 민간인 학살 사건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도 분개도 하지 않는 지 모를 일이다. 

저자는 이 책의 뒷부분에서 그동안 자국혐오에 찌들었던 한국 젊은이들이 그런 혐오를 벗어던지고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찬양하고 있으나, 정작 자국혐오에 찌든 장본인은 저자 본인이 아닌지 모르겠다. 나무의 뿌리를 미워하면서 그 열매만을 사랑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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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복식의 역사 - 우리가 걸친 모든 것을 통해 여행하는 우리가 살아온 세계
멀리사 리벤턴 외 지음, 이유정 옮김 / 다빈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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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의복의 역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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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괴물 백과 - 신화와 전설 속 110가지 괴물 이야기
류싱 지음, 이지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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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화와 전설에 등장하는 110가지 괴물들에 관한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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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 정치적 종족성과 민족주의, 그 오랜 역사와 깊은 뿌리
아자 가트 외 지음, 유나영 옮김 / 교유서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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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중국 몽골 일본의 계속된 침략을 받으면서도 굳건한 공동체를 유지해왔던 한국의 사례를 들고 있어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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