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주역 공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김승호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자기 운명을 알고 싶어하는 것은 거의 본능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점이나 사주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급격히 서양의 문물과 기독교를 받아들이면서 점이나 사주를 터부시 해 왔다. 그래서 그것의 대안으로 막연히 주역을 동경하기도 했다. 그것은 과학이라 하지 않던가? 즉 자기 운명은 알고 싶은데 점은 미신이라 볼 수 없고, 주역은 또 그렇지 않으니 그것을 통해 자기 운명을 알아보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주역이 어째서 과학이란 말인가? 

 

우선 주역은 너무 방대하다. 또한 그것은 동양사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서양사상이나 과학은 널리 알려진 것에 비해 동양사상은 너무 방대해서일까? 감히 대중화를 못하고 있다(아니면 안하고 있거나). 그래서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그냥 뜻이 있으면 그 사람이 들이 파는 것이지 누가 알아 달라고 보채는 법이 없는 것이다. 그게 어쩌면 주역을 포함한 동양사상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물질이 발달할수록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다 보니 요즘엔 서양의 그것보다 동양적인 것이 더 각광을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유명한 분석심리학자 칼 융이나 아인슈타인이 주역을 공부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공자는 주역을 공부하기에 자신의 생이 너무 짧음을 한탄했다고 하니 주역이 대단한 학문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오죽했으면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역설했을까. 

 

그런데도 주역이 과학적 체계와 기틀을 마련했던 건 독일을 철학자 라이프니츠에 의해서라고 한다. 나는 여기서 서양이 분석이나 해석에 강하고, 동양이 통찰에 능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이 오랜 학문이 라이프니츠에 의해서야 체계를 확립할 수 있었더란 말인가. 이후 서양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에 전해 졌고 그는 노벨 물리학상까지 받게 된다. 

 

아무튼 이 책을 읽으니 시야가 확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주역은 세상 만물을 범주화시키는 작업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될 것이다. 범주화가 가능하면 세상에 이해 못할 것이 없을 것도 같다. 그런데 또 문제는 이 범주화가 그렇게 만만하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엔 잘 따라 갈 것만 같은데 어느 순간 머리속에서 과부하가 일어났다. 그것은 저자의 괘의 설명에서 4괘까지는 별 무리가 없었다. 8괘까지도 잘 따라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16괘가 되고, 32, 64괘가 되자 뭔 말인지 헷갈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64괘가 뜻하는 바를 잘 알고 있어야 주역의 기초를 알 수 있는데 무엇으로 64괘를 다 알 수 있을까? 외우는 건 조두라 어렵고, 틈틈히 자주 보고 익혀두는 것인데 워낙 귀차니스트라 장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 저자는 이것을 설명하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열심히 관찰하면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예 목숨을 걸었다면 모를까 나 같은 벽안의 사람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읽으면서 오래 전 내가 교회 청년부 시절 내게 성경공부를 가르쳤던 조장 언니의 말이 생각났다. 그 언니는 우리가 성경을 이해하기 위해서 동양 사상도 공부해야 한다고 했었다. 어찌보면 기독교와 동양 사상은 서로 상극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 4대 종교의 시조는 모두 동양에서부터 시작됐으며 동양 철학에 뿌리를 뒀다는 것이다. 동양철학은 자연과 범신론에 뿌리를 두는 것이라면, 기독교는 오직 그리스도라고 하는 한 인물을 연구하고 사랑하기 위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지향점이 다른 것이다. 그때 그 언니는 왜 기독교인가를 알기 위해 그 바탕을 이루는 동양철학을 알아야 한다고 봤던 것 같다. 

 

그 언니가 그런 이야기를 했던 때는 30이 채 안 됐거나 그 엇비슷한 나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언니가 무슨 동양철학을 깊이 공부하고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이치를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아 그렇게 말한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 언니 말이 나름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동양철학을 공부하면 자연이나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질 수는 있지만 자칫 허무주의로 흐를 수가 있다. 한 사람을 무조건 맹신하고 따른다는 것 역시 위험할 수가 있다. 그것이 아무리 구원을 제시하는 신앙일지라도 말이다. 아마도 그 언니는 시야의 균형을 위해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그 언니가 했던 말이 나름 일 리가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나의 이 말에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뭐 눈엔 뭐만 보이고, 믿음이 있으면 뭐든 그쪽으로의 해석과 사고가 가능한 법이니까.             

 

그나저나 솔직히 난 이 책에 한 방 먹은 느낌이다. 나이가 드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또는 어떻게 살게될까 알고 싶어 이 책을 읽어 본 건데, (물론 이 책 한 권 읽었다고 다 알 리는 없겠지만) 오히려 주역이란 학문은 너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게 될까? 아무래도,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던 성경 말씀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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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1-01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공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무료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 중에 `주역의 기초`를 가르치는 것이 있었어요. `기초`라는 단어만 믿고 강의 들으러 참관했는데, 충격 받았어요. 정말 어려웠어요. 더 충격적인 건 강의 들으러 온 사람 대부분이 연세가 많은 분들이었어요. ㅎㅎㅎ

stella.K 2015-11-02 10:52   좋아요 0 | URL
이걸 알면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질텐데 말야.
이런 건 꼭 나이들면서 생각이 난단 말야.ㅎㅎ
너도 이담에 나이들 거 생각하면 지금부터 틈틈히
공부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나이들어 공부하면 후회될 게
이 공부인 것 같아.^^

아이리시스 2015-11-0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뭐였지, 작년인가 디따 두꺼운 주역책을 읽는데 충격먹었어요. 이 책도 나올 때 끌렸는데 아마 이것도 이해못하지 싶어요😔😔

stella.K 2015-11-02 13:56   좋아요 0 | URL
아이님 책 열심히 읽는 거야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주역책까지 접수하는 줄은 몰랐습니다.ㅎ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좀 쉽게 쓰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개론서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책이 몇 권 더 나와 있는데 기회있는데로 읽어볼까 합니다.^^

yamoo 2015-11-04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부에서 주역 강의를 나름 찾아 들었었습니다. 너무 어려워서 그냥 한문 해석하기 바빴는데, 나중에 <대산주역강의>를 보고 얼추 <주역>의 대개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역을 잘 이해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너무 어렵더라구요..ㅋㅋ 물론 그만큼 학문적 매력이 큰 책입니다. 주역에 빠져서 입산했다는 사람들이 많으니...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주역, 46가지 질문과 대답>이란 책이 가장 얇고 주역의 핵심만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역의 개론적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읽으면 그야말로 주역의 핵심을 단시간에 습득할 수 있는 책인거 같습니다.

최승호의 책은 아직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신간이 단시간에 리뷰가 많이 달린 걸 보니 신간 리뷰 도서로 풀렸나 봅니다. 주역책은 종류가 많아서 책 선택의 어려움이 많은 책이라 신중한 선택을 해야할 책입니다. 도덕경도 그렇고 주역도 그렇고 사이비 학자들이 너무 많다네요. 제 말이 아니라 한 동양 철학 전문가의 푸념이었습니다.

어느 정도로 원전을 풀어 설명했는지 서점에서 구경이라도 해 봐야 겠습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stella.K 2015-11-04 13:22   좋아요 0 | URL
와우, 역시 야무님은 지적인 욕구가 상당하시네요.
주역이 어렵긴 어려운가 봅니다.
책에도 보면 나이 지긋한 어떤 어르신 주역 공부만 20년을 했다나
그런데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며 공부를 헛한 거라고 지적하더군요.

제가 주역은 이 책이 첨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나름 첨 접해보는 사람들한테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 분이 주역 가지고 소설도 쓰셨더라구요. 이쪽 계통에선 나름 인정 받는
학자는 아닐까 싶은데, 그래요. 나중에 서점 가시면 한 번 구경해 보시고
혹시 문제점이 발견되면 알려 주세요.^^

2015-11-06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7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11-09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주역 어렵죠. 공부는 안 했습니다만, 언뜻 봐도 외계 이론입니다. ㅎㅎㅎ. 제 주위에도 주역(정확히는 동양 철학)하는 분이 계신데, 이거 왠만해서는 알아듣지 못하겠더라고요..... 10년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파고들면 모를까..

stella.K 2015-11-09 18:25   좋아요 0 | URL
헉, 의왼데요. 곰발님은 적어도 오른쪽 엄지 발가락 정도는
담가 본 줄 알았는데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11-09 18:37   좋아요 0 | URL
주역 어렵죠. 이건 평생 공부입니다.
 

 

어제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세미콜론이 주관하는 <배트맨 데이 2015 기념 특별 연속 강연> 2강에 다녀왔다.

솔직히 배트맨은 어리고 젊었을 때나 좋아하는 거지 이 나이 먹고도 좋아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더구나 허리우드 영화가 시큰둥한 나로선 이것은 더더욱 새삼스럽다. 제사 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다고 어제 그곳에 간 이유는 배트맨 보다 강연자로 나선 김봉석 작가가 궁금해서다. 

지난 여름 그의 책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를 인상 깊게 본지라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마음만 먹으면 좀 더 일찍 그를 보러 어디든 쫓아 다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그는 나의 사정거리에서 너무 먼곳에 있었고,  어제는 적재적소의 날이라고 생각했다. 모처럼 한때 배트맨을 좋아했던 추억도 떠올릴만 했고.

그런데 확실히 김봉석 작가는 이 분야에선 타의추종을 불허할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배트맨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면 허리우드 영웅 신화의 역사를 알지 않으면 안되고 하드보일드 문학도 알아야 한다. 그것에 거침이 없다. 

그는 딱 보기엔 다소 뭔가 어눌하고 허술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과연 전문가 다웠다. 특히 그의 나이가 내 또래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씨네 21 기자였던 경력에 지금도 같은 동종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줄 알고 있다. 그래서 문화 전반에 관한 지식이 해박하다. 그가 그렇게 해박한 지식을 갖게된 것은 지식을 쌓아서 무슨 입신양명을 꽤하기 위함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의 책을 보면 사춘기 무렵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부조리와 불온한(?) 생각들 때문에 과도하리만큼 책과 영화에 탐닉하면서 그것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그는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런 그와 나를 비교해선 안 되겠지만 반성은 된다. 그 사람은 여전히 문화라 일컫는 모든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나는 가면 갈수록 시야가 좁아지고 있다.

배트맨과 수퍼맨은 알겠는데 코믹 마블이니 어벤져스는 도무지 알지도 못하며 관심이 없다. 

배트맨도 나는 어떻게 알고 있던가? 그냥 멋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팀 버튼이 만들고 마이클 키튼과 미셀 파이퍼가 나왔던 <배트맨 2>를 가장 좋아하는데, 나는 그저 영화 전반의 음울한 분위기와 마이클 키튼의 남성미, 반미치광이처럼 뇌까리는 듯한 악령든 미셀 파이퍼의 연기가 좋았다.

하지만 어제 그의 강연을 들으면서 역시 <배트맨>에 대해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제 김봉석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슈퍼맨은 좋은 일을 하는, 즉 보이스카웃과 동의어지만, 배트맨은 훨씬 더 복잡하다고 했다. 그는 사적인 복수를 하지 않는다. 즉 살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슈퍼파워면서 탐정이고, 의심이 많다는 것. 나는 배트맨이 영웅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것이 단순히 악한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즉 남을 헤코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영웅이 되겠는가? 그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 즉 어렸을 때 부모가 악당인지 불의의 사고로 죽지 않는가? 난 그게 나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고독한 영웅이 될만한 것이다.

또한 배트맨의 출연 배경은 50년대와 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시대가 미국이 겉으로는 태평성대를 이루지만 안으로는 모든 모순이 시작되면서 60년 대 터진 싯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시대에 배트맨이 나왔다. 확실히 배트맨을 다시 볼 필요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슈퍼히어로는 가면을 쓴다. 그것은 20세기 현대인들이 원하는 것. 그 시대 사육제 문화가 있었던 것도 가면을 통해 일탈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는 것. 바로 그 점을 놓치지 않고 배트맨 시리즈는 그토록이나 맨 얼굴을 드러내놓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나 보다. 하지만 어느 영화에선 정말 사육제 장면이 나오면서 모든 사람은 가면을 쓰는데 배트맨과 상대 배역은 유일하게 그곳에선 가면을 쓰지 않고 나오고 있다. 그게 배트맨 2였을까? 기억이 없다. 어제 김봉석씨가 뭐라고 얘기했는데 워낙에 조두라 기억할 리 없고.

 그는 배트맨 이후 우리의 수퍼히어로는 그 모습을 여러 모양으로 달리하다가 비로소 <와치맨>에서 달라졌다고 한다. 그것은 동시에 만화가 달라졌고, <마우스>에서 만화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한다. 또한 미국 같은 나라는 만화뿐 아니라 5, 6년 전부터 게임도 예술로 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오락으로 보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또한 아이언맨이 없으면 마블도 없다고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대략적으로 집어주니 내가 영화를 얼마나 띄엄띄엄 보고 있었는지 알 것도 같다.

어느새 우리의 배트맨이 그 탄생 역사가 75년이 넘었다고 한다. 기히 엄청나다란 생각이 든다. 지금도 배트맨 영화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허리우드를 욕하고 냉담하다가도 찍소리할 수 없는 건 바로 이런 것이다. 계속 만들어지고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우리나라에 이만한 캐릭터가 과연 있을까?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라는 뽀로로가 과연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워낙 귀치니스트라 한동안 밤외출을 삼가했던 내가 신사역을 너무 우습게 봤는가 보다 빤히 알만한 길도 어둠이 내리고 나니 어디가 어딘지 몰라 헤멨다. 낮선 곳을 헤메는 거야 의당 있을 수 있다고 해도 거기서 집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잡는데 헤멜 건 또 뭐란 말인가? 두더지처럼 신사역 안을 헤멨고 결국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다리는 나무토막이 되어 있었다. 

오는 길에 배트맨을 알려면 그의 상대역인 조커를 알아야하지 않을까? 배트면 2에서 나왔던 대니드 비토도 좋긴 하지만 히스레저도 강렬하긴 하다. 배트맨이야 워낙 영웅이어야 하니까 멋있는 거야 당연한 거고 배트맨에 나왔던 조커들은 나름 인상적이면서도 철학적이기도 했다고 본다. 언제고 날잡아 배트맨을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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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0-3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때 슈퍼히어로가 나오는 만화를 좋아했는데 유독 <배트맨>은 잘 보지 않았어요. TV에서 몇 차례 방영한 걸 본 적은 있는데 재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stella.K 2015-11-01 13:20   좋아요 0 | URL
그런가? 난 배트맨은 좋아했던 것 같아.
어쨌든 악당을 물리치고 힘센 영웅이잖아.
아, 그러기로는 슈퍼맨이 한 수 위던가...?
암튼 그 음울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지.^^

yamoo 2015-11-0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봉석 작가를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 대 초반에 알았습니다. 그가 공저로 낸 애니메이션 관련 저작을 통해서였지요. 근데, 그가 씨네21 기자를 했었군요!

배트맨...만화 원작인데, 영화는 꽤 심도 있습니다. 배트맨을 소재로한 영화 분석서도 많이 있습니다.매트릭스만큼 우려먹는 영화에요..ㅋㅋ

뭐, 영화는 취향따라 가는 거라...내갠 별루 일 수 있지요. 전 배트맨 보다는 스타워즈 쪽 입니다..ㅎㅎ 스타워즈와 터미네이터~ㅎ

stella.K 2015-11-01 13:27   좋아요 0 | URL
아, 꽤 오래 전에 알려진 사람이로군요.
근데 왜 저는 이제사 알았을까요? 글을 보면 좀 오타구 같다는
느낌이 있고, 얼굴 이미지는 어찌보면 마태우스님을 연상도
하더군요. 꼭 같다는 건 아니고 그냥 꽈가...ㅋㅋ

스타워즈도 좋죠. 근데 전 스타트랙도 좋았던 것 같아요.
특히 예전에 tv 시리즈 방영하고, AFKN에서도 하고 그럴 때...ㅋㅋ
 

                                            

 

내가 보는 IP TV에서 <소수의견>을 공짜로 보여준다기에 봤다. 법정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 영화도 나름 괜찮게 봤다. 그런데 이 영화가 2년씩이나 묻혔다 이제야 빛을 보았다는 게 좀 이해가 안 간다. 물론 국가가 국민에게 지은 죄가 있으니 이걸 보여준다는 게 편치는 않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 작품 정도 가지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난 아직도 이해 못하는 게 어떻게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사람을 살던 곳에서 몰아낼 수 있는지 그걸 이해 못하겠다. 최소한 그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 줘야하지 않는가? 그게 아무리 무허가로 산다고 해도 말이다. 또 그렇게 새롭게 개발을 하면 뭐하겠는가? 번듯하게 건물을 지어놓고도 땅값, 건물값, 임대료가 너무 비싸 사람이 들어와 살지 않으면 결국 유령도시 되는 거 아닌가? 난 언제고 건물주들 제발 여기 들어와 살아달라고 사정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영화는 짜임새있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윤계상은 지켜보고 있는 배우인데 나름 좋은 배우란 생각이 든다. 또한 이경영은 그 존재만으로도 믿음이 간다. 어느 배역을 맡겨놔도 다 잘한다. 악역이든, 선한역이든, 귀족이든, 어느 서민 영감님 역이든. 난 왜 이 배우가 한때 TV 출연을 정지 당해야 했는지 모르겠다.

 

별점: ★★★

 

                                     

                                            

<배우는 배우다>는 <영화는 영화다>와 헷갈린다. 그래서 <영화는 영화다>를 봐 놓고 <배우는 배우다>를 봤다고 우겨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난 확실히 <배우는...>을 보지 않았다. 별로 볼 생각은 없었다. 김기덕이 만들었다고 해서. 여자로서 김기덕 영화를 편하게 보기는 힘들다. 뭐 나름 영화적 장치나 기술은 그렇다쳐도 남자의 사디즘과 여자의 메져키즘의 적절한 조화를 꾸준하게 발전시켜 온 영화에 어떻게 마냥 좋다고 박수만 치고 있겠는가? 

 

영화를 다 본 건 아니지만 어제 기분이 하도 엿같아 뭘 해도 손에 안 잡힐 것 같고 그래서 중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영화도 시종 칙칙하고 김기덕을 막 욕해주고 싶었다. 그 사람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영화를 만드는지 알고 싶다고. 그런데 알고봤더니 제작만 김기덕이 하고 감독은 다른 사람이다.

 

근데 이 영화 정말 제대로 만든 거 맞나? 헷갈린다. 연예 매니지먼트와 조폭를 동급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연예 그 바닥이 만만찮게 쎈 곳이라는 건 짐작으로도 알 수는 있지만  오히려 조폭을 한 수 위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다. 저럴 바엔 그냥 조폭을 다룰 일이지 무슨 배우를 다룬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으로 하여금 불편한 감정을 도출하고자 영화를 만들었다면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끝마무리도 좀 허접하다.

 

이준은 내가 아직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라 그런지 데뷰 초기부터 너무 센 역할에 도전하는 게 뭔가 급하게 가려고 한다는 인상이 든다. 빨리 뜨고 싶어 안달 난 배우. 난 서서히 나타나는 배우가 좋던데.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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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0-2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문근영이 나오는 <마을>도 보십니까? 처음부터 봤어야하는데 제가 드라마 보는 일에 끌리지 않아서 그냥 재미있다는 평만 들었어요.

stella.K 2015-10-25 19:25   좋아요 0 | URL
그러니? 난 그거 안 보고 같은 시간 장사의 신 보는데.
그거 진짜 잘 만들었어.
워낙 원작이 탄탄하잖아. 19세기 보부상에 관한 건데
김주영 작가가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존경스럽더군.
근데 왠지 책으로는 못 볼 것도 같아.
길기도 하지만 드라마의 잔상이 남아서
상대적으로 약간 김이 빠질 것도 같아. 미생처럼.
미생이 원작이 좋은데 드라마는 원작을 뛰어 넘었잖아.
그러다 보미 미생 그 자체로도 좋은 건데 상대적으로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거.
<그녀는 예뻤다>가 동시간 대 시청률 1위라는데 드라마가 젊은이 취향이라
그런 트렌드가 1위라는 게 좀 안타깝지.

곰곰생각하는발 2015-10-23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준은 나이 어릴 때부터 쎈 역할만 해서 반감이 듭니다. 쎈 연기가 사실 가장 하기 쉬워요...후까시만 잡으며 되니깐 말이다.

stella.K 2015-10-23 18:22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그나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선 범생이 역을 맡았던데
그로선 마음에 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역할에서 연기 내공을
진짜로 키우게 되는 거죠.
같은 맥락에서 제가 김우빈을 싫어하는 게 그겁니다. 걘 후까시를
빼야 진짜 연기라는 게 뭔지를 알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고사하고 저 영화 진짜 기분 나빴어요.
차라리 영화는 영화다가 훨 낫더군요.
같은 김기덕 사단인 줄 알고 있습니다만...

페크pek0501 2015-10-25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 문단의 글을 읽으니 소설 <난쏘공>이 생각납니다. 집을 부수는 장면이 있죠.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는 구절이 인상적이었어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 집>은 흥미롭게 본 편이지만 다른 건 잘 모르겠어요. 저는 어려운 영화가 싫더라고요. 쉬우면서 의미 깊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가 좋아요.

stella.K 2015-10-25 18:04   좋아요 0 | URL
난쏘공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기억이 나질 않아요.
그런데 언니는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저는 김기덕 영화 중 봄, 여름, 가을, 겨울인가? 뭐 그런 영화가
있었어요. 그 영화 보고 야~ 이 사람이 이런 영화도 만드네
깜짝 놀랐죠. 저도 김기덕 영화는 그닥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그런 기류기 있는 것 같아 안 보죠.
모름지기 영화는 보고나면 감동이 있던가, 생각할 거리를 주던가
하는 게 젤 좋은 것 같습니다. 보고나면 찝찝하고 더러운 기분 느끼면
안 되잖아요. 그죠?ㅋ

yamoo 2015-10-28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수의견...아직 안 봤지만 이상하게 요새 본 한국영화들은 재미가 없어서뤼...
케이블 영화 채널에서 해 주는 한국영화들을 5편 정도 본 이후 한국영화를 내가 왜 보고 있는지 한심했다랄까요...

명작 영화를 재방보는 게 더 재밌더라구요...그저께는 <롱키스 굿나잇>을 다시 봤는데, 우와~ 디게 재밌더라구요..<원티드>도 그렇고...

이상하게 전 한국영화가 별루더라구요...그나마 김기덕 감독 작품들은 다 괜찮은 듯 해서 감독 위주로 골라 봐야 할 듯합니다~

어쨌든, <소수의견>은 케이블에서 해 주는 걸 한 번쯤은 봐야 겠습니다. 이 영화가 호불호가 좀 갈려서....스텔라 님은 나름 좋게 보셨군요!

stella.K 2015-10-28 16:15   좋아요 0 | URL
한국영화가 좀 그렇긴 하죠. 부풀려진 게 없지 않아요.
몇몇 성공작에 다른 범작들을 끼워 어부지리고 잘 만들었다고
부추기는 행태도 좀 웃기죠.
소수의견은 아주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봐줄만 했다는 거죠.

맞아요. 가끔 옛날 영화 보면 좋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김기덕 영화를 좋아하시는군요. 흠...호불호가 있어요.
전 그분 남 눈치 안 보고 영화 만드는 건 나름 좋은 것 같긴 한데
그것만 빼면...ㅠ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지 벌써 일주일째.

오늘이 벌써 목요일.

한 주는 이렇게 짧기만한데

온다는 비요일은 멀기만 하다.

오늘을 보내고도 내일 하루를 더 지내야

비가 온다는데 과연 기다리던 비는 내려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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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0-2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좀 주룩주룩 내리길..

엘리뇨라던데..그런 영향 때문인가 아리송합니다.

stella.K 2015-10-23 11:0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엘리뇨라고는 하는데 언제나 물러날런지 모르겠어요.
어디는 가뭄에 어디는 홍수라고 그러고.
내일 새벽에 비가 온다고는 하는데 그것도 일부지역만
잠시 오다 말 건가봐요.ㅠㅠ

blanca 2015-10-23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뭄에 흐린 날씨, 미세먼지에 가을은 어디론가 도망가버리고 바로 차가운 겨울을 맞게 될 것 같아요. 제발 비가 좀 마른 땅과 오염물질들을 씻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15-10-23 14:27   좋아요 0 | URL
아, 브랑카님! 그렇죠?
그렇지 않아도 날씨는 맑다고 하는데 진짜 맑은 건지
의심이 가는 날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켜켜이 쌓인 느낌이어요.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내일 비가 오는 건 별로고 다음 주나 기대해 보라는군요.
브랑카님도 건강 조심하시길...^^

페크pek0501 2015-10-25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온다는 화요일을 기다립니다.

stella.K 2015-10-25 18:4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한 3일 밤낮을 퍼부어도 뭐라고 안 그럴 것 같습니다.
설마 그러진 않겠지만 어쨌든 그날 비가 흠뻑 내려줬으면 좋겠어요.ㅠ
 
피카소처럼 생각하라 - 과학적 사고와 수학적 상상력의 비밀
오가와 히토시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피카소의 작품을 처음 접했던 건 중학교를 들어가고 나서였다. 그때 세종문화회관이라고 기억하는데 그것에서 전시회가 열린다고 해서 단체 관람을 했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었더라면 결코 가 보지도 않았을 그 전시회를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갔다가 완전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모름지기 미술 작품이라면 대중이 이해 가능하고 좋아할만 해야 하지 않는가? 뭔지도 모를 그림을 그려놓고 어떻게 이걸 예술이라고 하는 것인지? 사람들의 눈이 삐었다고 생각했다.

 

아니 실망 정도가 아니다. 은근 화가 났다. 그래 이걸 보자고 버스 타고 힘들게 여길왔나 싶고, 피카소의 얼굴은 더 화가 났다. 날카롭고 고집불통 같이 생겨 가지고 친절하지도 않게 이해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아라는 식인 것 같았다. 그 이후 난 한번도 피카소를 좋아해 본적이 없다.

 

좋아하지 않기로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이해 못할 그림을 예술이라 부르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보면 볼수록 기하학적으로 생긴 것이 이렇게 그리기도 쉽지 않을거란 생각을 한참 뒤에 했다. 이해 가능하고, 친밀한 그림을 그렸더라면 그는 이만큼 위대한 화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친절한 큐레이터나 미술 교사쯤 됐겠지. 하지만 그의 그림은 한마디로 혁명 그 자체였다. 

 

요즘들어 부쩍 예술가들(물론 주로 작가들에 국한되있긴 하지만) 그들의 삶이나 작업 방식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중이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들의 생각을 훔치랬다고, 예술가가 되고 싶으면 예술가의 생각을 훔쳐야 할 것이다. 특히 그들의 작업 패턴, 방식 등을 아는 것은 나름 유용해 보인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듯 피카소를 심도있게 파헤치기 보다 자기계발류의 하나다. 뭐 굳이 말하면 피카소의 일에 대한 철학과 작업 방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책이다. 예술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이 필요한 사람들이 참고해서 볼만하다. 

 

하지만 자기계발이 필요한 사람에겐 유용하긴 하겠지만 나 같이 예술가의 그것에 관심은 많으나 자기계발은 별로인 사람에겐 당장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나와 같은 욕구가 있다면 차라리 피카소 평전을 읽어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래도 작가가 허투로 쓰진 않았다. 난 이런 실용서는 우리나라 보단 일본이 좀 더 앞서 있지 않나 싶다. 더구나 저자가 철학을 전공하고 이런 책을 썼으니 그 재능은 가히 인정해 줄만 하다. 하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자국의 철학을 옹호한다든지 자기 자랑도 살짝 곁들여 있어서 글쎄 나도 어느 새 반일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그점은 약간 김이 빠져 보인다. 마치 자국의 철학과 자기 자랑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아닐 텐데 느낌은 어쩔 수가 없다.

 

피카소가 어떤 작업 방식으로 자신의 미술 세계를 구축해 나갔는지는 일단 이 책의 목차만 보아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읽다 눈에 띈 건, 피카소가 작업을 하다가 안 되면 포기하고 다음으로 전진해 나갔다는 것(79p~)이다. 우리는 흔히 한 가지 일을 끝내야 다음 일도 할 수 있다는 묘한 강박관념이 있다. 그런데 피카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완성하지 못한 것은 못한 것 대로 놔두고 다음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다음 작품 역시 완성하지 못할 거라는 일말의 불안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는데 그는 그런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는데 왜 그리도 마음이 편안해지던지. 또 주위에서 그렇게 조언한다. 하나를 붙들었으면 끝장을 봐야지 끝장도 보기 전에 또 새로운 일을 벌이면 이도저도 안 된다고. 과연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그것에 너무 메일 것도 아니다.

 

그 부분을 읽는데 문득 고운 시인의 작업 방식이 생각났다. 그는 오래 전, 한 작업실에 상을 세 개를 펴놓고 세 작품을 동시에 완성해 간다는 말을 들었다. 이 작품 쓰다 저 작품이 생각나면 자리를 옮겨 그 작품을 쓰고 또 쓰다가 다른 생각이 나면 다른 자리로 가 그 작품에 대한 글을 쓰고. 이렇게 자리를 옮겨 간다는 말을 들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고운 시인이나 되니까 가능하지 않는가 싶기도 하지만 그것이 그에게 맞으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작업 방식엔 왕도가 없다는 얘기다. 적어도 난 안 되는 것 가지고  진빼지 말자는 말처럼 들린다.  어떤 식으로든 그 일을 하기로 했다면 언제가 됐든 하는 것이다. 이 책도 꼭 피카소의 작업 방식을 쫓아서 하라고 강요하기 위해 쓰이진 않았을 것이다. 각자는 각자에게 맞는 일에 대한 철학과 작업 방식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자극하기 위해 이 작품은 쓰이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참고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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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5-10-18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카소가 모딜리아니의 재능을 무척 질투했다지요...저는 피카소 그림보다는 키리코의 그림이 훨씬 더 좋습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입체파와는 잘 안 맞는듯...

어릴 적에 저도 피카소의 그림을 봤다면 스텔라님과 비슷하게 생각했겠지요..ㅎ 그냥 하루종일 투덜댔을거 같습니다..ㅋ

stella.K 2015-10-18 15:0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아마도 입체파 좋다고 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단지 이렇게 그리기도 쉽지 않겠다는 것과
피카소의 열정, 범접할 수 없는 독특함 때문에 피카소를 20세기 거장이라고
하지 않나 싶어요.
키리고...? 좀 낮선 이름이네요.
내가 이 사람의 그림을 한 번이라도 봤던가...? 갸우뚱;;

페크pek0501 2015-10-1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작업 방식과 동일하군요. 저는 미완성의 글을 모아 놓은 폴더가 있어요. 수십 편은 될 거예요. 어느 날은 이 글을, 어느 날은 저 글을 가지고 완성해 나가는 식이에요. 몇 줄씩 보충해 나가는 건데 이렇게 쓰는 작가들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죠. 저와 똑같아서요. 저는 작가들은 글을 완성하는 게 쉬운 줄 알았어요. 제가 능력 부족이어서 그런 줄 알았어요.
어떤 날은 그것들을 놔두고 새 글을 한 편 쓸 때도 있으니,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한다고 볼 수 있어요.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고요.

stella.K 2015-10-18 15:07   좋아요 0 | URL
언니도 그러시군요. 저는 반대로 완성된 폴더만 따로 둘 만큼
미완성이 더 많죠.ㅠ
그런데 전 지금까지 한 작품을 붙들면 계속 그것만 붙들어야 하는 줄 알았어요.
또 흔히 그렇게들 많이 말하거든요.
물론 저도 미완성이었다 다시 붙들고 또 다시 포기하고를 반복했지만....ㅠ
일에 있어서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2015-10-18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8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