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오드리 햅번(Audrey Hepburn)

숨을 거두기 일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들에게 들려준 말

오드리 햅번(Audrey Hepburn, 1929.5.4~1993.1.20)

매혹적인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네 음식을 배고픈 사람들과 나눠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네가 결코 혼자 걷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면서 걸어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무지한 것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스텔라님 서재에 갔다가 간만에 오드리 헵번 사진을 실컷 보았다.
스필버그의 1989년작 "영혼은 그대 곁에 (Always)"이 오드리 헵번의 마지막 작품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오드리 헵번은 천사로 등장한다. 많이 핼쓱해진 얼굴이긴 했으나 그녀의 모습은 여전히 고왔다. 윗글을 읽고 나니 그녀가 천사로 등장한 것이 어색하지 않았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그녀는 여전히 천사였다.

영화 속에서 피트(리차드 드레이퓌스)는 산불진화전문 비행사이다. 그는 늘 산불과 싸우며 저공 비행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훌륭한 조종사였으나 그의 애인 도린다(홀리 헌터)는 늘 피트를 염려한다. 그러던 어느날 화재신고가 들어와 출동하는 피트. 그는 동료 피행사인 테드의 비행기 엔진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불을 꺼주지만 자신은 산불에 희생당하고 만다. 피트 덕분으로 살아난 테드는 도린다를 위로하다가 도린다를 사랑하게 된다. 이제 죽어서 영혼으로 남은 피트는 이 두 사람을 보며 괴로와 한다.

시간은 흘러 테드 역시 피트만큼의 훌륭한 조종사다 된다. 그러던 어느날 산불이 일어나 육상진화반 대원들이 산불에 갇히는 사태가 벌어진다. 항공기를 이용해 강으로 갈 수 있는 대피 통로를 만들어 주어야만 구조될 수 있는 상황에서 도린다는 테드를 염려하여 자신이 테드의 항공기를 몰래 타고 사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보이지는 않지만 옆에는 피트의 영혼이  앉아서 도린다의 조종을 돕는다. 그 덕분에 도린다는 조난대원 일행을 무사히 구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도린다의 비행기는 돌연한 계기고장으로 강에 비상착륙하게 된다. 기체에 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서서히 의식을 잃어가는 도린다에게 피트가 나타난다. 피트의 손에 이끌려 물 밖으로 나온 도린다에게 피트는 "앞으로는 죽은 자기 생각은 말고 새생활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피트의 말을 뒤로하고 도린다는 테드의 품에 안긴다.

이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를 짓는 피트는 둘을 남겨두고 하늘나라로 올라간다. 도린다에게 남은 미련 때문에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피트 앞에 나타나 그를 위로하고, 하늘 나라로 이끄는 천사가 오드리 헵번이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영화 자체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오드리 헵번과 사운드 트랙으로 흘러나오는 The Platters의  "Smoke gets in your eye" 역시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였다.

They asked me how I knew my true love was true.
I, of course, replied something here inside cannot be denied.
사람들이 묻더군요, 내 참된 사랑이 사실이란 걸 어떻게 아느냐구요.
나는 자신있게 대답했습니다. 내 마음 속의 이 무엇은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라구요.

They said some day you'll find all who love are blind.
When your hearts are on fire, you must realize smoke gets in your eyes.
사람들이 말하더군요, 사랑에 빠진 사람 모두 눈 먼다는 걸 당신도 언젠가는 알게 될 거라구요,
사랑으로 가슴이 불타오를 때, 그 연기가 당신의 눈을 가린다는 걸 알아차려야 한다구요.

So I chaffed them and I gayly laughed to think they could doubt my love.
나는 코웃음을 쳤습니다. 나의 사랑을 미심쩍어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는 통쾌하게 웃었습니다.

Yet today, my love has flown away.
I am without my love.
하지만 지금, 나의 사랑은 날아가 버렸습니다.
나의 사랑은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Now laughing friends deride tears I cannot hide.
So I smile and say when a lovely flame dies smoke gets in your eyes.
나를 비웃는 친구들은, 내 숨기지 못하는 눈물을 놀려대고 있군요.
그러면 나는 웃음지으며 말한답니다.
사랑의 불꽃이 꺼져갈 땐 그 연기가 눈가에 스미는 것이라구요...

사랑을 감정(emotion)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사랑(Love)은 감정이 아니라 상태 혹은 행위를 의미한다. 그렇기에 슬픔, 기쁨, 서러움, 고통, 외로움은 "명사"로 표현되지만 사랑은 기껏해야 "명사이면서 하다형 타동사"라고 정의된다. 사랑은 저 모든 감정들을 포함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난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이 모든 감정들을 한꺼번에 느끼고 있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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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8-26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비안 리는 역시 흑백사진속의 모습에서 그 진가가 발휘되는 것 같아요.
처음 사진은 왠지 낯설군요.^^

stella.K 2004-08-2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백이 좋긴 하죠. 뭔가 신비롭기도 하고, 고전틱하기도 하고. 위의 사진은 정말 영화스럽죠.

플레져 2004-08-2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장에서 처음 본 장편극영화랍니다. 잊을 수 없는 명작이지요. 허리우드 극장에서 보았던 그 날이 생생한데, 나는 이렇게 커버렸으니...

stella.K 2004-08-2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크셔서 결혼도 하셨잖아요. 하하.

mira95 2004-08-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사진 전 그림인줄 알았어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출처 : [이소현님 미니홈피]Tomorrow never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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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8-25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집니다. 퍼갈께요.

아영엄마 2004-08-2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되보니.. 이 시의 의미가 현실로 다가 오더군요...

밥헬퍼 2004-08-25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몇 년전 TV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보았던 영상이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그 때 제목은 아마 '엄마는..'이었지요. 위의 사진이 너무 가슴에 와닿습니다.

물만두 2004-08-25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지금의 울 오마니 심정과 제 심정이네요. 저도 퍼가요...

꼬마요정 2004-08-2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 갈게요.....

stella.K 2004-08-2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영상 http://www.kbs.co.kr/2tv/sisa/happytopia/vod/1238777_1144.html


릴케 현상 2004-08-2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얘기 싫은 거 같애-_-요

stella.K 2004-08-25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 것도 같아요.

박예진 2004-08-26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프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네요..퍼갈게요..

stella.K 2004-08-26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개학 안 했나 보군요.^^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 토마스 칼라일 (1795~1881)
‘쿠이 보노’는 라틴어로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또는 ‘무슨 소용 있는가?’라는 뜻입니다. 시인은 ‘이렇게 덧없이 스쳐 가는 삶이 무슨 소용 있을까요?’라고 자문하고 있는 거지요. 아등바등 한세상 살다가 결국 차지하는 것은 작은 무덤 하나. 그래도 마치 빚 독촉하듯이 우리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달라고, 철없는 아기처럼 보챕니다. 우리가 타고 가는 얼음판은 지금도 자꾸 작아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빈털터리로 간다고 해도 그런 욕망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까요? 삶이 짧다고 해서 우리가 겪는 고통이 짧거나 기쁨이 더 작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가 바로 삶의 축약판이니까요.

Cui Bono

(Thomas Carlyle)

What is Life? A thawing iceboard,

On a sea with sunny shore:

Gay we sail: it melts beneath us:

We are sunk, and seen no more.

What is Man? A foolish baby,

Vainly strives, and fights, and frets:

Demanding all, deserving nothing:

One small grave is what he gets. (부분)

쿠이 보노

(토마스 칼라일)

삶이란 무엇? 녹고 있는 얼음판

볕 좋은 해변가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신나게 타고 가지만 밑에서 녹아들어

우리는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란 무엇? 어리석은 아기

헛되이 노력하고 싸우고 안달하고

아무런 자격도 없이 모든 걸 원하지만

작은 무덤하나 얻는 게 고작이다.(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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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4-08-2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초하네요,퍼갑니다.