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셰프 분투기 - 음식에 가려진 레스토랑에서의 성차별
데버러 A. 해리스 & 패티 주프리 지음, 김하현 옮김 / 현실문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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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성차별이나 젠더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널리 퍼져있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분야에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요리는 오래도록 여자 고유의 영역이었던 만큼 오히려 다룬다면 남성의 젠더화를 다룰 것 같지만 여성의 젠더화를 다루었다. 그것은 여자는 요리사로서만 그 존재를 한정하며, 남자는 군데에서 나온 셰프로 그 영역을 확장하며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요리뿐만이 아니라 주방 업무를 총괄한다는 것이다.

 

처음엔 이게 사실일까 의심스럽기도 했다. 이건 군대에서 여자가 대장이 됐을 때의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요리의 세계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건 뭔가 빼앗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바로 이 빼앗긴 분야에서 여자들이 어떻게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는지를 나름 소상히 다루었다.

 

주방은 불과 칼을 다룬다는 점에서 거친 곳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더구나 이 군대에서만 존재했을 셰프가 미식의 장에 도입되기 전에는 여자들은 가정에서 가족들을 위한 한 끼 분량의 요리를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미식의 장은 뭐든 대규모로 이루어지니 힘없는 여자 보다는 힘 있는 남자들이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여성이 사회에 인정받고 적응하려면 모든 걸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하다못해 요리까지도 말이다.

 

내가 이 책에서 주목해서 본 건 챕터4나쁜 년이거나 여성스럽거나 엄마 같거나. 그래. 그렇게 집을 나와 빼앗긴 미식의 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저 셋중의 하나는 되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미식의 장에서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모든 직장에서 여자는 저 셋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의 각각의 정의는 이렇다. 남성적이고 권위적인 관리 방식을 따르는 건 나쁜 년이고, 여성스러운 건 친근한 관리 방식을 의미하며, 엄마 같은 것은 그야말로 부엌에서 엄마나 큰누나 같은 이미지를 말하는 것이다. 책은 앞의 두 방식은 여자가 전문 셰프로 삶을 헤쳐 나가는 데 전혀 이상적이지 않으며 엄마 같은 세 번째 방식이 유리하다 못해 추천하기까지 한다.

 

물론 여성에게는 엄마나 누나 같은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난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뭔가 부조리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여성적인 것엔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며 여성들 중엔 엄마가 되고 누나가 되는 경험 없이 미식의 장에 들어 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말을 다시 풀어보면 남자들은 그저 무슨 일에든지 어쭈쭈나 해 주는 엄마 같고 누나 같은 사람에게 엉덩이나 토닥임 받기를 바란다는 것인데 그건 여자를 너무 한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하긴, 원형적으로 볼 때 여자가 가족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부엌에 있다는 것 자체가 엄마나 누나의 마음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실제로 여성 셰프는 바로 이런 이미지로 상명하복의 군대식 남성 셰프를 점령해 갔을 것이다.

 

남성 셰프는 개인으로 간주되고 오로지 자신이 내놓은 결과로만 평가받는 반면, 여성 셰프는 소수자로서 눈에 잘 띄기 때문에 한 여성 셰프의 특성이 모든 여성 셰프의 리더십 능력을 가리키는 표지가 된다.(257P) 그러니까 남자와 똑같은 것을 가지고 무기삼지 말라는 말이다. 그것은 빼앗긴 들에 봄을 불러들이는 것이 아니라 겨울을 불러들이는 꼴밖엔 되지 않는 것이다. 남자에겐 없는 여자만이 가진 장점으로 자신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난 여기서 저자의 시선이 좀 의심스러워졌다. 저자는 여성의 장으로 대표될만한 장이 남성이 장악하면서 여성이 거기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에 골몰한 나머지 남자를 객관적으로 볼 신경이 없었던 것 같다. 남자들만 득시글거리는 곳이 과연 야성의 동굴이기만 할까?

 

윌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은 독특하게도 여자(아이)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남자 아이들이 고립된 곳에서 자연스럽게 역할놀이에 빠져든다. 그러면 야성과 이기적 본능을 드러내는 그룹과 서로를 돌봐줘야 나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이타적이고 문화적인 그룹으로 나뉘는 것을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미안하다. 난 이 작품을 책으로 기억하지 않고 영화로 기억한다). 이것이 남성성을 대표한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인간 역학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주방을 단선적으로만 보여주는 건 신빙성이 떨어져 보인다.

 

이것은 또 페미니즘이 자칫 범할 수 있는 우이기도 할 것 같은데, 페미니즘이 인간 그것도 여성을 이해하고자 생긴 분야라면 인간 소외의 사례만을 집중적으로 다루지 말고 좀 더 총체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도 그럴 것이, 본 챕터 나쁜 년이거나 여성스럽거나 엄마 같거나는 앞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하다가 말미에 가선 실제로 그렇게 심각했던 것은 아니라고 꼬리를 슬그머니 내리기도 한다. 그러면 김이 좀 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남성들의 세계에서 여성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넘어야할 산은 또 있다. 그건 성희롱이다. 이건 이 책 침입자에서 형제가 될 때까지에 자세히 나와 있는데, 이건 주방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직장에서도 아니 어쩌면 남녀가 모이는 어느 곳에서도 보편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사람은 왜 성희롱을 하느냐인 것이다. 성희롱은 남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여자도 한다. 단지 그 빈도수가 여자 보다 남자가 훨씬 많다는 것. 짐작해 볼 수 있듯이 남자들이 그러는 건 권위를 나타내기 위한 가장 질 낮은 방법이다. 또한 이성을 얕잡아 보는 수단일 수 있으며, 이성에게 갖는 두려움이나 적개심을 드러낼 때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책에서처럼 여성에게 성적인 농담을 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를 알아보고 싶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그럴 때 여성 셰프는 너무 예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중요한 또 하나, 이성에게 어필하고 싶으나 그것을 모를 때 그 같은 우를 범한다는 것이다. 그때 얼굴이 빨개지면 장난은 안 끝나요. 밤새도록 이어질 걸요. 그 사람들은 모두에게 그런 행동을 해요. 게이한테도 하죠. 이때 절대로 흔들리면 안 돼요. 하지만 한 번 내 능력을 입증하면 엄청 재미있어져요. 그때부터 남자들은 자기가 뭘 잘못해서 여자 친구가 화가 났는지 물어보기 시작하거든요. 여자 친구의 입장을 알아야 하니까요.(195P) 어쩐지 웃픈 느낌이 든다.

 

내가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문득 얼마 전 군부대 내에서 상사의 성폭력에 시달려 자살한 어느 교관이 생각이 났다. 그녀는 죽지 말았어야 했다. 물론 난 이미 다른 나라 사람이 된 그녀를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남자가 얼마나 시답지 않은 이유에서 성범죄를 저지르는지를 알면 오히려 그녀는 살아 자신이 당한 일을 세상에 알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새삼 이 성희롱의 문제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다루는 것이 아니라 지금 보다 훨씬 더 많이 다루어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즈음 뉴스나 시사 보도 행태가 남성의 시각에서 자주 사용한다는 것을 볼 때 말이다. 그러니 남성의 입장에서 성희롱이 자주 언급되는 것은 별로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1분에 몇 명의 사람이 성폭력을 당하는지를 안다면 몇 초만에 한 번씩 알람 울리듯 한다고 해서 결코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에 마음은 똑 같다. 미식의 장에서 남성 셰프들이 엄마나 누나를 선호한다면 여성 세프들은 아빠나 오빠 같은 사람을 원할 것이다. 음식은 문화적인 것이기 때문에 남자의 야성만을 가지고는 음식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 잘 조합이 되어야 비로소 훌륭한 음식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꼭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무리 미식의 장도 좋고, 페미니즘도 좋지만 사회생활의 기본은 내가 나를 대우해 주지 않으면 남도 나를 대우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은 여성들에게 이것을 가르쳐 주기위해 쓰인 것도 같다. 참고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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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7-06-30 0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보다는 앞서 것으로 생각되는 미국조차도 아직 남자가 1불을 벌 때, 여자는 80센트를 번다는 최근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성희롱이나 성차별, 갑-을로 나뉘는 구조에서는 대상이 바뀔 뿐, ongoing issue같네요.

stella.K 2017-06-30 14:5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그래도 한국이 미국 따라 가려면
아직도 멀었죠.
OECD 가입국중 남녀의 임금격차가 우리나라가
최하위란 말도 있던데...
이걸 또 경제 사정으로 돌리기도 하던데
물론 경제가 좋아지면 여성의 임금이 조금은 좋아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 여자가 경제를 나쁘게 한 건 아니잖습니까?
뭐 그냥 하는 말이려니 하지만 듣는 여자들 기분 나쁜 건 사실이죠.ㅋ
 
과학과 물 관리 - 지구의 물 부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0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지음, 강윤재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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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구의 어디는 홍수가 나서 난리고, 지구의 어디는 가뭄 때문에 애가 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벌써 여러 해째 여름이면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사람이 전기와 물 없이 살 수 있을까? 좀 우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와 물 둘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난 물을 선택할 것 같다.

 

옛날엔 가뭄이 들면 재앙이고 그 재앙은 필시 인간의 죄 때문이라고 생각해 하늘에 기우제를 드렸다고 한다. 거기엔 나랏님이 친히 발벗고 나서기도 하고. 치산치수란 말도 있지만 댐과 저수지를 만들고 물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면서 점점 없어진 풍습이긴 하지만, 역시 비는 하늘의 일이라 하여 시골 어디에선가는 지금도 기우제를 드리긴 하는가 보다. 사실 나도 기우제 같은 건 안 드리지만 요즘 같은 가뭄이면 기도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도시는 아직까지 가뭄이라고 해서 수도에서 물이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가뭄 때문에 한 해 농사를 망치거나 아예 시작도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그게 왠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또 그런 지역은 제한급수도 한다는데 그 여파가 도시에도 미치지 말라는 법이 어딨겠는가. 나는 어렸을 때 실제로 제한급수 받아 본적 있다. 그때는 가물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물론 그땐 지금만큼도 댐이나 물이 체계적으로 관리가 안 되있었으니 그렇기도 했겠지만 어쨌든 지금도 가뭄이 들면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부턴가 강우량이 느낄 정도로 현격하게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과거엔 평균 1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 꼴로 내리던 비가 그렇게 내리지도 않거니와 내렸다고 해도 그 양이 많지도 않다. 그것을 단순히 라니냐나 엘리뇨 같은 기후 변화 때문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린 이렇게 물이 부족한 시대에 살면서 그것에 대한 책임감을 얼마나 느끼고 사는지 모르겠다. 이 기후를 변화시킨 장본인은 인간이다. 지구의 역사는 그야말로 유구한데 지금의 지구가 온통 오물을 뒤집어 쓰게 된 건 100년여 동안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인간이 죄가 많다 싶다. 그러니 기우제 드린다고 뭐라 할 형편도 아닌듯 싶다. 자연은 기다려 주지 않으며 받은만큼 돌려준다더니 이제 돌려 받을 일만 남은 건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 빙하기나 간빙기 때도 살아남아서 지금까지 생명을 이어 온 영장류다. 우린 앉아서 그런 푸념만 늘어놓을 시간이 없다. 어떻게 하면 자연으로부터 빼앗은 것들을 돌려주며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갈까 를 고민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니 어느 부분 물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덜어지는 것도 같고, 또 어느 부분여전히 걱정과 우려가 남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거야 앞으로 과학이 헤쳐나가야 할 일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넋놓고 있을 것만도 아니다.

 

옛말에 치산치수란 말이 있다. 이 말의 뜻과 어원을 따져봐야겠지만 모르긴 해도 이 말은 인간이 자연을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만큼 자연과 어떻게 어울릴 것인가란 의미에서 저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지만 인간은 자연을 너무 탐욕적으로 이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비근한 예로 우린 매일하는 샤워를 포기할 수 있을까? 매일 샤워를 한다고 해도 물을 받아가며 쓸 수 있을까? 도시에선 좀 어울리지 않는 광경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샤워 꼭지에서 직접 떨어져 하수구로 직행하는 물의 양이 얼마나 하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얘기는 어떤가? 물론 미국의 예이긴 하지만, 1인당 물소비가 빠르게 증가해 텍사스주 같은 경우 지난 1940년 이후 지금까지 인구대비 물사용량이 30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이게 비단 그 곳만의 문제일까? 우리나라의 물 사용량은 독일의 2.2배가 많다고 한다. 이제 좀 감이 오나? 

 

누구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를 바래 기우제를 드리고, 누구는 댐이나 저수지를 만드는데 자신의 공력을 바치며, 어떤이는 어떻게 하면 단 한 방울의 물이라도 관리할까를 골몰할 때 지난 세월 동안 지구를 꾸준히 망가트려 온 장본인이 인간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적어도 한 번쯤 내가 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20세기는 오일 전쟁의 시대였지만 21세기는 물의 전쟁이 될 거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그것을 목도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물관리를 잘하는 나라가 강대국이 될 거라고도 한다. 솔직히 이즈음 우리가 가뭄 실태 보도를 접하게 되면 그것은 주로 농촌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것은 그럴 수 밖에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일까? 도시는 아무리 가물어도 몇 개월은 버틸 수 있는 양의 물을 확보했다. 그런데 농업용물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말이란 걸 이제야 깨닫는다.  해마다 가뭄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농촌지역은 무슨 죄란 말인가? 그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방안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이 책은 비교적 내용이 좋은 편이긴 한데 나 같은 과학 문외자가 읽기엔 조금은 지루하기도하고 버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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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7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6-18 18:05   좋아요 1 | URL
ㅎㅎ 그래도 옛날 사람들은 목욕하는 날이 정해졌다잖아요.
단오를 포함한 명절 때 1월 1일이나 한 해 마지막 날 뭐 이런 때 말이어요.
그에 비하면 한 달 못 씼는 건 아무 것도 아닌데 그게 또 정말 그렇지가 않아요.

전에 성석제 작가도 한 달인가 몇 달을 안 씼어 본 적이 있다더군요.
나중에 얼굴에서 뭔 껍질 것은 게 떨어지는데
그게 떼였다나 뭐라나...ㅎㅎㅎ
사람들 중엔 매일 샤워 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어떤 사람은 아침 저녁으로 하는 사람도 있고.
뭐 나름 이유가 있을지 모르나 너무 심하다 싶기도 하더군요.

cyrus 2017-06-18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를 ‘UN 지정 물 부족 국가’로 지정한 공식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요. ‘물 부족 국가’를 지정한 사설 단체는 UN과 무관해요. UN은 그 사설 단체의 보고서를 인용했을 뿐이죠. 게다가 사설 단체의 결과가 국가의 물 부족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 아니에요. ‘물 부족 국가’가 아니어도 당연히 물은 아껴야 하고, 가뭄 같은 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물 관리 대책이 필요해요.

고양이라디오 2017-06-18 12:55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몰랐던 사실이넹 ㅎ 어쩐지 우리나라 물부족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cyrus 2017-06-18 12:58   좋아요 1 | URL
최근에 이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

[카드뉴스] 한국은 ‘UN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 (한국일보, 2016년 3월 22일)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854158&memberNo=12475563&vType=VERTICAL

stella.K 2017-06-18 17:58   좋아요 1 | URL
ㅎㅎ 역시 넌 모르는 게 없구나. 박사다 박사!

그런데 물부족 국가가 맞는 것도 같아.
거의 해마다 농촌 지역 가뭄 피해 겪는 걸 보면.
그게 우리나라 농업용수 정책을 잘 못해서이기도 하거든.
그러니까 물부족 국가란 건 비가 안 와서가 아니라
온 비를 잘 관리하지 못해 그런 딱지가 붙는 것이기도 하겠다라구.
안타까운 일이지.
그래도 가뭄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지혜는 무궁무진하더군.

yamoo 2017-06-19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에 관한 책이군요! 환경관련 책 중에서 물 관련 책에 대한 내용은 대개 좀 비스무리한 거 같습니다. 어쨌거나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물부족 국가 중 하나로....올해 역시 아주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요.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현재보다 더 극심한 가뭄이 있다는 걸 역사는 알려주고 있습니다. 물관리 정책은 그래서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항상 사후약방문 식의 대처만 하는 듯해서 좀 답답하지요. 이를 위해 4대강 공사를 시작했는데...결과는 헬이라는..

stella.K 2017-06-20 13:30   좋아요 0 | URL
ㅎㅎ 결과는 헬.ㅎ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거의 해마다 이맘 때면 가뭄 지역에
얼마의 돈을 투입했다는 둥 말이 많던데
그 얼마의 돈으로 가뭄을 견딜 수 있는 건지,
어떻게 썼는지가 궁금해요.
가뭄은 미리 대비해야 하는 건지 그렇게 닦쳐서 해도 효과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은 외국의 사례라 우리나라는 어떻게 관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재미도 그닥 없었구요.ㅋ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
켄 돌란-델 베치오.낸시 색스턴-로페즈 지음, 이지애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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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했던 건지는 모르겠는데, 책이 작고 얇기도 해서 귀여운 애완견을 연상하게 만든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반려동물을 잃으면 어떻게 하라고 조언해 주는 책인데 나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 참고해 볼만하다.

 

미국엔 펫로스 상담사가 있는가 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도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 얼마 전 반려견을 산책을 시켜주는 트레이너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말이다. 애견 미용실은 물론이고, 카페나 호텔, 유치원이 있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이렇게 반려동물 산업은 나날이 증가 추세라고 하는데 정작 그것을 키웠던 사람을 위한 일은 얼마나 이루어져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글쎄, 우리나라는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있어서일까?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고는 하지만 위에서 말한 시설을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반려동물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진정한 의미에서 반려로 생각하고 동물들을 키우고 있는 걸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미국처럼 개에게도 재산을 상속해 줄 수 있는 정도가 돼야 진정한 반려가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거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는 반려라기 보단 그냥 재산 가치 목록 중 하나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펫로스 증후군이 있다고 한다. 단어가 주는 의미가 어렵지 않게 파악되듯 반려동물을 잃고 상심한 마음을 일컫는 말이다. 물론 그것은 육체의 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것은 가족이나 친구를 잃고 겪는 애도 반응과 같아 우울감, 불면, 식욕부진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의사나 전문 상담사의 도움을 받으라고 권한다.

 

실제로 사람과의 사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상담을 받는 경우는 있을 수 있으나 동물을 잃었다고 상담이 필요하다면 이것에 얼마나 수긍할 수 싶기도 하다. 예전에 집에서 키우던 개는 마당에서만 키우고, 유사시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펫로스 증후군을 쉽게 무시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모르긴 해도 펫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 산업이 증가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사안이 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동물에 대한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팽배해 있는 것만큼이나 동물에 (때로 과도하게) 집착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따져봐야겠지만, 그런 사람의 적지 않은 수가 사람에 대한 상처나 사귀는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반려동물(이 경우 주로 개나 고양이가 되겠지만)은 상처를 주지 않으며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세상에 대해 마음에 문을 닫은 사람이 마지막 출구로 그런 양태를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에게도 어느 날 반려견 또는 반려묘와의 마지막이 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랬을 때 그들의 겪어야 할 마음의 상심이 어떨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뿐인가? 그들을 여러 목적으로 사용했을 경우 예를 들면, 자폐나 치매 등 치료 목적이나 소방이나 경찰업무 등에 가담시켰다 사고사 내지는 자연사 하는 것을 지켜봐야 할 때 사람은 펫로스 증후군을 겪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경우 부모의 돌봄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니 어떻게 펫로스 상담을 무시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들은 또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위에서 열거한 정신적이며 육체적 증상 때문에 병원을 가야겠지만 우리나라는 역시 보수적이어서 가기를 꺼려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설혹 간다고 해도 펫로스 전문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고.

 

그런데 이 책을 보며 한 가지 더 느꼈던 건, 반려동물 산업이 확산되는 것만큼 과연 우리가 진정한 의미에서 반려동물을 사랑했을까를 되돌아보게도 된다. 우리가 죽음을 목도한다는 건 그 당장은 슬픈 일이긴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삶을 한층 더 깊고 성숙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무조건 죽음을 거부한다고 해서 죽음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비롯해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은 다 끝이 있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사랑해야 한다. 물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우린 그것에 훨씬 못 미치는 사랑을 한다해도 말이다.

 

어떤 유명한 명사가 그런 말을 했다. 우리는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하루에 얼마 정도의 산책을 시킨다. 그런데 그 시간이 반려견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주인이 정한 시간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려견의 입장에서 볼 때 어느 날은 20분이 걸릴 수도 있고, 어느 날은 40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개가 원하는 만큼의 산책을 시켜줘야 하는데 우리는 20분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20분만 산책을 시키려고 한다면 그건 반려견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 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우리 인간은 뭐든지 지배하고 다스리려고 한다. 좀 격하게 말해서 펫로스 상담 이게 과연 필요한 것인가 싶기도 하다.

 

가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 슬픔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버티는 사람이 있다. 그게 진정 죽은 사람을 위한 것인가 의문을 가져 보게 된다. 그것은 엄밀히 말해 미성숙한 것이며,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죽은 망자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물론 그를 추억하는 거야 나쁜 일이 아니겠지만 언제까지고 슬픔에 빠져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니다. 망자에게도 잊힐 권리라는 게 있다. 그런 것처럼 동물도 마찬가지다. 동물에게도 삶이 있는 것처럼 죽음이 있다.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못해 언제까지나 슬퍼한다면 그건 또 얼마나 민망한 일이 되겠는가.

 

사랑한다면 상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의 눈높이가 돼서 바라봐 줘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우리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를 내 눈높이에 맞추려고 한다. 동물조차도 말이다.

 

펫로스에 관해서라면 나 역시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15년 키운 말티즈 제니가 드디어 마지막을 고하려 하고 있었다. 그동안은 언제 죽을까 병색이 완연했는데 그날은 옛날 건강했을 때의 모습을 거의 회복한 듯 했다. 눈도 초롱초롱하고 발에도 힘이 생겨 실내를 뛰어다닐 정도였다. 한동안 내 방에 와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다. 바로 그때 난 녀석의 죽음을 직감했었다. 넌 사는 것이 아니라 죽는구나. 그리고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구나.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런지 하룬가 이틀 만에 녀석은 아무도 지켜보지 않던 새벽에 홀연히 생을 마감했다. 아마도 주인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한 마리 개도 사람을 위할 줄 아는데 하물며 사람이 죽은 반려동물을 놔줄 수 없다면 부끄러운 일 아닐까? 죽음이란 자연에서 왔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거라지 않은가?

 

책에 보면 이제 막 펫로스가 된 사람에게 금기 사항이 있다. 이를테면 반려견은 또 데리고 오면 되는 것 아니냐 하며 섣불리 슬픔을 위로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고 존재는 유일한 거니까. 하지만 반려동물은 우리가 돌봐줘야 할 작고 연약한 존재들이다. 기왕 돌봐왔다면 또 돌보게 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도 자식을 잃으면 다신 안 낳을 것 같지만 또 낳아 키우면서 슬픔을 잊기도 하지 않는가?

 

정말로 금기사항이 있다면 이것이다. 이미 죽은 반려동물을 박제로 만드는 것. 우리가 정말 사랑했다면 그 짓마는 하지 않기로 하자. 말했지만 사람에게도 잊힐 권리가 있는 것처럼 동물도 잊힐 권리가 있다. 또 하나 금기사항이 있다면 그건 학대하는 것, 키우다 버리는 것 아니겠는가.

 

책은 아픔을 나누는 방법을 적극 활용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슬픔을 나누고 정신적인 지지를 받으라고 한다. 또 그러다 보면 어느새 위로자가 되기도 한다.

 

책은 이 분야에 대한 소개 정도여서 좀 아쉽긴 한데 한번쯤 읽어 볼만하다. 우리가 반려동물을 정말 성숙한 태도로 키운다면 펫로스 상담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것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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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6-1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만 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실용서 같아요. ^^
죽은 반려동물을 박제화하는 건, 진짜 심각하고 잘못된 일이에요.

stella.K 2017-06-16 13:29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 말야. 하지만 뭐 흔한 일도 아니겠지.
아무튼 반려동물 좋아만 하지 말고 그것을 키우는 사람들의
의식부터 성숙해졌으면 해.

yamoo 2017-06-17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르던 개와 고양이 버리는 넘들은 무슨 생각으로 키우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버려지는 개를 본 적이 꽤 있는데요. 참으로 인간으로 못할짓이라 생각합니다. 덜덜 떨면서 울부짓는 개들...그런 개들을 버린 넘들은 참으로 개보다 못한넘들이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놀라운 게 상당히 많이 버려진다네요...유기동물 관리하는 곳에서 그러더라구요..그래서 저런 책이 필요한 거겠죠..

stella.K 2017-06-18 18:10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반려 반려 하지만 반려의 의미도
모르고 있는 거죠. 끝까지 책임진다, 함께한다 이런 생각이
가능해야 비로소 반려동물인 거 아니겠습니까?
돈 주고 살 땐 언제고.
문제인 대통령 공약중에 반려동물 복지에 관한 공약도 있는 것 같던데
앞으론 반려동물 키유려면 일정 시간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 심사도 하고 좀 이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반려동물 보육원도 좀 세우고.ㅋ
 

 

어제, 엄마의 심부름도 할 겸 들어오는 길에 안경을 했다.

새삼 내가 왜 이걸 이렇게 미뤄왔는지 모르겠다.

정말 앉은 자리에서 뚝딱하면 되는 걸.

30분이나 걸렸을라나?

이걸 하기를 1년도 더 별렀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안경점 주인은 정말 순박한 충청도 아저씨였다.

악의라곤 전혀 없는 구수한 인상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순간 뭔가 무장이 해제되는 느낌이었다.

안경점 주인은 왠지 깔끔하고 젠틀한 이미지거나

멋을 잔뜩낸 기생오라비 같은 이미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하긴, 갈 때부터 왜 난 안경점 주인이 그런 남자일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여자일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역시 여자는 아니었지만 그런 순박한 인상의 아저씨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거지.

역시 기대는 예상 밖에 있다고나 할까?

 

간단한 시력 검사를 하더니 내가 시력이 좋단다.

속으로 안경점에서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했다.

내 시력이 얼마냐고 물어보긴 했는데 잘못 들은 것 같다. 2.5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런 시력도 있었나?

 

아무튼 먼곳을 보는 시력은 좋은데 가까운 특히 책을 보는 시력은 안 좋다는 말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좋다고 하니 좋아해야 하는 거 맞지?

지난 달 만난 아는 지인도 내가 지금까지 안경을 안 쓰고 산 것에 대해 부러움을 사지 않았던가?

 

 

사춘기 시절 안경을 미치도록 쓰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순전히 겉멋이었겠지만 뭔가 있어 보이는 게 나의 마음을 끓었다.

하지만 난 이내 비교적 오랫동안 안경 없이도 살 수 있는 삶에 안도하며 살았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몸의 변화를 겪을 때마다 생각나는 소설 제목이 있다.

이문구의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다.

그는 왜 이런 소설 제목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언제부턴가 자주 이 소설을 떠올렸고 앞으로도 자주 생각날 것 같다란 생각을 했다(소설 제목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땐가 꼭 한 번을 읽어봐야 할 책 같다. 늙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자 누구인가? 그러나 이 책은 현재 서점에서 품절 상태다.) 

 

그러니까 어제 또 한 번 저 책의 제목이 생각나더란 말이지.

소원풀이 한 것이지 뭐.

사춘기 시절부터 생각한 거잖아.

그동안 안경 없이 살아 온 것도 기특한 거고.

 

하지만 역시 익숙하지는 않다.

남의 옷 입은 것 같고.

이제부턴 안경테에 갇혀 그안에서 책을 봐야한다.

언제부턴가 책을 보는데 게슴츠레 눈을 뜨고 봐야했는데

그런 거 없으니 좋지 뭐.

다시 옆으로 누워서 책을 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글자가 잘 보이니 몇 시간이고 책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나도 그런 능력 좀 생기려나?

눈 좋을 때도 집중력은 저질이라 그런 건 꿈도 꾸지 않았다.

안경 낀 사람이 책을 보고 있으면 뭔가 뇌 속에 책을 스캔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상상도 해 봤다.

뭐 그런 건 고사하고 집중력이나 좋아지면 좋겠다.

 

여기서 나의 이상형 하나 밝힌다.

여자들은 남자들 차 후진하느라 핸들 꺾는 거 좋아한다고 하는데

난 그런 거 잘 모르겠다.

그 보다 난 안경 끼고 책 읽는 사람 좋아한다.

안경 다리 붙들고 뭔가의 생각에 꼴똘히 잠긴 모습도 좋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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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8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6-12 17:47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그 생각해요.
눈이 나빠 책을 못 읽게되면 어쩌나 하는.
그런데 당분간은 그런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정말 출판사에서 책 편집 좀 신경 써 줬으면 좋겠어요.
책 예쁘게 만들겠다고 글자에 색깔 집어넣고 이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ㅠ

qualia 2017-06-08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시원하네요.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안경 하나 해야 하는데 말이죠~

stella.K 2017-06-08 17:58   좋아요 0 | URL
앗, 아직 안경 안 쓰시는군요.
복입니다. 그게 눈 나빠보면 알겠더군요.ㅋ

hnine 2017-06-0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경점에서 말한 시력은 아마 디옵터가 아닐까 하는데요.
눈이 좋으시다니 말씀하신대로 지금까지 안경 없이 지내신 것이 신기할 뿐이옵니다. 저는 중학교 2학년때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안경없으면 안되는 사람이라서요. 그나마 예전엔 안경이 하나만 있으면 되었는데 지금은 자그마치 세개의 안경을 용도에 따라 바꿔가며 쓰고 있어요 ㅠㅠ

stella.K 2017-06-08 18:02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학창시절엔 학교에서 신체검사 하면서 알게 되는데
모르고 산지가 꽤 되어요.
그런데 세개 가지나 쓰신다니 눈이 많이 안 좋으신가 봅니다.
저의 어머니도 눈이 많이 안 좋으셔서 수술을 권유 받기도 하셨는데
안하는 것 보다는 좋다는 말을 들어 신중하게 고려중이어요.
물론 실제로 받으실지 모르겠지만.

cyrus 2017-06-08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어도 시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제가 지금까지 안경, 콘택트렌즈 구입에 들어간 비용 정도면 책 서 너권 정도는 살 수 있었을거예요. ^^;;

stella.K 2017-06-08 18:04   좋아요 0 | URL
그렇구나. 근데 각을 잘 잡아 봐.
누가 아니? 안경 끼고 책 읽는 모습에 반할 사람이 있을지.ㅎㅎ

yamoo 2017-06-08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디옵터 11.5와 12입니다. 안경을 안 쓰면 걷기도 힘들죠. 하지만 제가 안경을 선택하는 기준은 테입니다. 테가 가장 중요해서 수십가지를 전전한 끝에 라운드형으로 최종 타협을 보았습니다. 안경알값도 눈이 나빠 만만치 않죠. 여러군대를 돌아다닌 결과 남대문보다 싼 안경점을 알고, 거기서만 맞추고 있습니다. 저도 조만간 안경 다시 맞춰야하는데...이 참에 안경에 관한 포스팅을 해야 겠습니다.

근데, 안경테를 불테로 하셨네요. 요즘 저런 라운드 모양이 대세인 가 봅니다. 헌데, 알이 너무 큰거 같아 저는 기피하는 스타일이네요^^;;

stella.K 2017-06-09 14:2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디옵터 숫자가 높을수록 눈이 안 좋은 건가 보죠?
그럼 2.5면 정말 좋다고 봐야겠네요.
저의 엄니도 남대문 발품 팔아 안경을 맞추곤 하십니다.
저는 그냥 동네에서 했죠.
안경알은 생각 보다 큰 건 아니어요.
사진이라 커 보이는 것뿐.
사실 저 안경테는 별로여요.
그나마 써 본 것 중에 제일 나서 선택한 거지.
사진이 어두워 잘 안 나타나지만 빨간색이 들어가 있어요.
테가 약간 굵었으면 했는데 그런 게 없더라구요.
썬그라스는 있던데.
썬그라스보니까 사고 싶더군요.
가지고 있는 썬그라스는 너무 오래되서 바꾸긴 해야하거든요.
아무래도 조만간 사야할 것 같습니다.^^
 

 지난 주 <어쩌다 어른>에 이동진이 나왔다.

책 읽기에 관한 강연을 했는데 흥미로웠다.

 

지금은 많이 벗어나려고 하지만 난 아직도 완독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다. 왠지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으면 읽었다고 보기 어려운. 그런데 이동진은 완독에 대한 강박을 버리라고 한다.

 

이건 뭐 이동진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독서법의 추세가  그런 것 같긴하다. 심지어 나는 내 책에서 조차 그런 얘기를 하긴 했다. 작가를 거스르라면서.

 

그래놓고 완독의 강박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니. 내가 학창 시절 때만 해도 완독을 해야 비로소 책을 다 읽은 거라고 가르치는 풍조가 있었다. 그게 워낙 강하게 뇌리에 박혀 무슨 혼령처럼 나를 지배했던 것 같다. 

 

이건 또 소설 읽기 버릇 때문인지도 모른다. 소설을 중간지점에서부터 읽을 수 있을까? 뭔가 재미가 있던 없던 처음부터 읽어줘야 할 것만 같다. 그러다 보니 비소설도 그렇게 읽는 것이다. 하지만 비소설이나 에세이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어디든 자기 읽고 싶은 데부터 읽어도 좋다는 것이다. 어머, 정말 그러네. 그런데 내가 왜 그랬지?  

 

특히 이동진은 책의 2/3 지점을 주목한다.

바로 이 지점이 작가가 글을 쓸 때 가장 지치고 힘들어 하는 지점이란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습작이지만 나도 어떤 이야기든 처음엔 호기롭게 시작한다. 그렇게 쓰다 어느 지점에 이르면 너무 쓰기가 싫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만일 책으로 나온다면 2/3 지점인지는 알수 없지만 아무튼 그 지점만 통과하면 또 다시 힘을 내서 잘 쓸 것만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러니 하루키가 매일 매일 성실하게 소설을 쓴다는 건 얼마만한 의지의 산물인지 알 것도 같다. 나는 이 성실함을 몸에 익히고자 10분도 안 되는 단편 연극 대본을 썼는데 결과는 별로 바람직하지 못했다. 그것을 쓰지 않게되자 따라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게 되었고, 쓴다고 해도 호흡이 짧아 그 이상을 쓰면 헉헉 거린다.ㅠ

 

다시, 이동진이 말하는 책의 2/3 지점은 독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는 이걸 영업비밀이라고 까지 했는데, 독자의 입장에선 그 지점을 주목해서 보고 그 부분이 좋다 싶으면 그 책은 정말 좋은 책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책 선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책 선택엔 서문과 목차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런데 그 법칙이 사실이라면 소설도 굳이 안될 건 뭐가 있겠는가? 사실 나는 얼마 전부터 <장 크리스토프> 1권을 읽고 있는 중인데 알다시피 이 책은 1, 2권 모두 합쳐서 1500 페이지 정도되는 장편소설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2/3 지점이라면 1권의 3/4 지점쯤 되지 않을까? 그 지점부터 읽고 마음에 들면 다시 처음부터 읽는 방식이었다면 좀 수월하게 읽지 않았을까? 아님 이 소설은 성장소설인데 유년시절은 솔직히 좀 재미가 없다. 속도가 나질 않는다. 적어도 청년 시절 정도가 돼야 재밌지 않을까? 그렇다면 거두(절미)하고 애초부터 청년 시절부터 읽었더라면(그건 또 1권의 1/4을 지나야 한다) 좀 흥미롭게 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알겠지만 그 시기가 또 여러모로 피 끓는 시기 아닌가?(그런데 로맹 롤랑 참 대단하다 싶다. 문장이 특별히 대단한 건 아니지만 어떻게 한땀 한땀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읽기는 간단치 않지만 꼼꼼한 게 대단하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확실히 새겨둘만 하다. 이것에 동의한다면 작가도 자기가 쓰려고 하는 이야기의 2/3 지점이 어딘지를 그려보고 거기를 급소라고 여겨야 한다. 그곳을 독자에게 들키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사실 책이라는 게 그렇다. 처음부터 재밌는 책도 있지만(사실 그런 책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책은 끝에 가서 남는 게 없을 확률도 많고.) 어느 정도 능선을 타야 재밌는 책도 있다.  그때부턴 언제 읽는지도 모르게 몰입해서 읽게 된다. 아마도 그 경험이 좋아 책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이동진은 말한다. TV나 게임은 처음부터 재미있다. 하지만 독서는 천천히 재미를 들여 오래도록 집중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고. 그건 맞는 말이다. 이 맛에 책을 읽는다.    

 

참, 오늘 책 한권이 도착했다. 이번의 책은 과학에 관한 책이니만큼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2/3 지점부터 읽어 볼 것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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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6-05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주의 ^^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요? 이동진이야 워낙 직업상 정독보다 다독이 필요한 경우가 많을테니 자기 나름의 요령을 터득한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제 경우엔 책 읽기 시작해서 100페이지까지가 문턱 같아요. 100페이지까지는 뭔 소린지 모르고 읽다가 100페이지 정도 넘어가야 겨우 감을 잡는다고 할까요.
오늘 도착한 과학 관련 책은 무엇일까요? 궁금 궁금 ^^

stella.K 2017-06-05 19:1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겠죠?
패턴을 알면 정말 어떤 책은 굳이 완독이
필요없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 끝까지 안 읽으면 찜찜할까요?ㅋㅋ

오늘 도착한 책 쫌만 기다리세요.
리뷰 올라 갈 겁니다.^^

cyrus 2017-06-05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내용은 반드시 읽고, 어렵거나 흥미를 느끼지 않는 내용은 패스해요. 패스한 내용은 언젠가는 다시 읽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현재 홈즈 번역본 4/9를 읽었어요. 평소대로 읽고, 리뷰 쓰면 한 달 내에 다 읽을 수 있어요. 그런데 번역문 비교하고, 베껴서 쓰는 일이 하게 되니까 속도를 못 내고 있어요. 사실 이때쯤이면 지치기 시작해요. 다른 책에 눈이 가게 되고요. ^^;;

stella.K 2017-06-06 15:01   좋아요 0 | URL
ㅎㅎ 4/9면 어느 정도의 분량이 되는 건가?
잘 쓰지 않는 분수 표기 같아 한참 웃었다.

와, 근데 그런 일도 하니? 번역문 비교하고 베껴 쓰는!
대단하다. 평소 느끼는 거지만 넌 참 책을 진지하게 대하는 것 같다능.
학자해도 좋을 것 같은데...ㅋ

맞아. 흥미를 느끼지 않는 부분은 나도 패스해.
그런데 저 장 크리스토프는 고전이라 그런가 지루한데도
첫장부터 꾸역꾸역 읽었어. 건너 뛸 생각도 못하고 있는 중.ㅠ

cyrus 2017-06-07 09:58   좋아요 0 | URL
홈즈 전집 전체 9권 중 4권까지 읽었다는 뜻입니다. ㅎㅎㅎ

필사로 베껴 쓰는 것이 아니고요, 컴퓨터 문서로 작성해요. 지금까지 작성된 문서를 프린터로 뽑으려면 A4 용지 스무 장 이상 필요할 거예요. ^^

stella.K 2017-06-07 18:21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 나중에 그런 생각이 들더군.

뭐 컴 문서로 하는 건 베껴 쓰는 게 아닌감?
암튼 대단해!^^

페크pek0501 2017-06-05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완독을 지향해요. 여러 책을 병행하여 읽어서 완독하지 못한 책이 많지만 언젠가는 꼭 완독하리라 마음먹어요. 그 이유는 보석 같은 문장은 어디엔가 숨어 있어서 그걸 놓치는 게 손해로 여겨져서요. 가령 책의 뒷 부분을 읽지 않았다면 거기에 내가 놓친 좋은 문장이 있다면 어쩔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샅샅이 뒤지며 읽는다고나 할까요? 이게 저의 독서하는 태도입니다. 지루하게 읽히는 페이지를 읽다가 좋은 문장을 발견할 때면 쾌감을 느끼며 밑줄을 긋습니다.
저는 책 전체의 흐름보다 문장 낱개를 중시하는 모양이에요.

stella.K 2017-06-06 15:08   좋아요 0 | URL
캬~! 언니는 역시 문장 탐험가시군요.
이 페이퍼 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을까
궁금했거든요.
이제야 비로소 밝혀지는 독서의 전모가 흥미롭네요.ㅋ
지루하게 읽다가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쾌감이 느껴지신다니
웬지 유럽식 독서 스타일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ㅎ
그런 책 있죠. 지루한데 덮기엔 또 좀 아닌.
그런 책에서 발견되는 문장의 즐거움이 분명 있어요.^^

moonnight 2017-06-0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 강박;; 하여간에 꾸역꾸역 끝까지 읽게 됩니다. 어쩌다 어른에 이동진님 나오신 거 봤어요.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자학하지 말라던 말씀이 참 위로가 되었습니다^^;

stella.K 2017-06-06 15:1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리고 사랑법도 한 수 썰을 풀었더랬죠?
사랑을 너무 애지중지 하지 말라고 했던가요?
그럴수록 사랑은 멀어지고 사랑을... 사랑을...
아, 뭐라고 했는데...
사실은 그게 더 귀에 쏙 들어왔는데 내용이 기억이 안 나요.
다시 봐야할 것 같아요.ㅠ
아무튼 요는 책도 너무 애지중지 하지 말라는 거였는데 말이죠.
확실히 이동진은 뇌섹남이어요.ㅋㅋ

yamoo 2017-06-08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상하게도 아무 이유없이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동진과 김우빈이 그런 사람들인데요...저도 딱히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그냥 싫다는..ㅎ

2/3지점...저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만...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요..어쨌거나 이동진은 너무도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저같은 안티 층이 있어도 가뿐히 무시할 듯..ㅎㅎ

stella.K 2017-06-09 14:10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 사람있긴 하죠.
김우빈은 저도 별로 안 좋아하는 배웁니다.
이동진은 나름 괜찮던데요. 반듯하고.
여자가 보는 것 하고 남자가 보는 것하고 좀 다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