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IP TV에서 <소수의견>을 공짜로 보여준다기에 봤다. 법정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 영화도 나름 괜찮게 봤다. 그런데 이 영화가 2년씩이나 묻혔다 이제야 빛을 보았다는 게 좀 이해가 안 간다. 물론 국가가 국민에게 지은 죄가 있으니 이걸 보여준다는 게 편치는 않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 작품 정도 가지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난 아직도 이해 못하는 게 어떻게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사람을 살던 곳에서 몰아낼 수 있는지 그걸 이해 못하겠다. 최소한 그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 줘야하지 않는가? 그게 아무리 무허가로 산다고 해도 말이다. 또 그렇게 새롭게 개발을 하면 뭐하겠는가? 번듯하게 건물을 지어놓고도 땅값, 건물값, 임대료가 너무 비싸 사람이 들어와 살지 않으면 결국 유령도시 되는 거 아닌가? 난 언제고 건물주들 제발 여기 들어와 살아달라고 사정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영화는 짜임새있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윤계상은 지켜보고 있는 배우인데 나름 좋은 배우란 생각이 든다. 또한 이경영은 그 존재만으로도 믿음이 간다. 어느 배역을 맡겨놔도 다 잘한다. 악역이든, 선한역이든, 귀족이든, 어느 서민 영감님 역이든. 난 왜 이 배우가 한때 TV 출연을 정지 당해야 했는지 모르겠다.
별점: ★★★
<배우는 배우다>는 <영화는 영화다>와 헷갈린다. 그래서 <영화는 영화다>를 봐 놓고 <배우는 배우다>를 봤다고 우겨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난 확실히 <배우는...>을 보지 않았다. 별로 볼 생각은 없었다. 김기덕이 만들었다고 해서. 여자로서 김기덕 영화를 편하게 보기는 힘들다. 뭐 나름 영화적 장치나 기술은 그렇다쳐도 남자의 사디즘과 여자의 메져키즘의 적절한 조화를 꾸준하게 발전시켜 온 영화에 어떻게 마냥 좋다고 박수만 치고 있겠는가?
영화를 다 본 건 아니지만 어제 기분이 하도 엿같아 뭘 해도 손에 안 잡힐 것 같고 그래서 중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영화도 시종 칙칙하고 김기덕을 막 욕해주고 싶었다. 그 사람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영화를 만드는지 알고 싶다고. 그런데 알고봤더니 제작만 김기덕이 하고 감독은 다른 사람이다.
근데 이 영화 정말 제대로 만든 거 맞나? 헷갈린다. 연예 매니지먼트와 조폭를 동급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연예 그 바닥이 만만찮게 쎈 곳이라는 건 짐작으로도 알 수는 있지만 오히려 조폭을 한 수 위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다. 저럴 바엔 그냥 조폭을 다룰 일이지 무슨 배우를 다룬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으로 하여금 불편한 감정을 도출하고자 영화를 만들었다면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끝마무리도 좀 허접하다.
이준은 내가 아직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라 그런지 데뷰 초기부터 너무 센 역할에 도전하는 게 뭔가 급하게 가려고 한다는 인상이 든다. 빨리 뜨고 싶어 안달 난 배우. 난 서서히 나타나는 배우가 좋던데.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