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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물 관리 - 지구의 물 부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ㅣ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0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지음, 강윤재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지구의 어디는 홍수가 나서 난리고, 지구의 어디는 가뭄 때문에 애가 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벌써 여러 해째 여름이면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사람이 전기와 물 없이 살 수 있을까? 좀 우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와 물 둘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난 물을 선택할 것 같다.
옛날엔 가뭄이 들면 재앙이고 그 재앙은 필시 인간의 죄 때문이라고 생각해 하늘에 기우제를 드렸다고 한다. 거기엔 나랏님이 친히 발벗고 나서기도 하고. 치산치수란 말도 있지만 댐과 저수지를 만들고 물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면서 점점 없어진 풍습이긴 하지만, 역시 비는 하늘의 일이라 하여 시골 어디에선가는 지금도 기우제를 드리긴 하는가 보다. 사실 나도 기우제 같은 건 안 드리지만 요즘 같은 가뭄이면 기도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도시는 아직까지 가뭄이라고 해서 수도에서 물이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가뭄 때문에 한 해 농사를 망치거나 아예 시작도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그게 왠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또 그런 지역은 제한급수도 한다는데 그 여파가 도시에도 미치지 말라는 법이 어딨겠는가. 나는 어렸을 때 실제로 제한급수 받아 본적 있다. 그때는 가물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물론 그땐 지금만큼도 댐이나 물이 체계적으로 관리가 안 되있었으니 그렇기도 했겠지만 어쨌든 지금도 가뭄이 들면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부턴가 강우량이 느낄 정도로 현격하게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과거엔 평균 1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 꼴로 내리던 비가 그렇게 내리지도 않거니와 내렸다고 해도 그 양이 많지도 않다. 그것을 단순히 라니냐나 엘리뇨 같은 기후 변화 때문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린 이렇게 물이 부족한 시대에 살면서 그것에 대한 책임감을 얼마나 느끼고 사는지 모르겠다. 이 기후를 변화시킨 장본인은 인간이다. 지구의 역사는 그야말로 유구한데 지금의 지구가 온통 오물을 뒤집어 쓰게 된 건 100년여 동안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인간이 죄가 많다 싶다. 그러니 기우제 드린다고 뭐라 할 형편도 아닌듯 싶다. 자연은 기다려 주지 않으며 받은만큼 돌려준다더니 이제 돌려 받을 일만 남은 건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 빙하기나 간빙기 때도 살아남아서 지금까지 생명을 이어 온 영장류다. 우린 앉아서 그런 푸념만 늘어놓을 시간이 없다. 어떻게 하면 자연으로부터 빼앗은 것들을 돌려주며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갈까 를 고민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니 어느 부분 물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덜어지는 것도 같고, 또 어느 부분여전히 걱정과 우려가 남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거야 앞으로 과학이 헤쳐나가야 할 일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넋놓고 있을 것만도 아니다.
옛말에 치산치수란 말이 있다. 이 말의 뜻과 어원을 따져봐야겠지만 모르긴 해도 이 말은 인간이 자연을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만큼 자연과 어떻게 어울릴 것인가란 의미에서 저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지만 인간은 자연을 너무 탐욕적으로 이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비근한 예로 우린 매일하는 샤워를 포기할 수 있을까? 매일 샤워를 한다고 해도 물을 받아가며 쓸 수 있을까? 도시에선 좀 어울리지 않는 광경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샤워 꼭지에서 직접 떨어져 하수구로 직행하는 물의 양이 얼마나 하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얘기는 어떤가? 물론 미국의 예이긴 하지만, 1인당 물소비가 빠르게 증가해 텍사스주 같은 경우 지난 1940년 이후 지금까지 인구대비 물사용량이 30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이게 비단 그 곳만의 문제일까? 우리나라의 물 사용량은 독일의 2.2배가 많다고 한다. 이제 좀 감이 오나?
누구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를 바래 기우제를 드리고, 누구는 댐이나 저수지를 만드는데 자신의 공력을 바치며, 어떤이는 어떻게 하면 단 한 방울의 물이라도 관리할까를 골몰할 때 지난 세월 동안 지구를 꾸준히 망가트려 온 장본인이 인간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적어도 한 번쯤 내가 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20세기는 오일 전쟁의 시대였지만 21세기는 물의 전쟁이 될 거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그것을 목도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물관리를 잘하는 나라가 강대국이 될 거라고도 한다. 솔직히 이즈음 우리가 가뭄 실태 보도를 접하게 되면 그것은 주로 농촌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것은 그럴 수 밖에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일까? 도시는 아무리 가물어도 몇 개월은 버틸 수 있는 양의 물을 확보했다. 그런데 농업용물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말이란 걸 이제야 깨닫는다. 해마다 가뭄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농촌지역은 무슨 죄란 말인가? 그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방안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이 책은 비교적 내용이 좋은 편이긴 한데 나 같은 과학 문외자가 읽기엔 조금은 지루하기도하고 버겁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